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광장에서 진행된 퍼포먼스ⓒ시민기자 이상국

신문 칼럼으로 글쓰기 실력 레벨 업!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35) 칼럼으로 글쓰기 공부신문 칼럼은 글쓰기 보물창고다. 칼럼에는 글쓰기에 필요한 사실, 정보, 지식, 관점, 해석 등이 고루 들어 있다. 칼럼은 또한 사설이나 논설 등에 비해 전개 방식이 다양하다. 그래서 배울 것이 많다. 방법도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다.좋아하는 칼럼나스트 글을 30편 가량 출력한다. 여러 사람의 것이 아니라, 그 사람처럼 쓰고 싶은 한 명의 칼럼리스트 글이다. 나는 2000년대 초 강준만 교수의 칼럼을 선택해서, 칼럼을 각각 4번씩 읽었다. 그랬더니 어느 순간, 내가 강준만 교수 같이 쓰고 있는 것 아닌가.첫 번째 읽을 때에는 의미를 파악하며 읽는다. 필자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생각하며 읽는다. 이때 필요한 게 있다. 국어사전과 백과사전이다. 어느 포털사이트에나 다 있다. 네이버에는 ‘지식백과’란 백과사전이 있다.칼럼 하나당 적어도 어휘 2개, 개념 2개는 국어사전과 백과사전에서 각각 찾아본다. 무슨 뜻인지 모르는 어휘와 개념이 없어도 2개씩은 반드시 찾아본다. 안다고 생각한 어휘와 개념도 사전을 찾아보면 새롭게 아는 사실이 많다. 소설가 마크 트웨인의 말을 빌리자면, 어렴풋이 아는 것과 분명하게 아는 것은 반딧불과 번갯불의 차이다. 어떤 경우에는 백과사전에서 개념 설명을 읽다가, 내용 중에 추가로 궁금한 사항이 있어 또 찾아보게 된다. 그렇게 빠져들면 어휘와 배경지식이 늘어난다. 글쓰기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두 축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생각 크기와 쓰기의 범위와 깊이는 자신이 아는 어휘와 개념의 양에 비례한다.두 번째는 요약하며 읽는다. 요약 능력은 곧 글쓰기 능력이다. 요약할 수 있으면 쓸 수 있다. 쓰기는 요약의 역순이기 때문이다.요약에도 3단계가 있다. 1. 발췌 칼럼 안에서 중요 문장 2~3개를 골라내는 것이다. 읽으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해 밑줄 그은 바로 그 문장이다. 영화로 치면, 인상적인 중요 장면 한둘을 찾는 일이다.2. 줄거리 간추리기 전체 내용을 한 문단으로 줄인다. 한 시간짜리 영화를 보고 1분...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어떤 방식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시나요?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8) 동 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말이 있다. 글쓰기도 그렇다. 글은 막상 쓰기 시작하면 쓸 만하다. 시작하기 전이 가장 걱정스럽고 두렵다. 이유가 있다. 글은 정체가 모호하다. 어떻게 써야 잘 쓴 글이고, 어떤 글이 못 쓴 글인지 분명한 기준이 없다. 답을 알지 못한다. 인간은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일단 피하고 보려는 심리가 있다.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글쓰기도 어떻게든 피하고 싶다. 글쓰기에 관한 어렸을 적 기억도 안 좋다. 쓰기 싫은 글을 강제로 썼다. 초등학생이 무슨 느낌이 그리 충만하다고, 기념일마다 감상문 쓸 것을 강요받았다. 일기도 선생님께 검사받았다. 글쓰기에 관한 거부감이 많다. 그럼에도 글을 쓰려면 시작해야 한다. 악조건을 이겨내고 시작해야 한다. 시작만 해놓으면 한결 편안해진다. 또한 글이 글을 써나간다. 글쓰기를 시작하는 방법은 많다. 이 가운데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골라 써보자. 첫째, 개요를 완벽하게 짜고 시작한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방식이다. 설계도 없이 집을 짓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나 쉽지 않다. 개요 짜기도 어렵지만, 쓰다 보면 개요가 무너진다. 학교 다닐 때 시험공부 계획표 짜는 것만큼이나 부질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책 저술이나 논문, 논술 쓰기이면 모를까,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둘째, 머릿속으로 정리한 후 일필휘지한다. 이게 가능하면 대단한 분이다. 그러나 안 된다고 주눅들 필요 없다. 일필휘지는 특별한 능력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머릿속 정리가 쉽지 않다. 영감은 누구에게나 마구 떠오르지 않는다. 기다리는 직관, 통찰, 혜안 역시 쉽사리 오지 않는다. 그러나 방법은 있다. 글을 쓰면 된다. 영감, 통찰, 혜안이야말로 글을 쓰면 떠오르는 것들이다. 셋째, 생각나는 것을 일단 뭐라도 쓴다. 내가 쓰는 방식이다. 주제이건, 첫 문장이건, 전하고 싶은 한 줄이건 상관없이 생각나는 것을 쓴다. 물론 쓰다 보면 ...
도서관ⓒ뉴시스

