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사진관

[서울사랑] 아날로그적 서울을 만나는 방법

연희동사진관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 현재, 이 거침없는 발전 속도 사이에 뜻밖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바로 아날로그 콘텐츠의 재등장이다. 있는 그대로 즐기고 표현하는 복고 열풍의 매력에 서울이 점점 물들고 있다. 아날로그적 서울을 만나는 방법.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그리고 다시 아날로그로 아날로그라는 단어가 하나의 트렌드이자 유행처럼 자리매김한 요즘이다. 단순히 과거를 추억하려는 몇몇 사람이 만들어낸 분위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급속도로 빨라진 우리 사회의 디지털화에 익숙해진 디지털 세대에게까지 이 아날로그 문화는 낯설고 새로운, 그래서 더 신선한 신문화로 다가오기 때문. 대한민국에서 소비 트렌드가 가장 빠르게 확산되는 도시, 서울. 그래서 아날로그라는 신문화를 대하는 디지털 세대들의 새로운 움직임이 곳곳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투박한 시계와 거울, 덕지덕지 붙은 포스터가 벽면을 채운다. 어수선하기보다 오히려 정겹게 느껴지는 옛 일상 풍경이다 옛 기억 따라 걷는 추억의 거리 종로구 삼청로에 자리한 국립민속박물관은 1960~1970년 대 당시를 재현한 ‘추억의 거리’를 야외 전시장에 조성했다. 과거 상점의 실물을 그대로 재현한 이곳은 박물관 동편으로 레코드점, 다방, 만화방, 이발소, 사진관, 의상실 등이 길게 이어지며 시대상과 생활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거리로 자리매김했다.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세트장처럼 짜임새 있는 구성이 돋보이는 추억의 거리. 이곳에는 주말을 비롯해 평일에도 가족과 연인 등이 찾아 과거로 떠나는 추억 여행을 즐긴다. 당시 가장 흔한 다방 이름이었다는 ‘약속 다방’ 간판이나 종로구 소격동에서 실제 운영한 화개이발소의 이름을 딴 ‘화개이발관’, 1977년 개봉한 영화 에 등장한 상점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옮겨놓은 ‘근대화연쇄점’ 등 익숙하거나 혹은 새로운 상점 풍경이 관람객의 발길 을 붙잡는다. 추억의 거리는 이 시대를 경험한 부모 세대에게는 옛 향수를 불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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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들이지 않은 것은 시간을 버틸 수 없다

인터뷰를 준비하는 동안 대표로부터 종이 한 장을 건네받았다. 이게 뭔가 싶었는데 A4용지 한 장 가득 자필로 쓴, 일종의 '가게소개서' 같은 거였다. 정갈한 글씨와 '취미 수집은 낭만이다.'라는 제목만으로도 에디터는 어느 시대로부터 날아온 편지를 받아본 느낌이었다. 빛바랜 종이에 가게 내력과 운영 철학이 가지런히 적힌 글을 읽다 보니 좋아하는 프랑스 속담이 생각났다. '시간을 들이지 않은 것은 시간을 버틸 수 없다.' 점점 이 가게의 물건들과 대표의 시간이 궁금해졌다. 고물이 아니라 살아있는 자식들 정각이 되자 시계는 종을 울렸고, 카메라에서는 찰칵 소리가, 턴테이블에 바늘을 올리자 우드혼(Wood horn)에서 간드러진 처녀 뱃사공 선율이 흘러나와 공간을 가득 메웠다. '우와' 소리가 절로 나오는 순간, 취재팀을 둘러싼 물건들이 달라 보이기 시작했다. "가능하면 움직이게끔 해서 팔아요. 나는 고물을 파는 게 아니에요. 살아있는 앤틱을 주는 거지. 오래 보존 잘해주길 바라고, 생명이 있는 상태에서 줘야지요." 올해로 11년째 유진컬렉션을 운영하는 김무송 대표는 출판계에서 근무하다가 60대에 은퇴하고 본격적으로 취미수집에 뛰어들었다. 도자기처럼 정적인 물건보다 라디오나 축음기 같이 움직이면서 소리 나는 것에 이끌려 카메라, 타자기, 시계, 선풍기, 영사기, 전화기, 릴 데크 녹음기들을 모았다. "수집을 많이 해서 69평 복층 아파트가 꽉 찼어요. 아내가 당신 죽으면 이거 어떻게 버릴 거냐고 해서 아깝고 방법을 찾다가 가게를 냈지요. 카메라가 원래 600개 있었는데 10년 동안 500개 정도 처분했어요. 이제 100개 정도 남았지요." 50년에서 100년 전 물건들이 주를 이루고, 가장 오래된 물건은 며칠 전에 들어온 125년 된 독일제 발로 밟아 쓰는 발재봉틀이다. 작동 이상이 생겨서 현재는 수리 중이다. 이처럼 여러 가지 드라이버, 기름, 천들을 갖추고 있을 정도로 웬만한 건 스스로 손 보고 안 되면 수리기사에게 맡겨서라도 고치는 것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