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마리

시간 여행 떠나볼까? 경희궁문화길 두둥-탁! 페스티벌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과 함께 서울의 5대궁 중 하나인 경희궁. 다른 궁궐에 비해 가장 많이 훼손된 궁으로 그만큼 사람들이 발길이 뜸한 곳이기도 하다. 경희궁은 광해군 때 창건해 인조부터 철종까지 10여 명의 왕이 머물며 정사를 보았던 곳이다. 창건 당시 정전, 동궁, 침전 등 1,500칸에 달하는 건물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대부분 철거되고, 일본인들의 학교로 사용하며 궁궐의 자취를 잃고 말았다. 하여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린 경희궁과 그 시대, 그 길을 걸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기 위한 축제가 진행됐는데, 이름하여 ‘경희궁문화길 두둥-탁! 페스티벌’이다. 서울 5대 궁중 하나인 경희궁의 흥화문 ⓒ김수정 경희궁지 모습 ⓒ김수정 필자는 10월 22일부터 25일까지 열린 경희궁 문화길 두둥-탁! 페스티벌의 첫 날, 첫 프로그램이었던 ‘장유정의 렉쳐콘서트’에 참여하기 위해 갤러리마리를 방문했다. 축제의 모든 프로그램은 코로나19로 인해 소수의 인원만이 참여할 수 있었고 사전 예약을 통해 신청 받았다. 건물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를 맞이한 것은 조선의 왕비를 표현한 디지털 작품과 돌로 만든 전통 가구들이었다. 작가 권창남과 우종일의 우리시대 예술가의 관점으로 조망하는 과거와 전통의 미(美) ‘경희궁_현재시대(現在時代)’ 전이다. 전시는 별도의 예매없이 갤러리마리 운영 시간 내 관람할 수 있으며 11월15일까지 열린다. 권창남 작가의 ‘경희궁 현재시대’ 전 ⓒ김수정 현재시대 전시는 11월 15일까지 갤러리마리에서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김수정 작품들을 감상하며 콘서트가 진행되는 2층으로 올라갔다. 2층 역시 사진과 조각들이 전시되어 있는 공간으로 이곳에서 작은 콘서트가 진행됐다. 작품들로 둘러싸인 공간에 앉아 옛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이 불렀던 노래를 들었다. 강연과 노래로 렉처콘서트를 진행한 한국대중가요연구자 장유정 교수는 경희궁이 역사 속에서 잊히기 시작한 일제강점기 당시 불렸던 근대가요...
한복의 날을 기념해 서울시는 지난 19일 경희궁 숭정전에서 서울 365 패션쇼를 개최했다.

한복 자태에 흠뻑! 고궁에서 펼쳐진 ‘서울365패션쇼’

가을 달빛 아래 한복을 입은 모델들이 고궁에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난 19일 저녁 7시 30분, 서울 종로구 경희궁 숭정전에서 ‘서울365 한복의 날 디지털 라이브 패션쇼’를 개최했다. 이 패션쇼는 한복의 날을 기념한 이벤트로, 고전미가 돋보이는 전통 한복부터 시대의 흐름에 따라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생활 한복까지 한복의 역사를 만날 수 있게 구성됐다. 한복의 날 기념 서울365 디지털 라이브 패션쇼가 지난 19일 열렸다. ⓒ서울365패션쇼  한복의 날은 정부가 1996년 12월에 지정해 매년 10월 21일 기념한다. 한복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한복의 우수성과 산업적, 문화적 가치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공예, 디자인 문화진흥원과 함께 2014년부터 한복의 날 밤마다 ‘경복궁 달빛 패션쇼’를 개최했다. 올해는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해 일찌감치 취소됐다. 그러나 지난 12일부터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내려가면서 서울시는 한복의 날을 맞이해 특별한 한복 패션쇼를 준비했다. 서울의 대표 패션쇼인 ‘서울365패션쇼’가 직접 나선 것. 서울365패션쇼는 서울 시내 곳곳이 런웨이가 될 수 있다는 슬로건 아래 모델을 꿈꾸는 여러 젊은이들이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시민들이 거리감 없이 즐길 수 있는 문화행사다. 서울365패션쇼에서 선보인 화려한 전통 한복 ⓒ김진흥 패션쇼가 열린 경희궁 숭정전 ⓒ김진흥 한복의 날 패션쇼는 온•오프라인으로 생중계했다. 서울시공공예약서비스를 통해 선착순 시민 40명은 직접 경희궁 숭정전을 찾아 관람했다. 또한 유튜브와 네이버 TV를 통해 온라인으로도 많은 시민들이 볼 수 있었다.  이번 한복의 날 패션쇼는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됐다. 1부는 일상에 스민 한복의 아름다움을 콘셉트로 이루어졌다. 모델들은 조선 4대 궁궐 중 하나인 경희궁 숭정전에서 여러 한복을 소개하며 약 35분간 무대를 꾸몄다. 한국의 미를 담고 있는 전통한복부터 시대의 흐름에 따라 트렌디...
‘2020 제6회 궁중문화축전-오늘, 궁을 만나다’ 5대궁과 종묘, 사직단 그리고 온라인에서 펼쳐진다. ⓒ궁중문화축전