딱히 쓸 거리가 생각나지 않을 때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7) 어디 산뜻한 글감 없을까? 발상이 참신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고 그런 얘기, 누구나 하는 얘기는 쓰지 말라고 한다. 글쓰기 강조점 중의 하나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이미 많은 사람이 제시했다. 큰 틀에서 보면 세 가지 유형이다. 첫 번째는 달리 보기다. 이면을 들추거나, 까칠하게, 낯설게, 비틀어 보는 것이다. 1. 관점을 달리 해서 본다. 대표적인 예가 “잔에 물이 절반밖에 없네.”와 “잔에 물이 절반이나 남았네.”이다. 옆에서 보는 것과 위에서 보는 것, 아래서 보는 것은 다르다. 같은 사안을 놓고도 보수와 진보의 관점은 확연히 다르다. 다각도로 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2. 고정관념에서 벗어난다. 당연하게 여긴, 상식적인 생각에서 탈피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부를 잘해야 성공한다.” “시간은 과거에서 현재, 미래로 흐른다.” 공부 못한 사람이 성공하는 이야기, 타임머신 타고 과거로 가는 이야기가 재밌다. 선입견도 대표적인 고정관념이다. 3. 가정과 전제를 바꿔본다. ‘개미와 배짱이’,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 모두 부지런한 것이 좋은 것이라는 전제 위에 서 있다. 이런 전제와 가정을 부정하고, “부지런한 인생은 불행하다.”고 주장할 수 있다. 이때는 부지런 하면 여유가 없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두 번째는 뒤집기다. 전복적 사고를 하는 것이다. 4. 가장 쉬운 뒤집기 대상은 통념이다. 사회적 통념이 많다. “명문대 나온 사람은 머리가 좋다.” “고등학교만 졸업한 사람은 가정형편이 나쁠 것이다.” 통념을 제시하고 그것을 뒤집는 방식으로 쓰는 글이 많다. 누군가 그랬다. 통념을 뒤집으면 통찰이 나온다고. 5. 입장 바꿔 생각하기다. 역지사지 하라는 뜻은 아니다. 시인들이 많이 활용한다. 스스로 연탄재가 되어 보고, 꽃이 돼 보는 것이다. 만약 내가 새라면, 내가 물이라면. 6. 역발상이다. “아프리카 원주민은 맨발로 다니므로 신을 팔지 못한다.” ...
무지개ⓒ정선화

최선을 다해 살면 그런 용기 낼 수 있을까?

