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생태공원, 어딘지 아세요?

시민기자 최용수

발행일 2016.05.23. 14:18

수정일 2016.05.23. 15:25

조회 2,118

생태연못 위에 설치된 나무데크 무장애 산책로 모습

생태연못 위에 설치된 나무데크 무장애 산책로 모습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시인 나태주의 ‘풀꽃’이란 시(詩)이다. 늦봄, 서울 한복판에서 계절의 순환을 五感(오감)할 수 있다면 그건 행운일 것이다. 빼곡한 여의도의 빌딩숲과 올림픽도로 사이에 숨은 듯 자리한 ‘샛강생태공원’, 번잡한 도심에서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오아시스를 찾는다면 이곳으로 오라. 얼핏 보면 평범하지만 자세히 보면 예쁘고 오래보면 더 사랑스러운 생태공원이다.

샛강다리 위의 전망대(왼쪽), 여의도의 빌딩과 생태공원의 수목들이 장관을 이루고 자전거 도로에는 라이딩족이 달린다

샛강다리 위의 전망대(왼쪽), 여의도의 빌딩과 생태공원의 수목들이 장관을 이루고 자전거 도로에는 라이딩족이 달린다

‘샛강’이란 큰 강의 줄기에서 갈려나가 중간에 섬을 이루고, 하류에 가서는 다시 본래의 강과 합쳐지는 작은 강을 말한다. 여의도 샛강이 바로 그런 곳이다. 생활쓰레기, 부유물과 악취 등 열악한 환경의 저습지로 방치되어 오던 곳이 1997년 9월 우리나라 ‘최초의 생태공원’으로 탄생했다. 63빌딩 앞 여의IC에서부터 국회의사당 인근 서울마리나까지 폭 130m, 길이 4.6㎞로 이뤄진 이곳에 생태수로, 버들숲, 수질정화원, 폐쇄형 습지, 파크골프장, 광장 쉼터 등 다양한 시설과 함께 숲속 산책로 7.4㎞, 자전거도로 4.7㎞가 조성되어 있다.

지하철5호선의 지하수를 이용한 생태연못과 산책로 모습

지하철5호선의 지하수를 이용한 생태연못과 산책로 모습

공원은 테마에 따라 6개의 소구간으로 구성되어있다. 시작점인 여의IC 부근은 ‘여의경관구역’이다. 넓은 초지와 잔디마당, 파크골프장, 한강변 산책로에서 서울의 경관을 즐길 수 있다. 물옥잠, 부들을 심어 샛강의 수질을 정화하고 습지의 다양성을 관찰할 수 있는 ‘수질정화 습지구역’이 이어진다. 공원의 중심은 여의교~서울교 구간에 있는 ‘생태체험학습구역’이다. 버드나무, 갈대, 물억새 등이 군락을 이루고, 지하철 5호선에서 나오는 지하수로 계류폭포와 생태연못을 만들었다.

유치원 아이들이 선생님의 인솔로 공원을 찾아 놀이와 생태체험학습을 하고 있다

유치원 아이들이 선생님의 인솔로 공원을 찾아 놀이와 생태체험학습을 하고 있다

소풍 나온 K유치원 아이들, 재잘대며 술래잡기 하는 모습이 발걸음을 붙잡았다. 인솔 교사는 기자에게 “한강시민공원의 대부분이 시멘트로 덮여있는데 샛강에는 자연이 살아있고 다양한 동식물을 관찰하며 아이들과 체험학습을 할 수 있어 자주 찾아온다”는 말을 남기고 아이들과 술래잡기를 한다.

해오라기숲길을 따라 산책하고 있는 시민들 모습

해오라기숲길을 따라 산책하고 있는 시민들 모습

샛강 하류의 서울교~파천교 구간은 ‘버들문화구역’이다. 버들광장과 창포원이 조성되어 있고, 천연기념물 황조롱이를 비롯해 해오라기와 검둥오리, 왜가리들이 초여름을 즐긴다. 또 파천교~국회의사당 구간은 폐쇄형 습지를 만들어 통행로를 우회시키는 등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는 ‘생태절대보존구역’이다. 공원의 서쪽 끝은 ‘한강둔치탐방구간’이다. 발걸음을 멈추면 한강과 선유도, 밤섬의 빼어난 경관이 눈에 차오르고 저절로 치유됨을 느낄 수 있다. 또 샛강생태공원에는 편의점이나 야간 가로등도 없다. 생태계를 완벽하게 보존하여 온전히 자연을 시민들에게 되돌려주기 위함이란다.

샛강다리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생태연못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

샛강다리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생태연못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

샛강생태공원 탐방은 구간마다의 테마를 찾는 것도 좋지만 드넓은 샛강공원을 한눈에 즐겨보는 것도 권하고 싶다. 영등포와 여의도를 잇는 ‘샛강다리’, 다리 가운데 조망대에 올라서면 광활한 샛강생태공원과 여의도 빌딩숲이 눈에 가득 담긴다. 다리 아래쪽에는 짙푸른 수목이 울창하고 까치와 참새떼, 생태수로를 따라 나들이 나온 잉어들, 느릿느릿 산책하는 시민들이 한가롭고, 시선을 여의도로 옮기면 하늘높이 치솟은 빌딩이 경쟁하듯 자태를 뽐내고, 멀리 자전거 길에는 시원하게 달리는 줄지은 라이딩족이 장관을 연출한다. 5월 20일에는 당산동에서 샛강생태공원을 바로 연결하는 보행육교가 개방되어 한강 가는 길도 쉬워졌다. (☞ 한강 가기 쉬워졌네!…당산보행육교 개통)

5월 20일 개방한 당산동~샛강공원간의 보행육교

5월 20일 개방한 당산동~샛강공원간의 보행육교

공원에서 만난 여의도 주민 J씨(72세, 광장아파트)는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가 오래되어 불편하지만 이 샛강공원 때문에 이사를 못 간다”며 샛강공원을 자랑했다. 당산동에서 왔다는 주부는 “그 동안 당산동에서 샛강공원 오는 것이 많이 불편했는데, 엊그제 보행육교가 완공되어 이제 샛강공원이 집 앞마당이 된 것 같다”며 기뻐했다. 서울에 살면서 계절의 변화를 제대 오감(五感)하기는 싶지 않다. 이럴 때는 여의도 ‘샛강생태공원’으로 가보라. 얼핏 보면 단순한 배수로 같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생태공원답게 볼거리, 체험거리로 속이 꽉 찬 알토란이다.

■ 여의도 샛강생태공원
 ○ 문의 : 여의도샛강 안내센터(02-3780-0570~1), 한강사업본부 생태과(02-3780-0855)
 ○ 생태프로그램: 1~12월(연중) 해설프로그램, 자연관찰, 자연놀이 등 12종
 ○ 교통편(지하철로 오시는 길)
  - 지하철1호선 대방역 : 6번 출구 여의교 건너 좌측 윤중초등학교 방향 약 900m(약 20분)
  - 5호선/9호선 여의도역 : 1번 출구 광장아파트 삼거리 방향 약 500m(약 10분)
  - 9호선 샛강역 : 4번 출구 자이아파트(윤중중학교) 삼거리 방향 약 650m(약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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