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 '엘사'와 하마 '나몽'이 기억하세요?

인턴기자 박재은

발행일 2016.01.29. 17:50

수정일 2023.02.13. 17:52

조회 2,463

아기기린 엘사

지난해 서울대공원에 있었던 두 번의 큰 경사를 기억하시나요? 서울대공원에서 태어난 기린 환희가 출산한 `엘사`, 홀로 남은 피그미하마 하몽에게 찾아온 새 신부 `나몽`. 반년 전 일이라 기억 못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오늘 내 손안에 서울에서는 이들을 다시 만나봤답니다. 무더위에 태어난 엘사가 처음 맞은 ‘겨울왕국’은 어떨지, 둘이서 하나의 꿈(夢)을 꾸라는 의미로 이름지어준 하몽과 나몽은 어떤 사이가 됐을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지금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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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 환희와 함께 있는 엘사

어미 환희와 함께 있는 엘사

태어난 지 반년, 서열싸움을 준비하는 엘사

반년 만에 엄마 환희 키의 절반가량 쑥 자란 엘사. 비록 동물원 안이지만 커진 키 만큼 냉정한 정글의 법칙을 피할 수는 없답니다. 엘사는 아직 아기 기린이지만, 둘 밖에 없는 수컷끼리의 서열 싸움을 앞두고 있답니다.

“기린은 한 마리의 수컷이 여러 마리의 암컷을 거느리는 계급사회 형태로 생활해요. 아직은 엘사가 어려 다툼은 없지만, 대장 기린과의 서열싸움은 곧 벌어질 일입니다.”

기린 담당 사육사 추민정 씨의 말입니다. 현재 서울동물원은 엘사를 포함한 수컷기린 2마리와 암컷 2마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젖도 떼지 못한 엘사를 바라보는 다른 수컷의 눈길이 심상치 않다고 합니다.

엄마와 먹이를 먹는 엘사

엄마와 먹이를 먹는 엘사

“지금까지는 엘사가 어려서 괜찮아요. 아직은 당연히 경쟁 상대가 아니지만, 엘사가 새로운 리더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다툼이 일어나기 전까지 수컷들을 분리해놓고 예고된 분란을 막을 수는 없을지 물었습니다. 그러나 무리생활을 하는 습성을 존중해주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다툼이 일어나더라도, 무리 지어 사는 것이 어느 기린에게나 안정적이기 때문에 굳이 분리시키진 않아요. 동물 생태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 막을 필요는 없습니다. 동물원에서 태어났어도 엘사는 자연의 법칙을 따라야 합니다.”

7월에 태어나 삼복더위를 잘 이겨내라는 뜻으로 이름 붙여진 엘사가 유달리 혹독한 겨울을 힘 입어 무리의 리더가 될 수 있을까요? 따뜻한 봄, 엘사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해집니다. 어쨌든 지난 여름 기억 속 아기 기린 ‘엘사’의 모습은 남아 있을 겁니다.

내실에서 적응 중인 나몽

내실에서 적응 중인 나몽

하몽아 나몽아 썸 좀 그만 타

지난 10월 서울동물원에 홀로 남은 피그미하마 하몽이를 위해 영국에서 찾아 온 나몽이를 기억하시나요? 2013년 암컷 피그미하마가 하늘나라로 떠난 뒤 국내에 피그미하마는 수컷 하몽이 혼자 남아 있었답니다. 외로운 하몽이를 위해 데려온 새 신부 나몽이. 그런데 얘들은 아직까지 ‘썸’만 타고 있다네요.

피그미하마 종보전위원회에서 무상임대 방식으로 들여온 나몽이는 하몽이와 철창을 사이에 두고 내실에서 적응기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담당 사육사 김희진 씨에게 하몽과 나몽이가 잘 지내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서로의 존재는 인지하고 있어요. 고령으로 눈이 보이지 않는 하몽이도 나몽이가 철창 가까이 오면 코를 킁킁거리죠. 나몽이는 애교도 많고 적극적이에요. 철창 옆에 가서 몸을 스치기도 하죠.”

추운 날씨로 내부우리에서 볼 수 있다

하몽과 나몽은 추운 날씨로 내실에서 볼 수 있다

사육사들은 새 신부 나몽이가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영국에서 주로 생초를 먹던 나몽이를 위해 직접 산에 올라가 풀을 뜯어오고 입맛에 맞는 사료로 바꿔주는 등 수고를 아끼지 않습니다.

“피그미하마는 희귀종이기 때문에 관련 자료를 찾기가 힘들어요. 일반 하마보다 환경변화에 더 예민해서 나몽이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직접 발로 뛰어 노력하고 있습니다. 피그미하마의 연애의 법칙은 일반 하마보다 파악하기가 어렵네요.”

이런 사육사의 노력을 아는지 모르는지 나몽이는 그저 활발하고 건강하게 지내고 있답니다. 뭐 일단 건강하니 다행이기는 한데요, 올 봄에는 하몽이와 나몽이가 ‘썸’ 타는 단계를 넘어 합방하기를 사육사들은 기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국내 유일 피그미 하마 커플이 부부싸움 없이 잘 지내게 된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피그미하마가 태어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붉은 원숭이를 찾아라` 미션을 수행하면 선물을 받을 수 있다

`붉은 원숭이를 찾아라` 미션을 수행하면 선물을 받을 수 있다

겨울 동물원 백배 즐기기

엘사와 나몽이를 찾아간 그 날은 한파가 절정이었답니다. 겨울 동물원에는 볼 것이 없을 것 같다는 편견을 갖고 있었는데 따뜻한 실내 우리(내실)를 중심으로 구경을 하다 보니 오히려 새로운 즐거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내실투어 코스를 따라가다 보니, 외부에선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멀리 지켜볼 수 밖에 없는 동물들을 바로 앞에서 관찰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방문객들이 많지 않아 여유롭고 한적하게 즐길 수 있어 방한 장비만 충분하다면 아이들과 오셔도 좋을 듯합니다.

또한, 추운 날씨에도 외부 방사장에서 노니는 곰, 늑대, 물소 등을 만나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습니다. 날씨에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 안을 어슬렁거리는 거대한 호랑이의 위용은 최근 개봉한 영화 ‘대호’의 호랑이 못지않습니다. 설 연휴인 2월 8일부터 10일까지는 지난 23일 끝난 ‘붉은 원숭이를 찾아라’ 프로그램이 다시 한 번 찾아갈 예정입니다. 양력 새해를 맞이했던 붉은 원숭이를 음력 새해에도 맞이해 보시기 바랍니다. 다가오는 설 연휴를 이용해 가족들과 함께 서울동물원을 구석구석 탐방해 보는 건 어떨까요? 동물원을 둘러싼 8km 길이의 산림욕장에서 마시는 맑은 공기는 덤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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