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의 투표, 내 손안의 대한민국

세종문화회관에서 `대통령선거의 역사 특별전-선거, 대한민국을 만들다`가 개최 중이다. 민주주의에 대한 온 시민들의 열망이 모였던 광화문 광장. 결국, 뜨거웠던 광장의 함성은 새로운 대통령의 탄생을 이끌었다. 지난 주말, 아이와 함께 광화문 광장 옆 세종문화회관을 방문했다. 이곳에서는 1948년 첫 선거가 있었던 5월 10일 ‘유권자의 날’을 기념하여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준비한 이 열리고 있다. ‘선거, 대한민국을 만들다’를 주제로 대통령선거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그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다. 전시는 5월 17일까지 계속된다. 세종문화회관 앞에 컨테이너 전시장 내·외부, 선거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세종문화회관 앞 4개의 컨테이너에서는 공약과 정책을 보고 투표하자는 매니페스토가 운영된다. 또한, 직접 투표를 하면 인증사진이 촬영되는데 ‘당신의 소중한 한 표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듭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선거 투표도장의 이미지를 형상화한다. 각각의 전시공간을 이동하는 사이, 터치패널을 통해 이번에 출마한 대통령 후보들의 공약 등을 확인하고 다트판게임에 참여하면 문화상품권, 치약 세트 등 소정의 선물을 받을 수도 있다. 특히 방문객의 휴식공간으로 구성된 개방형 컨테이너의 유리에 새겨진 “참여하는 사람은 주인이요, 그렇지 않은 사람은 손님이다”라는 도산 안창호 선생님의 말씀이 가슴에 와 닿는다. 세종문화회관 지하 1층 전시장 내부 모습 본 전시는 세종문화회관 지하 1층 세종이야기 전시관에서 세 가지 주제에 따라 관련 사료를 전시하고 있다. 먼저 ‘제1부 대통령선거, 희망을 담다’ 편에서는 제3·4대 정·부통령선거의 이승만, 이기붕 후보의 선전물(1956년)과 탄피 기표 용구(1948~1980), 우편투표함 등의 사료를 비롯해 1960년대 서울시민의 투표 모습 등 사진들을 통해 희망의 경연이 펼쳐지는 정정당당한 경쟁을 나타낸다. ‘제2부 대통령선거, 화합을 이루다’ 편에서는 이승만, 함태영 정·부통령 취임 기념엽서(1952년), 제4대 장면 ...

거리로 나온 무대 ‘서울연극제’ 직접 가보니

대한민국 현대 연극의 흐름과 방향을 만나는 시간, ‘서울연극제 2017’가 봄을 타고 다시 시민 곁으로 찾아왔다. 4월 22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5월 29일까지 약 38일 동안 혜화동 일대에서 대규모 연극 축제가 벌어진다. 다양성에 초점을 맞춘 공식 선정 작품 10편이 공연장에서 관객들을 맞는다. 또한, 길거리 공연, 시민과 함께 희곡 읽기, 설치 미술 등 거리 곳곳에서 연극이 살아 숨 쉬며 관객과 소통할 기회를 얻는다. ‘서울연극제 2017’은 기존의 창작극 제약에서 벗어나 번역극, 재연공연까지 영역을 넓혔다. 예술감독 최용훈은 “올해의 콘셉트는 다양성의 회복이다”라며 국내외를 아울러 신구세대를 통합하는 작품을 선정하였음을 밝혔다. 서울연극제의 상징인 `알` 모양 탈을 쓰고 길거리 연극을 감상하는 시민들 기자 역시 축제의 물결에 뛰어들었다. 4월 28일부터 5월 7일까지 대학로 예술극장에서 공연되는 극단 백수 광부의 ‘벚꽃동산’을 직접 관람했다. 안톤 체호프의 ‘벚꽃동산’은 몰락한 부호인 라네프스카야 부인이 자신의 영지인 벚꽃동산이 경매로 넘어가는 상황 속에서 과거에 얽매이고, 그를 벗어나는 과정을 그린다. 극단 백수 광부는 이 과정을 ‘꿈’으로 치환했다. 이를 위해 무대를 둘러싼 흰 천에 영상을 쏘고, 아름다운 몇 겹의 그림자를 만들어냄으로써 시각적인 이미지를 극대화했다. 노인, 학생, 가족, 연인 등 다양한 관객들이 극장을 가득 메웠다. 흰 천 뒤에 숨겨진 언덕길로 배우들이 퇴장하자, 관객 중 더러는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공연이 끝나고 퇴장하는 길은 연극이 주는 메시지에 대한 이야기들로 가득 찼다. “어려웠다”라며 일행과 이야기를 나누는 남성이 있었고, “마지막 장면이 너무 좋았다”라며 열띤 토론을 벌이는 학생도 있었다. 극장 밖 `시민과 배우가 함께하는 희곡 읽기` 행사 모습 극장 밖에서도 연극 축제는 계속된다. 축제 기간 내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마로니에 공원에서 ‘시민과 배우가 함께하는 희곡 읽기’가 진행된다. “집에 가서 후...

