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별장의 풍경

올가을, 고즈넉한 성북동으로 한옥투어 떠나요~

도심 개발로 옛 모습을 잃어가는 서울의 한복판에서도 꿋꿋이 옛 모습을 지키고 있는 공간이 있다. 바로 서울시의 민속문화재로 보존하고 있는 역사가옥이다. 천천히 걷기에 좋은 골목길 사이사이 오랜 세월과 이야기를 품은 역사가옥을 만날 때면 지치는 도심 속 일상에서 작은 위로를 받는다.최순우 옛집 ⓒ박은영 오래된 공간들이 주는 편안함 때문인지 모르겠다. 어린 시절 자주 가던 놀이터, 자주 걷던 골목이나 세월이 지나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점 등에서 푸근함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빛바랜 고택 역시 그랬다. 민속문화재로 지정된 전통가옥을 찾는 것은 어쩌면 그런 정서를 느끼고 싶은 마음이었는지 모르겠다. 시인, 만해 한용운이 살았던 '심우장'을 비롯, 고고미술학자이자 미술평론가였던 '최순우가 살았던 옛집', 그리고 '김진흥 가'옥과 '이종석 별장' 등 성북구에는 민속문화재로 지정된 전통가옥이 적지 않다.  100년 된 소나무를 볼 수 있는 최순우 옛집 ⓒ박은영사실, 민속문화재로 지정된 한옥은 어디나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2002년 성북동 일대 재개발 구역에 포함돼 허물어질 뻔한 위기를 넘기고 서울시민의 기금을 통해서 보존구역으로 지정된 최순우 옛 집은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서울시 공인 시민유산 1호로 지정되며 문화재청으로부터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최순우 옛집을 찾았다. 2004년 일반인에게 개방되어 기념관으로 운영하고 있는 최순우 옛집은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1111번 버스를 타고 홍대부속고등학교 입구역에서 하차해 50미터도 안 되는 골목 사이 길에 위치했다.  최순우 옛집에서 볼 수 있는 사각 우물 ⓒ박은영 한국의 미술사학자이자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을 지냈던 혜곡 최순우 선생이 1984년 작고할 때까지 살았던 자택이기도 하다. 최순우 옛집은 1930년대에 지어진 한옥풍의 가옥으로 당시 이곳은 경기도 고양군 숭인면 성북리에 속했던 곳이었다. 한적한 시골마을이라 인적이 뜸하고 농촌 분위기가 짙었던 이곳엔 만해 한용운이 심우장을 ...
간송옛집

우리동네 산책의 재발견…간송옛집~김수영문학관

서울 도봉구 시루봉로 15길에 위치한 마을 극장 '흰 고무신' ⓒ강사랑 매일 걷는 동네 골목길. 그 위에 서 있는 나를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마트에 가거나 가까운 카페로 마실을 가거나 아니면 가볍게 산책하면서 바람이나 쐬거나. 다소 후줄근한 차림에 피곤에 쩔은 상태여도 괜찮다. 여기는 우리 동네니까. 오늘도 여지없이, 별다른 이유 없이, 습관처럼 방학동 우리동네를 한바퀴 돌아본다. 집에서부터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하얗고 독특한 외관의 작은 건물이 보인다. 작년에 개관한 마을극장 '흰 고무신'이다. 이곳은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에 큰 이바지를 한 수안 계훈제 선생이 살아생전 거주했던 집터다.  한때 방학2동 공영주차장으로 사용되었던 것을 도봉구청이 마을 주민들을 위한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2018년에 개관해 마을 주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강사랑 기초 공사부터 완공된 모습까지 전 과정을 빠짐없이 지켜본 동네 주민으로서 한마디 말하자면, "정말 잘했다!" 아직 개관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서 섣불리 말할 수는 없지만, 동네 주민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사랑방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흰 고무신'이란 이름은 계훈제 선생이 살아생전 고집했던 소박한 옷차림에서 따왔다고 한다. "마을 극장 터가 원래 아버지와 함께 살던 집이었습니다. 여기 이 공연장 자리가 거실이었고요. 이 자리에서 아버지와 티브이를 보면서 얘기하던 장소였는데 이제는 주민분들이 함께하는 공간이 되었다고 하니 아버지도 하늘에서 기뻐하실 것 같습니다."(계훈제 선생님 유족 인터뷰 중) 은행나무 길 ⓒ강사랑 마을 극장을 뒤로하고 인근에 있는 방학 초등학교 방향으로 걸어간다. 이곳은 시월이 되면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길이 된다. 그때에는 땅에 떨어져 나뒹구는 마른 은행나무잎들도, 분주히 빗질을 하는 미화원도, 괜스레 즐거워하며 등하교하는 초등학생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꼭 가을이 아니어도 사계절 산책하기에 좋은 고즈넉한 길이다....
남산 아래 남산골한옥마을에 있는 천우각

집집마다 특색있네! 전통가옥 5채 한 곳에 모인 사연

남산 아래 남산골한옥마을에 있는 천우각 매월 둘째 주 화요일 낮 12시 20분, 서울시 공공한옥 ‘홍건익 가옥’에서 음악회가 열린다. 지난 3월부터 10월까지 매달 한 번씩 이곳에서 무료 음악회를 가지는데, 별도의 예약절차 없이 홍건익 가옥을 방문해 무료로 즐길 수 있다. 홍건익 가옥은 서울특별시 지정 문화재 중 민속문화재다.(제33호) 정식 명칭은 ‘필운동 홍건익 가옥’이다. 홍건익 가옥처럼 서울시 내 몇몇 가옥들은 서울시 지정 문화재로 등록돼 있다. ‘가회동 백인제 가옥’(제22호), ‘장위동 김진흥 가옥’(제25호), ‘경운동 민병옥 가옥’(제15호) 등이 그렇다. 여기서 이 가옥들의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동네 이름이 있다는 것. 모두 가옥 소재지에 있는 명칭이다. 한복을 입고 한옥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 삼매경에 빠진 관람객들 그런데 서울특별시 지정 문화재에 속한 민속문화재인 가옥들 중 동네 이름과 다른 곳에 자리 잡고 있는 가옥들이 있다. 더구나 그 가옥들은 모두 한 곳에 모여 공존한다.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5개 동네의 가옥들이 서로 이웃이 된 셈이다. 그곳은 바로 남산골 한옥마을이다. 1998년에 개관한 남산골 한옥마을은 한옥 다섯 채, 서울남산국악당, 전통정원, 서울천년타임캡슐광장으로 구성됐다. 남산골 한옥마을이 위치한 필동은 조선시대 때부터 한옥마을이 존재했던 곳이었다. 남산 북쪽 기슭에 위치한 필동은 당시 계곡과 천우각이 있어서 여름철 피서를 겸한 놀이터로 유명했다. 또한, 한양에서 경치 좋은 삼청동, 인왕동, 쌍계동, 백운동과 더불어 ‘한양 5동(漢陽五洞)’으로 손꼽혔다. 서울시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선조들의 생활모습을 재조명하고자 전통문화예술공간으로 남산골 한옥마을을 조성했다. 이때 서울시는 시내에 떨어져 있던 한옥 5채를 복원과 함께 지금의 위치로 1996년에 이전했다. 삼각동 도편수 이승업 가옥 남산골 한옥마을에는 다섯 채 가옥들이 모여 마을을 이루고 있다. 우선, ‘삼각동 도편수 이승업 가옥’은 경복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