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타고 떠나는 독서 여행, 어때요?

시민기자 박장식

발행일 2016.02.19. 15:26

수정일 2016.02.21. 18:33

조회 2,367

도서관처럼 꾸며진 독서바람열차 내부

도서관처럼 꾸며진 독서바람열차 내부

지난해 성인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년에 한 권 이상의 책을 읽는 비율은 100명 당 65명에 불과했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독서율은 더 낮아진다. 책을 읽자는 캠페인만으로는 여유가 없는 시민들에게 억지로 책을 쥐게 할 수는 없는 노릇. 생활 속에서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지하철에서 책을 읽어보는 것을 어떨까? 실제로 지난해 5월 서울 지하철 3호선에서 한 달간 열차 맨 끝부분에 미니도서관이 설치된 독서열차 펀펀독서열차가 성황리에 운행되었다.

지난해 5월 운행된 펀펀독서열차

지난해 5월 운행된 펀펀독서열차

올해엔 코레일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책을 주제로 한 열차를 1년간 운행한다는 것이다. 경기도 파주시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코레일이 서울의 중심부를 관통하는 경의중앙선에 하루 세 번 독서바람 열차를 운행한다. 하루에 10분도 책을 읽기 어려운 시민을 위해, 출판도시 경기도 파주시에서 책을 제공했다. 경의중앙선의 이용객 대부분이 서울 동부와 서부를 장시간 이동하는 승객, 일산, 구리 등 교외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승객, 서울에서 교외로 여행하는 승객임을 감안하면 책을 어느 정도 빨리 읽는 사람은 출퇴근하는 이동시간에만 읽어도 한 권의 책을 다 읽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니, 좋지 아니한가.

서울 응봉역에 수색역까지 가는 독서바람열차가 들어오고 있다.

서울 응봉역에 수색역까지 가는 독서바람열차가 들어오고 있다.

독서바람 열차는 용문, 덕소방면 맨 앞 칸, 문산, 수색방면 맨 뒤 칸에 한 칸씩 마련됐다. 좌석 12개를 들어내고 그 안에 책꽂이를 배치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까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등 베스트셀러를 포함한 500여 권의 책이 비치됐다. 한 서가에는 어린이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그림책들이 잔뜩 꽂혀있어 아이들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열차 독서칸에 설치된 서가

열차 독서칸에 설치된 서가

책꽂이 옆에는 전자책(E-book)이 담긴 태블릿PC가 놓여있어 책을 들고 읽는 것이 익숙치 않은 이들도 편리하게 책을 읽을 수 있다. 독서칸은 책을 주제로 한 옷을 입고 출입문과 열차 앞뒤에 붙어있다. 내부는 도서관처럼 꾸며져 있어 독서칸을 들어서면 마치 도서관이나 서점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독서바람열차는 지난달 30일에 개통했으며, 2017년 1월 22일까지 운행할 예정이다. 하루에 여섯 번씩 운행하며, 사람이 적은 점심시간대에는 문화관광해설을 담당하는 자원봉사자 두 명이 탑승해 독서열차 이용을 돕는다. 한 달에 한 번씩 산악회, 사진동호회의 강의가 열차 안에서 진행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작가와의 만남을 비롯해 북 콘서트가 수시로 독서바람열차 안에서 진행된다고 하니, 이쯤하면 달리는 작은 도서관이다.

독서바람열차 안에는 E-book이 담긴 태블릿이 놓여있어, 어린아이들도 책을 읽기 좋다

독서바람열차 안에는 E-book이 담긴 태블릿이 놓여있어, 어린아이들도 책을 읽기 좋다

수도권 서부에서 동쪽 방향으로 통근하는 사람이라면 출근할 때, 수도권 동부에서 서쪽 방향으로 통근하는 사람이라면 퇴근할 때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다. 독서바람 열차에 탄 승객들은 자연스럽게 스마트폰 대신 책을 들게 될 것 같다. 독서바람 열차를 이용해, 이번 주말에는 책을 읽으며 서울 인근의 가까운 교외로 나가보는 건 어떨까?

이 특별한 열차를 이용할 때는 알아두어야 할 주의사항이 있다. 중요한 모임에 가는 길이거나 출근할 때는 책에 너무 빠지지 말 것. 안내방송을 듣지 못해, 아니면 책을 내려놓지 못해 내릴 역을 지나치면 심히 곤란한 상황이 닥칠 수 있다. 경의중앙선의 배차간격은 10분에서 최대 30분까지이니, 내릴 역을 놓쳐 엉뚱한 역에서 내리면 꽤 많은 시간을 잡아먹을 수 있다. 하나 더. 독서바람 열차는 한 편성의 열차를 이용하여 운행하고 있다. 따라서 평일에는 1~2주에 한 번씩 열차 안전을 위해 정비를 할 수 있어, 열차가 운행을 쉬니 미리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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