[서울사람]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삶”

“저희 부모님이 자원봉사처럼 하시는 일이 있으세요. 매주 고아원에 가시는데, 한 달에 두세 번씩은 저희 집에 그 친구들이 와서 자고 가요. 이 일을 하신지 15년쯤 됐네요. 처음엔 이해하기 힘들었어요. 그 친구들한테 훨씬 좋은 거 사주고 먹여주고 하니까 질투 같은 감정도 생기고요.” “근데 엄마가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이건 내가 하고 싶은 일이니, 너가 하기 싫으면 하지 마라. 근데 여긴 내 집이다. 너가 하고 싶은 일 있으면 나가서 해라.’ 여쭤보니 그냥 어릴 적부터 이런 일들이 하고 싶으셨대요. 근데 오히려 그런 엄마의 태도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하고 살 수 있다는 걸 배운 것 같아요. 저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유학을 떠났고,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가서 경영을 전공했지만 지금은 작곡을 하고 있네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안 갔으면 작곡을 안 했을 거예요. 생활방식이 한국이랑 달라서 시간이 많았거든요. 피아노도 치고, 음악도 많이 듣고, 여가시간을 그렇게 보내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작곡을 생각하게 됐죠. 한국에 온 지 5년 정도 됐는데, 여기선 어쩔 수 없이 바쁘게 살게 돼버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여유 있게 살려고 노력해요.”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그냥 하루 잡아서 쉬어 버리고 그러는데, 쉬는 게 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쉬는 지가 중요한 거죠. 아무 생각 없이 쉬면서 할 수 있는 것들, 내가 재미있는 것들을 찾아서 하는 거예요. 게임이 취미인 사람은 게임을 하는 거고요. 저 같은 경우는, 옥탑에 사는데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밖으로 나와요. 강아지랑 같이 의자에 머리 대고 누워있으면 그게 저한테는 쉬는 거예요. 보통 쉬는 날 친구들을 많이 만나지만 친구들을 만나는 게 힘든 사람들도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은 그들만의 어떤 것들이 있을 거예요. 분명히 누구든 있는데, 쉽게 잊어버리는 것 같아요. 내가 쉬는 법을요.” 이 글은 ‘휴먼스 오브 서울’(humansof...

성내동골목에서 만나는 웹툰 ‘강풀만화거리’

