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의 만추- 영녕전 동문과 그 부근이 늦가을 풍광에 젖어 있다.

한적함과 여유로움이 물씬…종묘를 걷다

종묘를 대표하는 건축물 정묘 ⓒ염승화 조선국 500년 역사를 이끈 왕과 왕비들의 위패를 모신 왕실 사당. 조선 건국 직후 1395년(태조 4년) 법궁인 경복궁과 더불어 가장 먼저 지은 왕실 건축물 중 하나. 1592년 임진왜란으로 전부 불에 타버리는 비운을 겪었고 광해군 즉위년(1608년)에 중건. 1963년 1월 18일 사적 125호 등록. 1995년 12월 9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이 내용들은 모두 소중한 문화유산인 종묘와 관련한 주요 사항들을 간략히 정리한 것이다. 만추의 풍광에 잠긴 종묘 재궁 모습 ⓒ염승화 종묘는 평일에는 해설사의 안내에 따라 1시간 정도만 관람이 가능하다. 반면에 매주 토요일이나 매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등은 시간 제약 없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아무래도 넉넉하고 여유롭게 둘러보려면 후자가 나을 듯싶다. 지난 11월 2일과 11월 16일 두 번에 걸쳐 다녀왔다. 종묘는 정전과 영녕전 등 신실을 비롯해 재궁, 향대청, 전사청, 악공청 등으로 구성된다. 다만 이번 방문에서는 주요 건축물들보다 덜 알려졌으나 기능이 특이한 공간과 부속 시설들을 더욱 집중해서 살펴보았다. 물론 만추의 단풍색에 푹 빠진 아름다운 풍광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종묘추향대제에서 제관들이 정전 신실로 들어가고 있는 모습 ⓒ염승화 모처럼 종묘를 방문한 지난 11월 2일은 마침 종묘제례(종묘추향대제)가 열린 날이었다. 전혀 기대하지 않고 있다가 뜻밖의 횡재를 한 것처럼 귀한 장면을 바라본 기억이 생생하다. 이 제례는 1975년 그 가치를 인정받아 중요무형문화재 56호로 지정되었다. 2001년에는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이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걸작'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매년 5월 첫째 일요일과 11월 첫째 토요일에 딱 두 차례 거행된다. 이곳을 지날 때는 말에서 내리라는 명문이 새겨진 비석 ⓒ염승화 경내로 들어가기 전에 우선 광장 앞 오른쪽 모퉁이에서 하마비를 마주하게 된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저녁 풍경

발길을 멈추게 하는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창덕궁 인근은 많은 관광객들이 끊임 없이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체험하기 위해 찾는 곳이다. 이곳을 찾는 수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하는 특별한 박물관이 지난 11월 21일(목) 개관했다. 우리 땅을 지키며 살아온 우리 민족의 혼이 담긴 목소리를 담아낸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이 바로 그곳이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전경. 빌딩 숲 속에 자리한 한옥이 삭막한 도심에 따스함을 전해준다 ⓒ박찬홍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은 예로부터 전해오는 우리 민요를 전시 및 아카이빙함으로써 보존, 계승하는 전문박물관으로 전시 공간, 감상 공간, 교육 공간, 아카이브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민족의 삶이 녹아 살아 숨쉬는 민요에 한발 더 다가가면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우리 민족의 소리를 느껴보고, 담아 보는 시간을 만들 수 있는 곳이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입구 ⓒ박찬홍 정갈하고, 고즈넉한 한옥으로 건축된 박물관 1층에는 음원감상실과 우리소리 아카이브 공간이 있다. 음원감상실에서는 전국 팔도의 대표적인 민요를 선별해 소개하고, 간단하게 청취해 볼 수 있는 휴게 겸 감상 공간. 창너머 보이는 창덕궁을 바라보며 팔도의 우리소리를 감상해 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음원감상실과 연계된 소리체험 공간에서는 멀티미디어 영상과 AR기기를 통해 민요와 소리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는 곳으로 복도를 따라 구석구석 숨어 있는 다양한 우리의 소리를 찾아보고 체험해 볼 수 있는 흥미 있는 공간이다. 이어지는 특별전시 공간은 소리를 지키고자 발전시켜 나간 이들을 기념하는 전시 장소로 주요 기증자 관련 유물, 인터뷰 영상, 약력 등을 만나 볼 수 있다. 또한 우리소리 아카이브에서는 상설 전시되지 않은 우리소리도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심화 학습을 위한 관련 서적, DC플레이어, 자료 검색대가 마련되어 있어 더 많고 다양한 우리의 소리를 접 할 수 있는 공간이다.    1층 음원감상실 ⓒ박찬홍 1층 소리체험 공간 ⓒ박찬홍 1층 아카이브 내부 모습 ⓒ박찬홍 지하 1층에는 상...
땅밑에서 하늘까지 도심 관광지로 뜨겁게 뜨고 있는 다시 세운 전경

