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생생문화재 사업’ 일환으로 진행되는 온라인 강의 ‘간송 콜렉션 아카데미’ ⓒ간송미술문화재단 유튜브

간송이 사랑한 문화재는?…온라인으로 만나는 간송콜렉션

일 년에 두 번, 봄과 가을에 문이 열리는 간송미술관 ⓒ김미선 간송 전형필이 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 미술관인 ‘간송 미술관’은 국보급 문화재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일 년에 두 번, 봄과 가을에 문을 열어 관람객을 맞이한다. 간송 미술관이 오픈하는 날만 기다리는 관람객들도 여럿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봄에 문을 열 수 없었다. 게다가 수장고 신축공사와 내부 복원공사를 준비 중이다. 이에 간송미술문화재단에서는 ‘간송콜렉션 아카데미-겸재 정선’을 주제로 누구나 볼 수 있는 온라인 강의를 준비했다. 문화재청의 2020년 생생문화재 사업의 일환이다. 문화재(지정 및 등록문화재)에 내재된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지역의 인적‧물적 자원과 결합하여 교육, 공연, 체험, 관광자원 등으로 창출한 문화재 향유 프로그램이다. 매주 수요일 ‘간송콜렉션 아카데미’ 온라인 강의가 진행된다 ⓒ간송미술문화재단 유튜브 9월 2일(수)부터 10월 7일(수)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3시부터 약 100분간 6강으로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의 강의로 기획되었다. 간송미술문화재단(https://www.youtube.com/channel/UCbsrcE7f8Ya_MisKJSDqFYw)과 성북마을 TV(https://www.youtube.com/channel/UCdtVJ69-kzlQwGUr3LCLJfw)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만날 수 있다.   ‘간송콜렉션 아카데미’ 온라인 강의 일정.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간송이 소장한 문화재를 소개한다 ⓒ간송미술문화재단 이번 간송 콜렉션 아카데미에서는 겸재 정선의 ‘경교명승첩’(보물 제1950호)을 비롯해서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을 통해 간송 전형필이 수집한 문화재의 의미와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누구나 들을 수 있는 온라인 강의는 듣는 이로 하여금 문화재 향유의 기회를 만들어 준다. 간송 전형필의 출생과 성장, 우리 문화유산을 수집하고 보존해온 과정과 보화각을 설립한 배경, ‘훈민정음’을 구입한 일화 등을 들을...
궁산의 정상 모습

올여름 스테이케이션, 가양동 궁산공원 좋아요~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산이나 바다…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지만 올여름 휴가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국내 유명 관광지나 해수욕장은 많은 인파로 북적거린다. 소악루에 오르니, 발 아래 올림픽도로와 한강, 멀리 북한산까지 펼쳐진다 ⓒ최용수 한 뉴스에 따르면 올여름에는 국민의 67.2%가 휴가를 집에서 보낼 예정이라 응답했다고 한다. 휴가철이라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예외는 아니라는 말이다. 그래서 홈캉스·북캉스·차캉스 등 새로운 휴가 패턴들이 떠오르고 있다. 궁산역사문화둘레길 안내도 ⓒ최용수 7월 말~8월 초에 집중되던 여름휴가를 올해만은 ‘3분산’으로 진행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유명 관광지는 피하고, 가급적 가족 중심으로, 집이나 집 가까운 곳에서 휴가를 보낼 것을 추천하고 있다. 아무래도 올여름 휴가는 머물다(Stay)와 휴가(Vacation)의 합성어인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이 대세가 될 것 같다. 궁산공원둘레길 진입 입구 모습 ⓒ최용수 제대로 스테이케이션을 즐기려면 한나절 또는 반나절 코스의 나들이 장소를 물색해 두는 게 좋다. 여름휴가로 떠나는 나들이므로 가족 모두가 다함께 만족할 수 있는 곳이면 더욱 좋다. 바로 이런 곳 중 하나가 가양동의 ‘궁산공원둘레길’이다.  코코매트로 잘 정비된 궁산둘레길 산책로 모습 ⓒ최용수 지하철 양천향교역 2번 출구에서 한강 방향으로 도보 10여 분이면 궁산역사문화둘레길 입구에 도착한다. 이곳에서부터 궁산 자락을 한 바퀴 휘감는 둘레길은 약 1.8km 길이에 달하는 구간이다. 조선시대 화성(畫聖)이라 일컫는 겸재가 빼어난 풍광을 보며 진경산수화를 완성한 곳이다. 강서구는 이러한 자연환경과 궁산 주변 문화자원을 묶어 볼거리·이야깃거리가 넉넉한 1시간 코스의 산책로를 조성했다. 궁산둘레길에는 수백그루의 다양한 빛깔의 무궁화 동산을 만날 수 있다. ⓒ최용수 우거진 숲과 야생화, 새들의 지저귐 소리 등 야트막한 산에 이런 자연이 숨어...
궁산공원둘레길에 위치한 소악루의 모습

