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일무의 문무는 왼손에 약(籥)을 들고, 오른손에 적(翟)을 들고 춘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문화유산 ‘성균관 석전대제’

팔일무의 문무는 왼손에 약(籥)을 들고, 오른손에 적(翟)을 들고 춘다 3월 11일 오전 10시, 평소에는 고요하던 명륜동 성균관이 들썩였다. 긴 수염에 의관을 정제한 유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단아한 한복을 입은 여성들이 행사를 위해 분주했다. 고구려와 고려의 최고 교육기관이었던 태학과 국자감의 후신으로, 조선 건국 후 태조 7년(1398)에 지금의 자리로 옮긴 성균관에서 공자 탄생 2570년 ‘석전대제’가 봉행되었다. 3월 11일 성균관 석전대전이 봉행되었다. 우리 조상들이 충과 효를 되새기던 석전대제는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이어져왔다. ‘석전’은 매년 봄과 가을에 성균관과 전국 234개 향교에서 지내는 유교 고유의 종교의식으로 유교의 성인과 현인들을 추모하고 그 덕을 기리며 가르침을 되새기는 행사다. 예로부터 국가가 주관하던 이 의식을 통해 우리 조상들은 충과 효를 되새겼다. 현재 성균관 대성전에는 공자를 중심으로 그 제자들과 설총과 최치원, 이황과 이이를 포함한 우리나라 유학자 18위 등 39위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석전은 일제강점기를 지나오면서도 훼손되지 않고 오늘에 이어진 우리의 전통문화다. 공자의 나라이자 유학의 본산인 중국에서조차 문화혁명 등을 겪으며 원형을 잃어버려 우리나라 석전대제의 가치는 더욱 소중해졌다. 참석자들이 의식에 따라 절을 올리고 있다. 장엄한 의식 속에 음악과 춤이 함께하는 석전대제는 1986년 국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다섯 명의 헌관을 포함한 27명의 집사와 문묘제례악을 연주하는 악사 41명, 팔일무를 추는 64명 등 모두 137명이라는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는 석전대제는 경건한 의식에 음악과 춤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종합예술이기도 하다. 중국과 일본에도 남아 있지 않은 옛 악기 등을 사용하는 문묘제례악과 팔일무, 제관들의 의상과 장중한 의식 절차의 가치 등을 인정받아 1986년에는 국가 중요무형문화재 제85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예전에는 왕이 수행하던 성균관 ...
[정동현·한끼서울] 염창동 닭볶음탕

[정동현·한끼서울] 염창동 닭볶음탕

정동현 맛있는 한끼, 서울(16) 강서구 유림 유림 닭볶음탕. 가양동 유림으로 유명하나 실제 소재지는 염창동이다 ◈ 강서구 유림-지도에서 보기 ◈ 일과를 마치고 코를 풀면 검댕이 나왔다. 지금은 미세먼지 타령을 해대지만 그때는 ‘먼지’로 퉁 치던 시절이었다. 창고에 틀어박혀 박스를 정리하다보면 먼지가 뿌옇게 날렸고 탄광 속 광부처럼 그 속을 헤맸다. 마스크를 쓰는 것도 한두 번, 땀이 흘러 눈이 따가워지고 입이 답답해지면 마스크를 던져버리고 빨간 고무가 붙은 면장갑으로 얼굴을 문질렀다. 가양동 대형마트에서 나는 제대로 된 직장 생활을 처음 시작했다. 아침이면 남들이 퇴근하는 길로 출근했고 밤이면 그 반대였다. 근무조는 두 개로 아침부터 저녁, 점심부터 자정까지로 나뉘었다. 책상에 앉아 일을 하는 경우는 하루에 채 한 시간도 되지 않았다. 현장 근무가 원칙. 책상에 앉아 있다가도 눈치를 보며 밖으로 나가야 했다. 자정이 되어 마트 문이 닫히면 버스 막차를 타기 위해 뜀박질을 했고 그마저도 놓치고 나면 같은 방향으로 가는 동료 차를 얻어 탔다. 회식은 자정부터, 새벽 무렵 술자리가 끝나면 아침조 사람들은 몇 시간 쪽잠을 자다 다시 마트로 나왔다. 한 달에 한 번씩 운동화가 뜯어졌고 먼지 때문인지 귀가 아파 계속 병원에 다녔다. 방도 여럿 있어 여럿이 방문하면 오붓하게 식사를 할 수 있다 그래도 몸을 쓰는 일이 좋았다. 명절이면 마트 뒤쪽에 한복을 입고 앉아 담배를 나눠 피우던 어린 여자애들과 나이든 아주머니들, 용돈벌이가 목적이라며 세단을 몰고 출퇴근을 하던 캐셔 아주머니와 고구마 몇 개를 훔치다 마트를 나가야 했던 또 다른 아주머니, 휴학을 하고 등록금을 벌던 남자애와 갓 취업한 나, 마트를 드나들던 수십 개 업체 영업사원과 트럭 기사들, 천명 가까운 사람들이 부대끼던 그곳이 나는 싫지 않았다. 그 마트 옆, 가양빗물펌프장이 있는 그곳에서 그 시절 자주 회식을 했다. 몸을 써서일까, 가볍게 먹어서는 성에 차지 않았다. 영화에 나오는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