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까지 `고경태 기록전`이 열리는 서울 종로구 아트링크.

기록 없이 역사는 없다 ‘한 마을 이야기’

“누군가의 하루를 이해한다면 그것은 세상을 모두 아는 것이다.” 박성원 소설의 한 구절이다. 전시를 연 고경태는 저서의 머리말에서 ‘그 날 베트남 퐁니·퐁넛 마을 사람들의 하루를 이해한다면 세상을 모두 알 수 있을까’ 질문한 뒤 ‘그저 그날 하루를 통해 1968년의 세계와 그 너머를 어슴푸레하게나마 보려고 했다’고 밝힌다. ‘고경태 기록전, 한 마을 이야기’는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현장과 학살의 희생자, 유족·친지의 삶과 기억을 기록하려는 고경태 기자의 열망의 결과물이다. 10월 1일까지 `고경태 기록전`이 열리는 서울 종로구 아트링크. 야유나무가 본 그날을 기록하다 베트남전 이전과 그 이후를 기록한 고경태 전시를 보기 위해 서울 종로구 아트링크를 찾았다. 나무문을 밀고 전시장에 들어서니 긴 머리를 풀어헤친 듯 이파리 무성한 가지가 여러 갈래로 뻗은 나무 한 그루가 관람객을 맞는다. 사진 속 나무 이름은 야유나무. 전시 리플릿은 야유나무가 베트남 어디서든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로, 우리의 마을 당산나무 같다고 설명한다. 야유나무 옆에는 마을사당이 있고 그 안에 세워진 비석에는 죽은 사람들 이름이 새겨져 있다. 빗돌에 이름이 새겨진 이들은 대부분 한 날 한 시에 세상을 떠났다. 전시는 야유나무가 그 자리에 오롯이 서서 바라본 그 날, 1968년 2월 12일의 이야기를 기록했다. 전시장을 찾은 이들을 처음으로 맞이하는 사진, 그 날을 기억하고 있는 야유나무다. 기록은 48년 전 벌어진 사건 현장을 촬영한 미군 해병대 본(J.Vaughn) 상병의 사진으로부터 출발했다. 1968년 2월 12일 한국군 청룡부대가 다낭 인근 퐁니·퐁넛 마을로 진입한 뒤 74명이 죽고 17명만 살아남았다. 오후에 미군이 마을에 들어왔고 한 병사가 현장 사진을 찍었다. 공터에 널린 10여구의 주검, 쓰러져 신음하는 여성과 아이들을 담은 스무 장의 사진은 ‘타 버린 집들’ ‘가슴이 잘린 채 살아있는 여자’ 같은 모호한 설명과 함께 묻혀있었다. 사진들은 2000...
`대지의 눈`에 새겨진 故 김순덕 할머니의 그림 `끌려감`

남산에 아로새긴 ‘위안부’ 소녀의 눈물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초가을은 걷기 좋은 계절이다.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유명한 남산공원은 시민들의 발길이 더욱 잦아진다. 남산을 찾는 중국 관광객도 해마다 늘어 수천 명을 훌쩍 넘는다. 최근 서울의 관광 명소, 남산공원 입구에 조금 특별한 공간이 들어섰다. 지난 8월 29일 제막식을 가진 ‘기억의 터’에 다녀왔다. 남산공원 입구에서 조금 걸어 들어가면 `기억의 터`가 보인다. 시민 성금으로 만든 위안부 기억의 공간 기억의 터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아픔을 기리고, 지난 역사를 기억하자는 뜻에서 서울시와 시민사회가 함께 만들었다. 지난 2015년 기억의 터 조성 추진위원회가 꾸려졌고, ‘기억의 터 디딤돌 쌓기’ 국민 모금운동이 펼쳐졌다. 시민 1만 9,755명이 십시일반 정성을 모았다. 3억 4,000여만 원의 적지 않은 성금이 주춧돌을 놓았다. 기억의 터 한쪽에는 성의를 건넨 시민들의 이름이 새겨진 비석이 서있다. 충무로역 4번 출구로 나와 5분 남짓 걸으면 남산 입구가 나온다. 여기서 왼쪽 길로 접어들면 기억의 터에 이른다. 맨 처음 눈길을 사로잡는 건 기억의 터 안내문. 기억의 터 지형도와 함께 조형물들에 대한 친절한 설명에 전체 그림이 그려진다. 죽어서도 눈 감지 못한 할머니들 안내문을 지나면 사람 눈 모양을 본뜬 작품 ‘대지의 눈’이 탐방객을 맞는다. ‘대지의 눈’ 안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겪어온 지난 70여 년의 삶이 애절하게 담겼다. 기억의 터에 마련된 `대지의 눈`,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역사가 담겼다. "내 나이 12살, 언니와 나물을 뜯는데 차가 오더니 모자 쓴 사람들이 차를 타라고 했다. 둘이 끌어안고 버텼더니 나를 발로 차버리고 언니 머리채를 쥐고 차에 태웠다." ‘대지의 눈’에는 피해 할머니들의 생생한 증언들이 이어진다. 일본군은 2차 세계 대전 당시 조선을 비롯한 식민지국에서 여성들을 이런 식으로 잡아다 성노예로 부렸다. 12~16세 사이 어린 소녀들을 말이다. ‘대지의 눈’은 천인공노할 일제...
시급 `4500원`이라고 적힌 편의점 알바의 설문조사 답변지. ⓒ신혜연

