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휘력을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강원국

발행일 2015.12.21. 15:40

수정일 2015.12.29. 13:43

조회 8,081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11) 단어와 놀아보자

글쓰기는 단어 쓰기다.

모든 글은 단어 하나에서 시작한다.

단어가 모여 문장을 이루고, 문장이 모여 문단을 만들고, 문단이 모여 한 편의 글이 된다.

그러므로 글을 잘 쓰려면 단어를 잘 써야(用) 한다.

어휘력이 풍부한 사람이 글을 잘 쓴다.

어휘력을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곱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1. 단어 실력을 높이겠다는 각성이 먼저다.

왜 ‘각성’이란 단어를 썼나.

영어 단어 공부하듯이, 아니 그 정성의 1/10만이라도 들였으면 하는 생각에서다.

영어 단어 모르는 것은 부끄러워하면서 우리말 뜻을 헷갈리는 것에는 당당(?)하다.

영어 단어 실력을 키우기 위해 힘쓰듯이 우리말 어휘 실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자.

2. 글을 써야 할 일이 있으면 주제어를 온라인 국어사전에서 찾아보자.

단어의 뜻과 예문, 비슷한 말, 반대말 등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그 단어가 들어간 속담과 격언까지 나오는 경우도 있다.

어휘 실력이 느는 것은 물론이고, 여기서 글의 힌트를 얻는 경우가 많다.

정 쓸 말이 없으면 ‘사전적 정의’로 글을 시작할 수 있다.

3. 글을 쓰다가 수시로 사전을 찾아보자.

‘발전’이란 단어를 써야 할 일이 생기면, 곧장 쓰지 말고 사전을 찾아보라.

비슷한 뜻으로 이렇게 많은 단어가 있다.

향상, 발달, 번영, 개화, 성장, 신장, 약진, 흥성, 진전, 융성...

이 가운데는 ‘발전’보다 더 그 자리에 맞는 단어가 있을 수 있다.

그 단어를 썼을 때 글은 더 좋아진다.

글쓰기는 가장 정확한 단어, 오직 하나뿐인 단어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플로베르는 이를 ‘일물일어(一物一語)라고 했다.

4. 같은 단어를 반복하지 말자.

같은 단어를 반복하지만 않아도 좋은 글이 된다.

노무현 대통령을 모시고 2차 남북정상회담을 하러 갈 때, 나는 하나만 준비했다.

국민에게 드리는 대통령의 정상회담 결과 보고 연설문을 작성하는데 가장 많이 쓰게 될 단어는 ‘말했다’ 였다.

그래서 ‘말했다’와 비슷한 말을 찾아 가지고 갔다.

강조했다, 밝혔다, 언급했다, 합의했다, 뜻을 같이 했다, 주장했다, 약속했다 등

같은 단어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노력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어휘 실력이 향상된다.

5. 키워드 중심으로 글을 써보는 것도 방법이다.

글쓰기를 시작할 때 개요를 작성하지 않고, 그 글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핵심 단어 3~4개를 써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단어를 넣어서 문장을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문장을 기반으로 글을 쓴다.

단어 중심의 글쓰기를 하다 보면 단어 실력이 는다.

6. 비슷한 단어의 미묘한 뜻 차이 등에 관심을 가져보자.

욕구, 욕망, 욕심의 차이는 무엇일까.

초월, 초극, 초연은 어떻게 다를까.

나는 가끔 이런 놀이를 한다.

약간은 부질없는 이런 장난(?)을 치다 보면 개똥철학 같은 덤도 얻게 된다.

고사성어처럼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는 단어도 많다.

많이 알고 있으면 글쓰기에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

7. 자기만의 단어장을 만들어보자.

직장인이라면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 자주 쓰는 단어를 100개 정도 정리해보자.

보고서나 기획안 쓰는 일이 덜 힘들어진다.

단어의 본래 뜻이 아니라 자신만의 뜻으로 단어를 정의해보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결혼’의 뜻을 ‘결혼이란 무엇이다’라고 정의해보는 것이다.

평소 이런 정리를 많이 해놓으면 글 쓸 때 활용할 수 있다.

어느 단어 하면 떠오르는 연관 단어를 최대한 끌어 모아보자.

예를 들어, ‘지하철’이나 ‘겨울’ 하면 몇 개의 단어가 떠오르는가.

이런 단어 채집 놀이를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어휘력이 일취월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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