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첫 문장 공포에서 탈출하는 방법 10가지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18) 누군가 그랬다. “글을 쓰기 시작하는 일은 영하 30도 시베리아 벌판에서 몇 달씩 묵혀둔 자동차에 시동을 거는 것과 같다. 손은 꽁꽁 얼어 굳어 있고, 차창 밖에서는 시베리아 북극곰이 덮칠 기세로 달려들고 있다.” 그만큼 첫 문장, 첫 문단 쓰기는 어렵다. 머릿속은 굳어 있고, 과연 내가 쓸 수 있을지 공포감이 엄습한다. 그런 점에서 첫 문장을 쓰는 것은 두려움이자 용기이고 설렘이다. 글쓰기는 시작이 절반이 아니다. 거의 전부다. 시작을 해야 글을 쓸 수 있다. 글에 말을 걸어야 글이 대답한다. 또한 시작이 좋지 않으면 독자는 떠난다. 글의 시작은 유혹이어야 한다. 치명적일수록 좋다. 글 좀 쓰는 사람은 시작하는 방법을 10여 개 갖고 있다. 돌려막기 하듯 이번에는 이것, 다음에는 저것으로 돌려가며 쓴다.이들의 시작 방식을 유형 별로 나눠 기억해뒀다 써먹어보자.어차피 그들도 처음엔 누군가를 모방했고, 그것들은 그들의 전매특허가 아니다. 흔한 방식이지만, 글을 쓰게 된 배경을 설명한다. 글을 쓰게 된 동기, 쓰는 목적, 취지를 설명한다. 배경 설명으로 시작하면 쓰는 사람이 마음 편하게 시동을 걸 수 있다. 독자를 예열시키는 효과도 있다. 주제에 집중해서 시작할 수도 있다. 하고자 하는 얘기의 요점과 주제를 명확히 밝힌다. 논문이나 딱딱한 글에 적합하다. 개인적인 경험이나 일화로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이 서른만 넘으면 주제와 관련한 기억이 뭐라도 한두 가지는 떠오른다. 내가 모신 두 대통령은 늘 여기서부터 글쓰기를 시작했다. 가장 좋은 소재는 누구에게도 밝히고 싶지 않은 이야기다. 예를 들어, 돈 문제에 관한 글을 쓸 때 도둑질한 일을 고백하는 것이다. ‘나’로부터 시작하는 이야기여야 하지만, 내 이야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 ‘우리’로 확장해야 한다. 그래야 독자는 자기 이야기로 받아들인다. 과거 회상도 좋지만 미래 상상도 재미있다. 이야기를 잔뜩 늘어놓고 이것...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글쓰기는 어떻게 연습해야 할까?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17) 수영이건 기타 건 바둑이건, 하물며 자전거 타는 것도 잘 하려면 배워야 한다. 타고난 사람일지라도 일정 기간 연습이 필요하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글쓰기 연습의 왕도는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많이 읽고 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베껴 쓰기 많은 사람이 권하는 방식으로 ‘베껴 쓰기’가 있다. 좋은 방법이다. 로 친숙한 찰스 디킨스가 필경사 출신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당시에는 인쇄술이 대중화되지 않아 글을 직접 베껴서 책을 만들었다. 디킨스는 그 베껴 쓰기를 하다가 작가가 된 것이다. 굳이 베껴 쓰지 않고 반복해서 읽기만 해도 효과가 있다. 글은 글을 통해 배우는 게 맞다. 고전이나 소설도 좋지만, 나는 칼럼 읽기를 권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칼럼니스트의 글을 서른 개 정도 출력해서 한 꼭지 당 4번씩 되풀이해서 읽는 것이다. 첫 번째는 내용 파악을 위해, 두 번째는 요약하면서, 세 번째는 반론하면서, 네 번째는 시작과 끝, 전개 방식 등 글의 구조를 분석하면서 읽는다. 모방은 훌륭한 글쓰기 선생이다. 좋은 글귀 암송 명언이나 시, 속담을 암송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명언, 시, 속담은 오랜 세월 검증되고 선택받은 문장들이다. 거기에는 온갖 수사법이 구사돼 있다. 토속어나 기발한 표현도 많다.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이라고 했다. 같은 글을 백 번 반복해서 읽으면 의미가 저절로 드러나게 되듯이, 영어 문장을 많이 외어두면 영어를 잘할 수 있듯이, 일단 무턱대고 외어두면 머릿속에서 화학작용(?)