겸재 정선 그림 속 300년 전 서울과 지금, 동시 감상

궁산공원둘레길에 위치한 소악루의 모습 ⓒ김은주 겸재 정선의 그림 속 그곳을 찾았다.  의외로 멀지 않은 곳이었다. 겸재 정선이 그린 산수화 에서 볼 수 있었던 아름다운 서울의 모습을 300년이 지난 지금과 비교해 감상해볼 수 있었던 곳은 궁산의 소악루다. 궁산은 강서구 가양동에 위치한 아름다운 산이다. 나지막한 산이지만 다수의 역사문화 유적지를 품고 있어 궁산 역사문화 둘레길이 조성되었고, 어린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이곳을 찾아 역사와 자연을 함께 둘러보는 곳이 되었다. 서울의 아름다운 모습을 그림으로 많이 남겼던 겸재 정선 덕분에 300년 전의 서울과 지금의 서울을 비교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시간을 누릴 수 있었다. 강서구 가양동에 있는 궁산근린공원 ⓒ김은주 궁산에는 양천고성지, 소악루, 성황사, 양천향교가 있다. 궁산공원둘레길은 총 1.63km이다. 자연 생태를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탐방코스로 꾸며져 있었다. 숲속의 식물과 동물, 곤충과 눈맞춤하며 궁산 공원 둘레길을 걷다 보면 그림같이 세워져 있는 소악루를 만날 수 있다. 소악루는 조선 영조 재위 시절 동복현감을 지낸 이유가 양천 현아 뒷산 기슭 강변에 지은 누각이다. 안산, 인왕산, 남산, 관악산이 모두 보이는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곳이었다. 300년 전 겸재 정선은 이곳에서 5년간 현령으로 있을 당시 소악루에서 바라보는 한강의 경치가 너무나 아름다워 산수화 을 그려 당시 풍광을 남겼다. 소악루에 앉아서 바라본 한강과 서울의 아름다운 모습 ⓒ김은주 소악루에서 바라보는 한강과 주변 경치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많은 풍류객들이 이곳을 찾았다고 전해진다. 사실 소악루는 원래 이 위치가 아니었다. 주변의 개발로 인해 원래 있던 자리에서 벗어나 1994년 지금의 위치에 신축 조성되었다.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5량집 겹처마구조로 된 단층 팔작기와지붕으로 지어진 소악루는 한강 경관을 조망하기에 가장 좋은 위치에 있어 나만 알고 싶은 공간이다. 소악루에 걸터앉아 파란 ...
인왕산 숲길에서 마주한 조형물

그림 따라 흙길 따라~ ‘진경산수화길, 인왕산 숲길’

