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동 벽화마을, 주민 먼저? 관광객 먼저?

시민기자 김혜민

발행일 2016.05.02. 14:20

수정일 2016.05.02. 14:28

조회 2,812

종로구 낙산공원 밑에 위치한 이화벽화마을

종로구 낙산공원 밑에 위치한 이화벽화마을

햇볕이 강렬하게 내리쬐는 오후 3시, 길을 나섰다. 목적지는 벽화마을이 있는 이화동. 골목 구석구석 피어나는 활기찬 그림들. 고양이처럼 쏘다니다 보면 다리도 아프고 힘들지만, 편안함이 스며드는 골목골목의 일상이 좋다. 올라갈 때는 다리가 아프다고 아우성이지만, 내려갈 때는 풍경이 달리 보인다.

벽화마을을 둘러보는 방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발 닿는 대로 걷다 보면 마음 닿는 대로 보인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사람들을 따라 걷는다. 주말이라 많은 사람들이 골목에 몰아친다. 외국인들도 많다. 여기서 꼭 가야 하는 벽화가 있다면 ‘꽃계단’과 ‘물고기 계단’. 1박 2일 프로그램에서 이승기가 다녀가면서 인기세가 가속화되었던 곳이다. 하지만 그 인기만큼 사람이 몰리면서, 그만큼 주민들의 피해도 뒤따랐다. 관광객들이 몰려들자 얼마 전 꽃과 물고기 벽화가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일도 발생했다. 

관광객이 자주 찾던 물고기 계단 모습

관광객이 자주 찾던 물고기 계단 모습

내용은 이렇다. 이화동 마을에는 원래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기로 되어 있었으나 성곽에 인접해 있어 고층 아파트가 건설이 힘들어졌다. 그 후 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이곳 마을에 벽화가 그러졌다. 매스컴을 타고 입소문을 탄 이화벽화마을은 어느새 사람들이 몰렸고 소음 등 주거민들의 피해도 뒤따랐다.

관광객들이 사진을 많이 찍는 날개모양 벽화

관광객들이 사진을 많이 찍는 날개모양 벽화

대부분 카페 등의 업종으로 변경되었지만, 일반 거주 지역에선 상업지역으로 변경이 제한되면서 주민들의 반발도 심해졌다. 이에 벽화 반대를 주장하는 사람이 하룻밤 사이에 꽃 계단과 물고기 계단을 회색칠을 하여 지웠버린 것이다. 소문을 듣고 찾아온 관광객들에겐 아쉬움이 더해졌다. 관광객과 주민들이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이 어서 마련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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