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마재석

“그림같이 써라. 그러면 기억할 것이다!”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57) 눈에 그려지듯 써라 - 글과 그림의 상관관계 미국 언론인이자 퓰리처상의 장본인 조지프 퓰리처는 이렇게 말했다. “그림같이 써라. 그러면 기억할 것이다.” 그의 말대로 눈에 그려지듯 쓰면 잘 읽힌다. 크로키와 데생 훈련 글이나 그림이나 모든 것을 다 표현할 수는 없다. 가장 특징적인 장면이나 성격을 그려내야 한다. 불필요한 부분을 최대한 덜어내고, 남은 부분의 특징을 압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런 글쓰기 분야는 많다. 기사, 보고서, 블로그의 제목 뽑기, ​표어나 슬로건 작성, ​광고 카피 만들기 등. 그림으로 치면, 크로키와 같다. 그림의 데생훈련 같은 것도 있다. 묘사와 기록이다. 본 그대로를 묘사하거나, 일어난 일 그대로 기록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눈에 보이는 대로 묘사하는 글쓰기로 출발해 느낌과 해석으로 확장해 나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사실대로, 구체적으로 쓰는 것이다. 글쓰기는 출구 찾기 깜깜한 방에서 출구를 찾아 더듬더듬 미로를 헤매는 것이 글쓰기다. 저 멀리 보이는 한 줄기 빛을 향해 좌충우돌하며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과정이다. 처음엔 막막하고 글과 데면데면 하다가 한참 동안 글과 씨름하다 보면 어느새 글의 윤곽이 잡히고 전체적인 그림이 완성된다. 그것은 마치 중고교 다닐 적, 문제집 여러 권을 풀었을 때 전체가 한 장의 그림으로 다가오는 경험이고, 글쓰기는 누가 더 빠르고 그럴싸하게 완성된 그림을 그리느냐의 승부다. 퍼즐 맞추듯 그림 퍼즐 맞추듯 글쓰기를 시작하자. 그림으로 채워야할 광활한 판때기를 보면 얼마나 막막한가. 백지의 공포다. 퍼즐 조각은 두서없는 생각, 즉 글감이다. 우선 비슷한 색깔의 퍼즐 조각을 분류해서 모은다. 퍼즐 그림을 그릴 때 이웃해 있을 확률이 높은 덩어리별로 모으는 것이다. 글감의 클러스트화 작업이다. 글에서는 한 문단에 놓일 것들이다. 이제 그림판에 퍼즐 조각을 배치할 차례다. 어디서부터 시작하는 게 가장 좋은가. 모...
가을ⓒ이택근

글 쓰고 싶게 하는 8가지 방법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56) 쓰지 않고는 못 배기게 하는 법 끊임없이 밀어넣기 배출하지 않고는 참을 수 없을 만큼 많은 것을 보고, 읽고, 듣고, 느낀다. 이런 상태에서는 안에 놓아두는 것보다 배설하는 게 훨씬 편안하다. 아직 쓰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것은 내 안에 더 채울 공간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채우는 게 먼저다. 채우면 쏟아내게 돼 있다. 소설가 안정효 씨는 말했다. “책에서 얻은 지식과 감동의 찌꺼기를 어떤 방법으로든 배설하고 소진시키지 않으면 안됐다. 그래서 썼다. 밤낮으로 썼다. 정말로 행복했다.” 정서적으로 감응하기 감정이 복받쳐 간절하게 하고 싶은 말이 생기면 쓰지 않고는 못 배긴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어떤가. 가슴이 체한 것처럼 싸하고, 기분이 왜 좋은지 몰라 생각해 보니 그 사람 때문이란 걸 알았을 때 그에게 뭔가 쓰지 않고는 못 배긴다. 화가 나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때도 마찬가지다. 머리끝까지 치솟은 분노를 쏟아내지 못하면 터질 것 같을 때 우리는 쓴다. 불의를 목격하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을 때 댓글이라도 달고 벽에 낙서라도 하고 싶다. 간절히 뉘우치거나 원하는 게 있을 때도 그렇다. 시한부 암 선고를 받은 엄마에게 불효를 뉘우치는 편지를 쓰지 않고는 못 견딜 만큼 괴로울 때도 펜을 들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뇌는 논리적 사고보다 정서적 자극에 더 창조적이고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생각 쌓기 매일 한 가지씩 생각을 쌓아나간다. 누군가 ‘이것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물었을 때, 뭐라 대답할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출퇴근이나 산책 등 하루 일과 중 5분, 10분 시간을 낸다.아무것이나 생각할 대상을 정해 거르지 않고 규칙적으로 생각한다. 생각한 결과는 어딘가에 기록해둔다. 이렇게 해서 생각이 쌓이면 글을 안 쓰고 버티기도 힘들다. 어휘와 놀기 어휘와 노는 것에 재미를 붙인다. 이때 어휘란 단어, 개념을 포괄한다. 글은 단어와 개념으로 쓴다. 개념이 ...