을 일으켜 글을 만들어낸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문장을 암송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었을 것이다. 합평 소모임 운영 직접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방식은 첨삭 지도다. 첨삭 수정을 해줄 멘토가 있으면 좋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상호 첨삭을 해줄 소모임을 만든다. 구성원 3~5명이 격주 혹은 한 달에 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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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은 네 가지를 갖춰야 한다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16) 문단 중심 글쓰기 요령 세 가지 층위의 글쓰기가 가능하다. 첫 번째, 집짓기 방식이다. 설계도를 그리고 집을 짓듯, 개요를 짜고 거기에 맞춰 글을 쓴다. 일반적으로 권장하는 방법이다. 학교에서는 이렇게 쓰라고 가르친다. 하지만 이는 글의 전체 윤곽을 잡고 있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글의 처음과 끝을 알고 있지 못한 사람에게는 오르지 못할 나무다. 두 번째, 블록 쌓기 방식이다. 글에서는 문장이 블록이다. 문장을 생각나는 대로 쓰는 방식이다. 문장이 생각나지 않으면 단어를 써도 좋다. ‘집짓기’ 방식이 개요라는 숲에서 시작하는 방식이라면 ‘블록 쌓기’는 문장이라는 나무에서 시작한다. 어린 시절 블록 쌓기 놀이하듯, 생각나는 문장을 두서없이 이것저것 써보는 것이다. 이렇게 축적한 문장의 양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글이 된다. 어느 문장은 전체 글의 주제문이 되고, 어느 문장은 근거로 쓰이고, 또 어느 문장은 사례가 되기도 한다. 이 방식은 일장일단이 있다. 쓰기는 쉬우나, 쓰고 나서 정리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세 번째는 배짓기 방식이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방식의 장단점을 반영한 것으로서, 문단 중심 글쓰기 방식이다. 배는 부분 부분을 만들어 합체하는 방식으로 건조한다. 글도 독립적인 문단을 여러 개 써서 이어 붙이는 방법으로 쓸 수 있다. 문단은 하나의 작은 독립 글이므로 가능하다. 나는 이 방식을 선호한다.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는 많다. 그중 하나가 여러 작업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어려움이다. 맞는 어휘를 찾으면서, 문장의 주술 호응을 따지고, 문단과 문단의 연결을 고민하며, 전체 구성에 신경 써야 한다. 이런 고민의 수를 줄이는 방법이 문단 중심 글쓰기다. 한 문단만 신경 쓰는 것이다. 문단 하나하나를 만드는 데 집중한다. 대신에 하나의 문단이 단단해야 한다. 두부같이 물렁하지 않고, 벽돌같이 견고해야 한다. 써야 할 글의 분량이 많으면 그만큼 많은 문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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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게 문장을 쓰는 10가지 방법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15) 나는 두 가지에 중점을 두고 문장을 쓴다. 그 하나는 문장의 형식이고, 다른 하나는 내용이다. 형식은 문법에 맞게 쓰려고 노력한다. 내용은 알기 쉽게 쓰는 데 주안점을 둔다. 첫째, 단문으로 쓴다. 주어+서술어, 주어+목적어+서술어, 주어+보어+서술어 중심으로 쓴다. 단문으로 쓰면 문법에 어긋날 확률이 낮다. 복잡하지 않아 이해하기도 쉽다. 늘 문장을 쓰고 나면 더 쪼갤 수 없나 생각한다. 둘째, 한 문장 안에서 같은 단어를 반복하지 않는다. 문법에 어긋나진 않지만, 글의 품위가 떨어진다. 