궁궐로 떠나는 한달 간의 시간여행 ‘궁중문화축전’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궁궐의 뜰 안에 온갖 새들이 지저귄다. 고즈넉한 궁궐에서 만나는 가을날의 풍경은 어떨까. 2015년부터 따사로운 봄 햇살과 함께 펼쳐졌던 ‘궁중문화축전’이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처음으로 가을에 개최된다. 가을의 정취를 한껏 만끽할 수 있도록 전통과 신기술을 접목해 30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10월 10일(토)부터 11월 8일(일)까지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경희궁, 종묘, 사직단 그리고 환구단을 배경으로 각종 공연, 전시, 체험, 의례 등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이번 행사는 오늘날 고궁의 의미를 되새기고, 함께 하는 모든 이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만드는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궁중문화축전이 11월 8일(일)까지 진행된다. ⓒ궁중문화축전 ‘2020 제6회 궁중문화축전-오늘, 궁을 만나다’의 프로그램은 궁중문화축전 홈페이지(http://www.royalculturefestival.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경희궁, 종묘, 사직단 각각의 오프라인 프로그램과 온라인 프로그램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준비된 공연이나 전시는 예약이 필요할 수 있어 사전에 확인이 필요하다.  경복궁에선 ‘경회루 판타지-궁중연화’를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중계로도 만날 수 있다. ⓒ궁중문화축전 페이스북 페이스북에서 한 주마다 이루어지는 프로그램을 확인할 수 있다. ⓒ궁중문화축전 페이스북 지난 11일 가을밤을 수놓은 ‘경회루 판타지-궁중연화’ 공연을 시작으로 궁중문화축전이 개막을 알렸다. 궁궐캐릭터공모전 전시, 고궁사진전 ‘궁을 걷다, 멋을 입다’, ‘혼례, 힙하고 합하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었다. 궁궐 문을 지키는 ‘수문장 교대의식’도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하루 두 번 오전 10시와 오후 2시 진행된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관람시간 단축 및 조정이 될 수 있으니 참고하자.   유튜브를 통해서도 '궁중문화축전' 행사를 즐길 수 있다. ⓒ궁중...
자정전과 자정문 등 경희궁 전경을 담장 밖에서 바라본 모습