강풀만화거리 입구 웹툰 속 장면을 벽화에 담은 만화거리가 동네에 있다면 어떨까? 금방이라도 만화 속 주인공이 툭 하고 튀어나와 말을 걸 것 같다. 삭막했던 거리에 활기를 불어넣은 웹툰 작가 강풀의 ‘순정만화’ 시리즈를 벽화와 조형물로 만날 수 있는 ‘강풀 만화거리’로 떠나보자. 서울 강동구의 성안마을(성내동 골목길)에는 강풀 만화거리가 조성되어 있다. 평범했던 주택가 골목 담벼락과 바닥, 전봇대 등 구석구석에서 웹툰 속 장면들을 만날 수 있다. 강풀의 만화를 읽었던 독자라면 아주 특별한 만화 여행이 될 수 있고, 만화를 읽지 않았어도 벽화 해설가의 해설을 통해 만화여행을 즐길 수 있다. 강풀 만화거리의 특징은 강동구에서 오랜 기간 거주했던 만화가 강풀의 작품이 마을 골목에 옹기종기 펼쳐진다는 것이다. 순정만화 스토리 속 장면들을 1km 남짓한 거리를 따라 만날 수 있다. 실제로 운영되고 있는 상가를 활용한 만화거리를 걷다 보면 이곳이 만화인지, 현실인지 착각할 만큼 색다르게 다가온다. 순정만화의 스토리를 따라 이어지는 골목길을 걸으니 일상에 지친 얼굴에 미소가 피어난다. 해설사가 김만석 할아버지와 송이쁜 할머니의 사랑이야기를 전하자 참가자들이 미소 짓고 있다. 저 앞에, 골목 하나를 두고 한쪽 벽에 남자 주인공 승룡이가 여자친구 지호를 부르며 가로등 불빛 아래 홀로 서 있다. 바람맞은 것인가? 오른쪽으로 발걸음을 몇 발짝 옮기자 이번에는 지호가 팔짱을 낀 채 “치! 별도 달도 따다 준다면서” 하고 새침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 둘의 모습이 달달하면서도 사랑스럽다. 강풀 만화거리는 강풀 만화가의 ‘순정만화시리즈’를 공공미술로 재구성하였다. △당신의 모든 순간-사람이 좀비가 되어버린 세상에서 살아남은 주인공 정욱이 옆집 여자 주선을 짝사랑하며 지켜내는 이야기 △그대를 사랑합니다-부인을 먼저 떠나보내고 우유 배달을 하며 살아가는 김만석 할아버지와 송이쁜 할머니의 사랑 이야기로 그림 편지로 마음을 전하는 이야기 △바보-토스트 가게 승룡이와 짝사랑인 ...

[여행스토리 호호] 도심 속 사찰로 떠나는 힐링 나들이

봉은사 입구, 끝없이 펼쳐지는 연등행렬이 그늘을 만든다. 호호의 유쾌한 여행 (42) - 서울 봉은사, 조계사, 길상사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날씨 좋은 5월, 가까운 사찰로 나들이를 떠나보는 것은 어떠세요? 불교 신자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사찰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느긋하게 사찰을 산책하며 마음의 휴식을 취해보세요. 오늘은 서울 도심 속에서 마음의 위로를 얻을 수 있는 대표적인 사찰 세 곳을 소개합니다. 삼성동 고층건물과 봉은사의 풍경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삼성동 한복판에 봉은사가 있습니다. 높은 건물들과 어깨를 나란히 맞댄 풍경이 이색적입니다. 봉은사는 신라 원성왕 10년(794년)에 창건한 고찰입니다. 사찰에 들어서는 첫 번째 일주문인 진여문을 통해 들어가면 화려한 오색 연등행렬이 이어집니다.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어진 전통등 전시도 볼거리를 더합니다. 봉은사는 우리나라 선종불교의 대표 사찰입니다. 경내로 들어서면 대웅전과 법왕루, 북극보전, 지장전, 선불당 등이 있습니다. 서울의 관광명소로 알려지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걸음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요. 지난 4월에는 영국 음악밴드 콜드플레이도 봉은사에 다녀가 주목을 받았습니다. 봉은사 미륵대불, 사람의 키와 비교해보면 그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봉은사에서 놓치지 말아야 것이 바로 미륵대불 입니다. 사찰 뒤쪽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가면 높이 23m에 이르는 미륵대불이 나옵니다. 고개를 들어 부처상을 바라봅니다. 엄청난 규모에 입이 떡 벌어집니다. 우리나라 최대 크기를 자랑하는 불상입니다. 마치 부처가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는 듯합니다. 미륵대불에 소원을 빌면 곧 이루어질 것만 같습니다. ■ 봉은사 안내 ○ 주소 :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 531 ○ 문의 : 02-3218-4800 ○ 기타정보 : 템플스테이 운영, 무료상설국악음악회(매주 목요일 저녁 7시) 조계사 마당, 사다리 차를 이용해 연등을 달고 있다. 강남에 봉은사가 있다면 강북엔 ...

