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맛집이 모여드는 서울에서 찾아낸 진짜 서울의 맛을 만나보자.

서울 냉면 맛지도 공개 “냉면 어디까지 먹어봤니?”

전 세계의 맛집이 모여드는 서울에서 찾아낸 진짜 서울의 맛을 만나보자. 음식 이야기꾼 박찬일이 선택한 첫 번째 서울 음식은 냉면이다. 설렁탕, 불고기, 갈비탕, 떡국, 해장국. 서울의 대표 음식이다. 보통 냉면은 들어가지 않는다. 평양 등 이북의 음식이라는 고정관념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역사적으로 평안도를 지칭하는 관서 지방이 냉면의 본고장이다. 특히 평양은 도시의 여러 슬로건 중에 빠지지 않는 것이 ‘냉면의 도시’라는 말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에서 우리 대통령을 대접한 음식도 냉면이었다. 심지어 회담 장소에 제면기를 설치할 수 없어 차량으로 긴급 수송에 나서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냉면에 대한 그들의 자부심은 차고 넘친다. 그렇지만 나는 서울 대표 음식에 냉면을 넣어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냉면이 지금의 형태를 갖추는 데 평안도가 큰 몫을 하긴 했지만 냉면 그 자체는 이미 서울에서도 오랫동안 도시의 전통 음식이었기 때문이다. 역사가 흐르면서 냉면에 서울의 지분도 어느 정도 발생했다는 뜻이다. 서울에 개업한 평양식 냉면의 핏줄은 이북이다. 그러나 그 냉면을 소비하고 전통을 유지할 수 있게 한 손님은 꼭 이북 실향민만은 아니었다. 서울이라는 도시의 시민이 모두 그 주인공이었다. 나 역시 북한과는 전혀 혈통적 연계가 없다. 하지만 50년 동안 냉면을 ‘서울에서’ 먹어왔다. 시중의 유명한 냉면집에서 백발의 손님을 보고 으레 실향민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다수가 서울 토박이와 서울을 제2의 고향으로 삼고 살아온 이주민(또는 그 후손)이다. 말하자면, 서울은 지금 냉면 열기가 가득 찬 메트로 시티다. 냉면은 서울에서 이미 1800년대에 팔리고 있었다는 여러 근거가 있다. 1800년에 즉위한 조선의 왕 순조. 그가 밤에 민가에서 사들인 냉면을 먹는 이야기가 이유원의 라는 문집에 나온다. 고종은 또 어떤가. 소고기 고명을 올리고 배를 넣은 시원한 동치미냉면을 좋아했다는데, 이 냉면은 1903년 지금의 동아일보 ...
북한 정통 냉면 맛을 내는 '동무밥상' 냉면