인왕산숲길은 도심 속 자연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김은주 서울에 조성된 테마산책길 150곳 중에서 ‘진경산수화길’은 이름보다 더 아름다운 곳이다. "서울 속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걸으면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진경산수화길'은 삭막한 도시 일상 속에서 자연과 함께 걷는 서울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진경산수화길은 윤동주문학관 앞에서부터 시작된다 ⓒ김은주 윤동주문학관에서 진경산수화길이 시작된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 내려, 버스(7022, 7212, 1020번)로 환승한 후, '윤동주문학관 정류장'에 내리면 진경산수화길의 시작점이 되는 표지판을 볼 수 있다. 왜 이름이 진경산수화길일까? 한국 고유의 화풍을 만든 겸재 정선이 살았던 터를 돌아보고, 그림에 얽힌 역사를 찾아 걸으며, 그림 속 현장과 피사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곳이기에 그렇게 이름 지어졌다. 진경산수화길은 청운문학도서관, 백운동천바위, 청송당바위, 겸재 정선 집터, 송강 정철 집터, 백세청풍각자, 서울맹학교 담장벽화, 우당기념관, 자수궁터, 송석원터, 윤동주하숙집터를 지나 수성동 계곡으로 이어지는 3km의 짧지 않은 코스다. 걸으며 코스 내 명소들을 다 둘러본다면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한옥도서관인 청운문학도서관의 운치 있는 모습 ⓒ김은주 서촌을 거닐다 보면, 겸재 정선이 인왕산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 수 있다. 실제로 인왕산은 겸재 정선이 한눈에 반할 정도로 아름다운 풍광과 높은 고도로 서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절경을 자랑하는 산이다. 때문에 가던 발길도 멈춘 채 풍경과 눈 맞춤하게 된다. 겸재 정선 역시 그 옛날, 이곳을 거닐며 필자와 같은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인왕산과 북악산 사이의 아름다운 명소를 담은 그림은 화첩인 ‘장동팔경첩’에서 만날 수 있다. 그림 속 명소를 확인해볼 수 있으니 더욱 추천하고 싶은 산책길이다. 인왕산 숲길을 알려주는 표시 ⓒ김은주 진경산수화길은 겸재 정선뿐 아니라 매일 아침 인왕산을 산책했다고...
마곡동 선두암공원에 가면 겸재의 진경산수화 '양천팔경'을 감상할 수 있다

겸재의 진경산수화 감상하며 산책! 이색 공원

“이보게 겸재, 이렇게 헤어지다니 아쉬움이 참 크구려!” “섭섭하기야 나도 한량없지만 별 방도가 없지 않는가, 사천?” “내게 좋은 생각이 있네” “좋은 생각이라니, 그게 뭔가?” “내가 시를 지어 보내면 자네는 그림을 그려 보내시게. 우리 서로 시와 그림을 바꾸어 보면서 이별의 아쉬움을 달래보세나”  조선 후기 진경화의 대가 겸재 정선(1676~1759)과 제화시의 1인자 사천 이병연(1671-1751)이 이별을 앞두고 나눈 대화이다. 북악산 아래 순화방에서 당시 진경시문학의 선두주자 김창흡의 제자로 시회 활동을 함께 했던 두 사람의 '시화환상간(詩畫換相看), 시와 그림을 서로 바꾸어 보다'는 이렇게 시작된다. 선두암공원에 설치된 겸재와 사천의 '시화환상간' ⓒ최용수 겸재는 영조의 배려로 65세 때인 1740년 양천현령으로 발령을 받는다. 양천은 한양도성에서는 그리 멀지 않은 지금의 강서구 마곡동, 가양동에 있었다. 겸재와 평생지기 친구인 사천은 헤어짐의 섭섭함을 달래기 위해 시와 그림을 서로 바꾸어 보는 '시화환상간’을 제안한다. 이병연이 제화시를 써서 보내면 겸재가 그림을 그려 화답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주고받은 시와 그림을 모아 화첩으로 엮은 것이 보물 제 1950호 '경교명승첩'이다. 정선의 진경산수화에 이병연의 제화시를 넣은 '경교명승첩' ⓒ최용수 경교명승첩은 양천현령으로 부임한 이후 5년간 서울근교와 한강변의 명승명소를 그린 그림이다. 경기도 양수리 근처에서부터 한강 하류 양천에 이르기까지 주변의 풍경을 33폭의 진경산수화로 담았다.  이 중 양천지방을 그린 작품 10편을 그림과 영상(미디어월)으로 감상할 수 있는 공원이 있다. 옛 양천고을인 마곡중앙8로 3길에 생긴 '선두암공원'이다. 시화정 정자, 전통마당, 화계, 시화환상간, 진경산수화 양천의 사계와 경교명승첩, 영상으로 만나는 미디어월의 진경산수화 등 다양한 볼거리로 속이 꽉 찬 문화공원이다. 선두암공원에 가면 겸재의 진경산수화 '양천팔경'을 감상할 수 있다 ⓒ최용...
가양동에 자리한 겸재정선미술관 전경 ⓒ겸재정선미술관

