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이 된 옛 벨기에 영사관에서

시민기자 박칠성

발행일 2016.01.05. 13:29

수정일 2016.01.05. 13:41

조회 605

서울시립남서울생활미술관 전경

서울시립남서울생활미술관 전경

사당역 6번 출구로 나와 낙성대방향으로 130m정도 올라서면 서울시립남서울생활미술관(관장 김홍희)이 있다. 지금 그곳에 ‘미술관이 된 舊 벨기에 영사관’이란 주제로, 지난해부터 오는 2월 21일까지 전시가 열리고 있다. 1층에는 한국근대건축 역사학자인 안창모 초청 큐레이터가 건축, 문화재 전문가와 협업하여 자료들을 정리한 건축부문 전시가, 2층에는 남서울예술인마을그룹의 김상돈, 노상호, 임흥순, 장화진, 허산 작가들의 미술품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전시관 내부 1층 복도

전시관 내부 1층 복도

1층 전시실에 들어서자 해당 건축물의 역사와 특징을 해석한 여러 가지 건축부문 관련 도면과 건축구조물 모형과 사진이 전시되어 있었다. 또, 벨기에 영사관 설치승인과 건축물 신축 및 이전에 관한 정부 문서들을 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2층에 올라서자 건축물 및 주변 환경에 대한 작가들의 예술적인 재해석이 담긴 회화, 조각, 영상, 사진 등을 볼 수 있었다.

당시의 벨기에 영사관 건축물의 마룻바닥, 나무계단, 문고리 등의 삐걱거리는 소리를 생동감있게 사운드작업으로 연출한 영상작품도 발걸음을 붙잡는다. 가장 신기했던 작품은 파낸 벽면을 실제공간인 것처럼 연출해, 도자기가 벽에 묻어 살짝 보이게 해 놓은 것이었다. 이렇게 작가들의 미술적 감각으로 해석한 작품을 통해, 근대건축물 이면에 내재된 시대정신을 관람자들에게 제시하고 있었다.

파낸 벽면이 실제공간인 것처럼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작품

파낸 벽면이 실제공간인 것처럼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작품

서울시립남서울생활미술관은 110년 전인 1905년 벨기에 영사관으로 회현동에 지어진 건물을 1983년 이곳 사당동 현 위치에 옛 모습 그대로 해체 이전한 것이다. 보존이 어려울정도로 방치된 이 건물을 2002년에 서울특별시가 소유주인 우리은행에 협조요청하여 무상임대 받게 되었다. 서울특별시는 이곳을 공공미술관으로 꾸며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으로 2004년 9월에 개관한 것이다. 그러다 2013년 남서울생활미술관이라는 이름으로 특성화하여 본래의 건축적 특징을 살린 곳으로 바꾸었다. 시민들이 이 건물의 본 모습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립남서울생활미술관은 2층 건물이다. 현관이 가운데 있고, 좌우대칭으로 창틀과 처마가 있으며, 기둥은 모두 화강암이다. 외부벽면은 붉은 벽돌로 마감했고, 내부천장이 요즘 건물의 2층쯤 될 정도로 높다. 여기에 서양의 고전주의 건축양식인 실내기둥과 벽난로 등을 갖춰 이국적인 정취를 느끼게 한다. 이런 여러 가지 자료와 1905년 대한제국 때 세운 벨기에 영사관 건물이라는 사적보존 가치를 인정받아 1977년 사적 제 254호로 지정되었다.

건물을 들어서기 전, 앞 정원에는 흥미롭고도 아름다운 조각 작품들이 세워져 있었다. 둘려보면서 헤아려보니 모두 13개의 작품이었으며 재질은 청동과 스테인리스 그리고 화강석, 마천석으로 조각된 멋진 작품들이었다. 건물에 들어서면 만나는 나무계단은 세월의 때가 묻어 반들반들 윤이 나면서 검은 빛깔이 흐른다. 110년이 흐르면서 가장자리 홈은 다 닳아 평평해져 있었다.

서울시립남서울생활미술관 건물은 1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유서 깊은 문화재이다. 기획전시회가 연중무료로 열리고 있지만, 건물을 감상하는 즐거움도 동시에 가질 수 있다. 가족이나 연인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손잡고 가벼운 마음으로 잠시 들려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관람시간은 평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이며 토, 일요일과 공휴일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이다.

주차장이 없기 때문에 승용차 이용보다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 분관(02-598-6247)과 다산콜 120센터 안내를 받으면 된다. 지하철 2, 4호선 사당역 6번 출구로 이용하면 도보로 3분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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