[서울사람] “알고 보면 다 같은 사람이야”

“내가 젊었을 때 소위 말하는 깡패들을 많이 만났어. 가끔 고스톱이나 포커를 치면서 알게 된 사람들이 알고 보니 깡패인 경우가 많았지.” “그런 사람들을 나쁘게만 생각하는데 알고 보면 다 같은 사람이야. 오히려 고아거나 집안 형편이 너무 어려워서 마음에 상처를 갖고 살아왔기 때문에 마음이 약한 사람들이 많지. 몸에 무기를 지니고 다니거나 문신을 한 깡패들 있지? 그 사람들은 특히 더 마음이 약한 사람들이야. 자신이 없으니까 그렇게라도 위화감을 주려는 거지.” “내가 혜화동에서 오토바이 상회를 운영했었는데 한 번은 사고난 오토바이를 수습해서 보관하고 있었어. 그런데 깡패들이 막 우르르 찾아 온 거야. 그 오토바이 내놓으라고. 그런데 주인은 병원에 있었거든. 못 준다니까 웃통을 벗으면서 문신을 막 보여주면서 위협하는 거야. 내가 그걸 안 겪어봤으면 모르겠는데 난 알잖아. 그래서 ‘야 이 놈아. 나한테 겁주려고 그러냐? 너 마음 약한 놈인 거 다 알아. 2000년도에 70년대 먹히던 수법을 쓰냐’ 하면서 경찰에 전화를 걸었지. ‘경찰서죠? 강력반이죠? 빨리 오세요.’ 하니까 도망가 버리더라고. 전화도 끊기 전에 말야. 그런 애들이라니까? 참 귀엽지.” 이 글은 ‘휴먼스 오브 서울’(humansofseoul.net)이 쓴 기사입니다. 휴먼스 오브 서울은 신문과 방송에서 보고 듣는 유명인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서울 사람을 위한, 서울 사람에 의한, 서울 사람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에서는 휴먼스 오브 서울이 길거리 섭외를 통해 시민 개개인이 가진 고유의 이야기를 발굴하여 전합니다. ...

궁궐의 아름다움은 나무에서 나온다

함인정 앞의 300년 된 고목 조선의 궁궐은 봄, 여름, 가을 할 것 없이 아름답지만, 꽃 대궐을 이루는 봄에는 더욱 아름답다. 꽃피는 봄의 궁궐 나들이는 바쁜 일이 있어도 놓치면 안 된다. 때마침 창경궁에서 궁궐에 어떤 나무들이 있고 그 나무들은 몇 살이나 되었는지 등 궁금증을 해소하고, 조선왕조 역사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는 ‘역사와 함께 하는 창경궁 숲 이야기’를 시행한다. 창경궁관리소와 (사)한국숲해설가협회가 함께 진행하는 무료(입장료 별도) 해설프로그램이다. 창덕궁 후원을 관람한 뒤 궁궐의 나무에 관심이 생겼는데, 동 프로그램이 진행된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고 다녀왔다. 창경궁으로 봄나들이 나온 시민들 창경궁은 성종이 할머니와 어머니 등 세 명의 대비를 위해 수강궁이 있던 자리에 지은 궁이다. 소실과 복원을 거듭하여 궁궐로서 위상을 지키다가 일제에 의해 많은 전각이 헐리고 동·식물원이 들어서는 수모를 겪었다. 1983년 이후 정부는 창경궁 내의 동물과 식물을 서울대공원으로 옮기고, 본격적으로 궁을 복원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빈터에는 나무를 심어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궁궐의 아름다움은 나무에서 나온다. 창경궁에는 500년 역사를 간직한 나무들이 선조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해설사는 그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 전해주었다. 문정전 근처, 선인문 앞에는 매우 특별한 회화나무 한 그루가 있다. 400년이 넘은 이 나무는 줄기와 가지가 마구 뒤틀어져 구불구불한 모습이다. 이제는 더 이상 혼자 힘으로 서있을 수 없는지 철골 지지대에 기대고 있는 것이 한눈에 봐도 범상치 않다. 해설가가 자리를 잡고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했다. “사도세자는 27세에 뒤주에 갇혀 문정전 앞뜰에서 돌아가셨어요. 이 나무는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힌 모습과 피맺힌 비명소리를 다 들었을 겁니다. 그가 죽은 후에 선인문으로 나가는 것도 지켜봤겠지요. 숙종의 후궁인 장희빈이 사약을 받고 퇴궐했던 문도 이곳, 선인문입니다. 왕도 떠나가고, 슬피 울던 사람들도 모두...