같은 단어의 중복만 없어도 잘 쓴 글 같이 느껴진다. “는 내가 퇴고하고 나서, 아내가 퇴고를 다시 한 번 했다.” ‘퇴고’가 두 번 들어갔다. 이렇게 쓰면 한 번만 들어간다. “는 나와 아내가 함께 퇴고했다.” 셋째, 문장 성분 간의 호응은 필수다. 문장 성분은 일곱 가지밖에 없다. 주어, 서술어, 목적어, 보어, 관형어, 부사어, 독립어가 전부다. 이 가운데 관형어는 주로 명사를 꾸미고, 부사어는 동사와 형용사를 꾸민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어와 서술어의 호응이다. 퇴고할 때 가장 염두에 둬야 할 것이 바로 호응 관계다. 아울러, 열거하는 내용이 대등한 관계에 있는지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넷째, 수식어는 절제한다. 꾸미는 말이 많으면 꾸밈을 받는 말 사이에서 호응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수식어와 피수식어가 호응하지 않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서도 수식어는 많이 쓰지 않는 게 좋다. 수식어가 많으면 글이 유려해지는 장점도 있지만, 그에 비례해 어려워질 수도 있다. 화려한 글을 쓰려는 욕심 때문에 글쓰기가 힘들어지기도 한다. 미사여구가 많은 글이 반드시 좋다고 할 수 없다. 다섯째, 수식어를 써야 하는 경우에는 피수식어 가까이 쓴다. 최대한 붙여 써야 오해가 없다. 긴 수식어는 앞에, 중요한 수식어는 뒤에 놓는다. 무엇이 수식을 받는 말인지 애매한 경우에는 콤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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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헤밍웨이나 톨스토이와 다른 점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14) 퇴고 고수와 하수의 차이 우리가 헤밍웨이나 톨스토이와 다른 점은 무엇이고, 같은 점은 무엇일까. 우선, 같은 점이 있다. 그들이나 우리나 초고가 엉망이라는 사실이다. 헤밍웨이가 그랬다. “모든 초고는 걸레다.” 다른 점도 있다. 헤밍웨이나 톨스토이는 퇴고를 열심히 했고, 우리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헤밍웨이는 를 400번 이상 다시 손봤고, 톨스토이는 를 35년간 퇴고했다. 우리 가운데 3번 이상 퇴고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퇴고에도 고수와 하수가 있다. 하수는 단어와 문장부터 고치려 들지만, 고수는 전체 구조부터 본다. 하수는 첫줄부터 고치지만, 고수는 중간부터도 보고, 끝에서부터 거꾸로도 본다. 그래서 하수는 1장만 공부하듯 첫 문단만 갖고 논다. 고수는 초고를 단지 고치기 위해 쓴 글쯤으로 여긴다. 그에 반해 하수는 초고를 금과옥조처럼 여기고 초고에 얽매인다. 고수가 초고 집필과 퇴고에 들이는 시간 비중은 3대7 혹은 4대6이다. 즉 퇴고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하수는 이와 정반대다. 고수는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잘 드러나는지, 설득력이 있는지, 흐름은 매끄러운지를 중점적으로 확인한다. 하수는 맞춤법에 매달린다. 하수는 퇴고에 관한 핑계가 많다. ‘초안 쓰느라 진이 빠졌다’, ‘귀찮다’, ‘시간 없다’, ‘고쳐봤자 거기서 거기다’, ‘고칠 게 없다’ 고수는 핑계 댈 시간에 고친다. 하수는 쓰면서 고치느라 끝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고수는 일단 쓴 후에 고치기 때문에 마무리를 짓지 못하는 일은 없다. ​고수는 글을 쓴 후 일정 시간 묵혀둔다. 자기가 쓴 글이 낯설어 질 때쯤 다시 본다. 시간이 없으면 문밖이라도 한번 나갔다 온다. 그러나 묵혀두는 시간이 너무 길면 안 된다. 감을 잃지 않는 지점까지라야 한다. 하수는 쓰자마자 본 후, 고칠 게 없다고 한다. 당연하다. 