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겨울등산을 즐기는 5가지 요령

시민기자 최용수

Visit1,408 Date2015.12.15 15:12

겨울철 눈꽃산행을 즐기는 산악회원 모습(강서사랑산악회)

겨울철 눈꽃산행을 즐기는 산악회원 모습(강서사랑산악회)

눈꽃 산행, 겨울 등산의 색다른 묘미 아닌가 싶다. 지난 3일 첫눈이 펑펑 쏟아지던 날, 재빨리 등산 가방을 둘러메고 북한산으로 향했다. 능선, 계곡 할 것 없이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설국의 장관이 그대로 펼쳐졌다. 이날 문수봉에서 만난 이정석(가명, 마포구)씨는 “눈 본다는 들뜬 마음에 대충 차려입고 왔더니 너무 춥고 미끄러지고…”라며 멋진 설경을 마다하고 하산하는 모습을 보았다. 이날 느낀 ‘겨울 산행의 상식이 있었다면’하는 아쉬움이 오랜 산행 경험을 가진 기자가 이번 기사를 쓰게된 동기이다.

‘겨울산행’하면 한마디로 혹한, 강풍, 빙판, 짧은 낮의 길이가 특징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충분한 상식과 준비가 있어야 겨울 등산의 참 맛을 즐기며 안전을 담보 받을 수 있다.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우선 방풍, 방한 복장을 여유 있게 챙겨라! 겨울철 등산의 최대의 적은 강추위이다. 산은 해발 100미터씩 오를 때마다 기온이 0.6‘C 낮아진다. 또한 초속 1미터의 바람만 불어도 체감온도는 1~2도 정도 내려간다. 만약 혹한에 대비한 준비가 부족하면 저체온증에 빠질 수 있다. 따라서 방한과 방풍이 잘되는 재킷이나 파카, 털내의 등 ‘여벌의 옷’을 충분히 준비한다. 등산화는 보온과 방수가 잘되고 발목이 긴 ‘중등산화’가 좋다. 산과 사람은 등산화를 통해 만나기 때문에 등산에서 제일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등산화이다. 이외에도 여분의 장갑과 양말, 핫팩, 보온병은 물론 머리보온을 위한 바라클라바(얼굴까지 감싸는 방한용 모자)까지 준비한다면 완벽하다.

스틱과 체인젠을 착용하고 눈길을 북한산을 산행하는 모습

스틱과 체인젠을 착용하고 눈길을 북한산을 산행하는 모습

둘째, 눈길이나 빙판에 대비하여 적적할 장비를 갖추라! 눈길에는 아이젠(체인젠), 스패츠 그리고 등산용 스틱이 필수품이다. 아이젠은 4발(촉)아이젠, 6발(촉)아이젠, 체인젠(체인형아이젠) 등 여러 종류가 있으나 초보자나 안전을 위해서는 체인젠이 제일이다. 스패치(발토시)는 눈 덮인 산을 휘젓고 다녀도 양말이나 바지 밑단이 젖지 않아 보온에 효과적이다. 발목보호대나 무릎보호대를 준비한다면 요긴하게 쓸 수 있다. 또 해가 짧은 겨울산행에서 작은 손전등과 비상용 라이터 하나쯤은 센스있게 챙겨보자.

셋째, 충분한 고칼로리 식량(비상식과 행동식) 준비는 생명을 지켜준다. 추운 겨울에는 고칼로리 식량을 더욱 꼼꼼히 챙겨야한다. 왜냐하면 겨울 산행은 추위와 눈, 빙판계곡을 헤치며 가는 산악 탐방이다. 즉 체력소모가 예상보다 많다는 뜻이다. 따라서 충분한 식량을 챙겨야한다. 산행 중에는 지치지 않도록 수시로 챙겨먹는 것이 좋다. 등반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중간 중간 먹는 식량을 ‘행동식’이라 부르는데, 휴대하기 좋고 섭취가 간편하면 무엇이든 좋다. 또, 만약의 비상사태를 위한 식량인 ‘비상식’은 특히 칼로리가 높으면서 무겁지 않은 초콜릿이나 견과류, 말린 과일, 양갱 등이 적합하다. 비상식은 쉽게 꺼내먹을 수 있는 곳에 넣어두면 요긴하다.

북한산 입산지정시간을 알리는 불광공원지킴터의 안내 현수막

북한산 입산지정시간을 알리는 불광공원지킴터의 안내 현수막

넷째, 겨울철 산행의 특징은 낮의 길이가 짧고 산행시간은 더 걸린다는 것이다. 강한 바람과 흩날리는 눈발은 산행을 힘들게 만들고 특히 눈 덮인 산은 두 배 이상의 산행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겨울등산을 하려면 사전에 치밀한 시간 계획을 세워야 한다. 먼저 산마다 입산가능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꼭 지켜야한다. 북한산의 경우 12월에서 2월까지는 오전 4시부터 오후 4시까지만 입산 가능하다. 또, 겨울산은 예상보다 일찍 어두워지므로 적어도 해지기 2시간 전에는 하산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땀이 나면 옷을 자주 갈아입고, 움직일 때는 벗고 멈추면 옷을 입어야 한다. 사전에 준비한 행동식(음식)과 물을 충분히 섭취하여 신진대사가 원만해지도록 한다. 수시로 기상예보를 확인하여 변화무쌍한 겨울철 산 중 날씨에 대비하는 것이 불의의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등산로에 설치된 구조용 다목적위치 표지판(송추 오봉가는 등산로에서)

등산로에 설치된 구조용 다목적위치 표지판(송추 오봉가는 등산로에서)

끝으로, 사고발생시 대처 요령이다. 겨울철에는 산행준비 부족이 많은 사고를 불러온다. 왜냐하면 추위와 눈, 빙판 등 악조건을 헤치며 하는 산행이라 체력소모가 많기 때문이다.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무엇보다 사고지점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골든타임(Golden Time)’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스마트폰의 GPS 좌표를 이용하거나 등산로 인근의 다목적 구조위치표지판을 이용하면 구조대가 정확히 사고 위치를 알 수 있다.

혹시 산중에서 길을 잃었다면 이곳저곳으로 이동하지 말고 그 자리에서 손전등을 켜거나 불을 피워 구조대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 아니면 계곡을 따라 하산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1~2시간이면 민가지역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휴대전화는 비상시를 대비하여 건전지가 방전되지 않도록 가급적 꺼놓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탐방객들에게 응급조치요령을 설명하는 국립공원직원(북한산 사모바위 앞)

북한산 문수봉에 올라 눈꽃산행을 즐기는 산악회원들

연말이 다가오니 이산 저산에서 열리는 송년 등반행사가 많다. 머지않아 ‘새해맞이 등산’도 이어질 것이다. “올 겨울에는 한 건의 안전사고도 없이 보냈으면 좋겠다”는 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 직원의 말이 꼭 현실이 되었으면 좋겠다. 올 겨울, 춥다고 웅크리지 말고 한번쯤 눈꽃산행 계획하여 잊혀져가는 나만의 야성을 되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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