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의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면?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의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의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6) 선한 사마리아 사람이 되는 길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큰 도시에서 작은 도시로 가던 중에 강도를 만났습니다. 그 사람이 가진 것이라고는 달랑 걸친 옷뿐이었죠. 그 옷마저 탐난 강도는 옷을 요구했지만 가진 게 옷뿐인 사람은 거칠게 저항했습니다. 결과는 뻔합니다. 옷은 빼앗겼고 거의 죽을 만큼 맞았습니다. 사람은 내팽겨졌고 강도는 그 자리를 떴습니다. 길에 지나가는 사람이 왜 없었겠습니까. 성직자가 강도당한 사람을 봤습니다. 하지만 멀리 돌아 피해서 지나갔습니다. 법률가도 강도당한 사람을 봤습니다. 역시 피했습니다. 여행 중이던 한 보통사람이 강도당한 사람을 봤습니다. 그가 불쌍했습니다. 상처에 포도주와 기름을 붓고 싸매고 자기가 타고 가던 나귀에 태워 주막에 데리고 가서 돌봐주었습니다. 성경의 누가복음에 나오는 ‘선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입니다. 성직자와 법률가 그리고 사마리아 사람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요? 성직자와 법률가는 겉으로는 고고한 척하지만 실제로는 남을 돌볼 줄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일까요? 설마요. 우리 주변에서 보는 성직자와 법률가는 그럴 리가 없어 보입니다. 어려움을 당한 사람을 돕는 고마운 마음은 어떻게 생기는 걸까요? 1970년대 프린스턴 대학의 심리학자 존 달리와 대니얼 뱃슨은 다른 사람을 돕는 착한 마음의 전제 조건을 찾는 실험을 고안했습니다. 먼저 가설을 세웠습니다. (1) ‘착한 마음이 생기려면 시간이 한가해야 한다.’ 바쁜 사람들은 착할 틈이 없다는 것입니다. 성직자와 법률가는 중요한 지위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주로 바쁘죠. 많은 회의와 약속으로 꽉 찬 일정표를 들고 모임에 늦을까 노심초사하며 바삐 가던 중이었습니다. 이에 반해 사마리아 사람은 여행 중이었으니 누군가를 도울 충분한 시간이 있었지요. (2) ‘착한 마음이 생기려면 머리가 한가해야 한다.’ 윤리와 종교 그리고 법처럼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의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감염 증상 없어도 사회적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의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의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5) 전 인구의 60퍼센트가 감염돼야 코로나19가 끝난다? 저는 서울시립과학관장으로 일하다 지난 2월 24일부터 국립과천과학관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출근 첫날 직원들을 만나기 전에 세 가지 결재를 먼저 해야 했습니다. 첫째는 오랫동안 빈자리로 있던 승진 인사, 둘째는 취임식 취소, 셋째는 2주간 임시 휴관 결정이었죠. 그 후에 각 과를 돌아다니면서 거리를 두고 취임 인사를 했습니다. 물론 코로나19 사태가 그 원인이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사태가 이렇게 오래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통계물리학자들은 한국과 중국의 확진자 수 증가 그래프를 그리면서 종식 시점을 예측했는데 그게 3월 7일 정도였습니다. 그게 정상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사태는 정상적이지 않았습니다. ‘신천지’라고 하는 복병이 있었지요. 오히려 2월 24일 정부는 감염병 위기 경보를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시켰습니다. 그 사이에 사태 양상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중국은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 없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도 심각한 단계를 벗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대구 경북의 신천지 신도들의 전수조사가 끝나자 확진자 증가수가 가파르게 줄어들어서 착시현상을 일으킬 뿐이고 여전히 숫자는 적지 않게 늘고 있습니다. 요즘은 유럽과 미국의 확진자 증가수가 어마어마해서 마치 우리나라는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질 뿐이죠. 한국과 중국이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동안 미국과 유럽은 강 건너 불 보듯 하더니 지금 큰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과학자와 당국은 쉽게 이야기합니다. 전 인구의 60퍼센트가 감염된 후에야 코로나19가 잠잠해질 것이라고 말입니다. 아마 그럴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 세계 인구 45억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게 놔둬야 할까요? 60퍼센트가 감염되어야 끝난다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