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도깨비 야시장 판매 상품, 누가 어떻게 정할까?

시민기자 이현정

발행일 2016.04.26. 18:20

수정일 2016.10.11. 15:05

조회 2,896

서울 밤 도깨비 야시장@여의도 월드나이트마켓

서울 밤 도깨비 야시장@여의도 월드나이트마켓

함께 서울 착한 경제 (46) '서울 밤 도깨비 야시장 현장품평회'

해외 관광객들에게 매력 만점 관광지로 꼽히는 야시장. 현지 분위기를 만끽하며 이색 먹거리와 기념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어 인기다. 하지만 ‘지저분하다’, ‘조잡하고 품질이 좋지 않다’, ‘바가지가 심하다’ 등 불만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시민들이 직접 깐깐하게 고른 상품만 판매하는 야시장이라면 어떨까? 현장품평회를 통해 믿을 수 있는 야시장으로, 서울의 새로운 명소로 거듭나고자 하는 ‘서울 밤 도깨비야시장@여의도 월드나이트 마켓’을 찾아가 보았다.

시민, 전문가가 공정하고 꼼꼼하게 ‘서울 밤 도깨비 야시장 현장품평회’

“본인이 100% 창작하신 건가요?”

“장사한지 얼마나 되셨어요?

“하루 몇 인분 정도 소화할 수 있을까요?”

“굉장히 부드럽네요. 냉장육을 쓰시나 봐요?”

지난 8일 여의도 한강공원에서는 ‘2016 서울 밤 도깨비 야시장 현장 품평회’가 열렸다. 1차 서류심사를 통과한 셀러와 푸드트럭을 대상으로 진행된 2차 현장 평가의 자리였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마다 열리는 ‘서울 밤 도깨비 야시장@여의도 월드나이트마켓’에 계속 참가할 최종 참가팀을 선정하는 자리인 만큼, 참가자도 심사평가단도 무척이나 진지한 모습이었다.

최연수 씨와 일반 상품 분야 전문위원단

최연수 씨와 일반 상품 분야 전문위원단

“서울 밤 도깨비 야시장은 일회성이 아닌, 10월까지 진행하는 거잖아요. 외국인 관광객들도 찾고 하다 보니, 심사를 아주 엄격하게 하더라고요. 1차 서류심사는 자격을 검증했고, 2차 현장 품평회는 현장 심사예요. 오늘은 방향제와 디퓨저 상품을 심사하고 있어요. 미적 디자인 요소도 중요하지만, 피부에도 닿고 사람들이 흡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안전성을 위주로 제조, 판매 필증을 갖고 있느냐. 또 유해성 검사도 통과가 됐느냐 하는 것을 기본적으로 보고 있어요.”

한국공예산업연구소 최연수 대표의 설명이다. ‘2016 서울 밤 도깨비 야시장’에는 1차 서류심사를 통과한 팀만 일반부문 213팀, 푸드트럭 부문 117팀에 달할 정도로 도전자가 많았다. 그중 일반 70팀, 푸드트럭 30팀이 선정되는데, 참가 팀이 많다 보니 현장품평회는 3월 31일, 4월 1일, 2일, 8일, 9일 총 5일간 나눠서 진행되었다.

시식 후 꼼꼼하게 품평을 메모하는 시민평가단 등성 씨

시식 후 꼼꼼하게 품평을 메모하는 시민평가단 등성 씨

현장품평회 심사단으로는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위원단’, 직장인, 주부, 대학생 등 다양한 시민들로 구성된 ‘시민모니터링단’뿐 아니라, 당일 현장 방문객 중 무작위로 선정된 300여 명도 시민평가단으로 참여했다.

“저흰 유학생이에요. 한국을 제대로 느끼고 싶어서 참가했어요. 인도네시아엔 이런 야시장은 없었거든요.”

밤 도깨비 야시장이 서울의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심사단엔 외국인도 제법 많이 눈에 띄었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수치 씨의 얘기에, 러시아에서 온 유학생 라스티아 씨도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어 좋다”며 한마디 거든다. 이들은 시민모니터링단으로서 가격이나 실용성도 보지만, 무엇보다 독특하고 창의적인 것을 높이 평가할 생각이라고 한다.

러시아 유학생 라스티아 씨(좌), 인도네시아 관광객 수치 씨(우)

러시아 유학생 라스티아 씨(좌), 인도네시아 관광객 수치 씨(우)

시민평가단 중엔 외국인 관광객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수치 씨와 라스티아 씨

시민평가단 중엔 외국인 관광객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수치 씨와 라스티아 씨

창업자들의 꿈을 키우는, 4곳 4색 ‘2016 서울 밤 도깨비 야시장’

“아무래도 심사다 보니, 걱정되는 부분도 있죠. 저는 최선을 다한다고 했는데,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랍니다.”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손색이 없는 캔들과 디퓨저를 직접 만들어 나온 김현경 씨는 이와 같은 마켓에는 처음 참가하는 것이라 한다. 마켓 참가 경험이 많은 베테랑 참가자들도 긴장된 모습이었는데, 이래저래 걱정되는 것도 당연할 터. 그렇다면 참가자들의 긴장시키는 현장 품평회는 왜 하는 것일까?