120년 전통 남대문시장을 조명하다

서울역사박물관 `남대문시장`展 올해로 남대문시장이 개장한 지 120년이 되었다. 사회적으로 ‘전통시장을 살리자’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남대문시장 특별전’을 개최하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서울의 대표적인 전통시장 남대문시장의 역사를 통해 서울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 최초 도시상설시장으로서의 의미를 조명하는 첫 전시이다. 전시는 4월 21일부터 7월 2일까지 개최한다. 1910년 창내장(倉內場) 풍경 남대문시장은 1897년 숭례문 인근 한양도성 안쪽에 있는 선혜청 자리에 도시상설시장으로 ‘창내장(倉內場)’이 설치돼 운영된 것을 시초로 해서, 지금까지 줄곧 서울의 중심 시장으로 사랑받고 있다. 그러면 전통시장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학계에서는 대체적으로 남대문시장에서 전통시장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기존 조선왕조의 육의전이나 난전 등과는 다른 새로운, 당시로서는 ‘현대적’인 시장 형태였다. 한편, 자급자족 농촌경제가 지배적인 시대에 도시는 자체의 생산물만으로 주민생활을 뒷받침할 수 없었다. 이에 우리나라 전통시장의 역사, 남대문시장은 사람들에게 특수한 공간이었다. 전시되어있는 군수물자 용품 일제강점기에 남대문시장은 경성부 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시장이었다고 한다. 당시 상인과 고객 대부분이 조선인인 ‘조선인’시장으로 형성되었고, 서민들을 위한 식료품과 잡화를 취급해 상점이 수백여 개가 증가하였다. 남대문시장이 경성부 대표적 시장으로 명성을 날리게 된 이후, 조선총독부 관리 하에 공설시장의 중심이 되었다. 1945년 해방 후 한국은 분단과 전쟁, 경제성장이 이루어진 후에 외환위기를 맞아야하는 가혹한 시련과 혁명적 변화를 겪어야만 했다. 하지만 그 소용돌이 속에서 남대문시장은 성장해왔다. 상점 발전을 기원하는 고사에 차린 돼지머리 남대문시장은 호황과 불황을 겪으며 성장했다. 해방 후 시장 통제에서 벗어나 호황을 누리기도 하였고, 각종 화재와 6.25한국전쟁으로 인해 폐허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1960~1...

자연과 친구 하는 숲속 여행

도서관과 함께 하는 숲속 여행 동네에 조성된 숲과 공원을 만날 수 있다는 건 도심에서 살아가는 매력적인 요소이다. ‘도서관과 함께 하는 숲속 여행’에 참가한 후로 평소 무심히 지나쳤던 숲과 공원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처럼 자연에도 질서와 규칙이 있다는 것을. 제53회 도서관주간(4월 12~18일)을 맞이하여 ‘도서관과 함께 하는 숲속 여행’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 송파도서관을 찾았다. 가족 단위의 참가자들은 완연한 봄을 즐기기 위한 채비를 마친 상태였다. 숲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도서관 주변에 있는 오금공원 탐방에 나섰다. 오금공원(서울시 송파구 오금로 363)은 1990년 해발 200미터 정도의 나지막한 야산에 자연 그대로의 멋을 살려 조성한 공원이다. 갖가지 나무와 꽃이 어우러져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해주는 산책로와 주민 건강을 위한 각종 운동기구, 배드민턴장과 테니스장 등의 체육 시설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공원 초입에서 만난 고양이를 꼬마 친구들이 반기고 있다 숲 속 여행을 반겨주기라도 하듯 공원 문턱에서 고양이가 얼굴을 내밀었다. 자연에서 보는 고양이의 모습이 신기한지 아이들은 살금살금 다가갔다. 그러자 고양이가 살짝 겁을 먹었다. 고양이에게 관심을 보인 아이들에게 해설사 선생님이 다가가 질문을 던졌다. 고양이와 개 중에서 누가 더 위험한지를 물었는데, 답은 개였다. 개는 늑대 과에 속하며 서열을 정하는 습성이 있어 공격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위험한 순간을 예상해야 한다고 했다. 숲 해설사가 벌집과 왕사마귀 알집을 보여주었다 이번에는 해설사 선생님이 샬레에 담긴 벌집과 왕사마귀 알집을 보여주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신기해하면서 요리조리 살피고 관찰했다. 도심에서는 쉽게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벌집은 벌이 알을 낳고 먹이와 꿀을 저장하며 생활하는 집으로, 일벌들이 분비한 밀랍으로 만든다. 육각형의 방이 여러 개 모여 층을 이루고 있다. 벌침은 밀랍의 소재가 된다. 왕사마귀 알집은 잎이 무성할 때는 ...