‘고궁+오솔길’ 고즈넉한 경희궁 산책

※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에 따라 별도 안내 시까지 휴궁합니다비가 내려도 한가로이 산책하기 좋은 고궁을 찾았다. 모처럼 종로구 새문안로에 있는 경희궁을 향했다. 고즈넉한 분위기가 으뜸이고 최근에 경희궁지 발굴조사가 있던 곳이기에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증도 많이 일었다.서궐로 불리는 경희궁 숭정문이 보이는 전경 ©염승화경희궁은 1620년(광해군 12)에 완공되었다. 임진왜란으로 불에 타 버린 경복궁과 창덕궁 등을 대신해서 지은 것이다. 궁의 모습을 온전히 그림에 담은 보물 1534호 서궐도안에 따르면 전각과 문 등 건축물들이 190여 개에 이를 정도로 방대한 규모였다. 하지만 참담하게도 일제 침탈 시기에 거의 모든 건축물들이 파괴되었고 크기 또한 대폭 축소되었다.궁안 건축물 중 유일하게 훼손되지 않은 흥화문 ©염승화지하철 서대문역에서 내려 조금 걷다보니 정문인 흥화문 앞이다. 경희궁이 행궁으로 지어졌기에 문루가 없는 단층 문이다. 훼손되지 않고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궁 안의 유일한 건축물이라 드나들 때면 아무래도 더 눈여겨보게 된다. 본래 위치는 현 구세군회관 자리이나 어처구니없게도 일본인 사찰(박문사)이나 호텔 문으로 쓰인 수난사를 안고 있다.최근에 진행된 경희궁지 발굴조사에서 나온 석물들이 현장 한편에 비치되어 있다. ©염승화전각 방면으로 발길을 옮겼다. 옛 서울고가 자리하고 있던 야트막한 언덕 위 공터와 숭정문 앞 광장에 널찍하게 파헤쳐져 있었던 발굴 현장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흙과 잔디로 말끔히 덮여 있다. 아직 조사 결과는 알길 없으나 한편에 모아 놓은 몇몇 석물들은 직접 볼 수 있었다. 앞으로 어떤 유물이나 유적지가 발표, 확인될지 기대가 자못 컸다. 일제 침탈로 제자리를 잃은 숭정전의 비운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염승화곧장 숭전문 문턱을 넘자 박석이 넓게 깔려 있는 공간이 나타났다. 군주가 조회를 하던 정전인 숭정전 앞뜰이다. 그 중앙에 좌우 두 줄로 세워져 있는 품계석들에 눈길을 보내다가 임금이 만조백관이 도열해 있는 어로를 지나 월대 위로 ...
최근 돈의문박물관마을에 수직공원이 조성되어 도심 속 싱그러움을 선사한다

알고 가면 더 재밌어! 돈의문역사탐방

조선의 수도 한양은 성곽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그 성곽에 4개의 문이 있었는데 남으로는 숭례문, 북으로는 숙정문, 동으로는 흥인지문, 서로는 돈의문이었다. 숭례문과 흥인지문은 서울 한복판에 자리를 잡고 있기에 사람들이 잘 알고 있고, 숙정문도 최근 시민들에게 개방이 되며 차츰차츰 사람들도 알아가고 있다. 그러나 돈의문을 모르는 사람이 꽤 많다. 서울의 서쪽 문을 물어보는 질문에 돈의문이라고 대답하는 사람보다 서대문이라고 대답할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그 이유는 일제강점기 때 돈의문이 철거되어 다시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돈의문 지역에는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은 지역들이 남아 있다. 알고 떠나면 더 재미있는 돈의문역사탐방을 떠나 보자. 서울역사박물관  –  경희궁  –  돈의문박물관마을  –  돈의문 옛 터 그러나 앞의 두 곳은 현재 임시 휴관중이라 취재가 불가능했다. 그래서 일부 개방된 돈의문박물관마을을 중심으로 서술하겠다. 경희궁의 흥화문과 서울역사박물관 ©김정훈 경희궁은 조선 후기에 임금이 정사를 보던 곳이다. 현재 정문 흥화문 안으로는 입장이 가능했다. 그러나 건물들이 밀집되어 있는 숭정문 안으로는 코로나19에 따른 임시휴궁으로 현재 들어갈 수 없었다. 경희궁 바로 옆에는 서울역사박물관이 있는데, 그곳도 현재는 전시를 소개하는 걸개만 걸려있을 뿐, 정문에는 쓸쓸한 ‘임시 휴관’ 문구만이 쓸쓸하게 필자를 맞았다. 아쉽지만, 발길을 돌려 돈의문박물관마을로 향했다. 3분 정도 걸으면 만날 수 있다.  돈의문박물관마을에 조성된 수직정원 ©김정훈 돈의문박물관마을은 돈의문 바로 옆에 위치했던 새문안 동네에 세워진 곳이다. 2003년 ‘돈의문 뉴타운’지역으로 선정되어 새문안 동네는 철거되고 근린공원으로 해당 지역이 조성될 예정이었다. 서울시는 2015년 새문안 동네의 역사적 중요성을 고려하여 해당 지역을 그대로 보존한 채 돈의문박물관마을로 탈바꿈하기로 결정했다. 돈의문박물관마을의 정문에는 사진과 같이 수직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수직정원...
일제강점기 일본 사찰에 팔리는 수모를 당하고 우여곡절 끝에 현재의 모습으로 새로 복원된 경희궁 숭정전 모습

