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과 ‘제대로’ 대화하고 계신가요?

방송작가 최경의 (60) 기술이 필요한 가족 대화 제작진 사무실로 한 50대 가장이 전화를 걸어왔다. “답답해 미칠 것 같아서 제보 보고 연락했어요. 대화가 끊긴 가족, 그거 우리집 이야기에요. 저는 집에서 왕따에요. 집사람도 애들도 나한테 말을 걸지 않아요. 대체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지 모르겠어요.” 택시운전을 하고 있다는 A씨는 쉬는 날, 가족들 몰래 집 옥상에 올라가 휴대전화를 붙들고 제작진에게 해결방법을 찾아달라고 간곡하게 도움을 청해왔다. “집사람 너무 말이 없어요. 자기 의사 표현을 분명히 안하거든요. 주로 나 혼자 얘기하고 나 혼자 끝내고... 베개머리 송사라고 그러잖아요. 잠자리에서 딸내미는 어떻고 아들내미는 어떻고 나는 이야기를 좀 하자는 편인데 한참 이야기 하고 있으면 옆에서 쿨쿨 잠자는 소리가 들리거든요. 혼자 실컷 떠들었다 싶고 그런 게 계속 쌓이는 거예요.” 제작진이 집을 방문했을 때 A씨는 냉장고에서 소주 한 병을 꺼내 마시면서 투덜거렸다. 연애할 때는 말수 적고 차분한 아내가 마음에 들어 결혼했다는 그는 이제 아예 자신에게 입을 다물어버린 아내 때문에 답답함을 넘어서 자신이 무시당한다는 생각이 들어 참을 수 없다고 했다. 홧김에 시작한 술은 이제 하루도 거를 수 없는 지경이 됐지만 그마저도 아내는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어떨 땐 일부러 더 마셔요. 술병 한번 뺏어보라고. 그런데도 반응이 없어요.” 그의 하소연을 듣고 있는 중에 아내가 집에 돌아왔고, 제작진에게 간단한 인사를 건네고는 부엌에서 조용히 식사준비를 했다. 무슨 일로 왔냐고 묻지도 않았다. 얼마 뒤엔 함께 사는 장성한 아들도 돌아왔지만 방으로 들어간 뒤 나오지 않았다. 아들은 몇 달 전 제대를 하고 취업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따로 살고 있는 딸을 제외하고 세 가족이 있었으나 집안은 고요했고 누구 하나 말을 붙이는 사람이 없었다. A씨는 그저 거실 한켠에 상을 펴놓고 앉아 술만 마실 뿐이었다. 제작진은 아내에게 왜 남편과 말을 하지 않는지 물었다....

[여행스토리 호호] 동양의 나폴리 통영 예술 여행

통영의 바다. 달아공원에서 내려다본 일몰 호호의 유쾌한 여행 (34) 통영 여행 동양의 나폴리라고 불리는 통영은 한려수도 해상국립공원인 남해안의 매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고장입니다. 바다와 산, 섬, 포구, 운하 등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자연환경도 눈부시지만 이순신 장군의 한산도 대첩으로 상징되는 가슴 벅찬 역사와 화가, 시인, 작가 등 다양한 예술가들이 탄생하고 커간 역사와 예술의 고장이기도 합니다. 아울러 바다에서 생산되는 각종 해산물들을 싱싱하게 맛볼 수 있는 맛의 고장이기도 합니다. 3월은 통영의 따뜻함과 여유로움을 한껏 만끽할 수 있는 계절입니다. 도다리쑥국 등 제철 음식들도 딱 이때 맛볼 수 있어요. 동피랑에서 내려다본 통영항 이번에는 예술계의 세 거장을 만나러 통영으로 떠나보겠습니다. 그 주인공은 대하소설 토지의 박경리 작가, 한국의 피카소 전혁림 화가, 세계가 인정한 거장 윤이상 음악가입니다. 박경리 기념관 통영에서 첫 번째로 만날 예술인인 박경리 작가입니다. 통영 시내에서 조금 벗어난 산 언덕에 박경리 작가의 묘소가 있습니다. 말년에 사신 곳은 강원도 원주이지만 살아 생전 통영을 몹시도 그리워하셨고 살고 싶다고도 하셨는데 결국 돌아가신 후에야 통영으로 오셨다고 합니다. 박경리 묘소에서 바라본 통영 바다. 박경리 작가의 묘소는 통영의 아름다운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놓여있습니다. 주변은 아담하고 검소하게 공원으로 가꾸어져 있어서 여행자들은 잠깐 쉬었다 갈 수 있습니다. 통영시내 서피랑에는 박경리 작가가 살았던 흔적과 작품 속에 등장하는 모티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공원 아래에는 기념관이 있는데 기념관은 선생의 생애와 작품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박경리 작가는 통영에서 태어났지만 성인이 된 후 통영을 떠났다가 결혼 후 다시 통영으로 돌아왔습니다. 통영을 배경으로 한 선생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이 있습니다. 조선시대 삼도수군통제영 세병관 주변에 소설의 배경과 선생의 흔적의 찾아볼 수 있습니다. ...