품평회에 참가한 셀러 김현경 씨

품평회에 참가한 셀러 김현경 씨

“서류심사만 하면 한계가 있어요. 푸드트럭 같은 경우에는 차량 디자인도 직접 봐야 하고, 음식에 대한 애착이나 자부심이 있는지, 얼마나 정성이 들어가는지 등도 보고, 맛도 봐야 하거든요. 일반 셀러도 마찬가지로 사진만 봐서는 야시장의 상품 품질을 유지할 수가 없더라고요. 특히 수제품 같은 경우는 제품이 여러 가지인데 사진상으론 제대로 다 파악이 안 되고요. 그래서 직접 맛보고 살펴보며 가격 적정성도 알아보는 현장 품평회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소상공인지원과 김지영 씨는 이곳 여의도 야시장 컨셉이 ‘하룻밤의 세계여행’인 만큼, 아무래도 다른 곳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팀이 선정될 것이라 내다봤다.

쿠바식 샌드위치를 판매하는 푸드트럭

쿠바식 샌드위치를 판매하는 푸드트럭

“지금 청년 실업문제가 심각하잖아요. 저는 이 푸드트럭이 청년 창업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해서 심사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선발이 되면 예비 팀들까지 별도의 컨설팅을 할 계획인데요. 메뉴를 다양하게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도록 돕고, 장사가 잘 되는 장소 고민도 함께 해주고 싶습니다.”

경기대 사회적경제 전문가과정 교수 전진용 씨의 설명을 들으니, 서울 밤 도깨비 야시장이 청년창업자들의 실질적인 시험무대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청년들 일자리도 창출하고, 장기적으로 지원도 해주고... 굉장히 좋은 기회라서 참가했습니다. 푸드트럭은 작년 6월부터 시작했는데 섣부르게 시작한 거 같아요. 사실 정부에서 지원해준다 해서 시작했는데, 아직 규제나 그런 게 많아서 장사하기 너무 힘들었거든요.”

푸드트럭 청년 창업자인 정유진 씨는 부드러운 맛이 일품인 문어 꼬치를 선보였다. 푸드트럭을 키워 자신의 가게를 여는 것이 꿈이라는데, 이곳 현장 품평회엔 정유진 씨와 같은 청년창업자가 무척 많았다. 서울 밤 도깨비 야시장이 이들 청년창업자의 꿈을 키우고, 창업자를 육성하는 공간으로 제대로 자리 잡아나가야 할 것이다.

푸드트럭에서 문어꼬치를 판매하는 정유진 씨

푸드트럭에서 문어꼬치를 판매하는 정유진 씨

2016 서울 밤 도깨비 야시장은 이곳 여의도 한강공원을 시작으로, 5월에는 DDP와 청계광장, 7월에는 목동 운동장에서 차례로 개장할 예정이라고 한다. 혹여 여의도야시장에 최종 선정되지 못한 참가자가 있다면, 좌절하지 말고 새롭게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보다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자신만의 상품으로 개선해 다음 기회를 엿보는 도전 정신도 필요할 듯싶다.

‘서울 밤 도깨비 야시장@여의도 월드나이트 마켓’은 10월 29일까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6시부터 밤 11시까지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광장에서 열린다. 우천시에는 휴장할 수 있으니, 공식홈페이지(www.bamdokkaebi.org/)나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bamdokkaebi)에서 개장 여부를 확인한 후 찾아가는 것이 좋겠다.

일본식 튀김 요리를 파는 푸드트럭

일본식 튀김 요리를 파는 푸드트럭

이현정 시민기자이현정 시민기자는 '협동조합에서 협동조합을 배우다'라는 기사를 묶어 <지금 여기 협동조합>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협동조합이 서민들의 작은 경제를 지속가능하게 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그녀는 끊임없이 협동조합을 찾아다니며 기사를 써왔다. 올해부터는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자리 잡은 협동조합부터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자활기업에 이르기까지 공익성을 가진 단체들의 사회적 경제 활동을 소개하고 이들에게서 배운 유용한 생활정보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그녀가 정리한 알짜 정보를 통해 '이익'보다는 '사람'이 우선이 되는 대안 경제의 모습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내가 놓친 서울 소식이 있다면? - 뉴스레터 지난호 보러가기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