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군 중앙회관

나눔 문화의 효시, 구세군의 역사가 숨 쉬는 곳

구세군 중앙회관 정명섭의 서울 재발견 (45) 구세군 중앙회관 종종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덕수궁 길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안전한 길이라고 말하곤 한다. 중간에 미국 대사관저가 있어서 항상 경찰들이 순찰을 돌기 때문이다. 경찰들과 눈인사를 하고 덕수궁 길을 오르막을 넘어가서 광화문 쪽으로 내려가면 길 중간에 오래된 건물이 하나 자리 잡고 있다. 붉은 벽돌로 된 2층 건물인데 현관은 덕수궁 안의 석조전처럼 그리스 신전 스타일이다. 거기다 정확하게 좌우 대칭이기 때문에 안정감과 엄격함이 자연스럽게 묻어나온다. 이 건물은 1928년 자선냄비로 잘 알려진 구세군이 사관 양성과 선교 사업을 위해 지은 건물이다. 구세군에 관한 내용은 별건곤을 비롯한 일제 강점기 발행된 잡지에 종종 등장한다. 그 기사를 보고 연말에 지하철역에서 마주치는 구세군이 생각보다 오래 전부터 우리 곁에 존재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던 적이 있었다. 2003년부터는 역사박물관으로도 활용되고 있어서 오래된 자선냄비를 비롯해서 구세군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자료들을 볼 수 있다. 그리스 신전의 기둥과 지붕을 닮은 현관 덕분인지 실제 높이인 2층 보다 훨씬 높아 보인다. 종교적 권위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하늘과 닿아있다는 느낌도 충분히 받기 때문에 거부감이 들지는 않는다. 그것을 제외하고는 건물은 전체적으로 소박한 느낌을 준다. 뒤쪽에 신축 건물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처음 만들어졌을 때의 모습이 그대로 유지돼 있다. 근대에 지어진 건물들은 대개 사용 목적에 맞는 모습으로 지어졌다. 비슷한 시기에 근처에 지어진 경성재판소는 법원 건물이라는 엄격함이 드러날 수 있도록 지어진 것이 대표적이다. 충분히 화려하고 눈에 띄게 지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창틀이나 벽면, 지붕에는 별다른 장식을 하지 않았다. 밋밋하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고요해서 그런지 지친 다리를 쉬기에는 더 없이 적당하다. 이곳으로 오게 되면 중명전과 이화학당, 러시아 공사관 터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정동과 덕수궁의 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