서울 최초 경전철, 우이신설선에 대한 모든 것

오는 7월 서울 동북부에 새로운 도시철도가 개통된다. 바로 우이신설 경전철이다. 경전철이란 기존의 지하철보다 무게가 작은 소형 지하철을 뜻한다. 이미 전국에 7개의 경전철이 달리고 있는데(부산, 김해, 의정부, 용인, 대구, 인천공항, 인천) 유독 서울에만 경전철이 없었다. 하지만 올 여름부터는 서울시도 당당히 경전철 보유도시가 된다. 아직은 지하철보다 덜 익숙한 경천철.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는 우이신설 경전철에 대해 궁금한 점들을 풀어보았다.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79) 우이신설 경전철 우이신설 경전철 노선도(☞ 이미지 클릭 크게보기) Q. 경전철 우이신설선의 위치와 거리는? 우이동 유원지 입구에서 출발하여 신설동역에서 끝난다. 대체로 삼양로를 따라가지만 중간에서 서쪽인 정릉 쪽으로 꺾었다가, 아리랑고개를 넘어 남쪽으로 내려가는 게 특징이다. 11.4km이고, 13개역이 설치된다. 기존에 제일 짧은 지하철인 8호선(17.7km, 17개역)보다 더 짧다. Q. 우이신설 경전철은 지하인가, 지상인가? 지방에는 고가 경전철도 많지만, 우이신설경전철은 전 구간이 지하다. 심지어 차량기지까지 지하다. 지하 차량기지는 국내 최초다. Q. 환승역은?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 6호선 보문역, 1·2호선 신설동역과 환승된다. 4호선을 갈아타고 서울역으로, 6호선을 갈아타고 이태원으로, 1호선을 갈아타고 종로로 갈 수 있다. Q. 경전철 차량은 어떤 점이 다른가? 경전철에는 철차륜, 고무차륜, 모노레일, 자기부상열차 등이 있는데, 우이신설 경전철은 철차륜이다. 차량이 작은 것만 빼면 사실상 기존 서울지하철과 같은 구조다. 우이신설선 정거장(좌) , 전동차 내부(우). 차량은 다소 작지만 배차시간을 줄여 혼잡도를 낮출 계획이다. Q. 우이신설 경전철 차량은 얼마나 작은가? 우이신설 경전철은 2량 1편성이다. 9호선 4량의 절반이다. 폭은 2.65m로 지하철의 3.12m보다 47cm 좁다. 전기도 지하철의 절반인 직류 75...