시급 6,030원 너머의 권리를 찾아서

서울시에는 청년 아르바이트 노동자(알바)의 노동권을 보호하는 ‘수호천사’가 있다. 지난 5월 출범한 ‘아르바이트 청년 권리지킴이(권리지킴이)’가 그 주인공이다. 현재 1기로 선발된 44명의 권리지킴이들은 지역근로복지센터 등 서울 내 관련 기관 13군데에 흩어져 활동한다. 지난달 선발된 2기도 곧 활동에 들어간다. 기자가 권리지킴이들의 활동을 따라가 봤다. 시급 `4500원`이라고 적힌 편의점 알바의 설문조사지 “여긴 시급이 4천5백 원이네요.” 편의점 알바가 답을 한 설문조사지. 시급이 얼마인지 묻는 질문란에 ‘4,500’이라는 숫자가 도드라져 보인다. 중국인 유학생이 일하는 편의점의 경우다. 2016년 최저시급은 6,030원.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최저임금 미만을 지급한 사업주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이날 실태조사에 나선 권리지킴이 김상미(29) 씨는 “한국 현실을 잘 모르는 유학생을 상대로 최저시급 미만을 주고 일을 시키는 경우가 흔하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최고시급’ 6030원의 비밀 지난달 29일, 동대문구 청년 및 청소년 노동자들의 노동인권 보호 단체 ‘우동(우리동네 노동권찾기)’에서 활동하는 권리지킴이 3명이 인근 편의점 야간 알바를 대상으로 실태조사에 나섰다. 권리지킴이들이 공동으로 수행하는 서울시내 사업장 모니터링 활동의 일환이다. 각지에서 활동 중인 권리지킴이들은 청년들이 주로 종사하는 서비스업종 중에서도 근로 환경이 열악한 영세사업장과 음식점, 편의점, 배달업체 등을 직접 방문해 실태조사를 벌인다. 서울시는 이 자료를 근거로 서울시내 알바 실태 보고서를 작성할 계획이다. 설문조사는 저녁 9시부터 1시간 20분간 진행됐다. 방문한 편의점 여섯 군데 중 다섯 곳이 설문조사에 응했다. 설문조사지에는 시급, 휴게시간 등 근로 환경, 초과근무를 강요받는 등의 인권침해 여부를 확인하는 질문이 담겼다. 재성 씨가 편의점 알바에게 설문조사 참여를 부탁하고 있다. ‘6,030원...
청년의회 개회에 앞서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신혜연

