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트럭 대박날 수 있을까? 성공 전략 오계명

시민기자 이현정

발행일 2016.02.23. 17:41

수정일 2016.10.11. 15:09

조회 3,858

400일간의 김치버스 세계일주 ⓒ서울디자인재단

400일간의 김치버스 세계일주

함께 서울 착한 경제 (42) 푸드트럭 포럼에서 성공 비결 듣다

정부의 규제 개혁 조치 1호로 합법화된 푸드트럭이 주목받고 있다. 소비자에겐 이색 맛집으로 인기를 얻고 있고, 창업을 준비 중인 이들에겐 부담 없는 소자본 창업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리 희망적이지만은 않다. 실제 잠정휴업 상태인 푸드트럭도 대다수라는데, 그 원인과 푸드트럭 성공전략을 알아보았다.

밤도깨비야시장 푸드트럭

밤도깨비야시장 푸드트럭

푸드트럭 대다수는 잠정휴업

2014년 합법화된 이후 전국적으로 영업허가를 받은 푸드트럭은 100여 대. 하지만 대다수는 잠정휴업상태다. 가장 큰 원인은 목 좋은 상권 내 진입이 어렵기 때문이다. 푸드트럭의 가장 큰 장점이랄 수 있는 이동식 영업은 아예 불가능하고, 허가된 장소에서만 영업해야 하는데, 그나마도 한적한 공원이 대부분이다. 유원지, 도시공원, 체육시설, 하천, 대학 캠퍼스, 고속도로 졸음 쉼터 뿐 아니라, 국가·지자체 공용재산과 지자체가 조례로 정하는 장소까지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는 하나, 실제 영업이 가능한 곳은 많지 않다.

밤도깨비야시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렸던 푸드트럭존

밤도깨비야시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렸던 푸드트럭존

지난 1월 국토부가 공개한 ‘푸드트럭 영업이 가능한 전국 도시공원 목록’ 중에는 문화재보호구역도 있고, 화기 사용이 불가능한 지역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무늬만 합법화란 볼멘소리도 끊이지 않았다. 이에 서울시에서는 ‘음식판매자동차 영업장소 지정 및 관리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할 예정이다. 푸드트럭 영업 가능 지역을 문화시설이나 관광특구, 도로, 공공기관이 주관하는 축제 및 행사 장소 등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영업자, 영업장소, 영업 기간, 영업신고번호 등을 표기하는 푸드트럭 실명제를 도입, 소비자가 신뢰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한, 정부에서는 이동식 영업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데, 이를 위해서는 관련 법망 개정이나 자치단체의 조례 제정과 함께 더욱 세심한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푸드트럭 창업, 이렇게 준비하세요~

적지 않은 공이 들어가는 푸드트럭,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좋을까? 지난달 26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는 푸드트럭 창업을 희망하는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포럼이 열렸다. 서울대자인재단이 ‘Creative K-Food’를 주제로 개최한 포럼에서는 푸드트럭 관련한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모여 푸드트럭 디자인 전략, 푸드트럭 운영 사례 및 창업 노하우 등 다양한 의견을 공유했다.

많은 시민들이 함께했던 DDP포럼. 푸드트럭에 대한 높은 관심을 실감할 수 있었다

많은 시민들이 함께했던 DDP포럼. 푸드트럭에 대한 높은 관심을 실감할 수 있었다

포럼에서 제시된 의견들을 바탕으로 푸드트럭 창업 전략을 정리해 보았다.

1. 맛은 기본, 스토리를 담아라

가장 인상적이었던 의견은 OUTLAB 나훈영 대표의 정확한 스토리를 담으라는 것이었다. “이제 요리와 서비스의 품질은 기본, 스토리로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내용이었는데, 경제 현장을 취재해온 기자 입장에서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었다. 푸드트럭으로 성공한 예를 찾아보면 굉장히 정확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한다.

포럼에서 푸드트럭 메뉴를 맛볼 수 있었다

포럼에서 푸드트럭 메뉴를 맛볼 수 있었다

억대 연봉의 직장 대신 푸드트럭을 선택한 미스꼬레아 임진영 대표의 이야기나 400일간의 김치버스 세계일주를 다녀온 김치버스 류시형 대표의 경우처럼 각자 나름의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다. 누구나 소소하게 자신만의 창업스토리나 음식 노하우 등이 있을 텐데, 그것을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어떤 이야기를 담아 어떻게 보여줄지, 트럭 색상이나 디자인, 셰프 복장 등으로 어떻게 시각화할지 생각해보면 좋겠다.