방금 그렇게 썼다면, 그리 쓴 이유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고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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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면 누구나 쓸 수 있다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13) 이리 해도 안 되면 방법이 없다 이렇게 하면 누구나 쓸 수 있다. 방법도 간단하다. 글이 안 써질 때 나는 일곱 가지를 생각한다. 일곱 개 체에 거르다 보면 어느 것 하나에는 걸린다. 누구나 그럴 것이다. 첫째, 아는 것을 쓴다. 모르는 것은 못쓰지만 아는 것은 쓸 수 있다. 모르는 것을 아는 체하려니 힘든 것이다. 아는 것은 누구나 쓸 수 있다. 쉽고 구체적으로 쓰면 된다. 모르는 것은 이렇게 쓰기 어렵다. 하지만 아는 것은 가능하다. 특히 직접 겪고 느낀 것은 자신이 가장 잘 안다. 그것을 쓰자. 아는 만큼만 쓰자. 둘째, 많이 읽는다. 가리지 않고 읽는다. 양이 중요하다. 무턱대고 많이 읽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안 읽혀지는 고전을 10권만 읽어보라. 시집을 다섯 권만 정독해보라. 많이 읽으면 쓰고 싶은 순간이 온다. 토해 내지 않고는 못 배기는 때가 온다. 반드시 온다. 그때 쓰면 된다. 셋째, 단문으로 쓴다. 복문, 중문, 포유문 이런 것들은 쉽지 않다. 수식어가 많은 글을 쓰는 것도 어렵다. 다양한 수사법을 구사하는 글쓰기는 한층 더 어렵다. 그러나 주어+서술어, 주어+목적어+서술어, 주어+보어+서술어만으로 단문을 쓰는 건 쉽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그렇게 쓴다. 한글을 깨우친 사람이면 누구나 쓸 수 있다. 그런 글은 쓰기도 쉽지만, 읽기도 좋다. 넷째, 자료를 찾아 쓴다. 글쓰기는 자료의 요약이다. 자료는 어딘가에 있다. 자료가 없어서 글을 못 쓰진 않는다. 분명히 있다는 확신을 갖고 찾으면 반드시 나타난다. 지금 글을 못 쓰고 있다면 아직 자료를 찾지 못했을 뿐이다. 자료가 있는 데를 찾아 머릿속, 인터넷, 책, 들과 산, 영화, 음악 속으로 들어가라. 다섯째, 남의 글을 흉내 낸다. 좋은 글은 이미 누군가 다 써놓았다. 지천에 널려 있다. 그런 글을 모방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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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명료하게, 그림같이, 노래처럼 써라”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12) 독자가 만족하는 글이란 “그대 가슴의 처마 끝에 풍경을 달고 돌아왔다. 먼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소리 들리면 보고 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정호승 시인의 란 시의 일부다. 풍경(風磬)은 처마 끝에 다는 작은 종이다. 바람이 부는 대로 흔들리면서 소리가 난다. 소리가 나지 않는 풍경, 바람이 불지 않는 곳의 풍경은 더 이상 풍경이 아니다. 글도 그렇다. 글은 풍경이다. 독자의 반응이 바람이다. 글은 보여주기 위해 쓴다. 반응을 기대하며 쓰는 게 글이다. 글 쓰는 사람이 의식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그것이 글의 본질이다. 반응이 없는 글, 읽혀지지 않는 글은 무의미하다. 반응을 얻기 위해서는 독자가 읽고 싶은 글을 써야 한다. 출판사에 3년 가까이 몸담고 있다. 그사이 가장 큰 소득은 독자의 심리를 어렴풋이나마 알게 됐다는 점이다. 독자는 어떤 글을 원하며, 어느 대목에서 흥미를 느끼고, 어느 지점에서 지루해 하는지를 깨닫게 됐다. 독자는 글에서 다섯 가지를 기대한다. 첫째, 새로운 사실 혹은 유용한 정보 둘째, 참신한 시각이나 관점, 해석 셋째, 재미있는 이야기 넷째, 인상적인 인용구 (명언, 통계, 사례 등) 다섯째, 멋있는 표현이다. 내 글을 읽는 사람에게 이 다섯 가지를 선사해야 한다. 이 가운데 한 가지도 찾지 못하면 독자는 화를 낸다. 만약 이 모두를 충족하면 독자는 포만감과 뭉클한 감동을 느낀다. 새로운 사실과 정보는 넘쳐난다. 열심히 찾기만 하면 된다. 참신한 시각이나 관점 역시 어렵지 않다. 자료를 이것저것 찾아 읽다 보면, 여러 사람의 생각과 의견을 듣거나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생긴다. 