뇌성마비 앓는 채원이, 전교회장 되다

운동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는 문채원 학생 대한민국의 새 대통령이 결정됐다. 국민들은 투표를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이끌 대통령을 신중하게 선택했다. 학기 초에는 어린이, 청소년들이 자신의 투표권을 행사한다. 전국 대다수의 초·중·고등학교에서 전교 회장, 부회장 및 각 학급의 회장, 부회장을 선출한다. 이는 학기마다 진행되는 학사일정의 하나이지만, 올 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조금 특별하고 의미 있는 결과가 있었다. 전교회장 채원 학생의 활동 모습(좌), 전교회장이 되어 연설하는 채원 학생(우) 성북구에 위치한 서울미아초등학교의 전교회장으로 뇌성마비 1급인 문채원 학생이 당선했다. 채원이는 휠체어에 앉아 있어야 하고, 혀가 경직되어 발음도 뚜렷하지 않다. 하지만 학우들의 생활에 꼭 필요한 공약을 내걸고, 그러한 생각을 당당하게 발표하여 7명의 후보 중 가장 많은 표를 받아 당선됐다. 신체가 건강한 친구들도 선뜻 전교회장 선거에 나가겠다고 하지 않는데, 채원이는 당당하고 적극적으로 선거에 출마하였다. 이런 채원이의 모습을 보고 그 뒤에 부모의 특별한 교육이 있는지 궁금했다. 또래를 키우는 학부모로서, 특히 남들보다 느리게 커가고 있는 자녀를 둔 고민 많은 학부모로서 그 교육방법을 전수받고 싶은 마음에 문채원 학생의 어머니, 오진영 씨를 직접 만났다. 문채원 학생의 어머니, 오진영 씨 기자는 오진영 씨가 혹시나 헬리콥터 맘은 아닐까 싶어 채원이에게 엄마가 먼저 회장선거에 나가보라고 제안했냐고 물었다. 이에 오진영 씨는 고개를 저었다. “채원이는 늘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아이에요. 저 또한 채원이가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채원이는 어릴 때부터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서 매사에 적극적이었어요. 어릴 때 일반유치원을 다녔었는데 거기서 ‘독서 골든벨’이란 것을 했었어요. 책을 읽고 문제를 맞추는 형식인데, 거기서 1등을 하고 상금도 받았었죠”라며 채원이가 어릴 적에 있었던 일을 말해주었다. 오진영 씨는 채원이를 일반...

서울시 청년수당, 젊음에게 기회와 희망을…

한 대학교에서 학사모를 쓴 졸업생이 취업 게시판을 보고 있다. 서울에서 자취하며 학교를 다니던 시절, 내가 친구들에게 가장 자주 들었던 말은 “그렇게 돈 벌어서 어디에 써? 매일 일하는데 왜 맨날 돈이 없냐”였다. 실제로 하루도 빠짐없이 과외, 아르바이트, 교내 근로, 각종 단기 알바 등을 하며 살았기 때문에 그 모습을 지켜본 친구들의 의문을 이해할 수 있었지만, 왜 항상 돈이 없는지는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없었다. 지방에서 상경하여 고달프게 서울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는, 한 대학생 이야기는 그다지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아니었다. 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학교생활과의 양립이었다. 평소 시간표만 보면 나는 학생이라기보다는 노동자에 가까웠다. 언제나 아르바이트가 학교생활이나 공부보다 우선되었고, 미래를 위한 투자라 생각하며 쉽사리 일을 놓을 수가 없었다. 타지에서 공부하는 자식을 금전적으로 완전히 지원해줄 수 없는 집안 사정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나였다.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자취방에 돌아오는 길에 종종 생각했다. “누가 나한테 조건 없이 용돈 좀 줬으면 좋겠다. 그러면 좀 학생답게 살 수 있을 텐데.” 그때는 그래, 상상 속에선 뭔들 안 되겠어, 하고 웃어넘기곤 했다. 그런데 웬걸, 이제 그 상상이 어느 정도 현실이 되었다. 서울시에서 곧 시행하는 청년수당이 그것이다. ‘서울시 청년수당’은 2017년 1월 1일 이전부터 서울시에 주민 등록한 만 19세부터 29세 미만의 중위 소득 150% 이하 미취업 청년을 대상으로 매월 50만원씩 최소 2개월에서 최대 6개월 간 지급하는 수당이다. 5월 2일부터 19일까지 신청을 받으며, 6월 21일에 최종 대상자를 발표한다. 50만원이라니, 꽤 큰 금액이다. 서울시 청년활동 지원사업 홈페이지 화면 이렇게 서울시 청년수당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까지는 꽤 힘든 과정을 겪었다. 사실 서울시 청년수당이 처음 시행된 건 작년이다. 하지만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이유로 시행에 반대한 보건복지부가 제동을 걸어 1차 지급이 시행된 ...

