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을 걷다, 숨을 쉬다` 전시 포스터 사진 ⓒ박종우

휴식 같은 전시 ‘궁을 걷다, 숨을 쉬다’展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바쁜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고 싶지만 멀리 떠나기 부담스러울 때 서울의 고궁이 떠오른다. 콘크리트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기와지붕 고궁의 고즈넉한 풍경을 연상하는 것만으로도 카타르시스다. 이젠 전설이 돼 가는 과거와 소통하는 재미는 덤이다. 서울의 4대궁(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과 종묘를 렌즈에 담아낸 박종우 작가의 ‘궁을 걷다, 숨을 쉬다’ 전시는 그래서 이름만으로도 도시민의 가슴을 설레게 만든다. 전시회가 펼쳐진 서울 시민청 소리갤러리를 둘러봤다. `궁을 걷다, 숨을 쉬다` 전시 포스터 사진자연과 조화를 이룬 창덕궁의 사계가 아름답게 펼쳐져 3개 방으로 꾸며진 전시실. 첫 번째 방에서는 창덕궁의 수려한 영상이 계절별로 아름다움을 뽐낸다. 꽃이 흐드러지게 핀 봄, 녹음이 짙은 여름, 단풍이 울창한 가을, 하얀 눈이 흩날리는 겨울 등 자연의 변화에 따라 다채롭게 바뀌는 궁의 모습이 관람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은은하게 들려오는 음악소리도 감상을 돕는다.창덕궁은 조선 왕조 최초 궁궐인 경복궁에 이어 1405년(태종 5년) 조선왕조의 두 번째 궁전으로 건축됐다. 고려를 무너트리고 새로 창업한 조선의 권위를 나타내기 위해 질서 정연하게 건물을 세운 경복궁과 달리 창덕궁은 치세 안정기에 접어든 아들 태종이 자연과 조화로운 배치를 우선 삼아 지었다. 자연의 고요함과 고궁의 숭고함이 절묘하게 한데 어우러진다.조선의 왕들은 경복궁보다 창덕궁을 더 사랑했다. 조선 궁궐 중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왕들이 거처했던 공간이었던 점이 이를 증명한다. 창덕궁은 숲과 나무, 연못 등 자연과 어우러진 아름다움을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궁궐이다. `궁을 걷다, 숨을 쉬다展`, 가을 단풍과 어우러진 기와의 단청이 아름답다.두 번째 방에서는 경복궁, 창경궁, 덕수궁 등 3개 궁의 겨울 모습과 만난다. 흰 눈에 덮인 겨울 고궁의 정취가 선계의 아름다움을 자아낸다.‘큰 복을 누리라’는 뜻을 가진 ‘경복(景福)’이라는 이름은 정도...
오프닝에서 도슨트가 모네의 그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시민청

시민청에서 눈 깜빡이는 고흐를 만나다

오프닝에서 도슨트가 모네의 그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강을 꽁꽁 얼려버린 강추위 탓인지 지난 23일 토요일 시청 지하1층에 위치한 시민청도 한가하다. 하지만 활짝라운지 뒤편, 소리와 영상을 통한 시민들의 휴식공간인 소리갤러리에서는 오후 1시부터 진행될 ‘모네, 빛을 그리다. intro展’의 오프닝행사 준비를 하느라 분주하다. 진행자에게 일반 시민들도 현장 참여가 가능한지 물어보니 이미 22일까지 시민청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신청한 15명의 시민들과 초대 손님들을 중심으로 간단한 음식을 즐기며 도슨트의 설명도 들 수 있다고 해서 많이 아쉬웠다. 시민청 소리갤러리 출입구 이번 ‘모네, 빛을 그리다. intro 展’은 1월 23일부터 6월 30일까지 진행되는데, 현재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작년 12월 11일부터 다음달 2월 28일까지 진행되고 있는 ‘모네, 빛을 그리다’ 전시회에서 선보이고 있는 컨퍼전스를 시민청 소리미술관으로 그대로 옮겨와, 모네, 고흐 등 인상파 거장들과 ‘데미안’으로 유명한 작가 헤르만 헤세의 예술작품을 디지털미디어와 결합해 그림이 살아 움직이듯 생생하게 재현하고 있다. 모네의 수련. 작품 위에 서있다 보면 물 위를 둥둥 떠다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아이의 손을 잡고 소리갤러리 입구의 검은 휘장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첫 번째 방에는 모네와 더불어 인상파를 이끌었던 고흐의 작품들이 스크린을 통해 투영되고 있었다. 사진을 찍으려 고흐의 자화상에 다가가니 순간 고흐가 눈을 깜빡여 깜짝 놀라기도 했다. 모네의 작품들이 상영되고 있는 두 번째 방바닥에서는 모네의 명작 ‘수련’이 펼쳐져 마치 물위에 둥둥 떠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등 체험을 통해 관람하는 재미가 있었다. 눈을 깜빡이는 빈센트 반 고흐의 자화상 마지막 방 포토존에서 아이와 함께 모네의 자화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보내기를 누르고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문자를 통해 휴대폰으로 사진을 받아볼 수 있다. 각 방마다 전시작품들과 관련한 설명들도 안내가 되어있어 도슨트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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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잘 듣고 있나요?

"한 벌에 오천 원, 오천 원, 자 구경하고 가세요." "꿀호떡 있습니다, 꿀호떡." 남대문시장 상인들의 소음이 시끄럽다. 소음이라고? 아니, 잘 들어보면 소리다. 우리가 사는 이 곳, '서울'이 내는 소리다. 1월 12일 개관한 시민청의 '청'자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보고 마음에 새긴다는 의미로서 관청 '청(廳)'이 아닌 들을 '청(聽)'자를 사용했다고 한다. 소통과 경청의 공간으로 시민들의 생활마당이 되겠다는 이곳에는 첫날부터 많은 사람들이 모여 시민발언대, 활력콘서트, 한마음살림장 등을 통해 자유롭게 그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시민청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이것만이 아니다. 시민청 가장자리에 위치한 작은 공간, '소리갤러리'에서 우리는 아주 평범하지만 특별한 소리를 만나게 된다. 경청을 주제로 한 시민청의 콘셉트를 가장 잘 구현해 낸 이곳에서는 우리 주변의 다양한 소리를 감상할 수 있다. 눈에 보이는 것만 갤러리에 전시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리가 이 전시를 통해 우리에게 다가와 장면이 되고 공간이 된다. 두꺼운 커튼을 젖히고 안쪽으로 들어가니 검은색 복도의 튜브형 갤러리가 나타난다. 벽의 사방에서 입체적으로 들려오는 소리들과 함께 저만치 앞쪽에 보이는 화면에는 남대문 시장의 활기찬 모습이 펼쳐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신기하다며 이곳을 스쳐 지나간다. 그러나 간혹, 어두운 갤러리 가운데 앉아 그 소리에 귀기울이는 사람들이 보인다. 서울의 소리? 이게 우리가 사는 공간의 소리였구나. 무심결에 그냥 지나쳤던 소리들이 새롭게 다시 나의 공간으로 들어오는 순간이다. 남대문시장의 소리가 잦아들고, 화면이 잠시 어두워지더니 이내 다른 소리가 우리를 맞이한다. 서울시민 누구나 한번쯤은 달려봤을 한강다리가 눈앞에 펼쳐지고 '부아아아앙', '덜컹덜컹'하는 자동차와 전동차의 소리가 들린다. 끝이 아니다. '닐리리~' 하는 전통 악기소리와 함께 왕궁 수문장 교대의식 장면도 우리 앞에 모습을 보인다. 둥 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