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외국의 어느 거리 같은 서촌 풍경

봄날을 기다리며, 서촌 골목 산책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분위기가 무겁다. 강의도 모두 취소되고, 모임도 사라졌다. 제주도 여행을 가려고 예약해 두었던 것도 취소했다. 그저 숨죽이며 집에만 있다가 참다못해 지난 주말 오전에 마스크를 쓰고 서촌 한 바퀴를 산책했다. 날씨가 따뜻해서 설렁설렁 가볍게 걷기에 참 좋았다. 봄날의 기운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었다. '밖에 나오길 정말 잘했어!'라고 혼잣말로 몇 번이나 읊조렸다. 서촌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위해 경복궁역 2번 출구로 나왔다. 눈앞에 한복대여점이 하나 보였다. 길거리의 마네킹이 입고 있는 한복이 참 곱다. 한복 저고리 옷고름을 포인트로 전경에 두고 서촌 마을을 아웃포커싱으로 담았다. 한복의 고운 자태가 눈부셨다. 한복의 고운 자태를 보니 곧 봄이 오는 듯하다 ⓒ문청야 골목길로 접어드니 한옥이 보인다. 이곳의 한옥은 북촌보다 서민적인 분위기다. 봄날의 햇살은 한옥의 담장에 부딪힌 뒤 땅바닥에 드러눕는다. 그림자가 생기고 담장 아래 멍멍이는 생기를 찾은 듯 꼬리를 흔든다. 코로나19와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한가로운 풍경들은 정겹기만 하다.  이곳 서촌의 시간은 다른 곳보다 더 느리게 가는 듯 느껴진다. 지붕 기와 너머로 인왕산이 병풍처럼 서 있다. 인왕산 풍경 때문인지 자꾸 길을 멈춰서서 산을 바라보게 된다. 예전부터 서촌에는 문인 예술가들이 많이 배출되었다고 한다. 서촌 어디에서도 볼 수 있는 인왕산의 풍경이 너무 아름답기 때문인 듯하다. 서촌의 시간은 느리게 흐른다 ⓒ문청야 서촌은 시선을 끄는 개성 있는 인테리어를 한 가게들이 많아서 거리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문청야 마을 전체가 미술관처럼 느껴지는 서촌 풍경 ⓒ문청야 서촌에서는 특별히 목적지를 정해놓고 걷지 않아도 재미있다. 개성 있는 인테리어를 한 가게들이 많아 자연스럽게 따라가다 보면 서촌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장소에 닿게 된다. 서촌에서는 간판조차 위트 있다. ‘Bar 비’라는 간판 아래에는 ‘비가 오면...’이라고 쓰여 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이곳의 바를 찾아...
창신동 마을 꼭대기에 자리한 창신소통공작소, 철제 나무 작품 ‘천년의 바람’

