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모산에는 광평대군 묘역, 세종의 다섯째 아들 이여 내외 등 700여명 왕손의 묘가 위치하고 있다. ⓒ최용수

‘대모산’ 올라 가을을 만나요~

◈ 대모산-지도에서 보기 ◈ 대모산에는 광평대군 묘역, 세종의 다섯째 아들 이여 내외 등 700여명 왕손의 묘가 위치하고 있다. “대모산 꽃피면 내 마음 꽃 피네 / 대모산 눈 나리면 내 마음 눈 나리네 / 내 아침은 너를 오르는 일 / 내 저녁은 너를 꿈꾸는 일 / 너와 더불어 늙어 가면 / 하나도 슬프지 않네.” 서정시인 박정진의 ‘대모산’이란 시(詩)의 일부다. 대모산은 강남구 일원동과 수서동, 개포동과 자곡동 일대에 위치해 강남지역을 대표하는 산이다. 나지막하면서도 자연 그대로의 숲을 간직하고 있다. 숲 체험을 하는 아이들, 책 읽는 중년의 아주머니, 쉼 없이 산을 오르는 아저씨들, 대모산(大母山)의 모습이다. 봄에는 진달래와 키 작은 조팝나무, 여름이면 망태버섯이 샛노란 색으로 멋을 뽐내고, 가을바람에 바스락 낙엽 밟는 소리까지 들려주는 울 어머니 가슴 같은 산이다. 대모산(大母山)이란 이름에는 재미있는 설화가 있다. 산세가 흡사 늙은 할머니를 닮았다 하여 ‘할미산’ 또는 ‘대고산(大姑山)’으로 불리던 것을, 조선 제3대 태종과 원경왕후를 모신 ‘헌릉’이 자리한 후부터는 왕명(王命)으로 대모산으로 불리게 되었다. 또한 인접한 구룡산과 함께 대모산 봉우리가 여자의 젖가슴을 닮았다 하여 ‘대모산’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다는 설도 있다. 불국사 약사보전 모습, 이곳의 약사 부처에게 기도하면 병이 낫는다고 한다. 대모산은 고도 293m의 나지막한 산이다, 규모는 작지만 오랜 역사의 이야기가 지층을 이루고 다양한 볼거리, 이야깃거리가 풍성한 도심 공원이다. 북동쪽 산기슭 수서동 궁마을에는 현존하는 서울 근교의 조선시대 왕손 묘역 가운데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광평대군 묘역’이 있다. 세종대왕의 다섯째 아들인 광평대군 이여(李璵) 내외를 비롯하여 태조의 일곱째 왕자 이방번(李芳蕃) 내외, 광평대군의 아들 영순군과 그 후손들의 묘소 700여 기가 함께 자리하고 있다. 종가 재실을 중심으로 마을을 형성하고 있어, 이 마을은 궁말 또는 궁촌이라고...
헌인릉 내 한적한 산책로