색다른 매력의 독립영화 무료로 보세요!

지난 4일, 아리랑시네센터 상영관에서 독립영화 `춘몽`을 무료 관람할 수 있었다. 시장을 어슬렁거리며 농담 따먹기나 하는 한물간 건달 익준, 밀린 월급도 받지 못하고 공장에서 쫓겨난 정범, 어리바리한 집주인 아들인 어설픈 금수저 종빈, 그리고 이들이 모두 좋아하고 아끼는 예리가 있다. 병든 아버지를 돌보는 예리가 운영하는 ‘고향 주막’은 그들의 유일한 안식처이자 오아시스이다. 함께 웃고 울며 따뜻한 봄날의 꿈만 같았던 그들의 이야기, 영화 이다. 영화 은 독립영화이다. 지역 주민들이 지루하고 어렵다고 여기는 독립영화를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나섰다. 서울시는 ‘인디서울 2017’ 사업을 통해 영화평론가가 영화 설명을 해주는 프로그램과 함께 시민들이 독립영화 주제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개봉 독립영화의 상영관 부족현상을 해소하고, 시민들에게 평소 접하기 힘든 다양한 독립영화를 소개하여 한국 독립영화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2014년부터 시행 중이다. ‘인디서울 2017’은 시민들이 더욱 편리하게 독립영화와 만날 수 있도록 서울시 전역의 도서관, 미술관, 박물관 등 시내 곳곳의 공공문화시설을 우리동네 독립영화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정기적인 영화 상영은 물론 상영작 감독 등 관계자와의 만남 시간을 통해 관객들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일에도 지속해서 힘을 쏟고 있다. 독립영화 관람을 원하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2017년 3월부터 12월까지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모든 영화는 선착순 무료관람 형식으로 진행된다. 아리랑시네센터에서 관람할 수 있는 독립영화 상영작 안내 성북구 아리랑시네센터에서 열린 ‘인디서울 2017’의 4월의 첫 독립영화 을 직접 관람했다. 이는 장률 감독의 작품으로,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이다. 영화는 수색역 근처의 작은 동네 술집을 운영하는 예리와 뭔가 부족해 보이는 세 명의 단골손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또한, 마지막 후반부를 제외하고는 흑백으로 촬영되었다. 한낱 꿈만 같은 ...

서울서 가장 오래된 돌다리 ‘살곶이 다리’

자전거에서 내려 살곶이 다리 위를 걷는 시민 자전거를 타고 서울 한강가를 달리다보면 동네마다 연결돼 있는 한강다리를 지나게 된다. 기자가 생각하기에 한강의 여러 다리들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다리는 성수동과 행당동의 경계에 있는 ‘살곶이 다리(성동구 행당동 58)’가 아닐까 싶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이름의 이 돌다리는 지금도 시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서울 최고(最古)의 다리이기도 하다. 완공 당시 성종은 다리가 평지처럼 탄탄하다하여 `제반교`라 불렀다.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살곶이 다리는 길이 76m, 폭 6m로 조선시대를 통틀어 가장 긴 다리였다. 현재는 보행로 설치로 서북쪽 일부분이 매몰되어 길이가 약 62.9m인 상태이다. 사적 제160호로 지정되었다가, 2011년 12월 보물 제1738호로 승격되었다. 난간이 없는 단순한 구조지만 돌다리(장석판교, 長石板橋) 특유의 우직하고 질박한 정감이 느껴진다. ‘살곶이’는 ‘화살이 꽂힌 자리’라는 뜻이다. 원래 이름은 ‘살꽂이 다리’였는데, 어감이 거세서 살곶이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얼마 전까지는 살곶이 다리의 한자인 ‘전관교(箭串橋)’로 표기되기도 했으나 현재는 다시 순수 우리말로 표기되어 있다. 다리 아래로 내려가서 보면 더욱 색다르게 느껴진다. 1972년 서울시에서 살곶이 다리의 훼손된 부분을 보수하면서 일제가 발라놓은 콘크리트를 제거하고 복원하였다. 하지만 원형 그대로 복구되지는 못했다. 현재 행당동 방향의 다리 반쪽만 원래 모습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동쪽으로 증설된 다리가 이어져 동서로 왕래가 가능하여 둔치를 찾는 인근 시민의 산책로로 이용되고 있다. 다리를 떠받치는 64개의 둔중하고 정감 가는 돌기둥 살곶이 다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흐르는 강물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마름모꼴로 다듬은 둔중하고 정감 가는 64개의 돌기둥이다. 물살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위해 돌기둥에 무수한 흠집을 새겨 놓은 조상들의 친환경 지혜가 놀랍다. 다리를 지나는 시민들은 돌다리가 다칠세라...