`2016 서울 청년의회` 열리던 날

높은 실업률과 고액 등록금, 주거난으로 신음하는 청년들이 직접 만든 정책을 들고 서울시의회를 찾았다. 21일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청정넷)와 서울시의회 청년발전특별위원회가 서울시 의회에서 주최한 ‘2016 서울 청년의회’가 그 현장이다. 서울시 민간협력 기관인 청정넷은 올해 5월 139명의 서울청년의원을 위촉해 서울시 청년정책을 점검, 제안하는 모임을 가져왔다. 현재 서울시와 정부가 갈등을 빚고 있는 청년수당 정책도 여기서 제안됐다. 서울시의회에서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치른 청년의회에 다녀왔다. 청년의회 개회에 앞서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청년, ‘나’를 말하다 청년의회 시작에 앞서 오전 12시부터 서울시의회 1층 로비에서 사전행사가 진행됐다. 청년단체 민달팽이유니온 임경지 위원장이 진행을 맡아 청년의회를 찾은 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100여 명의 청년들이 로비를 메웠다. 서울사전행사의 주제가 도전적을 눈길을 끈다. ‘배운 대로 하는 세상은 지났다. 이제 내가 나를 말하겠습니다.’ 청년들은 ‘사회가 바라본 나’와 ‘내가 바라본 나’가 어떻게 다른지 이야기했다. 청년의회 시작에 앞서 정오부터 서울시의회 1층 로비에서 사전행사가 진행됐다. 민달팽이유니온 임경지 위원장이 사회를 맡았다. 서울시 동작구에 사는 김현진(20)씨는 자신을 “말 안 듣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자유분방한 성격의 김 씨는 중학생 때 부모님 몰래 뮤지컬 공연에 참여할 만큼 하고 싶은 일을 열정적으로 찾아다녔다. 8개월 전부터는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 산다. 김 씨는 “사회에서 볼 때 나는 ‘말 안 듣는 사람’이지만,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에서 스스로를 ‘잡히지 않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싶다”고 기염을 토했다. 부산에서 연구모임을 운영하는 엄창환(31)씨는 “청년활동에 관심을 가지면서 내 삶을 돌아볼 여유가 생겼다”면서 청년을 ‘마리오네트 인형’에 비유했다. “사회는 청년들을 이쪽저쪽으로 잡아당기며 조정하려고 하지만, 지금 청년들에게 필요한 건 줄을 끊어...
지옥철로 출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연기하고 있는 경기소리그룹 앵비 ⓒ경기소리그룹 앵비

남산골에 울려퍼진 현대판 노동요

“한일자로 늘어서서/ 출근전쟁 시작하세/ 부딪히고 북적대도/ 피할 수 없는 새벽의 공기” 무대 위 4명의 배우가 정신 없는 출근길을 연기한다. 너무 늦어 시말서를 써야 할까 고민하는 사람. 화장을 할 시간도 없는 사람. 모두가 출근 전쟁에 나서는 전사들 같다. 지옥철로 출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연기하고 있는 경기소리그룹 앵비 경기소리그룹 앵비가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선보이는 현대판 노동요 '이상사회 ver.2'의 한 장면이다. 이 작품은 매일 똑같은 출근길을 가는 직장인, 아무리 힘들고 괴로워도 웃음을 팔아야 하는 서비스직, 원하던 선생님이 되었지만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아 힘든 선생님, 하루 종일 해도 없어지지 않는 가사노동에 시달리는 엄마처럼 노동의 괴로움 속에 쳐 해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현대판 노동요로 풀어냈다. ‘꾀꼬리 날다’라는 뜻을 담고 있는 경기소리그룹 앵비는 이미리, 김미림, 최주연, 성슬기 네 명의 소리꾼들이 모인 소리패다. 2014년 '굿들은 무당'을 시작으로 옛 농민들이 농사를 지으며 부르던 노동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부르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부채 들고, 한복을 입는 고전적인 모습을 상상한다면 오해다. 현대 노동자들이 쉽게 들을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해금, 장구, 피리, 거문고 음악에 기타를 추가하고, 한자어가 많은 민요 가사를 요즘말로 바꿨다. 게다가 이번엔 연극 연출을 맡던 연출이 새로 참여해 연기와 안무까지 더해졌다. 삶의 전부인 ‘노동’이라는 주제답게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이 객석을 채웠다. 중학생부터 시작해 아흔이 가까운 노인들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관객들은 하나가 되어 울고 웃었다. 방바닥엔 오헹/ 머리카락 오헹/ 이놈 치우고 오헹/ 저놈 치워도 오헹 특히나 김미림이 연기한 엄마 역할은 관객 모두의 슬픔을 자아냈다. 옷 더미가 무대위로 던져지면 무거운 걸음으로 하나 둘씩 치워보지만, 도저히 감당하기 힘들다. 김미림은 무대에 앉아있던 엄마뻘의 관객을 무대 위로 불러 노래를 부르고 나머지...
80년대 이후 30년이 넘게 침체된 사람 없는 신흥시장

