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연탄 띠'를 잇는 천사들

시민기자 장은희

발행일 2016.01.05. 13:51

수정일 2016.01.06. 16:44

조회 1,369

사랑의 연탄

내가 가진 것을 나눈다는 것은 그리 쉬운 것은 아니지만, 작은 마음이라도 함께 나누면 커다란 행복을 얻게 된다. 병신년(丙申年) 새해부터 어려운 이웃들에게 연탄 나눔을 하는 따뜻한 마음 가진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만나 보았다.

지난 1월 1일 서대문구 홍은동 중앙 소공원에선 ‘사랑의 천사클럽’의 오리엔테이션이 있었다. ‘사랑의 천사클럽’은 9년째 서대문구 홍은동, 인천 산곡동, 고양시, 상계동 희망촌 등 여러 곳에 연탄 나눔을 해오고 있으며, 매년 1월 1일은 서대문구 홍은동에 살고 있는 어려운 가정을 대상으로 봉사를 하는 날이다. 이 클럽은 기업의 후원을 받지 않고, 개인의 후원이나 참여자의 기부금을 받고 연탄을 사서 어려운 가정에 직접 전달하는 방식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랑의 천사클럽`은 이날 나눔봉사를 가기 전 홍은동 중앙 소공원에서 오리엔테이션(좌)과 연탄 배달 연습(우)을 했다.

`사랑의 천사클럽`은 이날 나눔봉사를 가기 전 홍은동 중앙 소공원에서 오리엔테이션(좌)과 연탄 배달 연습(우)을 했다.

이날 참가한 80여 명의 봉사자들은 아침 일찍 와서 인사를 나누며, 연탄 전달하는 연습을 충분히 한 다음 직접 각 가정에 연탄을 전달했다. 500원 남짓 하는 연탄을 한 장, 한 장 소중히 다루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기자가 직접 체험해보니 한 장의 무게가 3.6킬로그램 정도 되는 연탄을 옆 사람에게 전달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래서 어렵고 힘든 골목 언덕집엔 주로 남자들이 배치되고, 여자들은 조금 덜 힘든 곳에서 봉사를 한다.

남편과 함께 6년 동안 봉사하고 있다는 임신 5개월째인 ‘다연’님은 “학생(5,000원)이든, 어른(1만5,000원)이든 일정액의 기부금만 내면 연탄 나눔에 참여할 수 있어요. 기부금으로 독거 어르신이나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 나눔을 하는데 때론 연탄 한 장이라도 더 넣어드리기 위해 점심 식사를 컵라면이나 김밥으로 때우면서 배달할 때도 있지요. 오늘은 봉사자들이 80명이 참여해서 연탄 2,300 장이나 나눔을 할 수 있으며, 식당에서 식사를 대접할 수 있게 되었어요.”라고 뿌듯해한다.

8년째 활동 중인 ‘카레’님은 “2,000장이 넘는 연탄을 봉사자들이 모두 손에서 손으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배달하니까 더 의미가 있다”라고 전했다.

의정부에서 단체로 온 고등학생(좌), 허찬영 선생님과 학생(우)

의정부에서 단체로 온 고등학생(좌), 허찬영 선생님과 학생(우)

봉사자들 중엔 의정부에서 선생님과 함께 온 고등학생들이 있었다. 1학년에서 3학년까지 학생 9명이 참여를 했는데, 모두가 “재밌다"며, "조금 무겁기는 하지만 친구들과 함께하니 보람 있어요"라고 말했다. 학생들을 데리고 온 허찬영 선생님은 처음엔 혼자 시작한 봉사 활동을 아이들에게 권유해, 함께 오게 됐다고 한다. 또 “학생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 참여를 한 것이라 더 의미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개인 트럭으로 연탄을 나르는 천사 ‘석봉’님은 경기도 시흥에서 트럭을 몰고 와서 연탄을 운반했다. 그는 “젊을 땐 부모 없는 아이들을 후원했었는데, '카레'님 덕분에 이곳을 알게 되어 봉사를 시작하게 되었지요. 내가 좋아서 하는 거니까 참 좋아요. 때론 문제가 있는 학생들을 보며 사회를 걱정하곤 했는데 이곳에 참여한 학생들을 보면 행복하고 기쁩니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연탄나눔에 참여한 봉사자들. (왼쪽부터)방경희, `석봉`, 안정화(좌), 청년들(우)

연탄나눔에 참여한 봉사자들. (왼쪽부터)안정환, '석봉', 방경희(좌), 청년들(우)

수년째 연탄 나눔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는 자원봉사센터 방경희 센터장과 안정환 봉사자는 추운 날씨에도 지역 주민들을 위해서 봉사하는 천사들을 보면 기쁘다며, 하루 종일 싱글벙글 웃으며 봉사를 했다. 특히 방경희 센터장은 사랑의 천사클럽 회원들이 직접 뽑은 ‘우리들의 어머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연탄나눔을 받은 어르신(좌)과 김한순 할머니(우)

연탄나눔을 받은 어르신(좌)과 김한순 할머니(우)

이날 기부를 받은 김한순 할머니는 “이렇게 착한 사람들이 있어 고맙기는 말할 수 없고, 이 은혜를 어떻게 다 갚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라고, 또 다른 어르신은 “가스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연탄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렇게 나눠주니 정말 감사하지요”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연탄 배달을 마친 후 단체 사진을 찍은 모습

연탄 배달을 마친 후 단체 사진을 찍은 모습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는 매월 셋째 주 일요일마다 있으며, 동절기(12월~2월)엔 첫째, 셋째 일요일에 진행한다. 연탄 나눔 1주일 전에 클럽카페 (cafe.daum.net/loveangelclub)에 나눔 공지가 뜨면, 참여를 희망하는 회원은 댓글을 달아 참여할 수 있다. 사랑의 천사클럽은 지난 9년간 연탄 배달 이외에도 도배, 공부방 운영, 도시락 배달 등 어려운 가정에 다양한 나눔 활동을 해오고 있다.

다른 시민들도 병신년(丙申年) 새해 원숭이처럼 지혜롭고 활동적인 모습으로 봉사에 참여해 본다면 한 해를 더 보람되게 열어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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