마음까지 해방시켜주는 해방촌 음악공연

해방촌 소극장에서 음악으로 하나 된 사람들 이태원과 경리단의 옆 동네인 해방촌은 6.25 한국전쟁 당시 북에서 월남한 피난민들이 이 마을에 정착한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여전히 이 이름은 유효하다. 해방촌에 들어서면, 마을 이름을 알맞게 잘 지었다고 감탄하게 된다. 어떤 스트레스에서도 해방해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먼저 해방촌 입구에 서면 길게 줄지어 있는 옹기들이 사람들을 반겨준다. “녹사평역에 나와서 옹기가 보일 때까지 쭉 직진해” 이는 해방촌에 가는 길을 설명하는 흔한 표현으로, 옹기가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해방촌의 경계인 양 서있는 옹기는 마치 이 동네에서는 나이, 국적, 성별, 지위를 막론하고 음악으로 하나가 된다고 알려주는 듯하다. 매주, 해방촌 펍이나 소극장에서는 동네 주민이 음악 공연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베드락’, ‘더앨리벙커’, ‘카마라타 뮤직’, ‘더히든셀러’ 등의 편안한 음악 공연을 추천한다. ‘베드락’에서는 매주 수요일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버스커 행사가 열린다. 행사는 수요일 저녁 8시 30분에 등록을 받고, 공연은 9시에 시작하여 11시 30분까지 이어진다. 매주 열리는 이 공연은 저녁 10시가 되면 실력 있고 경험 많은 가수가 공연에 참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펍에서 열리는 공연은 관객과 가수의 경계가 허물어져 있다. 이번 주에 무대에 섰던 사람이 다음 주에는 객석에 있을 수 있고, 지난주에 객석에 있던 사람이 이번 주에는 무대에 설 수 있는 곳이다. 맛있는 음식과 음악을 즐기면서 눈과 귀, 입이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곳은 대부분 손님이 외국인이라 마치 외국에 있는 것만 같은 기분도 든다. 해방촌 펍 `베드락`의 공연 현장 ‘더앨리벙커’ 역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열린 곳이다. 매주 두 번째 토요일엔 아마추어 뮤지션에게 연주의 기회를 제공한다. 노래와 연주를 하고 싶지만 1시간 공연을 하기엔 무리라고 느끼는 아마추어, 음악 경력...

