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사기념관 가는 길. 14명의 순국선열·애국지사 흉상이 놓여있다.

애국지사 만날 수 있는 ‘초대길’로 ‘초대’합니다

근현대사기념관 가는 길. 14명의 순국선열·애국지사 흉상이 놓여있다. “일본의 노예가 되어 사느니 차라리 자유민으로 죽으리라”, “국가의 기본은 국민이요. 정치의 대상은 국민의 복리에 있다”, “우리가 믿고 바랄 것은 우리 스스로의 힘 뿐이다” 수유리 순국선열 묘역에서 만난 애국지사들의 얘기다. 삼각산(북한산)을 병풍 삼은 수유리 산야에는 신숙, 서상일, 유림, 김창숙 등 순국선열 묘역이 있다. 이중 조선의 자주독립과 대한민국 정통성 확립의 선구자로서 헌신한 ‘초대(初代) 4인방’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둘레길이 있다. 바로 ‘초대길’이다. 우리나라 초대(1세대) 검사인 이준 열사를 비롯하여 초대 국회의장 신익희(입법부), 초대 대법원장 김병로(사법부), 초대 부통령 이시영(행정부) 선생을 일컫는 말이다. 지난 주말, 기자는 ‘초대(初代)길’을 탐방했다. 지하철 4호선 수유역 4번 출구에서 마을버스 강북 01번을 타고 근현대사기념관 정류장에서 내렸다. 기념관으로 향하는 길에는 태극기 펄럭이고, 보행로 언덕에는 14명의 순국선열·애국지사 흉상이 놓여있었다. 근현대사기념관 전경 ‘초대(初代)길’ 탐방에 앞서 근현대사기념관을 권하고 싶다. 기념관에서 선열들을 미리 만나면 당시 역사적 배경에 대한 이해와 함께 공감의 깊이도 달라진다. 기념관에는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전시되어 있었다. ‘짓밟힌 산하, 일어선 민초들’(A존), ‘시대의 마감, 민주의 마중’(B존), ‘우리가 사는 날, 민주공화국’(C존) 등 3가지 테마로 전시돼 있다. 동학농민운동부터 의병전쟁과 3·1독립운동, 4·19민주혁명에 이르는 우리 근현대사의 다양한 사료와 유물을 자세히 볼 수 있다.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흔적이 전시돼 있는 근현대기념관 전시관 특히 올해는 3·1운동 100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다. 3·1운동 100주년이 되기 전에 선열들이 잠들어 있는 ‘초대길’로의 나들이 계획해 보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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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망했는데 가문이 문제겠느냐!”

"쳐 죽일 역적 놈들 같으니라고, 오늘부터 역적 박제순의 집안과는 모든 관계를 단절한다." 선생의 비분강개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1905년 러일전쟁이 일본의 승리로 끝나고, 치욕적인 을사조약이 체결된 직후였다. 당시 외교를 담당한 외부대신은 을사5적 중 한 명인 박제순이었고 실무 담당인 교섭국장은 성재 이시영이었다. 그러나 실제 조약체결은 실무책임자인 이시영을 완전히 배제시킨 채 외부대신 박제순과 을사5적의 주도로 이루어졌다. 일제의 강요로 조약체결이 추진되자 이시영은 조목조목 부당함을 강조하며 결사반대했다. 그는 당시 조약체결의 실무책임자인 교섭국장을 맡고 있었다. 외부대신 박제순을 만날 때마다 조약체결 반대 입장을 밝히며 일제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말도록 강하게 요구했다. 그러나 이미 일제와 결탁한 박제순 일당은 궁궐을 일본군들이 포위한 가운데 치욕적인 조약을 체결하고 말았던 것이다. 이시영은 낙망했다. 10년 만에 관직에 나아갔던 그였지만 미련 없이 교섭국장직을 사임했다. 그리고 5년 후 그는 형제들과 함께 모든 재산을 정리하여 꿈에도 잊지 못할 사랑하는 조국을 떠났다. 국가적인 치욕과 망국의 소용돌이가 한반도를 휩싸고 돌던 구한말, 당시 조선 최고의 명문거족 한 집안이 가산을 모두 정리하여 만주로 떠났다. 바로 성재 이시영선생의 형제들과 가족 식솔 등 60여 명이었다. 이들이 만주에서 세운 학교가 훗날 독립운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신흥무관학교다. 이시영 선생은 상하이 임시정부 요직을 두루 거치며 독립운동을 하다가 해방 후에 귀국하여 초대 부통령을 지냈다. 매국노들에 의하여 외부 교섭국장도 배제하고 체결된 을사늑약 이시영 선생의 묘역 입구에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애국선열 이시영 선생, 서울출신 독립운동가 정치가였으며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나 독립운동을 위하여 모든 재산을 정리하고 만주로 이주, 동포 사회의 일을 다루는 기관인 경학사와 독립군 양성기관인 신흥강습소(현 경희대의 시초)를 설립하였다. 임시정부 시절에는 법무, 재무 분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