겁쟁이는 실제로 죽기 전에 여러 번 죽지. 하지만 용감한 자는 죽음의 맛을 오직 한 번만 볼 뿐이야. --셰익스피어 《줄리어스 시저》 중에서 소설가 김별아의 ‘빛나는 말 가만한 생각’ 100 나이가 가르쳐준 교훈 중 하나는, 경사(慶事)는 다 챙기지 못하더라도 조사(弔事)는 되도록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기쁨도 진심으로 같이 나누기 만만찮은 것이지만 슬픔이야말로 같이 나눌 필요가 간절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H언니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뒤늦게 들었다. 요즘 세상에 보기 드물게 염치가 과한 H언니가 가까운 친구들에게조차 먼 길 오는 일이 폐가 된다며 가족끼리 장례를 치러버렸기 때문이다. 나중에야 전해 듣고 미안함과 섭섭함이 뒤엉킨 채 펄펄 뛰었지만 상주의 의지가 강하니 초대받지 않은 문상객이야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말하자면 호상(好喪)이었다. 돌아가신 아버지는 1914년생으로, 백수를 이태나 넘겨 102세까지 사셨다. 그리 연로하시면서도 병치레를 하지 않았고 제주도의 풍속대로 자식과 같은 대문을 쓰면서도 부엌을 따로 써서 끼니를 손수 해결하셨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자식에게 대소변 한번 받아내게 하지 않았으니, 조쌀하기가 어지간한 양반이었다. 그 아버지의 그 딸, H언니가 누굴 닮았겠는가? 하지만 호상이라고 말하려니 가슴이 애절하고 우릿하다. 그런 아버지가 어느 날 갑자기, 곡기를 끊으셨다. 102살이면 살 만큼 살았다고, 더 이상 이 세상에 대한 미련이 없다고 스스로 떠나기를 결정하신 것이었다. 아무도 말릴 수 없었고 강제할 수 없었다. 아버지를 꼭 닮은 자식들은 그저 조용히 사위어가는 아버지의 손을 잡고 마지막 인사를 나눌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스스로 마지막을 결정하고 떠나는 분을 나는 꼭 세 번 보았다. 나머지 두 분은 투병 중 회복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치료를 중단하고 주변을 정리한 뒤 곡기를 끊으셨다. 세 분 모두 살아생전 대단히 강강했던 분들은 아니었다. 오히려 조용하고 얌전했으며 섬세하게 ...
전차를 타고 있는 전쟁신 아레스와 포보스(공포). 기원전 5세기 경에 제작된 항아리에 그려져있다.ⓒ위키피디아

‘공포(terror)’로는 이길 수 없다

전차를 타고 있는 전쟁신 아레스와 포보스(공포). 기원전 5세기 경에 제작된 항아리에 그려져있다.최순욱과 함께 떠나는 신화여행 (7) 지난주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자행한 프랑스 파리 테러의 놀라움이 아직도 가시지 않는다. 특정한 상징적 의미를 가진 곳도 아닌 곳에서, 불특정 다수의 민간인 수백 명을 향한 무차별적 공격은 그야말로 ‘테러(terror: 공포)’라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할 도리가 없는 야만적 행위다.IS도 뭔가 주장하는 바가 있는 것 같다. 이 주장을 바탕으로 서구 세계에 전쟁을 선포했고, 그 수단으로 무차별적 테러를 선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전쟁에도 지켜야 할 도리가 있다. 민간인 보호는 존재 자체가 비극인 전쟁터에서조차 인간성을 나락으로 떨어뜨리지 않기 위한 마지막 보루다.그리고 분명한 것은 이런 방식으로는 그것이 무엇이던지 간에 그들의 주장을 관철시킬 수 없다는 사실이다. 민간인에 대한 테러리즘은 강한 역량을 가진 자의 반격만을 불러올 뿐, 그들의 주장을 듣게 하지 않는다. 노동자가 자본가에 저항할 수단이 적었던 때에도 사회주의 이론가 레온 트로츠키는 사회 체제에 장기적인 타격을 가할 수 없을 뿐더러 오히려 노동 대중 사이에 더 큰 혼란만을 불러일으킨다며 테러리즘을 강력하게 비판했다.고대 신화들도 공포와 살육을 통해 이룩한 것을 언급하는 경우는 드물다. 예를 들어 그리스 신화에서 공포, 즉 테러를 상징하는 포보스(Phobos)와 두려움을 의미하는 데이모스(Deimos)는 모두 전쟁신 아레스의 아들들로 아레스가 싸움에 나설 때 항상 그와 동행한다. 그리스 사람들에게 전쟁과 공포, 두려움은 한 몸이었던 셈이다.그런데 공포를 동반한 전쟁신은 산을 들어 거인들을 깔아뭉개 죽일 정도로 힘이 좋으면서도 실제로 싸움에서 이긴 경우가 별로 없고, 다른 신이나 인간에게 항상 절절매곤 한다. 또 다른 아들 퀴크노스를 죽인 헤라클레스를 죽이려 창을 던졌으나, 도리어 이를 피한 헤라클레스의 창에 허벅지를 관통당한 일도 있었고, 거인 형제에...
해먹ⓒ뉴시스