일제강점기 흔적이 남아 있는 경희궁의 눈물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서울 도심 속에 언제든 찾아가 조용히 쉴 수 있는 궁궐이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서울에 모처럼 눈이 내린 이튿날 눈이 녹을세라 궁궐로 발걸음을 옮겼다.  경희궁은 조선시대 광해군 때 지어진 궁궐로, 1617년(광해군 9)에 짓기 시작하여 3년 뒤인 1620년에 완공됐다. 처음에는 경덕궁으로 불렸고 서쪽에 있는 궁궐이라고 하여 서궐로 불리기도 했다. 경희궁은 16대 임금인 인조에서 25대 철종에 이르기까지 조선 후기 여러 왕들이 정사를 보았던 궁궐이다. 경희궁의 정문인 흥화문 정경 ⓒ박분 경희궁의 정문인 흥화문을 지나다 보면 뭔가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궁궐의 정문 좌우로 마땅히 있어야 할 담장 하나 없이 덩그러니 문만 홀로 서 있기 때문이다. 일제에 의해 처참하게 훼손된 경희궁의 모습은 궁 앞 정문에서부터 시작된다. 흥화문은 경희궁 창건 때 세워졌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인 1932년에 어처구니없게도 일본인 절인 박문사로 옮겨졌다. 1988년 현재의 위치로 이전해 복원하였다.  ...
경희궁 방공호

서울에 숨겨진 비밀 지하 공간 ‘경희궁 방공호’

경희궁 방공호 정명섭의 서울 재발견 (49) 경희궁 방공호 복원된 경희궁의 오른편 언덕을 넘으면 서울역사박물관의 주차장이 보인다. 그리고 주차장 한쪽 구석에는 하늘색으로 칠해진 콘크리트 벽과 두툼한 출입문을 볼 수 있다. 언뜻 보면 주차장과 관련 있는 시설로 보이지만 이곳은 역사박물관보다 훨씬 오래 전인 1944년에 완성된 지하 시설물이다. 사람들은 편의상 방공호라고 부르지만 내부 구조나 규모를 생각하면 절대로 일반적인 방공호라고 할 수 없다. 방공호는 원래 공습을 피할 목적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내부에 별다른 편의 시설들이 없다. 하지만 이곳은 여러모로 달랐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지어질 당시의 상황과 맞물려있다. 1941년 12월, 일본은 미 해군이 주둔 중인 하와이의 진주만을 기습 공격한다. 이 기습으로 인해 태평양 전쟁이 발발한다. 초반에는 일본이 승승장구했지만 1942년 6월 미드웨이 해전에서 일본 해군의 함대가 전멸당하면서 태평양 전쟁이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 말았다. 그러면서 방공호의 건설을 서두르게 된다. 이곳에 지하 시설물이 들어선 이유는 대략 두 가지로 추정된다. 하나는 경희궁이 있던 곳에 세워진 경성중학교를 이용해서 공습을 피하려고 한 것 같고, 또 하나는 이곳이 광화문에서 600미터밖에 떨어져있지 않을 정도로 중심지라는 점이다. 건설에 강제 동원된 조선인 체신부 직원은 이곳이 경복궁 앞에 있던 조선총독부와 지하로 연결되어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는 증언을 남겼다. 이곳을 단순한 방공호로 볼 수 없다는 점은 내부 구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입구 부근에는 화장실과 세면대가 있고, 지하 공간은 사무공간처럼 분할되어 있다. 그 뿐만이 아니라 환기시설과 조명시설이 갖춰져 있고, 대형 모터를 설치할 수 있는 받침대도 존재한다. 따라서 몇 시간 동안 공습을 피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오랜 시간 머물면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아마 근처에 있던 조선총독부와 깊은 관련이 있지 않나...
경희궁 전경