한밤의 세계여행, 밤도깨비 야시장

여의도 밤도깨비 야시장. 삼각 텐트는 핸드메이드 수공예품과 액세서리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다. 2015년 시범운영 이후 2년 만에 대표적인 서울의 새 명물로 발돋움한 ‘밤도깨비 야시장’이 3월 24일 여의도 한강공원에 다시 나타났다. 밤이면 열렸다가 소리 없이 사라지는 도깨비 같은 곳, ‘여의도 밤도깨비 야시장’을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 5호선 여의나루역 2번 출구, 오늘이 불금이라 그런지 출구에서부터 많은 시민이 북적인다. 긴 무리를 따라 7~8분쯤 걸었을까, 물빛광장 인근 한강공원에서 훤히 불을 밝힌 밤도깨비가 손짓을 한다. 밤도깨비 풍선 포토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시민 지난해 가장 큰 사랑을 받았던 ‘여의도 밤도깨비 야시장’, 올해도 매주 금·토요일 저녁 6시~11시까지 열리며 오는 10월 29일까지 7개월 동안 계속된다. 핸드메이드 수공예품과 액세서리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상점 50여 개와 풍성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42개의 푸드트럭이 야시장을 가득 채웠다. 올해 ‘여의도 밤도깨비 야시장’의 컨셉은 ‘월드 나이트 마켓(World Night Market)’이다. 하룻밤 여의도에서 세계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광장 인근 `밤 도깨비 야시장`을 찾은 시민들 모습 입구에 들어서니 ‘종합안내센터’와 ‘응급의료지원시설’ 건물이 서 있다. 조명 아래 나부끼는 형형색색의 도깨비 깃발은 영화 속에서 보았던 옛 성곽의 분위기와 흡사하다. 입구에서부터 왼쪽으로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푸드트럭이 줄지어 있고, 맞은편에는 다양한 상품을 파는 50개 삼각텐트가 붉은 조명을 내뿜는다. 마음에 드는 소품을 고르고 맛있는 음식을 맛보기에 야시장만한 곳이 또 있으랴마는 ‘여의도 밤도깨비 야시장’에서는 무엇보다 가게마다 숨어있는 ‘스토리’를 찾아보는 즐거움을 추천하고 싶다. 가게마다 청년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숨어 있다. 우선 가게 이름들을 하나씩 챙겨보자. ‘상호(商號)’에 톡톡 튀는 ...

미세먼지 기승! 공간 특성별 녹색식물 배치법

작은 화분보다 큰 화분으로, 다양한 종류의 관엽식물을 배치해야 공기정화 효과가 좋다. 함께 서울 착한 경제 (70) 녹색식물의 효능과 가정 내 배치 요령 OECD 국가 중 가장 나쁜 수준이라는 한국의 대기오염, 최근 들어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며 대기질이 더욱 악화되고 있어 걱정이다. 공기청정기라도 사야 하나 싶지만 왠지 망설여진다. 수백 명을 죽음에 이르게 했던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공기청정기와 에어컨 항균 필터 등에서도 검출된 것이 떠올라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유해 화학물질 걱정 없이 실내공기를 정화할 방법이 있다고 한다. 바로 공기정화 식물을 키우는 것인데, 식목일을 맞아 식물의 효능과 가정에서 키우면 좋을 식물, 실내공기 질 개선을 위해 보다 효과적으로 집안에 배치하는 요령 등을 알아보았다. 미세먼지 제거에 공기정화까지, 건강 지킴이 녹색식물 오는 4월 5일은 제72회 식목일이다. 이맘때면 거실 한편에 작은 화분이라도 들여놓고 싶어진다. 인테리어 효과로도 그만이지만, 몸과 마음의 건강도 지켜준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리라. 실제 식물은 긴장을 풀게 하고 피로와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며, 심신을 안정시키고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또한, 두뇌 기능을 활성화할 뿐 아니라, 작업 능률을 향상시킨다. 원예치료 연구 논문들을 살펴보면, 초등학생의 원예활동이 아이들의 자아 존중감을 향상시키고 성취동기를 증진하는 효과가 있으며, 노인 및 장애인 대상 원예치료는 자신감 회복 및 사회적 소외감 극복을 통한 스트레스 감소 효과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식물은 이처럼 건강에도 보탬이 될 뿐 아니라, 천연 방향제나 천연 가습기 역할을 하며, 유해 전자파를 감소시킨다. 식물을 방 면적의 9%를 두면 약 10%의 상대습도가 증가한다. 가습 효과가 높은 식물로 행운목과 쉐프레라, 장미허브, 돈나무, 마삭줄 등이 있다. 무엇보다 식물은 실내공기 정화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무 한 그루 심는다고, 화분 하나 들여놓는다고 공기 오염물질이 얼마나...