2. 독창적인 메뉴에서 개성을 뽐내라

푸드트럭은 특성상 메뉴 선택에서부터 개성이 돋보여야 한다. 새로운 메뉴 개발을 위한 실험과 도전정신을 요구한다. “빠른 시간에 가장 적은 재료로 놀라운 맛을 표현하는 것”이 길거리 음식의 매력이라는 VERY STREET KITCHEN 오준식 대표의 설명처럼, 나름의 매력을 한껏 발휘할 수 있는 메뉴를 찾아보자. 무엇보다 부담 없는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메뉴뿐 아니라 이색적이고 새로운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다. 최근에는 버스킹과 함께하는 푸드트럭도 눈에 띄는데, 이처럼 문화적인 부분을 곁들이는 것도 좋은 예다.

포럼에서 맛본 푸드트럭 메뉴

포럼에서 맛본 푸드트럭 메뉴

3. 끊임없이 소통하자.

한국계 미국인 로이 최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한 영화 ‘아메리칸 셰프’ 속 푸드트럭의 성공 비결은 SNS를 통한 소통이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담은 메뉴를 선보이는지, 어디로 이동하는지, 실시간으로 찾아볼 수 있도록 다양한 SNS 매체를 활용해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좋겠다.

400일간의 김치버스 세계일주 저자 류시형 대표 ⓒ서울디자인재단

400일간의 김치버스 세계일주 저자 류시형 대표

4. 길거리 음식일수록 위생에 신경써라

1.5톤의 제한된 공간에서 다양한 메뉴를 내놓기는 일반 식당에 비해 어렵다. 위생적으로도 취약할 수밖에 없는데, 최대한 간단하고 위생적으로 요리할 수 있는 메뉴를 개발해야 한다. 재료를 소분하고 손질할 수 있는 장소를 별도로 두고, 위생적으로 준비해서 굽기만 한다든지 하는 방식도 고려해볼 만하다. 나훈영 대표는 복장도 믿음을 줄 수 있는 셰프 복장을 갖추는 등 길거리 음식일수록 더 위생적이고 고급스럽게 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5. 과도한 투자는 금물!

푸드트럭은 대표적인 저자본 창업으로 꼽힌다. 하지만 차량 개조비용 등 만만찮은 비용이 드는 것 또한 사실. 주방설비 등 각종 집기류 비용을 더하면 중고로 해도 최소 1,000만 원은 훌쩍 넘기게 되는데, 디자인 등 욕심을 내면 끝이 없고 비용 또한 만만치 않게 든다. 포럼에 함께한 전문가들은 불필요한 자금을 많이 들이지 않고 본질에 집중할 것을 조언한다.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 수 있도록 스토리를 만들고 트럭과 옷차림 등 전체적인 분위기를 맞춘다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스스로 자신만의 푸드트럭을 디자인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이탈리아 로마 핀초언덕 부근 푸드트럭. 파니니와 각종 음료 등을 판매한다 ⓒ 서울디자인재단

이탈리아 로마 핀초언덕 부근 푸드트럭. 파니니와 각종 음료 등을 판매한다

미국이나 유럽에선 예쁘고 독특한 푸드 트럭들이 인기몰이 중이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장밋빛 환상을 갖고 푸드트럭에 뛰어들어서는 곤란할 것이다. 요즘 경기 상황으론 그 어떤 사업도 대박을 장담하기 어렵다. 성공신화를 꿈꾸기보다는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해야 하는 것이 좋겠다. 도전과 실험이 바로 푸드트럭의 매력이자 성공비결일 것이다.

이현정 시민기자이현정 시민기자는 '협동조합에서 협동조합을 배우다'라는 기사를 묶어 <지금 여기 협동조합>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협동조합이 서민들의 작은 경제를 지속가능하게 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그녀는 끊임없이 협동조합을 찾아다니며 기사를 써왔다. 올해부터는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자리 잡은 협동조합부터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자활기업에 이르기까지 공익성을 가진 단체들의 사회적 경제 활동을 소개하고 이들에게서 배운 유용한 생활정보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그녀가 정리한 알짜 정보를 통해 '이익'보다는 '사람'이 우선이 되는 대안 경제의 모습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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