종묘부터 남산까지 다 보여요! 뜨는 명소 세운옥상

종로구 청계천로에 있는 세운상가는 서울시가 지난 2014년부터 시행한 도시재생프로젝트의 대표 사례로 손꼽힌다. 그곳이 요즘 우리나라 전자 상가의 메카로서 뿐만 아니라 도심 관광지로서도 손색없는 뜨거운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2017년 9월에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한 뒤 별칭도 새로 생겼다. 즉 세운상가를 다시 세웠다는 뜻으로 ‘다시 세운’으로도 부르는 것이다. 최근에는 ‘잘 생겼다 서울 30’이라는 ‘2019 서울 명소’에 뽑히기도 했다.  옛 세운상가의 활성화와 종묘~남산 간 보행로 마련 등을 성사시킨 ‘다시 세운 프로젝트’는 현재 2020년 완공을 목표로 제2단계 구간(PJ호텔~진양상가)의 보행로 공사 중이다. 세운상가, 즉 다시 세운 내 상가들은 일요일과 공휴일엔 문을 열지 않는다. 반면에 그 밖의 보행로, 광장, 쉼터, 전망대, 전시관 등은 연중 개방이 되는 지역이다. 그렇기에 그 공간들에서는 다시 세운의 색다른 모습을 마주할 수 있다. 또 다른 여러 가지의 보고 즐길 거리들을 평일은 물론이려니와 휴일에도 꾸준히 만나볼 수 있는 것이다. 자연스레 그 콘텐츠들을 접하려고 찾는 사람들 역시 적잖다. 지난 일요일 그 현장을 확인해 보려고 모처럼 다시 세운을 다시 방문했다.  시민들의 쉼터 역할을 하고 있는 다시세운광장 ⓒ염승화 다시세운의 상징인 세봇이 2층 정면 앞에 우뚝 서 있다 ⓒ염승화 다시 세운에서는 제일 먼저 초록 색감이 고운 ‘다시세운 광장’이 방문객들을 맞아준다. 그곳에는 앉을 곳과 그늘 막과 조형물이 적절히 배치되어 있다. 그 앞 인도를 지나는 행인들의 발길을 자연스럽게 끌어들이는 요소다. 그곳은 다시 세운 전경 건물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포토 존이기도 하다. 대나무 수공예로 만든 운집 같이 생긴 독특한 조형물도 눈길을 끈다. 다시세운 광장을 뒤로 하고 계단을 따라 2층으로 갔다. 다시 세운의 수호신인양 그곳의 우측 정면에 서 있는 세봇(세-BOT)의 존재가 퍼뜩 떠올랐기 때문이다. 세봇은 다시 세운을 조성하면서 상상을 현...
주시경선생과함께걷는한글가온길

주시경 선생과 함께 걷는 ‘한글가온길’

붉은 벽돌로 지은 한글회관이 보이는 한글가온길 ⓒ염승화 올해도 어김없이 한글날이 다가온다. 2019년 10월 9일은 우리글의 573번째 돌이다. 자랑스러운 한글날을 앞두고 우리글을 갈고 닦고 지키느라 애쓰신 선각자들의 흔적을 쫓아보고 또 그와 관련된 공간을 찾아보는 것도 뜻깊은 일이리라. 한글날을 맞아 우리글의 대중화와 근대화를 추진한 개척자로서 ‘겨레의 큰 스승’으로 추앙받는 한힌샘 주시경 선생의 발자취를 살펴보았다. 한글학회 앞에 세워진 한글가온길 안내문 ⓒ염승화 익히 알려져 있듯이 주시경 선생(1876~1914)은 구한말 개화기의 국어학자다. 나라가 한창 어려울 때 평생을 우리글 지킴이로 사시다가 안타깝게도 39세에 요절했다. 결코 길지 않은 생이었으나 선생이 이 땅에 남긴 업적은 태산보다 큰 것으로 평가된다. 한마디로 대위업이다. 그 가운데 몇 가지만 간략히 언급해 본다. 첫째, 우리글의 문법을 처음으로 정리해 한글의 이론을 체계화했고 우리글 이름, ‘한글’을 지었다. 둘째, 한글학회의 전신인 조선어연구회를 만들어 한글 발전 계승의 초석이 되었다. 셋째, 선생의 별명이 ‘주보따리’로 불렸을 만큼 한글 교육과 보급에 앞장섰다. 넷째, 최현배, 김두봉 선생 등 수많은 동량들을 양성했다. 그야말로 짧은 일생을 굵디굵게 살다 가신 것이다.  구세군회관 앞 세문안로 3길에 설치되어 있는 한글가온길 안내 조형물 ⓒ염승화 주시경 선생의 흔적은 종로구 새문안로에 있는 '한글가온길'에서 찾을 수 있다. 한글가온길은 지난 2013년 서울시가 ‘서울 스토리텔링 관광명소화 사업’ 일환으로 조성해 놓은 한글 문화거리를 말한다. 그곳에서는 학글학회가 있는 한글회관, 주시경마당과 주시경집터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이 모든 곳들은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걸어서 5분 이내 거리에 있다. 먼저 한글가온길 안내 조형물에서 경복궁 방면으로 조금 걸어가자 곧 붉은 벽돌로 지은 한글회관이 나타난다. 그 건물 정문 앞에서는 주시경 선생의 흉상도 마주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