글이 안 써질 때 쓰는 5가지 방법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6) 쓰기 싫은 글에 대처하는 법 쓰다 보면 반드시 막힌다. 아예 처음부터 막히기도 한다. 막혔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가. 나는 글이 안 써질 때 몇 가지 방법을 쓴다. 첫 번째 방법은 오감을 자극하는 것이다. 글이 안 써질 때는 절대 붙들고 있지 않는다. 그런다고 써지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럼 무엇을 하나? 산책을 하거나, 누군가와 얘기를 하거나, 써야 할 글과 관련된 책이나 칼럼을 읽는다. 자극이 필요해서다. 무엇을 보거나 듣거나 말하거나 읽으면, 즉 오감을 자극해야 한다. 이런 자극을 받으면 머릿속 저 아래에 잠겨 있던 생각이 떠오르고 나 스스로 길을 찾는다. 그때 다시 쓰기 시작한다. 두 번째 방법은 시간과 공간을 달리 하는 것이다. 오전에 안 써지던 글이 오후에는 술술 써진다. 집에서는 꽉 막혀 안 써지던 글이 집 앞 카페에 가서 쓰면 뻥 뚫린다. 장소와 시간을 바꿔가며 돌파구를 모색해보라.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고, 궁하면 반드시 통한다. 세 번째 방법은 몰입이다. 몰입을 일으키려면 공포감이 필요하다. 사람은 위기감을 느끼거나 두려울 때 집중한다. 초인적인 능력을 끌어올린다. 공포감은 어떻게 불러오는가. 글을 못 썼을 때 내가 짊어져야 할 부담과 나쁜 상황을 떠올린다. 두려움이 밀려온다. 그런 생각을 하면 내게 글 쓸 시간이 남아 있다는 것이 다행스럽다. 뇌에서는 세로토닌과 도파민이 나온다. 안정감을 주고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호르몬이다. 그때 집중해서 쓴다. 네 번째는 보상이다. 글쓰기는 힘든 작업이다. 어려운 일이다. 당연히 하기 싫다.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나는 동기부여 방법으로 보상을 한다. 를 쓸 때는 매일 낮에 막걸리를 한 통씩 마셨다. 오전에는 막걸리를 마실 수 있다는 기대로 글을 썼다. 오후에는 알딸딸한 느낌으로 썼다. 고된 일을 하는 농부들이 새참을 먹는 것과 같다. 술이 아니더라도 보상할 방법은 많다. 글 쓰고 ...
가을ⓒ컴사랑

걷는 도시 서울의 꿈 ‘횡단보도’

정석 교수의 서울 곁으로 (3) 걷는 도시 서울 만들기 얼마 전 남부순환도로 예술의전당 삼거리에 횡단보도 3개소가 모두 설치되어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과거에는 두 곳뿐이었다. 남부순환도로를 건너는 횡단보도가 양재역 쪽에만 있고 사당동 가는 쪽에는 없었다. 삼거리에 횡단보도가 두 곳 밖에 없으면 한 번에 건널 길을 불필요하게 두 번 건너서 가야 한다. 자동차를 편리하게 배려하고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자동차 위주 교통정책의 결과물이다. 자료를 찾아보니 재작년 여름에 설치되었다고 한다. 늦었지만 다행이다. 그러나 서울에는 여전히 횡단보도가 전혀 없거나 부족하게 설치된 교차로가 많다. 예술의 전당에서 멀지 않은 곳, 남부터미널역에서 서울연구원과 서울시인재개발원으로 넘어가는 삼거리에도 여전히 횡단보도는 두 곳뿐이다. 삼거리에는 횡단보도 3개소가 있어야 하고, 사거리에는 4개소 설치되어야 한다. 아니다. 사거리에 네 방향 횡단보도를 설치하고 여기에 대각선 방향까지 두개를 더해 총 6개소가 설치되면 최상이다. 보행자들이 원하는 목적지를 한 번에 건너가게 해주니 불편도 덜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횡단보도를 하나 둘 빼먹고 설치하면 보행자들은 안 건너도 될 위험한 찻길을 한 번 더 건너느라 고생해야 한다. 지하도나 육교만 있고 횡단보도가 아예 없는 교차로도 있다. 과거에는 지하철역이 교차로에 설치되면서 교차로 횡단보도를 일부러 없앤 적도 있다. 200미터 이내에 횡단보도, 육교, 지하도의 병행설치를 금지하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11조 때문이었다. 교차로 횡단보도는 그 도시와 그 나라의 보행권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척도다. 선진국들은 대부분 교차로의 모든 방향에 횡단보도를 당연히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선진 도시로 알려진 뉴욕에서 이례적인 해프닝이 한번 있었다. 1990년대 후반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 임기 중 일이었다. 줄리아니 시장은 만성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맨하탄의 자동차 주행속도를 올려보겠다며 교차로 횡단보...
규성, 또는 괴성을 형상을 묘사한 도자기와 글씨. ‘괴(魁)’라는 글자의 모양을 따라 한 팔과 한 다리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힘내~ 시험의 신이 네 곁에 있으니까!