경춘선숲길 더 특별하게 걷고 싶다면?

경춘선숲길공원의 철길을 따라 시민들이 다니고 있다. “조금은 지쳐있었나 봐 쫓기듯 한 내 생활 / 아무 계획도 없이 무작정 몸을 부대어보며 / 힘들게 올라탄 기차는 어딘고 하니 춘천행 / 지난 일이 생각나 차라리 혼자도 좋겠네 / 춘천 가는 기차는 나를 데리고 가네 / 오월의 내 사랑이 숨 쉬는 곳…… ” 1989년 발표된 가수 김현철의 노래 ‘춘천 가는 기차’는 당시 청춘들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마다 ‘춘천행’을 떠올리며 로망을 극대화해줬던 노래로 기억한다. 쓸쓸했던 청춘, 연애를 막 시작했던 청춘, 마냥 행복했던 20대 초반의 청춘 그 모두는 한 번쯤 춘천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목적지가 꼭 춘천이 아니더라도 강촌, 대성리가 대학생들의 MT 장소로 각광받던 시절, 대학생들에게 경춘선은 늘 설렘과 낭만의 대상이었다. 청춘이었던 기자도 강촌으로, 대성리로 MT를 가기 위해 경춘선을 탔었으니까. 그뿐인가 학기 종강하던 날, 같은 과 친구 4명과 호기롭게 춘천행 기차를 탔는데 차마 끝까지 가지 못하고 중간 어느 역인가에서 내려 가을걷이 끝난 빈 들판만 하염없이 걷다가 돌아왔던 기억이 있다. 경춘선숲길 공원의 모습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온 경춘선 서울시가 2010년 12월 경춘선 복선전철화사업을 추진하면서 광운대역(옛 성북역)에서 구리시 갈매역까지 약 8.5km 구간은 철도폐선부지가 됐다. 경춘선 열차 운행이 중단되자 많은 이들이 아쉬워했던 것도 누구나 이런 추억 하나쯤 갖고 있기 때문인 듯싶다. 기차가 더 이상 다니지 않는 철길은 차츰 천덕꾸러기가 됐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자 쓰레기가 쌓이고 불법 주차장이 됐다. 그러던 중 2013년,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서울시가 도시재생프로젝트의 하나로 경춘선 폐선부지 구간 중 광운대역~서울시 경계 구간 6.3km를 공원화한다는 계획이었다. 이 사업은 2013년부터 3단계로 나눠 공사가 진행 중이다. 올해 말까지 6.3km 전 구간을 ‘경춘선숲길공원’으로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예술이 된 한글, 서울시립미술관 <날개.파티> 전시

`날개.파티` 전시회의 입구 회사가 광화문에 있는 필자는 점심시간을 활용해 서울시립미술관에 종종 들린다. 이번에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SeMA 삼색전’ 일환으로 전시가 열린다고 하여 찾아가 보았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SeMA 삼색전은 한국 미술계의 여러 모습과 자취를 세대별로 조명하는 격년제 기획전이다. 올해는 시각디자이너 안상수와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PaTI)를 초대해, 한 사회와 문화의 기본이 되는 문자의 근본 속성을 탐구하고 디자인 교육의 미래를 살펴보는 기회를 마련했다고 한다. 전시장 내부 안상수는 글꼴 디자인, 타이포그라피, 편집 디자인, 로고 타입 디자인, 포스터 제작, 벽면 드로잉과 설치 작업, 문자 퍼포먼스, 캔버스 문자도, 실크 스크린, 도자기 타일 등 다양한 형식 실험으로 ‘한글’을 작업해왔다. 그는 ‘문자’에 내재한 여러 시각요소를 결합하고 반응시켜 우리의 문자 지각을 공감각적으로 확장해준 원로 작가이다. 안상수 디자이너를 고찰하는 영상 주요 전시관에 들어서면 안상수의 디자인과 삶에 대해 고찰한 영상을 볼 수 있다. 안상수의 작가적 정체성은 ‘한글’이라는 우리 문화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조형언어와 디자인 작법을 만들면서 시작된다. 그래픽 디자이너이면서도 자신만의 시각 언어를 구축했다는 점은 다시 말해 ‘안상수화’가 되었다는 뜻이다. 이 지점에서 그래픽 디자이너 안상수와 시각 예술가 안상수의 구분은 모호해진다. 안상수가 다루는 한글의 자음과 모음은 ‘문자와 유희하는 태도’에서 비롯되었다. 창작의 과정을 통해 기하학적 조형물로써 단순하고 명료한 기호가 되고, 함께 어우러져서 새로운 공간을 빚으며, 시각 언어의 엄정한 태도를 보여주고, 전혀 다른 세계에서 패턴으로 거듭난다. 그리고 한 디자이너가 ‘문자’를 중심으로 한 여러 가지 창의적인 ‘행동’에 대한 감상과 정보는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PaTI)’라는 공동의 작업으로 이어진다.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PaTi) 아카이브 안상수의 작품 세계 근간에 ‘한글’이 있다면, ...