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첫 문장 공포에서 탈출하는 방법 10가지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18) 누군가 그랬다. “글을 쓰기 시작하는 일은 영하 30도 시베리아 벌판에서 몇 달씩 묵혀둔 자동차에 시동을 거는 것과 같다. 손은 꽁꽁 얼어 굳어 있고, 차창 밖에서는 시베리아 북극곰이 덮칠 기세로 달려들고 있다.” 그만큼 첫 문장, 첫 문단 쓰기는 어렵다. 머릿속은 굳어 있고, 과연 내가 쓸 수 있을지 공포감이 엄습한다. 그런 점에서 첫 문장을 쓰는 것은 두려움이자 용기이고 설렘이다. 글쓰기는 시작이 절반이 아니다. 거의 전부다. 시작을 해야 글을 쓸 수 있다. 글에 말을 걸어야 글이 대답한다. 또한 시작이 좋지 않으면 독자는 떠난다. 글의 시작은 유혹이어야 한다. 치명적일수록 좋다. 글 좀 쓰는 사람은 시작하는 방법을 10여 개 갖고 있다. 돌려막기 하듯 이번에는 이것, 다음에는 저것으로 돌려가며 쓴다.이들의 시작 방식을 유형 별로 나눠 기억해뒀다 써먹어보자.어차피 그들도 처음엔 누군가를 모방했고, 그것들은 그들의 전매특허가 아니다. 흔한 방식이지만, 글을 쓰게 된 배경을 설명한다. 글을 쓰게 된 동기, 쓰는 목적, 취지를 설명한다. 배경 설명으로 시작하면 쓰는 사람이 마음 편하게 시동을 걸 수 있다. 독자를 예열시키는 효과도 있다. 주제에 집중해서 시작할 수도 있다. 하고자 하는 얘기의 요점과 주제를 명확히 밝힌다. 논문이나 딱딱한 글에 적합하다. 개인적인 경험이나 일화로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이 서른만 넘으면 주제와 관련한 기억이 뭐라도 한두 가지는 떠오른다. 내가 모신 두 대통령은 늘 여기서부터 글쓰기를 시작했다. 가장 좋은 소재는 누구에게도 밝히고 싶지 않은 이야기다. 예를 들어, 돈 문제에 관한 글을 쓸 때 도둑질한 일을 고백하는 것이다. ‘나’로부터 시작하는 이야기여야 하지만, 내 이야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 ‘우리’로 확장해야 한다. 그래야 독자는 자기 이야기로 받아들인다. 과거 회상도 좋지만 미래 상상도 재미있다. 이야기를 잔뜩 늘어놓고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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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서 자유로워지는 방법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2) 글쓰기에서 자유로워지는 방법 글쓰기를 잘하려면 기초체력이 필요하다. 운동선수가 근력과 지구력을 키우듯이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자신감, 끈기, 호기심, 절제력 등이 있어야 한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과 절제력이다. 우선, 자신감이란 무엇인가. 스스로를 믿는 것이다 ‘내 안에 글감이 있다.’ ‘나는 나만의 글쓰기 방식이 있다.’고 믿는 것이다. 자신을 믿는 사람의 특징은 세 가지다. 첫째, 자기 생각을 잘 길어 올린다. 자기 안에 무슨 생각이 있는지 탐색하는 걸 즐긴다. 그리고 기어코 끄집어낸다. 누구에게나 생각과 느낌이 있다. 하루에도 오만 가지를 생각하는 게 사람이다. 이러한 생각과 느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다. 많이 배운 사람이나 못 배운 사람이나,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나 안 읽은 사람이나 똑같다. 오히려 책상물림보다는 경험으로, 오감으로 체득한 사람의 생각과 느낌이 더 풍부하고 생생하다. 둘째, 자신을 믿는 사람은 일단 쓴다. 눈치 보지 않는다. 자기 검열을 하지 않는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글이란 것은 쓰면 써지는 것이라고 믿고 쓴다. 자신을 못 믿는 사람은 썼다 지웠다만 반복한다. 종이에 쓰지 않고 머릿속으로만 쓴다. 이렇게 쓰면 남들이 뭐라 할지 과도하게 의식한다.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지도 않는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다. 셋째, 자신을 믿는 사람은 보여준다. 자신 있게 보여준다. 호평이나 혹평에 흔들리지 않는다. 호평을 받았다고 우쭐하지도, 혹평에 의지소침하지도 않는다.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받아들인 건 받아들이고 무시할 건 무시한다. 받아들일 건 흔쾌하게, 무시할 것은 ‘그건 당신 생각이고, 내 생각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글은 보여주려고 쓰는 것이다. 보여주지 않는 글은 의미가 없다. 많이 보여줄수록, 다양한 피드백을 받을수록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무엇보다, 자신을 믿는 사람은 과욕을 부리지 않는다.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