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공원에 숨겨진 세 가지 보석

시민기자 김영옥

발행일 2016.04.01. 16:52

수정일 2016.04.01. 17:55

조회 2,672

방학천을 따라 만들어진 발바닥공원

방학천을 따라 만들어진 발바닥공원

봄이다. 햇살 좋고 바람은 부드럽다. 겨우내 앙상했던 나뭇가지엔 물이 오르고 새순이 돋고 꽃망울이 맺혔다. 식물이 햇살을 향하듯, 마음과 몸도 ‘밖으로, 밖으로’ 달음질친다. 이럴 때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 삼아 찾아갈 수 있는 공원이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우리 마을의 발바닥

발바닥공원은 도봉구 방학동의 건천인 방학천을 따라 만들어진 생태공원이다. 2002년 5월 만들어졌으니 어느덧 14년이나 됐다. 면적 1만 5,520㎡에, 약 1.2km 규모이다. 공원 이름이 독특하다. 우리 신체에서 관심을 갖지 않는 발바닥은 평소에는 하찮게 여겨지지만 건강에 있어선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처럼, 이 공원이 지역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공원이 만들어지기 전 무허가 건물과 판자촌이 있던 방학천 주변의 주거 환경을 개선해, 꼭 필요한 곳으로 재탄생했다는 의미로 발바닥공원이라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공원 중간에 있는 생태연못

공원 중간에 있는 생태연못

실제로 도봉구 발바닥공원은 방학3동과 쌍문4동의 빽빽한 아파트 밀집지역에선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해 내고 있다. 공원이 많지 않은 지역에서 산이나 산자락의 근린공원이 아닌 평지에 이 정도의 공원은 흔치 않다. 인근 주민들은 새벽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이곳을 이용한다. 아침저녁으론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고 낮엔 삼삼오오 지인들과 산책과 마실 나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꽃나무가 많아 요즘 같은 계절엔 마음 맞는 친구와 담소하며 걷기 좋다. 노란 산수유도, 흰 목련도, 예쁜 매화도, 노란 민들레도 꽃망울을 터뜨렸다.

꽃망울을 터뜨린 매화

꽃망울을 터뜨린 매화

매일 아침 6시 30분부터 방학3동 동주민센터 앞에 모인 주민들을 위해 숲해설가인 주민 이혜숙씨는 공원을 돌며 공원 안의 나무와 풀, 꽃 등에 대해 해설을 하고 있다. 해설가와 함께 매일 아침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공원의 모습을 관찰하는 것은 신비로운 경험일 것이다.

방학천을 따라 만들어졌기 때문에 공원의 모양도 독특하다. 동서로 길게 만들어져 있고, 약 1시간 정도면 왕복할 수 있다. 공원 중간에는 생태연못(면적 710㎡)과 자연학습장을 비롯해 산책로(길이 약 800m), 지압보도(길이 약 200m), 잔디광장, 쉼터, 운동시설, 작은 도서관, 환경교육장 등이 있다.

맨발로 다니는 지압보도

맨발로 다니는 지압보도

주민들의 문화 놀이터

공원 중간지점엔 지역 주민들에게 생태교육을 실시하는 환경배움터 건물과 도봉환경교실(www.ecoclass.or.kr) 건물이 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환경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환경 교육 자원 봉사자 모임인 자연 해설단과 함께 환경 교실의 주요 프로그램을 같이 운영하고 있다. 자연체험교육 프로그램에는 자연 해설, 숲 체험, 공원 체험, 하천 탐사, 천연 염색 등의 프로그램이 있다. 생활환경교육 프로그램으로는 친환경 살림하기, 안전한 먹을거리 교육, EM 활용 교육 등의 프로그램이 있다. 과학체험교육 프로그램에는 대안 에너지 교육, 별자리 체험 교육, 생태 과학 교육 등의 프로그램이 있다. 에너지 자립을 위해 태양광 미니발전소 패널도 설치돼 있다.

도봉환경교실

도봉환경교실

도봉환경교실 맞은편으론 2013년 1월 문을 연 ‘꽃피는숲속도서관’ 이 보석처럼 숨어 있다. 주민들이 매일 2명씩 조를 짜서 오전과 오후로 도서관을 지킨다.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 있어 공원을 산책하다 들어와 잠시 들어와 쉴 수도 있고, 책을 읽을 수도 있고 착한 가격의 간단한 음료수를 사서 마셔도 된다. 취미가 맞는 주민들이 모여 취미 활동을 할 수 있게 공간도 내어 준다.

양말 인형을 만드는 주부님들

양말 인형을 만드는 주부들

잠시 들여다 본 도서관 안의 풍경은 무척 근사했다. 벽과 천정이 모두 원목으로 이뤄져 있어 숲속에 온 듯 평화로웠고, 그 속에서 아이는 책을 읽고, 산책하다 들어온 동네 할아버지는 달달한 커피를 한 잔 주문해 드시고 계셨다. 양말 인형을 만드는 취미가 같은 주부 4명은 매주 목요일 이곳에 모여 양말 인형을 만들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주민들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 은행나루

주민들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 은행나루

별다방 부럽지 않은 이곳

발바닥공원 서쪽 끝에는 요즘 더욱 주민들에게 주목 받는 공간이 생겼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사업으로 생긴 주민들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 마을활력소 ‘은행나루’다. 동주민센터 2층 유휴공간을 리모델링해 만든 공간 은행나루엔 주민들이 모여 책을 읽거나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주민들이 만들어가는 자율공간 ‘은행나루’ 에서는 음료수도 자율로 타서 마실 수 있고, 음료수 값은 작은 모금함에 자발적으로 넣으면 됐다. 근사한 카페에 와 있는 듯 공간 인테리어가 멋졌다.

동주민센터 뒤쪽 외벽에 그려진 `희망날개벽화`

동주민센터 뒤쪽 외벽에 그려진 `희망날개벽화`

동주민센터 뒤쪽 외벽엔 날개 벽화가 하나 만들어졌다. 이 ‘희망날개벽화’는 벽에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니라 부조 형태로 날개 깃털 하나하나를 조각하여 우리 고유의 안료인 단청을 입히는 방식으로 제작돼 입체감이 돋보였다. 흰 날개의 배경에는 노랗게 물든 방학동 은행나무가 그려졌고, 하얀 날개 밑으론 서울창포원 꽃창포가 가득 피어 있어, 지역적인 특색이 물씬 풍기는 벽화가 만들어져 있다. 도봉구 주민참여예산으로 제작된 이 희망날개벽화는 방학동 주민 구본준씨의 재능기부로 탄생했다. 많은 주민들에게 포토 존으로 사랑받게 될 희망날개벽화 때문에 암만해도 도봉구 주민은 모두 조만간 천사(^^)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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