겸재정선미술관에서 매월 ‘일제강점기 영화 무료 특강’

가양동에 자리한 겸재정선미술관 전경 ◈ 겸재정선미술관-지도에서 보기 ◈ ‘화성(畫聖)’으로 불리는 겸재 정선은 북악산 기슭 유란동(지금의 청운동)에서 태어났다. 65세 때인 1740년 12월부터 1745년 정월까지 양천현령으로 재임해 지금의 강서구와 인연이 있었고, 이곳에서 우리 고유 회화양식인 ‘진경산수화’를 창안했다. 이러한 겸재의 위대한 업적을 기리고 진경문화 계승 발전을 위해 2009년 4월 옛 양천관아지인 가양동에 겸재정선미술관을 개관하였다. 미술관 1층은 양천현령 시절 관아를 복원한 ‘양천현아실’과 기획전시실, 2층은 겸재정선기념실과 영상실 그리고 3층은 다목적 교육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겸재는 조선 후기 화가이다. 양천현령(65세~70세) 재임 시 완성한 진경산수화는 실경산수화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실경산수가 있는 그대로를 사진을 찍듯 그리는 것이라면 진경산수는 실경을 대상으로는 그리지만 작가 내면의 화의(畫意)에 따라 뺄 것은 빼고 더할 것은 더한다. 이 때문에 진경산수가 보다 자유로운 예술정신을 구현한 그림이다. 우리나라 역대 고미술 경매 최고가인 34억 원에 낙찰된 천원권 지폐 뒷면의 ‘계상정거도’ 등 겸재의 보석 같은 진경산수화를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색다른 미술관이 바로 겸재정선미술관이다. 영화 상연 전, 미술관 관장이 직접 영화 속 메시지에 대해 들려주고 있다 그런데 이곳에서 올해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다름 아닌 겸재미술관 3층 다목적 교육실에서 진행하는 테마 영화 프로그램이다. ‘일제강점기, 35년을 기억하다’라는 주제로 대한제국에서부터 일제강점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는 영화 20편을 엄선해 영화산책을 통한 인문학 강좌를 진행한다. 미술관 관계자는 “영화를 통해 일제강점기 고난의 역사를 되새겨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라며 주제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영화 시작 전 미술관 관장이 직접 전해주는 영화 속 메시지에 대한 팁은 감상의 맛을 더한다. 매월 1·3주 목요일 오전 10시에 ...
서울이 아름답다

“겸재가 여기서 그림을 그렸구나”…서촌탐방

‘서울이 아름답다’ 탐방 프로그램이 오는 7월 19일 두 번째 산책을 서촌으로 떠난다. 서촌은 ‘인왕제색도’와 ‘송석원 시회’의 공간이다. 이번 행사에는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를 평생 연구한 명지대 미술사학과 이태호 교수가 함께한다. 서울도서관이 주최하는 이 프로그램은 겸재 정선이 그림을 그린 현장을 찾아가 스케치와 사진을 촬영하게 되며, 6월 21일부터 8월 30일까지 총 4회에 걸쳐 진행된다. 다음 일정은 오는 8월 16일 ‘한강서호계회도’와 ‘선유도’를 그린 한강 선유도를, 8월 30일 ‘한강동호순유’, ‘독서당계회도’를 그린 한강 압구정을 탐방한다. 참가신청은 이야기경영연구소(www.storybiz.co.kr) 홈페이지(☞ 바로가기) 또는 전화신청으로 하면된다. 2차 탐방 참가자 인원은 총 40명으로 7월 3일 오전 9시부터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참가비는 2만 원. ■ 서울이 아름답다 ○ 일시 : 2017. 6~8월, 15:00~19:00(집결 : 서울도서관 4층 사서교육장) ○ 행사내용 - 강연 후 현장 탐방을 하고, 겸재가 그린 공간에서 스케치와 사진을 촬영한다. * 초빙강사 : 이태호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 ○ 참가비 : 2만원 ○ 모집인원 : 회당 선착순 40명 내외 ○ 참가방법: 이야기경영연구소(www.storybiz.co.kr) 홈페이지 신청 및 전화 신청 ○ 홈페이지 : 이야기경영연구소 (www.storybiz.co.kr), 서울도서관(lib.seoul.go.kr) ○ 참가신청 및 문의 : 이야기경영연구소 02-6389-1100, 서울도서관 02-2133-0241 ○ 탐방일정 회차/날짜 장소 진경산수화 작품 코스 1차 / 6.21(수) 남산 , 2차 / 7.19(수) 서촌 , 3차 / 8.23(수) 한강 선유도 , 4차 / 8.30(수) 한강 압구정 , 9월중 서울도서관 사후행사 : 탐방결과물(스케치...
궁산