낙산기슭의 돌산마을, 창신동 골목여행

길고도 깊은 골목과 언덕이 이어진 창신동 오랜만에 골목여행을 했다. 요즘 골목길에 유행처럼 번진 벽화 하나 없는 평범한 골목이었지만, 길을 잃어버리고 헤맸을 정도로 길고 깊은 골목이 있는 곳. 서울 낙산 기슭의 언덕동네 종로구 창신동이다. 창신동은 몇 년 전 뉴타운 재개발 대상에 포함되어 마을 자체가 사라질 뻔했으나, 삶의 터가 된 정든 동네에서 계속 살고 싶어 하는 주민들의 반대로 재개발은 무산됐다. 이후 서울시는 동네의 노후화된 곳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문화와 공간을 조성하는 ‘마을 재생’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런 도시 재생 사업 가운데 하나가 백남준 기념관과 박수근 집터다. 화가 박수근과 백남준이 살았던 곳 지하철 1· 6호선 동묘앞역 6번 출구로 나오면 화가 박수근(1914~1965)의 작품이 그려져 있는 기념석과 집터(창신동 393-16)를 알리는 표지석을 볼 수 있다. 1952년부터 1963년까지 11년 간 창신동에 살았던 화가 박수근은 한국전쟁 후 곤궁한 삶을 이어가는 동네 사람들의 모습에 인간애를 담아 그림 속에 그려냈다. 후일 사람들은 이 시기를 ‘창신동 시절’이라 말한다. 그의 대표작인 ‘길가에서(1954)’, ‘절구질하는 여인(1954)’, ‘나무와 두 여인(1962)’ 등 많은 작품이 이때 나와서다. 집터 알림 기념석에 창신동 집 마루이자 그의 아틀리에에서 아내와 딸과 함께 찍은 사진이 왠지 행복해 보여 눈길을 끌었다. 창신동과 주민들 풍경을 주로 그렸던 화가 박수근의 집터 기념석 창신동 마을 그림이 그려져 있는 기념석을 지나 길을 건너면 시대를 앞서간 전위 예술가 혹은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기념관(창신동 197)이 나온다. 화가 박수근과 한 동네에서 살았지만, 1950년 백남준이 일본 도쿄로 유학을 가게 되면서 두 사람의 인연은 이어지지 못한다. 서울시에서 복원한 아담한 한옥집으로 ‘백남준을 기억하는 집’이란 간판이 여행자를 맞는다. 당시 ‘큰 대문 집’이라 불렸다는 이곳은 99칸에 뒷동산이 있는 거대한 한옥집이었다고...

재개장한 ‘강서 한강공원·캠핑장’ 강추!