규성, 또는 괴성을 형상을 묘사한 글씨와 도자기. `괴(魁)`라는 글자의 모양을 따라 한 팔과 한 다리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최순욱과 함께 떠나는 신화여행 (6) 수험생에게 보내는 편지 수험생 A군과 L양에게 안녕, 그동안 잘 지냈어? 결전의 날이 드디어 하루 앞으로 다가왔네. 11월 12일. 내일이면 수능이로군. 오늘은 예비소집일일 테니, 오늘 수험표를 받을 거고, 아마 고사장으로 가서 미리 시험장과 시험실도 확인하겠지. 돌이켜보면 나는 이미 예비소집일부터 묘한 기분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 같아. 시험 전의 긴장감과 내일 인생의 한 장이 끝나고 어떤 새로운 것이 시작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그리고 부모형제와 친구, 선후배의 응원과 이른 ‘수고했다’는 칭찬이 불러일으킨 흥분, 이런 것들이 뒤섞여서 아랫배가 아픈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무렇지 않다고는 할 수 없는, 그런 반 각성 상태였다고나 할까. 아마 A군과 B양도, 그리고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오늘부터 내일까지 느끼는 감정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 사실 오늘 수험생이 할 수 있는 건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아. 오늘 밤을 새서 공부한다고 특별히 나아질 건 별로 없을 것이고, 그저 내일 몸 상태가 나빠지지 않도록 적당한 공부는 마무리하고 쉬는 게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말처럼, 지금까지 몇 년 동안이나 힘껏 노력해 왔으니 이제 나머지는 하늘에 맡겨야겠지. 너무 걱정할 건 없어. 내일은 분명히 시험의 신이 수능을 치르는 내내 곁에 있어줄 거야. 시험의 신이 누구냐고? 아, 말해준 적이 없던가. 옛날 중국에서는 28수(二十八宿)라고 하는 별자리를 사용했어. 요새도 지구과학을 배울 텐데, 거기에 황도(黃道: 태양이 지나는 길)와 천구(天球: 지구를 중심으로 한 천체 좌표계)가 나오잖아? 황도와 천구의 적도 주변에 있는 28개의 별자리를 28수라고 불렀던 거지. 동·북·서·남의 방위에 따라 청룡, 현무, 백호, 주작의 사신(四神)이 각각 7개씩의 별...
나뭇잎ⓒaandd