조선 5대 궁궐? 5초 만에 안 떠오르는 ‘비운의 궁’

경희궁 전경 정명섭의 서울 재발견 (20) 경희궁 강북삼성병원에서 광화문 쪽으로 내려가는 길에 경희궁이 있다. 하지만 경찰박물관과 서울 역사박물관 사이에 끼어있는 형국이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심코 지나가버린다. 인지도로만 따져보자면 경희대나 경희궁의 아침 오피스텔보다도 낮을 지도 모른다. 조선 후기 임금들의 사랑을 받았던 경희궁이 이렇게 안구에 습기가 찰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은 역사가 남긴 상처 덕분이다. 원래 이곳은 궁궐이 아니라 선조의 아들인 정원군의 저택이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왕기가 흐른다는 얘기가 돌자 임금이었던 광해군에게 빼앗기고 만다. 광해군은 궁궐 덕후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궁궐의 신축에 집중했는데 정원군의 저택 역시 궁궐로 바꿔버린다. 이때는 경덕궁이라고 불렸다. 졸지에 집을 빼앗긴 정원군은 역모 혐의로 아들 중 한명인 능창군이 죽임을 당한 충격까지 겹치면서 세상을 떠난다. 아버지와 동생을 잃고 집도 빼앗긴 능양군은 복수의 칼날을 갈고 반정에 가담해서 광해군을 폐위시킨다. 결국 정원군의 집에 왕기가 흐른다는 것은 사실로 입증된 셈이다. 이렇게 애매하게 궁궐이 되었지만 경희궁은 조선 후기 많은 임금들의 사랑을 받는다. 원래 주인이었던 인조는 물론 영조와 정조가 머물렀다. 원래 조선의 법궁이었던 경복궁이 사라지고, 덕수궁이 제 역할을 못하던 시절이라 창덕궁과 더불어서 당당하게 왕궁의 자리를 차지했다. 그래서 창덕궁을 동궐이라고 부르는 것에 빗대서 서궐이라고 불렀다. 임금들이 오랫동안 머물면서 새로운 전각들이 들어섰고, 차츰 규모가 커지면서 궁궐이라는 이름에 걸 맞는 규모를 자랑하게 되었다. 하지만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복원하기로 결정하면서 경희궁의 비극이 시작된다. 경복궁 중건에 필요한 자재들을 충당하기 위해 경희궁의 전각들을 헐었고, 뒤이어 일제 강점기가 되면서 이곳에 일본인 학생들이 다니는 경성중학교가 세워지게 된다. 이 와중에 경희궁의 전각들은 모두 없어지거나 통째로 팔려나갔다. 해방 후에도 ...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전시하는 서울역사박물관

