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탁에 올릴 상추, 내가 키워요~”

시민기자 최용수

Visit1,178 Date2016.05.19 14:25

노들텃밭 입구 모습,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개방된다

노들텃밭 입구 모습,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개방된다

‘귀촌’과 ‘귀농’이 인기인 요즘, 농촌문화를 서울 한복판에서 체험해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막연한 두려움, 생소한 시골 문화와 충격을 미리 경험할 수 있으니 말이다. 지하철 9호선 노들역 2번 출구를 나와 도보로 10분 정도 걸어가면 ‘노들섬’에 다다른다. 버스를 이용한다면 한강대교 중간정류장 ‘사랑의 쉘터’에서 내리면 된다.

노들텃밭으로 갈 수 있는 한강대교 중간의 노들섬 정류장 `사랑의 쉘터` 모습

노들텃밭으로 갈 수 있는 한강대교 중간의 노들섬 정류장 `사랑의 쉘터` 모습

사랑의 쉘터 쉼터와 이원등 상사의 기념탑이 있는 소공원의 남쪽 길을 내려가면 ‘노들텃밭’이라는 안내간판이 붙어있는 출입문이 보인다. 여기가 바로 서울에서 농촌체험을 할 수 있는 서울시 제1호 도시농업공원인 ’노들텃밭’이다.

텃밭을 가꾸고 있는 지현(6세)이 모녀와 정겨운 원두막이 보인다

텃밭을 가꾸고 있는 지현(6세)이 모녀와 정겨운 원두막이 보인다

‘노들텃밭’은 시민들의 도시농업 활성화와 농촌체험을 위해 비어있던 땅을 서울시가 2012년부터 텃밭을 조성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조성된 텃밭은 매년 시민들에게 분양하고, 사회단체 및 기업들과 함께 다양한 농촌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 2월 초에 분양신청을 받아 추첨을 통해 한 두락씩 총 280두락을 배정하였고, 2015년도 우수경작자에게 할당된 120두락을 합하면 총 400두락이나 된다. 기자도 분양신청을 했으나 높은 경쟁률 때문에 떨어지고 말았다. ‘한 두락’이란 연간사용료 2만원을 내면 3월 중순부터 11월 말까지 경작할 수 있는 6.6㎡(2평)의 면적의 텃밭을 말한다. 올해는 ‘노들꿈섬 개발계획’에 따라 공모 당선된 ‘밴드오브노들’의 프로그램까지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노들텃밭에 있는 토끼장에서 놀고 있는 꼬마 손님들

노들텃밭에 있는 토끼장에서 놀고 있는 꼬마 손님들

도시농업공원인 ‘노들텃밭’은 ‘6무(無)공원’이란 특징과 다양한 농촌체험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는 색다름을 갖고 있다. ‘6무 공원’이란 화학비료, 농약, 비닐멀칭(농사용 비닐), 매점, 쓰레기통, 취사가 없이 운영되고 있는 친환경 농업공원이란 뜻이다. 농사용 거름은 쓰러진 나무로 지은 ‘생태화장실’에서 분뇨를 숙성시켜 만든 액체비료(液肥)를 사용한다. 생태화장실은 물 대신 톱밥을 쓰며, 예상과 달리 재래식 화장실 특유의 냄새도 없어 놀랍다. 쉴 수 있는 시골원두막이 농장 양편으로 설치되어 있고, 괭이, 물조루 등 각종 농기구를 빌려주는 농기구대여소와 지원센터가 있다. 아침 일찍 일터로 나가는 농부들의 일상에 맞추어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텃밭출입문을 개방하니 자유롭게 텃밭 가꾸기가 가능하다.