누구나 상상해 봤을 법한 일확천금의 꿈

방송작가 최경의 (59) 주식천재 ‘복덩이’가 나타났다! 얼마 전, 심상치 않은 전화가 걸려왔다. “사촌여동생이 요즘 푹 빠져있는 여자가 있는데요. 아무래도 예전에 방송했던 ‘복덩이’인가 그 여자 같아요.” 사촌여동생이 몇 달 전부터 귀인을 만나 하던 일을 모두 접고 그녀 옆에서 수발을 들며 살고 있는데, 주식천재인 그녀가 워낙 금 펀드 운용을 잘해서 수익금을 어마어마하게 돌려준다는 것이다. 일 년만 옆에 있으면서 투자를 잘하면 그동안 쌓였던 빚도 모두 청산할 수 있다며 몹시 기뻐했다는 사촌동생, 하지만 제보자는 이야기를 들을수록 어디에서 많이 들은 이야기 같아서 방송을 찾아보게 됐고, 주식천재 복덩이로 불리면서 해외선물거래를 한답시고 투자자들을 끌어 모아 수십 억 원을 가로챈 뒤 감쪽같이 사라진 그 사기꾼이랑 비슷한 것 같다는 의심이 들어 제작진에게 연락을 해왔다고 했다. 귀가 번쩍 뜨였다. 사기꾼 ‘복덩이’에 대한 방송 역시 제보로 시작됐다. 서울의 한 지역에서 10여명의 투자자들을 울리고 홀연히 사라진 이모씨, 피해금액만 40억원 대였다. 당시 이씨는 일본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하다 막 귀국을 했다고 거짓말을 하며 자신이 운용한 펀드가 얼마나 수익률이 좋은지 운용실적을 보여주며 귀가 얇은 사람을 골라 현혹시켰고, 초기엔 투자자에게 투자금의 10%를 매일 입금해주면서 실력을 증명했다. 소문을 듣고 투자자들이 앞 다퉈 이씨에게 돈을 맡겼고, 한 사람은 아예 집 한 층을 내주며 사무실처럼 쓸 수 있게 했다. 이씨는 밤새워 컴퓨터로 선물거래를 하는 모습을 투자자들에게 보여주곤 했는데 다음날이 되면 어김없이 수익금을 돌려주곤 했기에 철썩 같이 믿었다고 한다. 투자자들은 그녀를 ‘복덩이’라고 불렀고, 수익금을 모두 그녀에게 재투자할 뿐 아니라, 있는 돈 없는 돈, 대출에 사채까지 끌어 모아 올인하기를 망설이지 않았다. 그만큼 주식천재 복덩이의 실력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녀가 원하는 것이라면 투자자들은 자신의 카드로 온갖 해외고...

[여행스토리 호호] 입장료 무료! 명동 주변 가볼만한 박물관

중구 남대문로에 위치한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호호의 유쾌한 여행 (33) 중구 한국은행 은행사박물관, 우표박물관, 우리은행 은행사박물관 봄방학이 한창입니다. 새학기가 다가올수록 아이들의 하루는 바빠집니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봄방학. 어떻게 하면 보람차게 보낼 수 있을까요? 날씨가 추워 움츠려 들기만 하는 요즘, 실내 박물관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명동역과 회현역 사이 세 곳의 박물관이 있습니다. 지도를 찾아 세 박물관의 위치를 선으로 이으면 삼각형이 됩니다. 저는 이곳을 명동 박물관 삼각지대라고 부릅니다.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우표박물관, 우리은행 은행사 박물관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세 박물관은 서로 도보 3분 이내의 거리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세 박물관 모두 입장료가 무료라 부담 없이 둘러볼 수 있습니다. 지리적 특성상 남녀노소, 외국인관광객들도 박물관을 많이 방문합니다. 복잡한 쇼핑거리 너머 오늘은 박물관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1층 화폐광장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은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은 물론 세계 여러 나라의 다양한 화폐와 금융경제 관련 자료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1층은 우리의 중앙은행, 화폐의 일생, 돈과 나라경제, 화폐광장, 상평통보갤러리로 구성됩니다. 돈이 만들어지는 것부터 재활용 과정까지 알기 쉽게 설명해 줍니다. 화폐광장에서는 한중일 삼국의 시대별 화폐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화폐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의 체험학습실 2층은 옛 총재실과 옛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실을 재현해 놓았습니다. 이밖에 화폐박물관 건축실, 모형금고, 세계의 화폐, 체험학습실, 기획전시실, 한은갤러리가 있습니다. 특히 체험학습실에 마련된 다양한 체험을 하다보면 어느새 화폐의 가치와 경제의 흐름을 익히게 됩니다. 압인기를 돌려 동전 만들기, 위조화폐 식별법, 애니메이션으로 배우는 만화 등 아이들의 흥미를 끌만한 체험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블루스크린 앞에서 사진을 찍어 화폐 속에 자신의 얼굴을...

