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빨간 시계탑의 비밀

시민기자 김경민

Visit915 Date2016.05.16 15:16

지금은 서울대학교 병원 의학박물관으로 쓰이는 옛 대한의원 전경

지금은 서울대학교 병원 의학박물관으로 쓰이는 옛 대한의원 전경

창경궁 정문인 홍화문에서 연건동 서울대학교 병원 입구를 바라보면 현대식 병원건물들 사이로 저 멀리 외국에서나 보았음직한 고풍스러운 시계탑건물이 눈에 띈다. 흡사 옛 서울역(현재 문화역 서울 284)과 비슷한 르네상스 풍의 붉은색 벽돌 건물 위로 네오 바로크 양식의 돔모양 시계탑을 얹은 건물이다. 이 건물의 정체는 현재 서울대학교병원 의학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옛 대한의원 본관이다. 서울대학교의학박물관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의료기기 1천여 점과 8천여 점의 우리나라 근대의학 사료를 소장하고 있는 의학전문박물관으로 근대의학의 발달사와 의료기기의 변천사를 살펴볼 수 있다.

야외에 설치된 지석영 동상

야외에 설치된 지석영 동상

정문 현판에는 하얀 글씨로 요즘은 보기 드물게 오른쪽부터 院醫韓大(대한의원)이라고 쓰여진 현판이 걸려 있고 오른쪽에는 구한말 종두법을 보급한 의사이자 의학교의 초대 교장이었던 지석영선생의 동상이 서있다. 지금은 서울대학교병원 의학박물관으로 쓰이고 있지만, 이곳은 1907년 고종황제의 칙령에 의해 당시 국립의료기관인 광제원(廣濟院), 교육기관인 의학교(醫學校)와 그 부속병원 그리고 1908년 개원한 대한제국의 통합 국립병원이었던 대한의원(사적 제248호)으로 사용됐다는 안내문을 볼 수 있었다.

전시관 입구로 들어가는 길

전시관 입구로 들어가는 길

다소 뻑뻑한 철제문을 열고(대부분 안쪽의 안내원이 열어주어야 한다.) 삐걱거리는 나무 계단을 올라 2층 전시실로 향하니 우리나라의 최초의 서양식 국립병원인 제중원(濟衆院)의 역사에서 시작하여 오래된 각종 광학현미경, 상아청진기, 외귀형 청진기 등 의학관련 희귀한 사료들을 볼 수 있었다. 일제 강점기를 거쳐 지금의 서울대학교병원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근대의학의 역사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대한의원 시계탑 전시실

대한의원 시계탑 전시실

또한, 110년이라는 역사와 함께 국내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시계탑인 ‘대한의원 시계탑’은 국내 유일의 기계식 대형 탑시계다. 임금이 백성의 시간을 관장한다는 전통적인 이념과 함께 서구의 의술을 도입하여 근대 국가를 세우고자 했던 뜻을 담아 1907년 세워진 것으로, 1981년 전자식 시계가 그 역할을 대신하다 2014년 본래의 기계식으로 복원되어 그 역사적 가치가 높다고 한다. 아쉽게도 시계탑전시실은 평일 오전 11시, 오후 4시 하루 두 차례만 전화나 현장 예약한 15명 내외의 관람객만 볼 수 있다고 하여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한편, 전시실 맞은편에서는 1885년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국립병원으로 설립된 제중원 설립 103주년을 맞이하여 2015년 4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된 서울대학교 병원의 변화상을 담은 ‘병원 공간의 변화’, 진료 장면을 주제로 한 ‘의사와 환자’,병원의 일상을 테마로 한 서울대학교병원 역사사진전 ‘꿈, 일상, 추억 전시가 진행되고 있어 장차 의사가 되고 싶다는 아이와 함께 관람하니 더 좋았다.

따뜻한 봄날, 오래된 고궁뿐만 아니라 서울대병원 의학박물관처럼 조선시대, 일제 강점기 그리고 대한민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역사가 공존하는 ‘거대한 타임머신, 서울’에 존재하는 특별한 박물관들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Creative Commons 저작자 표시 비영리 사용 변경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