[여행스토리 호호] 시원한 공짜 박물관 투어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전시하는 서울역사박물관 호호의 유쾌한 여행 (52) 서울역사박물관 무더위가 한창입니다. 후텁지근한 날씨 탓에 짜증지수가 올라가는 요즘. 아이들과 함께 기분 좋게 가볼만한 곳은 어디가 있을까요? 주변을 잘 살펴보면 서울에는 가볼만한 곳이 참 많습니다. 오늘은 쾌적한 실내에서 서울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박물관으로 떠나봅니다. 역사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고 합니다. 내가 살고 있는 서울. 서울 역사를 안다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무작정 교과서를 외우기보다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한 내용이 훨씬 오래 기억되기 마련이지요? 서울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서울역사박물관으로 향합니다. 어르신들에게는 추억을, 젊은이들에게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서울 옛 전차 광화문역에서 새문안로를 따라 걷다보면 전차가 보입니다. 옛날 드라마나 영화에서 봤던 전차입니다. 지금은 관람용이 되었지만 1930년대부터 1968년까지 실제 서울을 누볐던 전차 381호입니다. 이 전차는 2010년 등록문화재 제 467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전차 옆쪽으로 난 길을 따라 들어가면 서울역사박물관이 나옵니다. 옛 한양 지도가 그려진 바닥분수가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아쉽게도 올해는 농촌가뭄으로 인해 당분간 분수를 가동하지 않습니다. 서울역사박물관 전시는 ▲상설전시 ▲기획전시 ▲작은전시 ▲기증유물전시 ▲야외전시로 구성됩니다. 상설전시는 역사 흐름대로 1존부터 4존까지 이어집니다. 현재 열리고 있는 기획전시는 1960~70년대 독일로 가 교민 1세대를 형성한 한국 간호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전시입니다. (9월 3일까지) 상설전시 제 1존 조선시대 서울_육조거리 행차도 모형 2층 상설전시부터 전시를 관람합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1394년으로 떠나봅니다. 상설전시 1존에는 조선시대의 서울을 전시합니다. 태조 이성계는 풍수지리와 유교적 이념에 따라 한양에 새 도읍지를 정했습니다. 조선 건국 후 개항 이전까지 조선시대 서울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육조거리, 북촌...
과거시험

“장원급제는 누구?” 조선시대 과거제 재현행사

16일 경희궁에서 서울의 대표 전통문화행사인 ‘조선시대 과거제 재현행사’가 열린다. 조선시대 과거시험은 우리 선조들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조선의 인재를 등용하던 관문이었다.올해로 23회를 맞는 ‘조선시대 과거제 재현행사’는 주어진 시제에 따른 답안지 작성을 원칙으로 하며, ‘세종실록’ 133권 오례(五禮) 가례의식(嘉禮儀式) 중 문과전시의(文科殿試儀)에 따라 재현된다.식전행사로 10시 30분부터 광화문 광장에서부터 경희궁 숭정전 과거 시험장까지 어가행렬이 진행된다.문과시험은 한시 백일장 형태로 진행되며 “‘願 綱常確立 經濟復興’(원 강상확립 경제부흥)”라는 시제로 칠언율시를 작성하게 된다. 시제는 지속되는 경제 불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염원을 담아 선정했다.전문가로 구성된 고선위원회의 엄정한 심사를 거쳐 총 33명의 급제자(장원1명, 방안 1명, 심화 1명, 을과 7명, 병과 23명)가 선발된다.이어 임금이 과거급제자에게 합격증서인 홍패와 어사화를 내리는 의식인 '방방례(放榜禮)', 과거에 급제한 사람의 영예를 축복하여 임금이 내리는 연회인 '은영연(恩榮宴)', 과거급제자가 어사화를 머리에 꽂고 채점관과 선배·친족을 방문하는 '유가행렬(遊街行列)'로 행사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이번 행사에서는 문과시험을 치루는 과시생 외에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어린이 한자 왕을 뽑는 ‘도전! 어린이 도포 골든벨’, 우리나라를 방문 중인 외국인에게 한글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알리는 ‘외국인 우리말 겨루기’, ‘조선시대 무예시범’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돼 있다.또한 다채로운 예술 공연과 시민이 직접 즐길 수 있는 문화체험행사, 조선시대 과거제와 경희궁의 역사를 소개하는 전시행사도 펼쳐질 예정이다.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국악가요와 우리 고유의 구성진 판소리로 구성된 ‘국악공연’, 젊은 층이 좋아하는 비트박스와 비보이, 전통 사물놀이가 함께하는 ‘비트박스와 사물놀이’가 진행된다. 이밖에 ‘활쏘기’,  ‘장원급제 포토존’, 떡메치기, 민속놀이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제 23회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