세종대로 한복판에 사또가 나타났다!

사또 마당극에 참여하고 있는 외국인과 시민들 “여봐라, 도대체 저 여인은 어디서 왔는지 아뢰라” “에콰도르라고 하는데요” “아무튼 무엄하다. 당장 주리를 틀어라” 신관 사또 마당극을 보다 주리체험을 하게 된 외국인 여성이 어리둥절해 하며 웃자 구경하던 시민들 사이에서도 웃음이 터졌다. 다음으로 체험하게 된 남성마저 에콰도르에서 왔다고 하자 재미는 더해졌다. “아까 그 여인과 무슨 사이냐고 물어라” “예이~ 친구 아들이랍니다!” “그래? 정말 친구라더냐. 이번에는 네가 주리를 틀어라” 즉석에서 이뤄지는 흥미로운 구경에 사람들은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다.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시민들은 세종문화회관 계단에 앉아 마당극을 구경하였다. 2017 세종대로 보행전용거리 지난 4월 2일 세종대로가 차 없는 보행전용거리로 변했다. 행사는 광화문 삼거리부터 세종로 사거리 방향으로 진행됐다. 곳곳에서 기타와 노랫소리, 댄스 공연이 벌어졌다. 아이들 손을 이끌고 나온 가족과 한복을 곱게 입고 친구들과 놀러 나온 학생 및 직장인들, 호기심 어린 눈으로 보는 외국인들로 거리가 북적였다. 지역축제에는 남원을 비롯해 이천, 담양, 부안, 영동, 대전 등 6개 지역이 참가하였다. 직접 만든 영동 와인을 시음하고, 부안의 3색 소금을 체험해볼 수 있었다. 대전의 종이 모형 트램(노면전차)은 직접 체험도 할 수 있어 사람들로 북적였다. 전통놀이체험공간에서는 아이들이 과녁을 향해 다트를 던지고 오재미를 넣으며 즐거워했다. 팽이 모형에 들어간 아이를 돌려주는 엄마, 아빠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전통놀이체험공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 이번 행사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시민 공모 프로그램이었다. 공연 프로그램을 비롯해 전시, 체험 등 여러 분야에서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었다. 충북 지역 대학생 및 졸업생이 뭉친 창업기업 ‘우리동네툰즈’ 부스에서는 보드게임을 접목한 문화재 교구를 선보여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지역축제에서 시...