한강 풍류 1번지, 궁산으로 떠나볼까?

한강변은 예로부터 한반도 최고 절경의 하나로 손꼽혔다. 올림픽대로를 건설하며 옛 풍광을 많이 잃어버렸지만 조선의 화가들과 시인들이 자주 찾아가 그림을 그리고 시를 읊던 곳이었다.폭염 속에 찾아간 곳은 서울의 젖줄 한강을 바라보며 봉긋이 솟은 강서구 가양동에 있는 궁산이다. 해발 74m, 야트막한 산이지만 의외로 역사적 숨결이 깊은 산이다. 이 작은 산에 시원한 물줄기가 흐르는 계곡이나 기암괴석이 있을 리 없다. 그런데도 찾아간 까닭은 이곳에 양천향교와 조선시대의 화가인 겸재 정선의 발자취를 찾아가 볼 수 있는 소악루와 백제의 옛 성터인 양천고성지 등이 두루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에서 내려 궁산 방향으로 5분 정도 걷다보면 붉은 홍살문 너머 단청을 입힌 양천향교가 산 아래 먼저 반긴다. 서울에 있는 단 하나 뿐인 향교를 지나칠 수 없다. 태종 12년(1411년)에 창건된 지방교육기관으로 유교의 창시자인 공자를 비롯한 성현들의 제사를 모시는 문묘행사를 담당했던 양천향교는 1981년 복원됐고 1990년에 전통적 가치를 인정받아 서울시 문화재기념물 제8호로 지정됐다. 고풍스런 향교 외삼문을 지나면 유생들이 학문을 읽히던 명륜당 앞뜰이다. 낭랑한 책 읽는 소리가 경내에 가득하다.“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면 불역열호(不亦悅乎)아…”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빠르게 변화해가는 디지털시대에 웬 공자 왈? 하겠지만 바쁠수록 멀리 돌아가라고 했다. 무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은 채 지역 주민들이 함께 모여 사서삼경을 읽으며 책 속 지혜를 얻고 있었다. 스무 명 남짓 모인 이들이 펴든 책은 한문투성이인 논어다.“혼자 읽으라면 어렵겠지만 함께 읽으니 재밌습니다.”교우들이 합창하듯 말했다. 논어는 공자 사후 제자들이 스승의 말씀을 풀이해 삶의 모습을 기록한 문답형식의 글이다. 마을 고전학자의 재능기부로 시작돼 양천향교에서 6년째 꾸준히 이어지는 이 프로그램에서는 논어 맹자를 비롯한 동양의 고전인 사서삼경을 배운다.세 아이를 둔 봉수영(42)씨는 ...
겸재정선미술관의 전경

조선 풍경을 처음으로 그린 화가는?