관찰에서 출발하는 글쓰기의 5단계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5) 관찰한 만큼 보이고, 보인 만큼 쓸 수 있다 해외여행을 가면 그 지역 미술관에 들러보는 걸 즐긴다. 하지만 아내는 지루해 하는 편이다. 나도 처음엔 그랬다. 처음에는 누가 그렸는지, 제목이 뭔지, 무슨 내용인지만 궁금했다. 그러다 작가에 관해 관심을 갖게 됐다. 어느 시대, 어떤 배경에서 그림이 탄생 했는지까지 눈길이 갔다. 그림에 담긴 이야기도 알고 싶어졌다. 시기별 화풍과 작가의 기법에 관해 공부하고 싶어졌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든가. 대학을 졸업하고 ‘유공’이란 회사에 원서를 냈다. 당시 주유소를 가장 많이 가진 정유회사였다. 원서를 내기 전까지는 그 회사가 있다는 것을 아는 정도였다. 차도 없고 면허증도 없으니 당연했다. 그러나 원서를 접수하고 나니 새로운 세상이 내 앞에 펼쳐졌다. 면접을 하고 그 회사 문을 나서는 순간, 온 세상이 유공 천지였던 것이다. 사거리마다 보이는 것은 온통 유공 주유소였다. 그전까지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유공 간판만 눈에 들어왔다. 이 세상에는 몇 개의 세계가 있을까. 나는 쉰 중반까지 홍보, 연설, 출판의 세계를 경험했다. 몸담고 있던 조직을 기준으로는 증권사, 청와대, 대기업 비서실 등을 다녀봤다. 고작 열 개 미만의 세계를 경험했다. 그러나 세상에는 수천, 수만 개의 세계가 존재한다. 택시운전, 편의점 운영, 화가, 은행원 등 직업의 세계에서부터 낚시, 등산 등 취미의 세계에 이르기까지. 무수히 많은 세계는 각각이 하나의 우주다. 그 안에 들어가 보지 않으면 모르는 어마어마한 세계가 있다. 우리는 세상 살면서 몇 안 되는 세계를 체험한다. 나머지는 자신이 경험한 세계로 유추할 뿐이다. 모르는 것을 아는 체 하려다 보니 구체적이지 않다. 관념적이고 추상적이다. 편견과 오해, 선입견, 고정관념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경험하지 않은 세계를 아는 길은 관찰뿐이다. 관심을 갖고 들여다봐야 한다. 들여다보면 거기에 오묘한 세계가 ...
ⓒaccede

‘제대로’ 하지 못하기에 오늘도 두렵다

사람의 마음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온 세상이 두려운 곳이 되고 세상물정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일생이 모두 꿈속이 된다. 不近人情, 擧世皆畏途 不察物情, 一生俱夢境 --진계유, 《소창유기(小窗幽記)》 중에서 소설가 김별아의 ‘빛나는 말 가만한 생각’ 98 자식이 부모를 닮듯 사람은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을 닮는다. 학교에서 배운 성선설이니 성악설이니 하는 이론에서 주장하는 바대로 태초에 선하거나 악하게 태어나서라기보다, 제가 살기에 편편한 방향으로 착해지고 제가 살아남기에 구구한 방식으로 악해진다. 타인의 보상을 바라지 않는 선의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선(善)의 아름다움에 영원히 눈감을 수 없고, 타인의 까닭모를 적의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악(惡)의 실체를 생생하게 그려낼 수 있다. 그리하여 자기가 아는 바대로 행한다. 선을 경험한 사람은 선으로, 악을 경험한 사람은 악으로 자신이 받은 선행이나 악행을 세상에 갚음한다. 나쁜 사람들이, 아픈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것을 보면 세상이 점점 나쁘고 아프게 변해가고 있나 보다. 타인에게 공감하기보다는 차이를 끄집어내 차별을 만들고, 서로 기댈 무리를 짓는 일조차 힘겨워 분열하고 또 분열한다. 이처럼 서로에게 노골적으로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대는 시대는 ‘헬조선’이라는 무시무시한 신조어까지 만들었다. 언어는 마치 생물처럼 나고 살고 죽는다. 그리고 그 삶의 여로는 고스란히 사회의 변화를 따른다. 그러니 왜 그런 부정적이고 극단적인 단어를 왜 쓰느냐고 탓하기 전에 자신이 사는 바로 이곳을 헬(hell), 지옥으로 느끼는 젊은이들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 경제적 요인이나 정치사회적, 문화적 요인이 모두 작용할 것이다. 그런데 그보다 단순하면서 좀 더 근본적으로 현재를 공포로 느끼는 까닭은 미래의 예측가능성이 사라진 데 있지 않나 싶다. 알 수 없음. 한 치 앞을 모른 채 어둠 속을 걷노라면 발걸음은 지칫거리고 바스락거리는 소리 하나에도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다. 이토록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