서울의 허파, 서울숲을 거닐다

서울숲 내의 가족마당 아직 미세먼지가 서울 하늘을 덮는 날이 있지만 봄볕은 따뜻하고 바람도 부드러워졌다. 나무들이 앞 다퉈 가지마다 새순을 올려 보낸다. 새싹들은 딱딱한 땅을 뚫고 올라오고 있다. 아파트 화단과 공원의 목련나무엔 꽃봉오리가 맺혔다. 가장 먼저 봄이 왔음을 알려준 산수유는 노란 꽃을 피웠고, 매화도 꽃봉오리를 터뜨리고 있다. 집에만 있기엔 계절의 유혹이 크다. 아직 완연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봄이 오고 있음을 만끽하기에 공원만한 장소도 없다. 물오른 나무의 가지마다 뽈록뽈록 새순이 돋고, 새들은 나뭇가지에서 돋아난 새순을 따 먹으며 목청 높여 지저귄다. 공원의 나무 밑 알뿌리 여러해살이 꽃들은 땅을 뚫고 싹을 내민다. 만물소생의 기운이 세상에 가득하다. 서울숲 진입로는 분당선 서울숲역 3번 출구와 4번 출구를 나오면 바로 이어진다. 이곳은 아이들의 손을 잡고 돗자리 하나 든 부모들과 젊은 연인들로 북적였다. 서울숲으로 가기 위한 인파다. 진입로를 따라 걸으며 116개의 컨테이너 박스를 이용해 만든 창조적 공익문화공간, 언더스탠드에비뉴를 지나자 서울숲 광장의 군마상이 먼저 방문객을 맞이한다. 군마상은 언제 봐도 역동적이다. 군마상과 바닥분수, 조각공원을 지나 넓은 마당이 드넓게 펼쳐진 가족마당에 이르렀다. 숲속놀이터 넓은 가족마당 가장자리마다 가족들은 돗자리를 깔고 자리를 잡았다. 배드민턴과 공 등 간단한 운동기구와 놀이기구를 이용해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젊은 연인들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거나 자전거를 타고 서울숲의 산책길 사이사이를 달리고 있다. 아름드리나무들이 멋진 경관을 연출하는 숲속 길엔 많은 가족들과 연인들이 모여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곤충식물원(좌), 나비체험관의 유채꽃과 나비(우) 다양한 형태의 친환경 놀이기구들이 가득한 숲속놀이터엔 아이들의 목소리로 시끌시끌하다. 유리로 만들어진 곤충식물원엔 열대식물과 100여 종의 다양한 나비와 곤충들을 볼 수 있어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로 붐볐...

문화역서울 284에서 만난 `21세기 다빈치`

문화서울역 284 미술에 해부학을 접목한 최초의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과학과 예술을 가장 이상적으로 접목하여 작품을 남긴 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와 으로 떠오르는 그의 대표적인 작품들 뒤에는 ‘인체 비례도’나 인간의 신체를 생생하게 그려낸 해부도들이 뒷받침하고 있다. 사실 그의 관심은 인체에 국한되어 있지는 않았다. 조각, 건축, 토목, 수학, 음악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면에 재능을 보였으며 이들에 관한 수많은 소묘와 수기, 이론 등을 남겼다. 전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서로 다른 장르의 융합을 실현해가는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예술과 과학을 넘나드는 그의 수많은 창작물은 지금까지도 많은 작가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37년간 남긴 3만 장 가량의 방대한 기록물이자, 서로 다른 장르 융합이 실현되어 가는 극적인 과정을 담은 모든 기록물을 ‘코덱스’라고 칭한다. 지금, 문화역서울 284에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코덱스, 그리고 그의 방식을 활용하여 독자적인 결과물을 만드는 현대의 전문가와 작가들의 전시 가 진행 중이다. 문화역서울 284 전시장 내의 샤이라이트 입장 후 문화역서울 284의 중앙홀로 들어서면, 하늘에서 꽃이 떨어지는 것 같은 모습의 ‘샤이라이트(shylight)’라는 작품을 만나게 된다. 옆에서 감상해도 멋지지만 홀에 있는 소파에 누워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소파에 누워 자신의 머리 위로 피어났다 오므리는 꽃들을 보면 환상 그 자체이다. 스튜디오 드리프트에서 제작한 이 작품은 ‘가장 현명하고 고귀한 스승은 자연이다’라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말을 반영하듯, 고차원 기술과 미학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작가 장성의 `모비_키에사` 대합실 공간에는 거대한 건축물이 들어서있다. 이는 작가 장성의 라는 작품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케치 중 교회 건축물의 기하학 평면도 작업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제작하였다고 한다. 작가는 모비(MOBI)라는 디자인 도구가 어떻게 건축, 미학, 심리를 담을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