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하면 누구나 쓸 수 있다

강원국

발행일 2016.01.04. 14:38

수정일 2016.01.04. 14:40

조회 974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13) 이리 해도 안 되면 방법이 없다

이렇게 하면 누구나 쓸 수 있다.
방법도 간단하다.
글이 안 써질 때 나는 일곱 가지를 생각한다.
일곱 개 체에 거르다 보면 어느 것 하나에는 걸린다.
누구나 그럴 것이다.

첫째, 아는 것을 쓴다.
모르는 것은 못쓰지만 아는 것은 쓸 수 있다.
모르는 것을 아는 체하려니 힘든 것이다.
아는 것은 누구나 쓸 수 있다.
쉽고 구체적으로 쓰면 된다.
모르는 것은 이렇게 쓰기 어렵다.
하지만 아는 것은 가능하다.
특히 직접 겪고 느낀 것은 자신이 가장 잘 안다.
그것을 쓰자.
아는 만큼만 쓰자.

둘째, 많이 읽는다.
가리지 않고 읽는다.
양이 중요하다.
무턱대고 많이 읽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안 읽혀지는 고전을 10권만 읽어보라.
시집을 다섯 권만 정독해보라.
많이 읽으면 쓰고 싶은 순간이 온다.
토해 내지 않고는 못 배기는 때가 온다.
반드시 온다.
그때 쓰면 된다.

셋째, 단문으로 쓴다.
복문, 중문, 포유문 이런 것들은 쉽지 않다.
수식어가 많은 글을 쓰는 것도 어렵다.
다양한 수사법을 구사하는 글쓰기는 한층 더 어렵다.

그러나 주어+서술어, 주어+목적어+서술어, 주어+보어+서술어만으로 단문을 쓰는 건 쉽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그렇게 쓴다.
한글을 깨우친 사람이면 누구나 쓸 수 있다.
그런 글은 쓰기도 쉽지만, 읽기도 좋다.

넷째, 자료를 찾아 쓴다.
글쓰기는 자료의 요약이다.
자료는 어딘가에 있다.
자료가 없어서 글을 못 쓰진 않는다.
분명히 있다는 확신을 갖고 찾으면 반드시 나타난다.
지금 글을 못 쓰고 있다면 아직 자료를 찾지 못했을 뿐이다.
자료가 있는 데를 찾아 머릿속, 인터넷, 책, 들과 산, 영화, 음악 속으로 들어가라.

다섯째, 남의 글을 흉내 낸다.
좋은 글은 이미 누군가 다 써놓았다.
지천에 널려 있다.
그런 글을 모방하자.
맘먹고 베껴 쓰자.
나는 어떤 주제의 글을 쓰려고 하면, 그에 관한 글 스무 편 이상을 찾아본다.어느 글에서는 전개 형식을 빌려온다.
또 어느 글에서는 인용구를 차용한다.
또 다른 글에서 시작과 끝내는 방식을 참고한다.
또한 이런저런 글에서 관점과 시각을 가져와 융합한다.
어느 누구도 모방에서 시작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여섯째, 모여서 함께 쓴다.
혼자 쓰기는 어렵지만, 함께 쓰면 쉽다.
청와대에서 글 쓸 때 함께 썼다.
자신도 없고 두려워서 혼자 쓸 수 없었다.
회사에서 일할 때도 해봤다.
실제로 가능하고, 결과도 좋았다.
글은 혼자 쓰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자.
구체적인 방식에 관해서는 나중에 소개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끝으로, 이도저도 안되면 시간을 들인다.
써질 때까지 쓴다.
이 방법이야말로 누구나 할 수 있다.
부지런하기만 하면 된다.
시간만 들이면 언젠가는 쓴다.
빨리 쓸 자신이 없으면 일찍 시작하면 된다.
남들이 하루 만에 쓸 때, 나는 사흘 동안 쓰면 된다.
괴테도 <파우스트>를 60여 년간 썼다.
쓰고 고치고 쓰고 고치다 보면 틀림없이 써진다.
쓰다듬고 어루만지면 글도 안다.
지성(至誠)이면 감문(感文)이다.

#강원국 #글쓰기 필살기 #글 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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