겸재 정선은 산수화를 즐겨 그렸던 화가 중에서도, 처음으로 조선의 풍경을 즐겨 그렸던 화가였다. 다른 화가들이 중국 지역의 명승지나 중국 설화로 전해지는 장소를 상상해서 그린 데 반해, 겸재 정선은 조선, 특히 그 중에서도 금강산과 한양 지역의 아름다운 풍경을 주로 진경산수화를 통해 담아냈다. 그리고 조선의 풍경을 그려낸 산수화는 여러 화원들의 인기를 끌어, 조선 미술이 중국의 ‘상상도’를 벗어난 진짜 그림을 드디어 마주할 수 있게 했다. 그러고 보니 봄철의 꽃이 신록이 되어 초여름을 맞이하려는 문턱에 와 있다. 멋진 풍경을 찾아 서울을 벗어나는 것도 좋지만, 겸재 정선이 조선 안에서도 아름다운 풍경을 화폭에 담아냈듯이 서울 안에도 가득한 봄철의 신록을 마음껏 누려보는 것은 어떨까. 겸재 정선이 서울 종로구의 옥인동 자락에서만 무려 10점이 넘는 그림을 그려냈으니 말이다. 지금은 강서구, 양천구로 나눠진 양천현의 관아지인 가양동부터, 서울 종로구의 서촌과 부암동까지, 그의 삶이 담겨있는 발자취를 따라가 본다. 양천현감 정선의 발자취를 따라 걷다 겸재정선미술관의 전경 양천현의 관아지인 가양동에는 겸재정선미술관이 위치하고 있다. 관아의 터가 있었던 관아지와는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있다. 양천향교역에서 내려 10여분을 걸어가니 겸재정선미술관이 보였다. 들어가자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 설명을 해 주신다. 그가 많은 명작을 남긴 곳은 양천현 관아지에서 가까운 뒷산인 궁산이었는데, 그 중에 양천현의 팔경을 정리한 양천팔경첩을 지은 물론, 시인인 이병연과 이 시절부터 교류하기 시작해 평생친구가 되었고, 첫 결과물인 경교명습첩이 이곳에서 나올 정도로 정선의 화풍에 큰 영향을 주었던 곳이 이 곳이었다고 한다. 겸재정선미술관의 겸재정선실. 겸재정선의 그림을 먼저 찬찬히 훑고 가기에 좋다. 직접 그가 그린 그림을 볼 수 있는 2층의 겸재정선실에는 그가 그렸던 많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1층의 양천관아실에서는 그가 여러 해 동안 국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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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지나치지 마세요~

강서구 가양동 일대가 역사와 문화를 따라 걷는 향기 가득한 거리로 새롭게 단장됐다. 한강의 물줄기를 형상화한 입체벽화를 비롯해 겸재 정선의 산수화와 향교의 전통 제례를 표현한 조형물이 마을 곳곳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미술 마을로 탈바꿈한 가양동 일대를 새해, 눈길을 밟으며 코스 탐방길에 나섰다. 길목마다 예술이 활짝 마을 미술 프로젝트는 강서구가 양천향교를 비롯해 궁산과 겸재정선기념관, 허준박물관 등이 있어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가양동 일대에 예술의 향기를 불어 넣고자 지난해 추진한 사업이다. 작년 3월 문화체육관광부 주관하는 '마을 미술 프로젝트' 예술의 정원 부문에서 서울시 자치구 중 유일하게 강서구가 선정됨으로써 역사‧문화적 가치뿐만 아니라 예술적 가치도 인정받게 된 것이다. 작가 선정을 마친 4월부터 '강서, 역사와 문화의 향기를 따라 걷다'라는 주제로 총 8점의 작품 제작에 착수한 결과 드디어 작년 12월 이야기가 있는 공공미술 작품이 탄생했다. 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 양천향교 입구에서 '마을 미술 프로젝트' 탐방코스는 시작된다. 푸른 물줄기가 도로변 학교 담장을 따라 50여 미터 이어지는 양천초등학교 담장은 멀리서 봐도 출렁이는 강물이 느껴질 정도다. 이 입체 벽화는 겸재 정선의 산수화와 함께 형제간의 우애를 위해 황금을 물속에 던져버렸다는 이조년 형제의 투금탄 고사 이미지를 한강 물줄기와 연결해 형상화한 '서울풍경'이란 작품이다. 저 너머 멀지 않은 곳에 한강이 흐르고 있음을 암시하면서 아파트촌을 군데군데 그려 넣어 강서의 역동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몇 걸음 걷다보면 삼거리가 나오고 그 중앙에 푸른물을 잔뜩 머금은 듯한 큰 구슬 모양의 조형물이 보이는데 마을 미술 프로젝트 두 번째 조형물로 작품명은 '삼각지 산수'다. 구와 원이라는 요소로 겸재 정선의 그림을 동적으로 표현했다고 설명돼 있다. 이곳은 겸재정선기념관 입구라는 삼거리 교통표지판을 눈여겨보지 못하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곳이었다. 더구나 자동차 정비소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