노들텃밭 지원센터에서는 괭이, 물조루 등 각종 농기구를 빌려준다

노들텃밭 지원센터에서는 괭이, 물조루 등 각종 농기구를 빌려준다

농촌체험프로그램은 5월의 토종논 모내기를 시작으로 6월 텃밭수확프로그램, 7월 쪽염색과 콩두레농사, 8월 허수아비 만들기, 10월 토종논 벼베기 행사 그리고 11월 김장축제에 이르기까지 매월 2~3개의 체험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또한 매주 토요일 오전, 오후 2차례씩 ‘토요농부교실’이 열린다. 다양한 농업 기술과 농기구 사용법 등 농사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전수 받을 수 있는 특별프로그램이다. “농촌체험프로그램 참여는 누구나 가능하다”는 조기진 노들텃밭 센터장은 “널리 알려져서 많은 시민들이 체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맹꽁이논과 토종밭, 미나리꽝, 토끼장이 있어 학생들의 농촌견학장소로 이미 입소문이 나 있다.

이촌동에서 왔다는 지현(6세, 유치원)이 엄마는 “요즘 유치원에서 자주 농장체험을 가는데 대부분 아이들은 구경만 하고 서있는데 지현이는 고구마도 캐고 흙을 묻혀가며 잘 노는 게 신기했어요”라던 유치원 선생님의 이야기를 기자에게 들려주면서 “이곳에서 텃밭체험을 한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 주말이면 지현이가 먼저 텃밭에 가자며 조른다”고 했다.

저녁 식탁에 올릴 상추를 따러 왔다는 온 김정숙(58세, 노량진)씨는 “운 좋게 텃밭을 분양받아서 퇴직 후 무료해 하던 남편과 함께 직접 채소를 길러먹고 텃밭 이웃들과도 친구가 될 수 있어 참 행복하다”며 “텃밭은 우리 부부의 놀이터이자 힐링 센터 역할을 톡톡히 한다”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상도동에서 왔다는 아저씨(62세)는 “내년쯤 귀농을 생각하는데, 여기서 배운 농업기술과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2년째 이곳에서 텃밭체험을 하고 있다고 했다.

노들텃밭에서 진행되는 체험프로그램의 하나인 `토종논 모내기` 행사 모습

노들텃밭에서 진행되는 체험프로그램의 하나인 `토종논 모내기` 행사 모습

노들텃밭이 있는 ‘노들섬’은 1916년 이전에는 용산구 이촌동과 연결된 10만평(330만㎡) 규모의 넓은 모래벌판이었다. 당시 서울의 대표적 피서지였으며 석양이 아름다워 용산 8경의 하나로 이름난 곳이었다. ‘백로가 노닐던 징검돌’이라는 뜻의 ‘노들’, 모래(沙)가 많은 마을(村)이란 뜻의 ‘사촌(沙村)’으로 불리기도 했었다.

1917년 한강대교를 건설시 다리연결을 위해 석축을 쌓게 되어 인공섬이 되었다. 현재도 남쪽 벽에는 당시의 석축과 돌난간을 확인할 수 있다. 1982~1983년의 호안정비사업을 통해 지금의 12만㎡ 크기 노들섬으로 확정되었으며, 1989년 서울시가 소유주 ㈜건영으로부터 매입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다음날 일하러 올 때 사용하기 위해 거꾸로 걸어둔 장화 모습이 무척 해학적이다

다음날 일하러 올 때 사용하기 위해 거꾸로 걸어둔 장화 모습이 무척 해학적이다

노들텃밭에 관한 정보와 각종 체험프로그램 신청은 노들텃밭 지원센터(02-792-7520)와 중부공원녹지사업소(02-3783-5997), 네이버카페 ‘노들텃밭(cafe.naver.com/ndfarm)’을 통해 할 수 있다. 청경채, 적상추, 쑥갓 등 각종 채소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노들텃밭’, 새벽 일찍 논·밭으로 나서는 농부처럼 간단한 먹거리와 물, 수건, 모자를 챙긴다면 텃밭 나들이 준비는 충분하다. 굳이 서울을 떠나 멀리 가지 않고도 정겨운 시골정취를 느끼며 체험을 할 수 있는 노들텃밭, 숨겨진 서울의 나들이 명소로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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