결국 이것도 열심히 읽고 취재하면 해결될 문제다. 재미있는 이야기는 많다. 전래동화, 전설, 민담, 이솝우화, 그리스신화, 고사성어 이야기, 영화 줄거리 등 모두가 이야기다. 물론 내 이야기가 가장 좋다. 생생하고 구체적이다. 하지만 자기 이야기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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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력을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11) 단어와 놀아보자글쓰기는 단어 쓰기다. 모든 글은 단어 하나에서 시작한다. 단어가 모여 문장을 이루고, 문장이 모여 문단을 만들고, 문단이 모여 한 편의 글이 된다.그러므로 글을 잘 쓰려면 단어를 잘 써야(用) 한다. 어휘력이 풍부한 사람이 글을 잘 쓴다.어휘력을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곱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1. 단어 실력을 높이겠다는 각성이 먼저다. 왜 ‘각성’이란 단어를 썼나. 영어 단어 공부하듯이, 아니 그 정성의 1/10만이라도 들였으면 하는 생각에서다. 영어 단어 모르는 것은 부끄러워하면서 우리말 뜻을 헷갈리는 것에는 당당(?)하다. 영어 단어 실력을 키우기 위해 힘쓰듯이 우리말 어휘 실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자.2. 글을 써야 할 일이 있으면 주제어를 온라인 국어사전에서 찾아보자. 단어의 뜻과 예문, 비슷한 말, 반대말 등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그 단어가 들어간 속담과 격언까지 나오는 경우도 있다. 어휘 실력이 느는 것은 물론이고, 여기서 글의 힌트를 얻는 경우가 많다. 정 쓸 말이 없으면 ‘사전적 정의’로 글을 시작할 수 있다.3. 글을 쓰다가 수시로 사전을 찾아보자. ‘발전’이란 단어를 써야 할 일이 생기면, 곧장 쓰지 말고 사전을 찾아보라. 비슷한 뜻으로 이렇게 많은 단어가 있다. 향상, 발달, 번영, 개화, 성장, 신장, 약진, 흥성, 진전, 융성... 이 가운데는 ‘발전’보다 더 그 자리에 맞는 단어가 있을 수 있다. 그 단어를 썼을 때 글은 더 좋아진다. 글쓰기는 가장 정확한 단어, 오직 하나뿐인 단어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플로베르는 이를 ‘일물일어(一物一語)라고 했다.4. 같은 단어를 반복하지 말자. 같은 단어를 반복하지만 않아도 좋은 글이 된다. 노무현 대통령을 모시고 2차 남북정상회담을 하러 갈 때, 나는 하나만 준비했다. 국민에게 드리는 대통령의 정상회담 결과 보고 연설문을 작성하는데 가장 많이 쓰게 될 단어는 ‘말했다’ 였다. 그래서 ‘말했다’와 비슷한 말을 찾아 가지고 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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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쓰면 어떡하지’라는 공포심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9) 시간을 활용한 글쓰기 글쓰기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정해진 시간 안에 써야 한다는 것 때문에 글쓰기가 힘들다. 오죽하면 마감시간을 ‘데드라인’이라 하겠는가. 어차피 시간의 굴레를 벗어나기 어렵다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마감시한도 긍정적으로 보면 글쓰기를 독려하는 힘이 된다. 특히 의지만으로는 글을 쓰지 못하는 사람, 글쓰기가 즐거움이 아니라 고통과 공포인 사람에게는 효과 만점이다. 나는 책을 쓸 때, 스스로 마감시한을 만들었다. 온라인 매체에 글쓰기 칼럼을 매주 게재하기로 약속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매주 한 편씩 써야 하는 글 감옥에 스스로를 가둔 것이다. 