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6일 박찬일 셰프가 ‘세월을 이기고 전설이 된 서울의 가게들’이란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사진은 서울 국립민속박물관 내 야외전시장 '추억의 거리'

나와 함께 나이 먹는 가게 ‘노포’를 응원합니다

서울의11월 16일 박찬일 셰프가 ‘세월을 이기고 전설이 된 서울의 가게들’이란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사진은 서울 국립민속박물관 내 야외전시장 '추억의 거리' 휘황찬란한 네온사인이 지배하는 서울의 거리. 저녁 때가 되면 삼삼오오 모여 하루를 정리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트렌드를 따라 인테리어를 한 가게, 소박한 소품으로 아기자기한 멋을 추구한 가게, 지역에 상관없이 같은 모습을 보이는 프랜차이즈 가게 등 다양한 가게가 손님을 기다린다. 기분에 따라 찾는 가게가 다르겠지만, 때로는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노포를 찾고 싶을 때가 있다. ‘노포’라고 하면 ‘허름한 집에 세대를 거쳐 생업을 이어온 가게’란 이미지가 떠오른다. 한자로도 老(늙을 노)에 鋪(가게 포)를 써서 노포(老鋪)라고 한다. 금요일 저녁, 서울도서관에서 강의를 듣는 시민 우리가 말하는 노포에 대해 함께 알아보는 프로그램이 있어 다녀왔다. 서울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서울탐방 프로그램 ‘서울의 노포를 이야기하다. 그들은 어떻게 살아있는 전설이 되었나’가 11월 16일부터 시작했다. 11월 16일은 박찬일 셰프가 ‘세월을 이기고 전설이 된 서울의 가게들’이란 주제로 서울도서관에서 강의를 했고, 11월 17일은 권기봉 작가와 함께 서울도서관-을지로-명동 일대를 돌며 ‘근대의 역사를 품은 서울의 맛집 골목 이야기’를, 11월 24일에는 박찬일 셰프가 을지로-명동 일대의 노포를 찾아다니며 ’오래된 서울, 오래된 가게를 찾아서‘란 강의를 진행했다. 마지막 강의 때는 서울의 노포 한 곳에서 식사를 하는 시간도 가졌다. 노포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낸 박찬일 셰프 첫날 강의에서 노포에 대한 정의를 내려 봤다. 평균 업력 50년 이상, 변치 않는 맛과 인심, 함께 늙는 직원과 단골 등이 노포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은 100년 이상 지속한 가게가 1만5,000곳 이상 존재하는데, 우리나라는 약 80년 된 식당들이 가장 오래된 노포 축에 든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 100년 이상 된 노...
매콤한 양념에 볶아낸 낙지볶음도 명물이다

낙원동 노포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매콤한 양념에 볶아낸 낙지볶음도 명물이다 정동현 맛있는 한끼, 서울 (42) 낙원동 ‘호반’ 발품을 팔고 시간을 들여 맛집을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검색 한 번에 누구나 맛집을 다닐 수 있다. 하긴, 맛집이란 말도 요즘 생긴 말이다. 이제 맛집은 콘텐츠로 소비된다. 사람들은 인증샷을 찍듯 맛집을 순례하고 맛집을 평가한다. 그렇게 식당은 맛집이 되고 맛집은 콘텐츠가 되고 그 콘텐츠는 키워드가 된다. ‘#’ 해시태그를 붙여 키워드로 정리한 맛집은 이리저리 살점이 뜯긴 물고기와 같다. 그 물고기가 어디서 났는지,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는 상관이 없어진다. 필요한 것만 쏙 빼내 키워드로 정리하면 끝이다. 구체성은 사라지고 소비되기 쉬운 태그만 남는다. 누구나 맛집을 가고 맛집은 언제나 대체가능한 것이 되었다. 어차피 새로운 집은 생기고 새로운 태그는 넘쳐난다. 그런데 식당이 과연 그런 것인가? 이런 저런 회의가 들기 시작할 때 나는 한 집을 떠올린다. 낙원동 ‘호반’이다. 1961년 문을 연 ‘호반’의 역사는 이제 50년을 넘었다. 그리고 이제 두 번째 역사다. 첫 문을 연 주인장은 은퇴했고 당시 막내였던 지금의 주인장이 2015년 9월 다시 문을 열었다. 옛 간판도 그대로 가져왔는데 새로 단 간판에는 그 옛 호반의 뒤를 잇는다는 마음으로 (구)호반이라고 붙여 놨다. 더워도 추워도 늘 사람들이 들끓는 이곳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반가운 인사 소리부터 들린다. 장사가 잘 된다고 손님을 하대하는 경우는 이곳에 없다. 늘 자리가 모자란 것에 미안해하고 어떻게든 자리를 만들려 애를 쓴다. 환하고 깨끗한 실내에 자리를 잡고 메뉴를 보면 그다지 복잡할 게 없다. 탕부터 볶음, 수육, 튀김까지 구성이 다양해 취향에 맞게, 주종에 맞게 메뉴를 고르면 된다. 대표메뉴인 ‘순대’ 그럼에도 가이드가 필요하다면 시작은 순대로 하는 게 좋다. 이 집의 대표메뉴이자 제일 빠르게 나오기 때문이다. 대창에 소를 가득 욱여넣은 이 순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