허리 휘는 학원비…사교육 꼭 필요한 걸까?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회원 총회 함께 서울 착한 경제 (67) -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걸음마 떼기 전부터 취업 준비까지 너도나도 학원행이다. 각종 놀이·체험 프로그램부터 예체능 교육에 외국어, 학업 교육, 입시 컨설팅, 고시학원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야금야금 시키다 보면 수십만 원, 대입 준비에 들어가면 수백만 원에 이르기도 한다. 물론 대학등록금보다 비싼 일명 '영어유치원' 같은 고가의 사교육까지 꼽으면 그 규모는 더욱 커진다. 부모 입장에선 욕심껏 시키자니 부담스럽고, 안 시키자니 대학 입시 경쟁에서도 취업 경쟁에서도 밀려날까 불안하다. 이러한 입시 교육·사교육 열풍이 어린이 청소년 행복지수 꼴찌국이라는 불명예를 안긴 주범임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멈출 수 없다. 이에 폭주하는 학원행, 그 실태와 대안을 찾아보았다. 물가는 올라도 줄이기 힘든 사교육 지난해 3분기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가계 소득이 1년 전과 비교해 제자리인 가운데, 식료품 지출이 4% 감소했고 주류와 담배, 오락·문화 소비도 각각 1% 줄었지만, 사교육비 지출은 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해마다 조사하는 사교육비 통계를 봐도,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사교육비 지출액이 매년 증가해 2015년 최고치를 기록한 것을 알 수 있다. 2015년 조사된 초·중·고교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4만 4,000원(초등학교 23만 1,000원, 중학교 27만 5,000원, 고등학교 23만 6,000원)이다. 이는 사교육을 받지 않은 학생을 포함해 산출한 금액으로, 실제 참여 학생만으로 계산한 1인당 월평균 실질 사교육비는35만 5,000원, 고등학교는 47만 원까지 치솟는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소득에 따른 격차가 크다는 것이다. 2015년 통계를 보면, 월 소득 100만 원 미만 가정에선 학생 1명당 사교육비로 6만 6,000원을 지출했지만, 월 700만 원 이상 가정은 6.4배 많은 42만 원을 지출했다. 사교육 참여율도 각각 32.1%와 82.8%...

103세 할아버지의 ‘의외의’ 장수비법

방송작가 최경의 (58) 103세 할아버지의 장수비법 ‘어떻게 사느냐’ 하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이 ‘어떻게 죽느냐’ 하는 것이다. 삶의 끝에 죽음이 있고 아무도 피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소위 ‘골골백년’이 나은지 ‘짧고 굵게’ 사는 것이 나은지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병치레 하며 고통스럽게 사느니 짧게 살더라도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다 깔끔하게 생을 마감하는 것이 낫다는 사람도 있다. 현대의학은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켜왔고 지병이 있어도 치료와 약을 먹으며 삶을 지속할 수 있게 됐다. 보통 사람들도 100세 이상 살 수 있는 시대가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수명 100세 시대에 들어선 우리가 모두 바라는 삶의 형태는 바로 ‘건강하게 오래 살다가 깨끗하게 죽는’ 것이다. 꽤 오래 전 일이다. 장수비법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준비하면서 장수노인들에게 어떤 비결이 있는지 취재한 적이 있었다. 당시 나는 팀 후배작가와 함께 103세 할아버지 한분을 만나기 위해 서울 근교에 있는 집으로 찾아갔다. 과연 103세 할아버지는 자신의 장수비결을 무엇이라고 생각하실까? 실제로 거동은 가능하신지, 어떤 음식을 드시는지, 하루 일과는 어떤지, 운동습관은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집으로 들어서자, 할머니가 그렇지 않아도 할아버지가 기다고 있다며 우리를 반겨 맞았다. 허리가 굽은 꼬부랑 할머니였다. 마루의 한 소파에 기대 앉아 계시는 할아버지께 인사부터 드렸다. 그러자 할아버지가 환하게 웃으며 악수를 청했다. “아! 미스코리아 두 분이 오셨네! 오늘은 특별한 날이야.” 103세 할아버지는 농담도 잘하셨다. 할머니에게도 ‘우리 미스코리아’라고 불렀다. 정확한 나이를 묻는 질문에도 재치 있게 답했다. “겨우 세 살이지 뭐.” “앞에 100은 어디 가고요?” “100은 뚝 떼야지 그 까짓것, 내가 지금 덤으로 사는 거야. 남의 나이 살아요.” 할아버지는 이북이 고향이고, 소싯적 일본 유학길에 올라 명문대학을...