‘침체된 지역이 활짝~’ 해방촌이 변하고 있다

80년대 이후 30년이 넘게 침체된 신흥시장 남산도서관을 끼고 돌면 집들이 다닥다닥 붙은 동네가 나온다. 그 아래로 2013년 만든 보행로 데크를 끼고 가파른 길이 하나 보인다. ‘해방촌 오거리’이다. 아찔한 경사와 복잡한 주변 환경 때문에 주민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를 고쳐 보행자 친화도로로 만들자는 움직임이 거세다. 주체는 도시재생 주민협의체. 방법은 ‘해방촌 오거리 디자인 아이디어 설계 공모전’을 통해서다. 이곳만이 아니다. 해방촌에서는 작년부터 낙후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마을 공동체를 복원하는 ‘서울형 도시재생’ 사업이 활발히 펼쳐진다. 이 덕에 남산 아래 첫 동네 잠잠하던 해방촌이 오랜만에 활기에 차 넘친다. 지난달 25일 ‘찾아가는 현장 시장실’의 일환으로 해방촌을 다녀왔다. 내가 사는 곳을 ‘내 공간’으로 느끼며 일상 나누는 삶 우선 다사리 협동조합이 만드는 ‘전통장’을 만나러 갔다. 이곳 전통장은 된장과 고추장에 쓸 콩을 직접 재배하는데다, 장을 직접 담가왔던 어르신들의 노하우가 더해져 깊은 맛을 내기로 이름이 높다. 이익금은 교육 공동체 건설에 쓰여 의미도 남다르다. 마을기업인 다사리 협동조합 남기문 이사장은 “보다 많은 학교에 건강한 식품이 보급되었으면 좋겠다”며 “아이들이 좋은 것을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조과정을 아이들과 공유하는 활동의 중요성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서울시가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소망한다. 김성보 도시재생본부 주거사업기획관은 “다살이 협동조합 같은 경우 6-7개 마을 사람들이 직접 와서 물건을 사주는데, 팍팍한 서울 생활 속에서도 따듯한 정을 피워낸다”며, “스스로 뭔가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민들 삶의 원동력이 된다”고 마을기업의 의의를 강조한다. 이어 “이러한 모습이 서울형 도시재생의 본질”이라며, “주민들이 내가 사는 곳을 ‘내 공간’이라고 느끼며 일상을 같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청소년, 방관자 아닌 지역문제 해결의 주체로 `청소년 체인지메이커 디자인씽킹해방촌 프로젝트`...
서울시청 간담회장에서 청년수당 정책 설명회가 열렸다. ⓒ신혜연

“청년수당은 좌절하는 청년 위한 최소한의 지지”

7월 27일 서울시청 간담회장에서 열린 1인미디어 간담회 '청년수당, 그것이 알고싶다' 서울시 청년활동수당(이하 '청년수당')은 서울에 거주하는 만19세~29세 미취업 청년에게 사회참여 활동비로 매월 50만 원씩 최장 6개월간 지원하는 사업이다. 서울시는 이달부터 신청자를 받고, 선정된 청년 3,000명에게 8월부터 활동비 지원을 시작한다. 정책 시행을 앞두고 서울시는 27일 시청에서 청년, 1인미디어 간담회 ‘청년수당 그것이 알고싶다’를 열었다. 청년수당에 대한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서울시 청년 정책의 비전을 모색하는 시간을 현장에서 지켜봤다.‘청년 사회 진출의 마중물인가, 무책임한 복지 포퓰리즘인가?’ 자유토론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설명회에는 ‘하자’센터장과 청년허브 센터장을 역임하며 서울시 청년정책에 깊이 관여해 온 전효관 서울시 혁신기획관이 패널로 나섰다. 토론 진행은 청년문화포럼 문화예술청년위원장 최현진 씨와 네이버캐스트 ‘열린사람들’ 운영자 국도형 씨가 맡았다. 객석에서는 1인 블로거를 비롯한 청년 20여 명이 서울시 청년정책에 관한 날카로운 질문을 이어갔다.이날 행사는 페이스북 라이브방송과 유튜브 등으로도 생방송됐다. 시민들은 실시간 방송을 시청하며 댓글을 통해 질문과 의견을 남기는 방식으로 토론회에 참여했다. 관악구 청년문화단체 작은따옴표가 행사 시작에 앞서 `푸른꿈`을 부르고 있다.시대가 변하면 새로운 정책이 나와야 하는 법 전 기획관은 청년수당이 왜 필요한지 설명하는 것으로 토론회의 운을 뗐다. “저성장 사회가 되면서 사회진입이 어려워지고, ‘단군 이래 최대 스펙’을 지녔다는 청년들이 자기 능력을 실현할 기회를 잡지 못해 좌절하고 있습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해 볼 수 있는 최소한의 지지기반, 안전망이 돼 주자는 게 정책의 취지입니다.”청년수당은 기존 청년 정책과 다른 새로운 시도다. 전 기획관은 “중앙정부의 청년 정책이 2조 1천억 원인데 청년들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왜 일까?”라고 물은 뒤 정부가 청년인턴비, 고용유지비 명...
구의역