여름이 아니어도 좋다! 시원한 냉면 한 그릇

북한 정통 냉면 맛을 내는 '동무밥상' 냉면 정동현 맛있는 한끼, 서울 (41) 합정동 ‘동무밥상’ 냉면은 어려운 음식이다. 한 젓가락 먹기 위해서 사람들은 냉면 족보를 논하고, 먹는 방식에 대해 논쟁한다. 그래봤자 차가운 면일 뿐인데 왜 그리 힘을 빼나 싶을 때가 잦다. 그러나 맑고 투명한 냉면 육수에 담긴 면 한사발을 보면 그 생각이 사라진다. 냉면은 어려운 음식이기 때문에 어렵게 먹는 게 맞는 듯싶다. 우선 육수를 차갑게 식혀 맑게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소나 돼지의 고기와 뼈를 채소 등과 함께 끓여 육수를 뽑는 것은 동서양 어디에나 있다. 하지만 이 육수를 차갑게 만드는 일은 아예 다른 차원이다. 프랑스 수프 콩소메도 냉면처럼 맑은 국물에 목숨을 건다. 하지만 온도가 높기 때문에 맛과 향을 쉽게 낼 수 있다. 차가우면 차가울수록 맛과 향은 가라앉아 느끼기 어렵다. 그만큼 더 신경을 집중해야 그 맛을 느낄 수 있다. 자연히 냉면 육수 맛의 차이는 미묘함에 달린 일이 된다. 사람들은 그 미묘함을 알아차리기 위해 집중한다. 그리고 그 투입된 정신 에너지만큼 사람들은 주관을 가지게 되고 주관에 따라 주장하게 된다. 더구나 글루텐이 거의 없고 열에 민감함 메밀의 성질 상 면 뽑는 것도 어렵다. 찰기가 넘쳐나는 밀가루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근래 냉면을 둘러 싼 논쟁은 달라진 남북 관계에 새로운 양상으로 접어들었다. 이제 어떤 냉면이 ‘맛있냐’가 아니라 어떤 냉면이 ‘북한’에 가깝냐는 것이다. 옥류관 냉면 사진 한 장으로 모양을 비교하고 연예인 인터뷰 한 자락에 맛을 짐작하며 정통이 무엇인지 밝혀내려 한다. 만약 냉면의 뿌리가 북한에 있고 북한 냉면에 최대한 닮아야 정통이라 주장할 수 있다면 당당히 목소리를 낼만한 집이 하나 있다. 합정동 ‘동무밥상’이다. 1998년 탈북하여 남한에 정착한 이 집의 주인장은 옥류관에서 교육을 받고 장성급 전용 요리사로 10년을 일했다. 딱 벌어진 어깨와 굵은 팔뚝을 보면 그의 과거가 헤아려진다. 날카로운 눈빛...
냉면

‘오장동 흥남집’…비빔냉면은 함흥식

짜장면과 짬뽕. 중국집에서 메뉴를 시킬 때 우리를 가장 고민하게 만드는 음식이다. 이 두 메뉴에 비견될만한 여름음식이 있다. 바로 물냉면과 비빔냉면이다. 흔히 ‘물냉면은 평양식, 비빔냉면은 함흥식’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 중 매콤한 맛으로 입안을 자극하는 함흥냉면은 무더위로 입맛을 잃은 이들이 즐겨 찾는 음식이다. 더욱이 함께 나오는 새콤한 맛의 회무침은 냉면의 시원한 육수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이 함흥냉면 ‘원조격’을 맛볼 수 있는 곳이 서울시 중구 오장동에 있다. 그곳은 ‘오장동 함흥냉면 거리’다. 입소문으로 만들어진 ‘오장동 함흥냉면 거리’ 지금은 전국적으로 즐겨 먹는 음식이 되었지만, 함흥냉면은 원래 북쪽 함경도에서 즐겨먹던 음식이다. 6·25전쟁 직후 남쪽으로 피난 온 실향민들은 오장동 등지에 터를 잡고 살기 시작했는데, 고향의 맛을 잊지 못해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서 전해졌다고 한다. 오장동 함흥냉면 거리 시작은 ‘오장동 흥남집’으로 알려져 있다. 1953년 전쟁을 피해 함경도 흥남에서 내려온 고(故) 노용원 할머니는 오장동에서 ‘흥남옥’이라는 상호로 냉면을 팔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흥남냉면’이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얼마 가지 않아 ‘오장동 흥남집’이라는 간판을 달게 된다. 뒤이어 고(故) 한혜선 할머니가 이듬해 ‘오장동 함흥냉면’으로 문을 열고, 이곳에서 기술을 익힌 주방장이 1980년 ‘신창면옥’을 개업했다. 이 세 곳 함흥냉면이 맛있다고 입소문을 타면서 오장동은 이른바 ‘함흥냉면의 원조’가 된 것이다. 전성기에는 이 거리에 냉면 가게만 스무 곳이 넘었다고 하니, 당시 함흥냉면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입안이 얼얼한 ‘이열치열’ 음식 함흥냉면 함흥냉면을 맛보기 위해 직접 오장동 함흥냉면 거리를 찾았다. 이날 맛볼 음식은 이 거리의 대표 메뉴 회냉면이다. ‘원조의 맛은 어떨까’ 하는 기대를 하는 찰나 빠르게 식탁 위로 음식이 준비됐다. 냉면그릇에는 동그랗게 말린 면 위로 오이채, 삶은 달걀 반쪽, 무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