그 당시, 일요일 밤 개그콘서트가 끝나갈 무렵이 되면 왠지 기분이 나빠지기 시작했고,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 원고 마감 전날이었다. 할 수 없이 컴퓨터를 켜고 꾸역꾸역 글을 썼다. 어느 때는 ‘못 쓰면 어떡하지’ 라는 공포심에서, 또 어떤 때에는 ‘웬일로 이렇게 술술 써지지’ 의아해하며 글을 썼다. 그 힘으로 나온 게 다. 지금 쓰고 있는 역시 월요일에 게재되니 마감시한이 일요일 자정까지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르게 접근하고 있다. 나 스스로 데드라인을 수요일로 정했다. 사흘을 앞당긴 것이다. 아니, 첫 회 쓸 때 한 번만 사흘 앞서 썼다. 그 다음부턴 매주 한 편씩 똑같다. 그러나 효과는 놀라웠다. 글쓰기가 훨씬 수월하다. 쥐어짜듯 쓰지 않게 됐다. 과장해서 말하면 즐겁기까지 하다. 사흘간의 여유가 가져다준 즐거움이다. 스스로 마감시간을 만들거나, 마감시한을 앞당겨 쓰는 것 외에도 ‘시간’과 글쓰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글은 들인 시간을 만큼 좋아진다. 원숭이에게 타자기를 주고 아무 키나 누르게 했다. 시간이 흐르니 의 일부를 원문 그대로 타이핑했다. 시간만 들이면 원숭이도 셰익스피어가 될 수 있다는 걸 증명한 것이다. 하물며 사람이야 일러 무엇 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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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방식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시나요?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8) 동 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말이 있다. 글쓰기도 그렇다. 글은 막상 쓰기 시작하면 쓸 만하다. 시작하기 전이 가장 걱정스럽고 두렵다. 이유가 있다. 글은 정체가 모호하다. 어떻게 써야 잘 쓴 글이고, 어떤 글이 못 쓴 글인지 분명한 기준이 없다. 답을 알지 못한다. 인간은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일단 피하고 보려는 심리가 있다.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글쓰기도 어떻게든 피하고 싶다. 글쓰기에 관한 어렸을 적 기억도 안 좋다. 쓰기 싫은 글을 강제로 썼다. 초등학생이 무슨 느낌이 그리 충만하다고, 기념일마다 감상문 쓸 것을 강요받았다. 일기도 선생님께 검사받았다. 글쓰기에 관한 거부감이 많다. 그럼에도 글을 쓰려면 시작해야 한다. 악조건을 이겨내고 시작해야 한다. 시작만 해놓으면 한결 편안해진다. 또한 글이 글을 써나간다. 글쓰기를 시작하는 방법은 많다. 이 가운데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골라 써보자. 첫째, 개요를 완벽하게 짜고 시작한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방식이다. 설계도 없이 집을 짓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나 쉽지 않다. 개요 짜기도 어렵지만, 쓰다 보면 개요가 무너진다. 학교 다닐 때 시험공부 계획표 짜는 것만큼이나 부질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책 저술이나 논문, 논술 쓰기이면 모를까,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둘째, 머릿속으로 정리한 후 일필휘지한다. 이게 가능하면 대단한 분이다. 그러나 안 된다고 주눅들 필요 없다. 일필휘지는 특별한 능력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머릿속 정리가 쉽지 않다. 영감은 누구에게나 마구 떠오르지 않는다. 기다리는 직관, 통찰, 혜안 역시 쉽사리 오지 않는다. 그러나 방법은 있다. 글을 쓰면 된다. 영감, 통찰, 혜안이야말로 글을 쓰면 떠오르는 것들이다. 셋째, 생각나는 것을 일단 뭐라도 쓴다. 내가 쓰는 방식이다. 주제이건, 첫 문장이건, 전하고 싶은 한 줄이건 상관없이 생각나는 것을 쓴다. 물론 쓰다 보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