무엇이든 예술이 되는 동네, 창신동 거닐記

창신동 마을 꼭대기에 자리한 창신소통공작소, 철제 나무 작품 ‘천년의 바람’ 서울 강북의 동쪽 경계를 이루는 낙산(125m)은 나무와 숲이 적은 대신 화강암이 많아 인근 주민들에게 ‘돌산’으로 불렸다. 낙산에 기대어 자리한 창신동은 그래서 예부터 돌산마을이라는 정겨운 별칭이 있다. 지금의 창신동은 다가구주택이 빽빽한 서민 주거지로, 구한말에서 20세기 초에는 저택과 별장이 많았다고 한다. 한일은행 설립자 조병택,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아버지인 한국 최초의 재벌 백낙승, 고리대금업으로 큰돈을 번 임종상 등이 도심과 가깝고 경치 좋은 창신동에 큰 집을 짓고 살았다. 낙산이 깊은 산이었던 조선 시대엔 비운의 임금 단종을 떠나보낸 어린 부인 정순왕후가 돌아가실 때까지 60여 년간 홀로 지낸 곳이기도 하다. 창신동 마을, 낙산 성곽, (바위)절개지 등이 한 눈에 보이는 곳에 자리한 창신소통공작소 창신동은 2007년 뉴타운 재개발 대상에 포함되어 마을 자체가 사라질 뻔했으나, 삶의 터가 된 정든 동네에서 계속 살고 싶어 하는 주민들의 반대로 재개발은 무산됐다. 이후 서울시는 동네의 노후화된 곳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문화와 공간을 조성하는 ‘마을 재생’ 사업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공유도시 사업과 더불어 낙후된 지역을 새롭게 재단장하는 도시재생 사업에 힘쓰고 있다. 도시재생 사업은 오래되고 낙후된 지역에서 꼭 필요한 부분들을 재정비하고, 마을의 전통과 특색을 새로운 시설과 잘 접목해 도시를 매력적인 지역으로 재단장하는 사업을 이른다. 창신동 최고의 전망대이기도 한 창신소통공작소 돌산마을 창신동에 가면 언덕과 계단을 걸어올라 꼭 가보는 '창신소통공작소'(종로구 창신6가길 47)도 마을재생사업으로 생긴 곳이다. 무엇이든 예술이 되고 누구든지 예술가가 되어 어울리고 소통하는 것을 모토로 하는 특별한 공간이다. 2015년 10월 개관한 창신소통공작소는 공공미술시범사업에 의해 세워진 주민을 위한 공간이자 지역재생 거점 공간이면서, 창신동 마을과 낙산은 물...
서울로7017에서 바라본 서울역 방향 ⓒ김영배

[체험기] 서울 새 명소 예감! 서울로7017

서울로7017에서 바라본 서울역 방향 우리 주변에 유명한 길이 더러 있다. ‘신사동 가로수길’, ‘이태원 경리단길’, ‘서울대입구 샤로수 길’ 등이다. 여기에 최근 생소한 길이 하나 나타났다. 이름 해서 ‘서울로7017’이다. 옛 서울역 고가가 새로 태어나 붙여진 이름이다. 과거에 낡은 서울역 고가에 차들이 달리던 모습을 지나가며 본 기억이 있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의지와 상관없이 이곳저곳 탈이 나기 마련이듯, 1970년 완공되어 사용되기 시작한 서울역 고가도 오랜 시간 제 역할을 톡톡히 한 뒤 휴식기에 들어갔다. 그리고 서울시는 역할을 다한 이 고가를 없애는 대신, 공원으로 바꿔 시민들이 통행할 수 있는 환경 조성 공사에 돌입했다. 이름하여 ‘서울로7017’ 프로젝트다. 시는 종로 창신동, 상도4동 등을 통해 도시재생사업을 시도하는 중이다. ‘서울로7017사업’도 도지재생 차원의 사업이다. 낡았다고 해서 그냥 헐거나 파괴해버리기보다 자연스럽게 재생시킴으로써 폐기물도 줄이고, 자원도 재활용하는 등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런 도시재생을 통해 서울의 역사와 기억을 보존함과 동시에 과거와 미래를 공존시키고, 차량 중심에서 사람 중심의 도시로 전환시킴으로써, 휴식 공간과 사색 공간을 제공하게 되었다. 또, 기찻길로 단절된 서울역 일대 동·서를 연결해 경제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서울로7017’은 실제로 어떤 모습으로 변화되고 있을까? 서울역고가를 둘러보고 있는 시민기자단들 오는 5월 20일, 개장을 앞둔 ‘서울로7017’을 찾았다. 내 손안의 서울 시민기자단을 대상으로서울로7017의 사전 점검이 있었다. 지하철 4호선 회현역 4번 출구를 빠져나와, 새롭게 탄생할 서울역 고가도로가 왜 ‘7017’로 불리는지 불현듯 궁금했다. 궁금증과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져 걷던 중 도로 한복판에 정비 중인 서울역 고가가 얼굴을 내밀었다. 이후 다른 사전참가자들과 함께 공사 담당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점검 길에 나섰다. 사실, 점검보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