[여행스토리 호호] 나만 알고 싶은 ‘비밀의 화원’…서울미술관 산책

호호의 유쾌한 여행 (32) 부암동 서울미술관 산책 부암동은 서울의 숨은 명소입니다. 서울의 중심가인 광화문에서 차로 15분이면 산으로 둘러싸인 작은 마을에 이르는데 이곳이 바로 부암동입니다. 인왕산과 북악산, 그리고 북한산 사이에 위치한 곳이죠.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이곳은 다운타운과 가깝지만 청와대와 인접한 탓에 개발이 제한됩니다. 그 덕에 자연과 조화를 이룬 고즈넉한 모습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마을 골목 사이사이 미술관도 있고 작은 갤러리와 공방, 카페, 식당 등이 숨어 있습니다. 서울 사람들에게는 멀리 가지 않더라도 작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소중한 곳입니다. 아름다운 정원과 미술관의 신선한 조화 ‘서울미술관’ 서울미술관은 옛 모습을 간직한 부암동에서도 가장 감각적인 미술관으로 미술 전시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젊은 감각에 맞춘 다양한 기획전시와 석파정으로 연결되는 넓은 정원으로 사계절 모두 최근 가장 인기 있는 미술관입니다. 부암동 인왕산 자락의 비스듬한 언덕 지형을 그대로 활용했습니다. 나무 기둥이 중첩되어 서 있는 듯한 미술관 외관은 지하1층에서 3층 규모이며 3층에서 다시 언덕 위에 있는 석파정으로 연결됩니다. 석파정은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흥선대원군 별장 앞에 있는 작은 정자를 가르키는 이름입니다. 정자 옆에는 별장 건물이 단아하게 서 있습니다. 총 8채로 이뤄진 한옥은 경사면을 따라 단정하게 지어져 있습니다. 건물에 유난히 창이 많은데 주변의 수려한 자연 풍경을 집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의도라고 합니다. 별장 주변으로는 너른 품을 자랑하는 보호수와 너락 바위, 석탑 등이 있고 주변 산책로가 잘 가꿔져 있습니다. 이곳을 걷다보면 복잡한 서울 도심에서 잠시 벗어나 또 다른 세계로 들어온 듯합니다. 흥선대원군 별장은 왕족이 사용해 오던 것을 한국전쟁 이후 고아원과 병원으로 쓰이면서 여러 차례 주인이 바꿨습니다. 2008년 미술품수집가인 유니온약품그룹의 연병관 회장이 구입했고 이후 차근차근 준비를 해 2012...