구의역 사고 시민보고회에 다녀오다

5월 28일 김모군(19)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근무하다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고등학교 졸업여행도 뒤로 한 채 일터로 가야했던 김군. 2015년 10월. 앳된 18살 고등학생 신분으로 은성 PSD에 ‘실습생’으로 들어갔다. 가사에 보탬을 주기 위해서였다. 공고로 진학한 이유도 돈을 벌기 위해서였으니까. 인력이 부족해 하루 평균 8시간 이상, 일주일에 6일 일에 매달렸다. 한숨 돌릴 틈도 모자랐다. 휴식 시간은 고작 하루 40분. 식사 시간도 30분이 채 안됐다.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컵라면이나 도시락으로 급하게 때우는 날도 많았다. 이런 상황에 연차를 쓴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친구들이 같이 졸업여행 가자고 제안했을 때, 갈 수가 없었다. 눈물을 머금어야 했다. 이렇게 한 달을 일해 144만 원을 받았다. 100만 원을 적금에 넣었고, 남은 44만 원을 동생과 용돈으로 나눠 썼다. 그날도 일터로 나갔다. 원래는 2인 1조로 들어가야 하는 곳이지만, 바쁘니까 혼자 들어갔다. 혼자 구의역의 9-4 지점 스크린도어에 장애물검지센서를 청소했다. 그러다 그만···. - 숨진 김군 어머니 기자회견 내용과 구의역 사고 조사보고서를 토대로 재구성한 사고일지 성실하게 자신의 임무를 다했던 19살 김군은 지난 5월 28일 구의역에서 혼자 장애물검지센서를 닦다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구의역 승강장 안전문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방지책을 수립하기 위한 진상조사 시민보고회가 지난 28일 서울시청 본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28일 오후 서울시청 본관 3층 대회의실에서 `구의역 사고 진상조사 결과 시민보고회`가 열린 가운데 김지형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이 시민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오른쪽에서 네번째) 진상규명위원회가 김군을 죽음에 이르게 한 근본 원인으로 꼽은 것은 ‘외주화’다. 1998년 외환위기로 구조개혁 등 ‘경영혁신’이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이때 인력 감축, 조직체계 개편과 함께 주요 업무의 민간위탁과 외주화가 이뤄졌다. 노조의 ...
백남준 기념관 발대식에는 서울시장, 고 백남준의 유가족 등 문화계 인사 80명이 참석했다

