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 3.1운동 당시 칠성각 벽 속에 숨긴 의문의 보자기 ⓒ진관사

3·1절, 한용운 말고 백초월 스님도 있습니다

※ 3.1절 특집기사 연재 시리즈  ①우리가 잘 몰랐던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2015.2.25.) (2) 조국을 사랑한 불교계의 대표적 항일 승려, 백초월 선생 1919년 3.1운동 당시 칠성각 벽 속에 숨긴 의문의 보자기 1919년 3·1 운동 당시 북한산의 고찰 '진관사(津寬寺)', 어둠 속에서 극도의 불안과 경계심으로 조심조심 움직이는 한 사람이 있다. 인적이 드문 칠성각(수명장수신 七星을 모신 곳) 안으로 들어가더니 불단(佛壇)을 끌어내리고 벽을 뜯는다. 그리고는 그 안에 '의문의 보자기' 하나를 넣고 다시 벽을 바른다. 감쪽같이 불단을 제자리에 맞춘 다음, 물러나서 큰 절을 올린다. 무슨 사연이었을까? 2009년, 칠성각 해체 보수 작업 중 90년만에 보자기를 발견하게 된다 그 후 90년이 흐른 2009년, 진관사에서는 칠성각 해체·보수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던 5월 26일 칠성각 벽 속에서 '보자기' 하나가 발견되었다. 그날 밤 위험을 무릅쓰고 숨긴 바로 그 '보자기'였다. 칠성각에서 발견된 '보자기' 안에는 독립신문 4점, 조선독립신문 5점, 신대한(新大韓) 3점, 자유신종보 6점, 경고문 2점 등 총 6종 20점이 둘둘 말린 채 태극기로 싸여있었다. '3·1운동의 숨결'을 간직한 채, 90년 동안이나 숨죽여 있어야 했던 '독립운동사료'가 마침내 세상 밖으로 나온 것이다. 벽에서 발견된 이 자료들은 1919년 3·1운동 당시 항일운동을 대변하는 국내 발간 지하신문과 중국 상하이에서 간행된 신문과 경고문 등이다. 특이할 점은 이 신문들이 모두 '태극기'와 관련된 대한 내용을 싣고 있었고, '태극기 보자기'로 싸서 감췄다는 점이 특별한 주목을 끈다. 보자기로 쓰였던 태극기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문화재청등록문화재(제 358호)로 지정되었다. 발견 직후, 태극기 모양의 보자기 속에 담겨있던 각종 독립운동 사료들 그렇다면 누가 칠성각에 보자기를 감추었을까? 경남 고성에서 출생하여 14세에 입산 출가한 백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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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상 받은 명품 건물, 구경가볼까?

서울시와 (사)한국건축가협회가 주관한 <2013 서울건축문화제>가 시민참여 행사 중 하나로 '건축문화투어'를 마련했다. 10월 한 달간 총 4회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투어는 지난 9월 27일 선착순 모집을 통해 시민 30여 명을 선정했다. 지난 10월 5일, 그 첫 번째 투어인 '제31회 서울시건축상 수상작' 코스에, 시민기자도 동행하였다. 투어는 '진관사 역사관'(최우수상)을 시작으로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대상), '서울시립대 선벽원'(최우수상), '성수문화복지회관'(최우수상) 순으로 진행되었다. "자연에 동화되는 템플스테이 한옥" 북한산 국립공원 맨 끝자락에 위치한 '진관사'는 서울 4대 명찰(名刹) 중 하나로, 고려 제8대 왕인 현종이 1011년에 지은 천년역사의 사찰이다. 또 조선시대에는 세종대왕이 집현전 학자들과 함께 궁궐에서 벗어나, 한글을 연구했던 사찰이었다. 이처럼 오랜 역사를 지닌 사찰이 최근 민간에 개방되면서, 시민과 교류하는 '템플스테이' 전용 시설을 마련해야 했다. 무엇보다 진관사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 건축물이어야 했다. 설계를 맡았던 한옥 전문가인 조정구(구가도시건축 대표) 건축가는 환경을 보존하면서 새로운 형식의 사찰건축을 자연스럽게 담아내 '진관사 역사관'을 완성시켰다. "사찰은 숭유억불(崇儒抑佛)정책에 의해 대부분 산에 위치해 있고, 더욱이 산이라는 장소의 특성은 여러 규제가 따릅니다. 이 때문에 역사와 시간적인 환경을 훼손하면서 건물이 들어선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어떻게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건물을 지을 것인가를 두고 고민한 끝에, 기존 전각과 풍경, 주변 산과 계곡에 어울리면서도 자연에 개방적인 형태를 작업하였습니다." 설명을 마친 조대표는 참가자를 역사관으로 안내했다. 사찰 맞은편에 위치한 돌다리 '세심교(洗心橋)'를 건너, 숲과 계곡에서 왼편으로 팔작지붕을 한 다양한 크기의 한옥 네 채가 참가자들을 반겼다. 규모가 가장 큰 한옥(함월당)부터 중간(공덕원)에 이어, 작은 한옥(효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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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이 아니어도 좋다, 템플라이프

세상이 빠르게 변할수록 잃어버린 ‘나’를 찾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지고 있다. 이런 욕구를 채우듯 명상, 요가가 인기를 얻고 있고,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이 삶 속에 스며들었다. 하지만 템플스테이는 대부분 1박2일의 산사체험이다. 이런 시간마저 허용되지 않는 이들은 어찌 할까? 바로 3시간의 템플라이프가 있다. 시내에 위치한 진관사의 템플라이프에서 외국인들을 만났다. 어느덧 겨울 문턱. 낙엽이 떨어지고 적막한 날들이지만 스님에겐 수행하기 좋은 계절이다. 뒹구는 낙엽의 사각거림마저 없다면 산사의 하루는 더디 갈 터. 앙상한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마지막 잎새가 계절을 말해주고 무청 시래기 묶음이 겨울채비를 부추기고 있다. 만경대, 인수봉, 백운대의 세 봉우리가 있어 불려진 북한산의 옛 이름인 삼각산. 삼각산을 병풍삼아 같은 서울이지만 평균 2~3도의 온도 차이를 보이는 진관사에 겨울은 빨리 온다. 벌써 한 해를 돌아 수능기도를 올리는 신도들과, 마지막 가을을 즐기려는 등산객의 발품이 있는 곳. 이들에게 베푸는 점심공양도 후덕하다. 이런 모습들이 진관사에서는 일상이다. 종교가 다르거나 없는 이들이게는 또 다른 세계. 특히 수행하는 스님의 하루가 궁금하고, 무엇을 추구하는지, 고향과 가족, 출가 이유 등의 질문이 머릿속에 떠다닌다. 눈을 감아도 속세의 눈은 뜨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님에 관한 사적인 질문은 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라는 귀동냥을 들어 침묵한다. 단지, 스님의 가르침에 따라 무릎, 팔꿈치, 손, 머리 등이 닿아야 하는 오체투지 예법을 배울 뿐이다. 화장기 하나 없음에도 맑은 비구니 스님의 얼굴. 마음의 평정을 얻은 것일까. 여전히 눈을 뜨고 있는 속세의 질문을 떠올리며 엉성한 자세로 예를 올린다. 아직은 몸에 익숙하지 않아 리듬감도 없고 어설프기만 하다. 당신과 나, 하나라는 의미의 양손을 모은 합장. 그리고 마음 비우기의 한 방법인 단전을 배워본다. 책상 다리를 하고 반쯤 감은 시선을 코 끝에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