`강서 한강공원`의 경관조망 명소에서 바라본 행주산성과 방화대교. 멀리 희미하게 북한산이 보인다. 고려 공민왕 때의 일이다. 형제가 함께 길을 가던 중 아우가 금덩어리 두 개를 주워 하나를 형에게 주었다. ‘양천강(공암나루터, 강서구 가양동)’에 이르러 배를 타고 한강을 건너던 중 아우가 갑자기 금덩어리를 강물에 던졌다. 왜 금덩어리를 강물에 던졌냐고 묻는 형에게 아우가 대답하기를, “내가 그동안 형님을 매우 사랑했는데, 이렇게 금덩어리를 나누고 나니 갑자기 형님을 미워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차라리 금덩어리를 강물에 던지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습니다”라 하였다. 이에 형도 “네 말이 과연 옳구나” 하면서 형도 금덩어리를 한강에 던져버렸다는 에 나오는 ‘투금탄(投金灘) 이야기’이다. 강서 습지생태공원 입구. AI로 통제되었다가 4월 25일부로 활짝 개방했다. 아이들과 나들이를 나올 때마다 한 가지씩 교훈을 배울 수 있다면 행운 아닐까. 더구나 자연을 탐방하며 레포츠도 즐기고 가족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면 금상첨화이다. 방화대교 남단 ‘강서 한강공원’이 바로 그런 곳이다. 습지탐방과 라이딩, 낚시, 투금탄 조형물 감상, 캠핑, 클라이밍 등 취향별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레포츠의 ‘종합테마파크’다. 백리길 한강공원에서 이런 공원은 흔치 않다. ‘강서 한강공원’으로 오려면 지하철 5호선 방화역이나 9호선 양천향교역에서 ‘강서07 마을버스’를 타고 ‘육갑문 생태공원’에서 내려 도보 5분이면 도착한다. 승용차라면 올림픽도로 방화대교 남단으로 진입하면 주차장이 있다. `강서 한강공원` 에 설치된 투금탄 이야기 관련 조형물 눈앞에 34만㎡의 ‘강서 습지생태공원’이 펼쳐져있다. 그동안 최악의 조류인플루엔자 AI로 폐쇄되었다가 지난 4월 25일 드디어 시민의 품으로 되돌아왔다. 실버들·수양버들이 연녹색으로 몸치장을 마쳤다. 잉어 떼는 물가로 나와 일광욕을 즐기고, 맹꽁이는 벌써 여름채비가 한창이다. 왜가리, 물총새, 개개비, 백로 등 철새와 나무데크 탐방로...

사람 중심 서울 교통을 위한 마지막 퍼즐 한 조각

지난 4월 26일 개통된 새문안로 중앙버스전용차로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84) - 신설되는 종로 중앙버스전용차로 중앙버스전용차로란 도로의 1차선, 즉 중앙선과 가장 가까운 쪽 양방향 차로를 버스만 달릴 수 있게 지정해 놓은 것이다. 각종 불법주차로 인해 효과가 떨어지는 가로변 버스전용차로와 달리 중앙버스전용차로는 버스가 빠르고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어서 버스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서울 중앙버스전용차로는 1996년 천호대로에 설치된 것이 최초이며, 2004년 버스 대개편을 계기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올해 중에 종로 세종대로사거리(광화문사거리)부터 흥인지문(동대문역)까지 구간에 중앙버스전용차로 추가 설치를 추진 중이다. 다른 많은 중앙버스전용차로에 비해 이 구간이 중요한 가치를 갖게 될 이유로는 다음 것들이 있다. 새롭게 신설되는 중앙버스전용차로 종로 구간 첫째로, 도심에서 끊어지는 버스전용차로를 동서로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서울 도심 방향 중앙버스전용차로는 서쪽의 마포대로, 신촌로, 통일로가 있고, 동쪽의 도봉로, 왕산로, 천호대로 등이 있지만, 정작 도심 구간이 끊겨 있는 게 문제였다. 지하철 1호선으로 치면, 외곽 지상 구간은 존재하는데 서울역과 청량리역을 잇는 지하 구간만 없는 셈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양 구간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잇기로 하였다. 우선 1단계 새문안로 구간을 지난 26일 개통시켰으며 나머지 구간도 올해 안에 개통하여 동서축을 완전히 이을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버스가 중앙차로를 끊김 없이 달리게 돼 속도가 빨라지고 정시성이 향상된다. 또한 중앙차로가 끝나는 곳이 없어지면서 일반차로와 엇갈림도 사라져 교통흐름이 좋아지고 안전성도 높아진다. 버스가 빨라지면 자가용 대신 버스를 타는 사람들이 늘어나 자가용차로 혼잡까지 줄어들게 된다. 특히 종로 지하 1호선 지하철은 세종대로사거리에서 시청 쪽으로 꺾이기 때문에 도심 동서를 직선으로 이어주는 종로 중앙버스전용차로 가치는 더욱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