창신동에 백남준 기념관 생긴다

백남준 기념관 발대식에는 서울시장, 고 백남준의 유가족 등 문화계 인사 80명이 참석했다 2013년 영국 에든버러에서 열린 국제예술페스티벌. 새로운 문화세상을 연 두 명의 혁신적인 예술가를 집중 조명했다.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천재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리고 한명은 누구일까… 20세기를 대표한 미디어아트의 창시자 백남준이었다. 백남준은 1932년 서울 종로구에서 태어났다. 국내에 머물지 않고, 일본을 거쳐 독일, 미국 등 세계 각지로 활동무대를 넓혔다. 피아노 부수기, 머리로 붓글씨 쓰기 등 충격적인 행위 예술은 놀라움에서 찬사로 이어졌다. ‘TV 부처’, ‘TV 물고기’, ‘굿모닝 미스터 오웰’ 등의 작품을 선보이며 비디오 아트의 새장을 열었다. 인류 문화예술의 지평을 확대하며 세계를 주유한 백남준이 가장 그리워했던 곳이 어디일까. 서울 종로구 창신동이다. 바로 그곳에서 그의 생일인 7월 20일에 맞춰 백남준 기념관 사업 발대식이 열렸다. 28평 크기의 백남준 기념관 부지는 음식점으로 쓰이던 한옥이다. 리모델링을 거쳐 11월에 백남준의 예술혼이 깃든 새 공간으로 태어날 예정이다. 기념관 문 앞에는 소 머리가 내걸렸다. 2,500년 전 고대 페르시아 제국의 궁전 장식을 떠올려 주는 검은 색 소머리는 백남준이란 탁월한 예술가의 탄생을 알렸던 상징이다. 백남준이 첫 전시회를 열었던 1963년 독일 파르나스화랑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소 머리를 갤러리 입구에 내건 에피소드는 유명하다. 당시 백남준은 자신의 첫 갤러리인 만큼 한국의 전통에 따라 돼지머리로 고사를 지내고 싶었다고 한다. 돼지 머리를 구하지 못해 소 머리를 걸었고 그 충격적인 퍼포먼스에 독일 언론의 뜨거운 조명을 받을 수 있었다. 백남준 기념관 입구에 소 머리가 걸려있다. 백남준의 예술혼 잇는 부조화속 조화 비디오 아트 개막 연주 시각예술가 백현진을 비롯한 7명의 예술인이 펼친 발대식 기념연주는 백남준의 예술혼을 잇는 비디오 아트였다. 스크린에 페이스북 생방송으로 창신동에서 트롬본, ...
`궁을 걷다, 숨을 쉬다` 전시 포스터 사진 ⓒ박종우

휴식 같은 전시 ‘궁을 걷다, 숨을 쉬다’展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바쁜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고 싶지만 멀리 떠나기 부담스러울 때 서울의 고궁이 떠오른다. 콘크리트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기와지붕 고궁의 고즈넉한 풍경을 연상하는 것만으로도 카타르시스다. 이젠 전설이 돼 가는 과거와 소통하는 재미는 덤이다. 서울의 4대궁(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과 종묘를 렌즈에 담아낸 박종우 작가의 ‘궁을 걷다, 숨을 쉬다’ 전시는 그래서 이름만으로도 도시민의 가슴을 설레게 만든다. 전시회가 펼쳐진 서울 시민청 소리갤러리를 둘러봤다. `궁을 걷다, 숨을 쉬다` 전시 포스터 사진자연과 조화를 이룬 창덕궁의 사계가 아름답게 펼쳐져 3개 방으로 꾸며진 전시실. 첫 번째 방에서는 창덕궁의 수려한 영상이 계절별로 아름다움을 뽐낸다. 꽃이 흐드러지게 핀 봄, 녹음이 짙은 여름, 단풍이 울창한 가을, 하얀 눈이 흩날리는 겨울 등 자연의 변화에 따라 다채롭게 바뀌는 궁의 모습이 관람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은은하게 들려오는 음악소리도 감상을 돕는다.창덕궁은 조선 왕조 최초 궁궐인 경복궁에 이어 1405년(태종 5년) 조선왕조의 두 번째 궁전으로 건축됐다. 고려를 무너트리고 새로 창업한 조선의 권위를 나타내기 위해 질서 정연하게 건물을 세운 경복궁과 달리 창덕궁은 치세 안정기에 접어든 아들 태종이 자연과 조화로운 배치를 우선 삼아 지었다. 자연의 고요함과 고궁의 숭고함이 절묘하게 한데 어우러진다.조선의 왕들은 경복궁보다 창덕궁을 더 사랑했다. 조선 궁궐 중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왕들이 거처했던 공간이었던 점이 이를 증명한다. 창덕궁은 숲과 나무, 연못 등 자연과 어우러진 아름다움을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궁궐이다. `궁을 걷다, 숨을 쉬다展`, 가을 단풍과 어우러진 기와의 단청이 아름답다.두 번째 방에서는 경복궁, 창경궁, 덕수궁 등 3개 궁의 겨울 모습과 만난다. 흰 눈에 덮인 겨울 고궁의 정취가 선계의 아름다움을 자아낸다.‘큰 복을 누리라’는 뜻을 가진 ‘경복(景福)’이라는 이름은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