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개통한 '호암늘솔길'의 두 가지 매력

시민기자 최용수

발행일 2016.03.18. 16:20

수정일 2016.03.18. 16:36

조회 4,209

호암늘솔길은 전 구간이 잣나무 숲 속을 통과하는 나무데크로 조성된 무장애 산책길이다

호암늘솔길은 전 구간이 잣나무 숲 속을 통과하는 나무데크로 조성된 무장애 산책길이다

계속되는 꽃샘추위에 ‘봄 마중은 도대체 언제 가보나’ 생각한 것이 엊그제인데 어느새 봄은 우리 곁에 있다. 개나리, 진달래, 생강나무들이 봄꽃을 피우기 위한 준비에 바쁘다.

서울둘레길 완주를 위한 3일차 탐방길, 제5코스(관악산코스)의 ‘호압사~석수역’ 구간에서 뜻밖의 행운을 만났다. 2월 말 개통한 서남권 최고의 힐링로드(Healing Road)인 금천구 ‘호암늘솔길’이다.

금방 피어날 듯한 산수유꽃망울이 봄을 알린다

금방 피어날 듯한 산수유꽃망울이 봄을 알린다

관악산의 서쪽 봉우리인 호암산 자락에 등장한 호암늘솔길. 호압사 입구에서 폭포쉼터까지 1킬로미터가 좀 넘는 숲길로, 언제나 솔바람이 부는 걷기 편한 길이란 뜻이다. 이 길은 2014년 10월 금천구에서 자치구 중 최초로 공공조경가를 대상으로 한 공모를 통해 최우수로 선정된 설계를 바탕으로 조성됐다. 개통할 때까지 주민과 전문가로 구성된 ‘주민참여 연구단’의 아이디어와 의견을 지속적으로 반영했다고 한다.

호암늘솔길은 여느 둘레길과는 다른 두 가지 매력이 있다. 하나는 서울에서 보기 드문 50,000제곱미터(1만 5,100여평)의 거대한 잣나무 군락을 통과하는 산책로라는 점이다. 스트레스 해소와 살균작용에 효과가 있다는 자연항균물질 피톤치드와 면역력 강화 및 신경안정 의 효과가 좋다는 음이온이 풍부하고, 행복호르몬(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하는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숲길이다.

호암늘솔길 주변에 있는 생태연못과 치유의 숲

호암늘솔길 주변에 있는 생태연못과 치유의 숲

또 다른 하나는 전 구간이 완만한 경사도의 나무 데크로 조성된 ‘무장애-길(Barrier Free Road)’이란 점이다. 일반인은 물론 노약자, 장애인, 임산부 등 보행약자들 모두 마음껏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공존의 길이다. 구간 중간에는 포켓쉼터 6곳과 3개의 북카페, 휴대폰 충전소, 화장실, 주차장 등의 편의시설과 다양한 종류의 운동시설을 갖추고 있다. 잣나무 숲속에는 명상데크, 약용식물원, 힐링스케어, 생태연못 등이 일상에 지친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삼국시대 유물인 호암산성과 한우물, 천년고찰 호압사, 호암산폭포, 칼바위 등 역사적인 명소도 둘러볼 수 있다.

호암늘솔길 동쪽 시작점인 `호압사` 사찰 모습

호암늘솔길 동쪽 시작점인 `호압사` 사찰 모습

하늘쉼터에서 만난 주민 강씨(시흥동)는 “산책로 만든다며 시작한 공사를 보고 또다시 예산낭비만 하는구나 생각했었는데, 직접 걸어보니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서울에 이렇게 멋진 잣나무 숲이 있는 줄 몰랐어요” 소문을 듣고 딸과 함께 찾아왔다는 한 주부(53세, 독산동)는 “이젠 잣나무 산림욕장을 찾아 멀리 지방으로 갈 필요가 없겠네요”라며 숲속 명상의자에 누워 딸과 수다를 이어갔다.

사진설명 잣나무숲 속 산림욕장의 명상 의자에 누워 대화하는 모녀

사진설명 잣나무숲 속 산림욕장의 명상 의자에 누워 대화하는 모녀

여유롭게 들숨과 날숨을 하며 걸으면 평안함이 느껴진다. 잣나무에 귀를 대면 물오르는 소리가 들리고, 땅에서는 움트는 새싹소리가 난다. 일렁이는 숲속 바람소리는 우리 몸에 봄기운을 돌게 한다. 아직 마땅한 봄나들이 장소를 찾지 못했다면 호암늘솔길을 강추하고 싶다. 온가족이 모두 갈 수 있고, 시간과 돈까지 아낄 수 있는 1석3조의 탐방로이기 때문이다.

문의: 금천구 공원녹지과 02-2627-1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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