“걸어야 도시가 산다” 걷는 도시 서울

`서울 차 없는 날` 세종대로 일대 보행전용거리 모습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78) - 걷는 도시 서울 이야기 도시를 상징하는 장면 중 하나는 도로에 빽빽하게 들어찬 자동차들이다. 이들이 내뿜는 매연과 소음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사람은 기본적으로 두 다리를 갖고 걷는 생물이다. 아무리 도로가 편해도 걷기 불편한 곳에서 사는 사람들이 행복할 수는 없다. 그래서 서울은 세계의 선진도시들처럼 걷기 편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철도역 중심의 도시개발을 위해선 걷기가 우선돼야 인구가 고령화되고, 도심공동화 현상이 진행되면서 도심이 쇠퇴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사람들은 점차 외곽으로 이주한다. 이미 서울시의 인구는 1,000만 명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도심에 여전히 직장이 있는 상태에서 이러한 변화는, 광역교통수요를 늘리고 자가용의 도심 진입을 증가시킨다. 교통에나 환경 측면에서 모두 불리하다. 그래서 현대 도시계획의 기본은 대중교통중심 개발(Transit-Oriented Development, TOD) 또는 압축도시(Compact City)라고 불리는 것이다. 이는 대형 교통결절점을 중심으로 고밀도 개발을 시행하고 대중교통과 걷기 편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좁은 땅을 넓게 쓰는 효과가 있고, 자가용의 수요도 줄일 수 있다. 이는 곧 에너지 절약과 환경오염 감소를 가져온다. 서울시에서도 서울역, 삼성역(영동대로), 수서역 역세권 개발 등 이 같은 관점에서의 개발(☞ 역세권 고밀도 개발 본격화한다)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같은 철도역 중심의 개발에서는 보행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걸어갈 수 있는 짧은 거리 내에서 모든 도시기능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보행자가 자유롭고 편리하며 자동차에 위협을 받지 않고 걸어 다닐 수 있게 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다. 서울역 북부 역세권 개발 조감도 걸어야 도시 문화 즐길 수 있어 문화의 발전은 모든 도시가 꿈꾸는 일이다. 삶의 질과 도시의 품격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제가 미제 사건의 범인을 알고 있어요”

방송작가 최경의 (57) 불발로 끝난 추억 2 - 이상한 결말 방송을 제작하는 사무실엔 하루 종일 전화가 끊이지 않는다. 전화를 걸어오는 시청자들은 각양각색이다. 정말 중요한 제보전화가 오기도 하고, 마치 상담원에게 하듯 자신의 처지를 길게 하소연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매일 같은 시간이 전화를 걸어 똑같은 질문을 하는 알람시계 같은 이도 있고, 술 한 잔 걸치고 다짜고짜 욕설을 퍼부으며 화풀이하는 못 말리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전화를 많이 받다 보면, 직감적으로 ‘이거다’ 싶거나, 궁금증이 솟구치는 제보들이 걸러진다. 좋은 징조로 시작한 제보는 결말도 후련하게 잘 끝날 확률이 높다. 물론 확률 상 그렇다는 것이지, 꼭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한번은 한 중년여성이 매우 조심스럽고 신중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는데 그 내용이 심상치 않았다. “제가... 이 전화를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오랫동안 망설이다 용기를 냈어요. 저까지 위험해질까봐서요. 사실은 제가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을 알고 있어요... 너무 무서워요.” 화성 연쇄살인사건이라고 하면, 영화로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대표적인 미제 사건이 아닌가. 처음엔 여성의 말이 긴가 민가 했다. “그 범인을 어떻게 알게 되셨는데요? 혹시 친척이나 지인인가요?” “음... 그게... 이웃집에 사는 남자예요. 구체적인 건 전화로 말씀드리기가 좀...” 여성은 이웃집 남자가 오래된 화성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이고 현재 평범한 사람들 속에 섞여들어 철저하게 자신을 숨긴 채 살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이웃집 남자가 범인이라는 것을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됐는데 그 구체적인 증거도 있다고 말했다. 만약 그 말이 사실이라면 영구미제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게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우선 제보여성과 만날 약속을 했다. 그녀는 방송사 안에서 만나는 게 가장 안전할 것 같다면서 직접 찾아오겠다고 했고, 우리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중요한 제보자인 만큼 인터뷰할 장소도 급히 물색해 놓고 카메라도 두 대를 세팅한 채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