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는 못 들어가는 강아지도서관?

시민기자 최용수

발행일 2016.03.07. 11:36

수정일 2016.03.07. 18:03

조회 4,037

은평역사한옥박물관 뜰에 범상치 않은 강아지 한 마리가 서 있다

은평역사한옥박물관 뜰에 범상치 않은 강아지 한 마리가 서 있다

얼마 전 은평구 이곳저곳에 ‘강아지도서관’ 개관을 알리는 커다란 현수막이 나붙었다. ‘강아지 놀이터에 이어 강아지 전용 도서관도 생기나?’ 비록 애완견을 기르고 있진 않지만, 구경이나 해보자 싶어 찾아가 보았다.

‘강아지도서관’은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의 왼쪽 뜰에 위치해 있었다. 하늘을 향한 귀여운 얼굴과 길쭉한 몸통, 몽땅한 다리를 보니, 강아지를 꼭 빼닮았다. 도서관을 찾은 손님에게 반갑게 인사하듯 나선형으로 흔드는 꼬리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다. ‘똥꼬’ 출입문을 여니 강아지의 몸 안이 눈에 들어온다. 갈비뼈 자리인 양쪽 벽면에는 책이 꽂힌 서가가 있다.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의 역사책, 동화책, 어린이용 위인전 등 다양한 책들이 빼곡히 채워져 있다. 책 선반 아래에는 독서용 긴 의자가 마주 놓여 있다. 바닥은 온돌로 돼 있어 사랑방 같이 따뜻하다.

서가에 꽂힌 책을 정리하고 있는 봉사자 성기범씨

서가에 꽂힌 책을 정리하고 있는 봉사자 성기범씨

“강아지를 위한 도서관인 줄 알고 애완견을 데리고 오는 주민들도 있어요.”

도서관 자원봉사자 성기범씨가 웃으며 이름 때문에 벌어진 재미있는 사연들을 들려줬다. 성기범씨의 설명에 따르면 이곳은 서울시의 폐기 시설을 리모델링한 건물이라 한다.

강아지도서관은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들을 위한 도서관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 보호자도 함께 입장할 수 있다. 강아지 모양의 작은 도서관이라 수용 인원은 10여 명 정도이다. 널리 알려지지 않아선지 작은 규모 때문에 생긴 불편함은 아직까진 없다고 했다.

도서관 내부는 따뜻한 온돌로 깔려 있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희망장난감도서관 놀이시설에서 전통악기를 체험하고 있다

도서관을 찾은 아이들은 “정말 강아지도서관이다~”라며 즐거워하는 반응이었다. “강아지처럼 꾸민 도서관에서 어린 친구들이 책과 친하게 되는 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학예사 김민정씨의 바람이 이루어지고 있는 듯했다. 겉모습만으로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으니 일단은 대성공이다. 어린 시절의 작은 경험 하나가 일생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을 믿는다.

한옥전시실(좌), 희망장난감도서관(우)

한옥전시실(좌), 희망장난감도서관(우)

다른 볼거리도 풍성하다. 기획전시실에서는 ‘행복을 주는 민화展’이 오는 13일까지 열리고, 1층과 2층 전시실에서는 한옥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전시가 있었다. 지하 1층에는 장난감을 빌릴 수 있는 희망장난감도서관이 있다. 옥상 용출정에서 바라보는 북한산의 풍광은 덤이다.

강아지도서관은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왼쪽 뜰에 위치해 있다

강아지도서관은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왼쪽 뜰에 위치해 있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색다른 볼거리를 찾는다면 이곳 강아지도서관을 권하고 싶다.

○ 문의: 강아지도서관 02-351-8523, 8524
○ 홈페이지: museum.ep.go.kr
○ 가는 길: 지하철 3호선 연신내역 3번 출구에서 701번, 7211버스 환승, 구파발역 3번 출구에서 7723번 환승 → 하나고·진관사·삼천사 입구에서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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