걷고 또 걷고 싶은, 호젓한 강남 산책

헌인릉 내 한적한 산책로 호호의 유쾌한 여행 (3) 서초구 & 강남구 - 헌인릉 & 탄허기념박물관 호호의 유쾌한 서울여행, 세 번째는 강남구와 서초구의 대모산 자락을 찾아갑니다. 한적하고 호젓한 서울 여행이 하고 싶을 때 강남 대모산 자락에 위치한 헌인릉과 탄허기념박물관으로 떠나봅니다. 평소 화려한 도시 분위기를 떠올리게 되는 강남에 대한 일반적인 느낌보단 시골에 온 듯 여유로운 풍경이 이어지는 일상의 여행지에서 온몸의 숨구멍을 열고 걷고 또 걷다보면 몸과 마음이 힐링이 됩니다. 강남역과 양재역에서 버스 한 번 타고 30여 분이면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에 헌인릉이 있습니다. 헌인릉은 태종 이방원과 순조의 능을 합쳐 부르는 이름입니다. 서초구 내곡동 대모산 품에 오롯이 안긴 헌인릉은 능역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소나무 향이 온몸을 감쌉니다. 매표소를 지나 입구에 들어서면 연록색으로 무장한 탁 트인 풍경 속에 인릉이 마주하고 있습니다. 홍살문을 지나 제를 지내는 정자각을 향해 걸어갑니다. 마치 녹색 비단을 밟듯 잔디밭 관리가 잘 되어 있어 조심스레 걷는데 “잔디밭도 밟아도 됩니다”라며 웃으며 문화해설사 경흥호 씨가 다가옵니다. 녹음에 둘러싸인 조선 23대 순조와 왕비 순원왕후 능 전경 400년 시차를 가진 두 왕릉이 한 곳에 “헌인릉은 즉위 시기가 400년이나 차이가 나는 두 왕의 왕릉이 나란히 있어 능 공부하기에 대한민국에서 이만한 곳이 없습니다.” 우연찮게 해설사를 만나 능의 구조와 배치, 돌 나무 계단의 의미를 들으며 찾아가다 보니 단순한 봉분으로만 느껴졌던 능을 새롭게 보는 안목이 생깁니다. 안내 지도와 표지판에 다 나와 있는 설명인데도 직접 들으니 귀에 쏙쏙 박힙니다. 조선왕릉 어디를 가도 비슷한 구조라고 하니 여기 와서 능을 보는 눈을 배워가는 것도 좋겠습니다. 헌인릉에서는 오전 10시 30분, 오후 1시 30분, 3시 하루 세 번 정기문화해설이 진행됩니다. 왕릉으로 들어가는 입구이자 신성한 공간임을 알리는 홍살문과 정자각 사이에는 ...
2011020103201953_mainimg

여긴 경주가 아닙니다!

1월 26일 오후 3시, 은마아파트 사거리에서 461번 버스를 탔다. 일원동에 있는 대모산을 가기 위해서였다. 등산도 산책도 즐기지 않아 꽃피는 봄에도 산행 한 번 않다가 영하 5도를 밑도는 추운 날씨에 느닷없이 길을 나선 건 순전히 그 산에 있다는 불국사를 가보기 위해서였다. 얼마 전, 경주 말고 또 다른 불국사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처음엔 믿어지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산마다 절 없는 곳이 거의 없다. 사찰의 개수는 지난 해 4월 문화관광부에 등록된 935개에 미등록까지 합치면 전국에 2만여 개가 넘는다. 1만 5천여 개인 전국의 편의점보다 많은 수다. 같은 이름의 절이 있는 건 당연하다. 부석사, 조계사, 해인사 같은 이름이 전국 곳곳에 있는 것처럼. 하지만 불국사는 다르지 않는가. 불국(佛國)이란 ‘부처의 나라’라는 뜻이다. 이름만으로도 곧 부처님과 맞먹는 위상을 지닌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국사는 경주에 있는 절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서울에도 불국사가 있다. 이상한 것은 석가모니를 모신 대웅전이 없단다. 약사여래를 주불로 모신다고 했다. 버스를 타고 일원동 한솔아파트 앞에서 내려 대모산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등산객들의 발에 다져진 눈길이 제법 미끄러웠다. 대모산은 높이 293m의 나지막한 산으로 구룡산과 더불어 주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사랑받는 곳이다. 은마 사거리에서 버스로 10여분 밖에 떨어지지 않았는데도 공기가 달랐다. 산 속 옹달샘 물처럼 차고 달았다. ‘도심 속에 산중 기도도량 불국사’. 오르막 입구에 서 있는 표지판은 속세와 극락의 경계가 여기라고 일러주는 듯 했다. 불국사로 향하는 폭 2.5m의 오르막길은 가파르지 않아 체력이 약한 사람도 걸을 만하다. 푸른 하늘과 칼칼한 바람, 산등성이 위에 한 뼘쯤 남아있는 겨울 햇살을 동무삼아 부지런히 올라갔다. 20분 정도 지났을까? 숨이 턱에 찬다 싶을 무렵 절이 나타났다. 맑은 풍경 소리가 먼저 객을 반겨주었다. 절 마당으로 올라가는 돌계단 옆에 ‘불국사 연혁’이 붙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