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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이 아니어도 좋다, 템플라이프

세상이 빠르게 변할수록 잃어버린 ‘나’를 찾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지고 있다. 이런 욕구를 채우듯 명상, 요가가 인기를 얻고 있고,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이 삶 속에 스며들었다. 하지만 템플스테이는 대부분 1박2일의 산사체험이다. 이런 시간마저 허용되지 않는 이들은 어찌 할까? 바로 3시간의 템플라이프가 있다. 시내에 위치한 진관사의 템플라이프에서 외국인들을 만났다. 어느덧 겨울 문턱. 낙엽이 떨어지고 적막한 날들이지만 스님에겐 수행하기 좋은 계절이다. 뒹구는 낙엽의 사각거림마저 없다면 산사의 하루는 더디 갈 터. 앙상한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마지막 잎새가 계절을 말해주고 무청 시래기 묶음이 겨울채비를 부추기고 있다. 만경대, 인수봉, 백운대의 세 봉우리가 있어 불려진 북한산의 옛 이름인 삼각산. 삼각산을 병풍삼아 같은 서울이지만 평균 2~3도의 온도 차이를 보이는 진관사에 겨울은 빨리 온다. 벌써 한 해를 돌아 수능기도를 올리는 신도들과, 마지막 가을을 즐기려는 등산객의 발품이 있는 곳. 이들에게 베푸는 점심공양도 후덕하다. 이런 모습들이 진관사에서는 일상이다. 종교가 다르거나 없는 이들이게는 또 다른 세계. 특히 수행하는 스님의 하루가 궁금하고, 무엇을 추구하는지, 고향과 가족, 출가 이유 등의 질문이 머릿속에 떠다닌다. 눈을 감아도 속세의 눈은 뜨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님에 관한 사적인 질문은 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라는 귀동냥을 들어 침묵한다. 단지, 스님의 가르침에 따라 무릎, 팔꿈치, 손, 머리 등이 닿아야 하는 오체투지 예법을 배울 뿐이다. 화장기 하나 없음에도 맑은 비구니 스님의 얼굴. 마음의 평정을 얻은 것일까. 여전히 눈을 뜨고 있는 속세의 질문을 떠올리며 엉성한 자세로 예를 올린다. 아직은 몸에 익숙하지 않아 리듬감도 없고 어설프기만 하다. 당신과 나, 하나라는 의미의 양손을 모은 합장. 그리고 마음 비우기의 한 방법인 단전을 배워본다. 책상 다리를 하고 반쯤 감은 시선을 코 끝에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