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위한 서울 지하철의 선택

시민기자 한우진

Visit1,239 Date2015.12.08 13:29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50) 통합 통해 안전과 서비스 혁신 기대

서울메트로 2호선 전동차

서울메트로 2호선 전동차

현재 9개 노선의 서울지하철은 민간이 운영하는 9호선을 제외하고 4개 노선씩 두 개 공기업이 나눠서 운행하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한 도시의 지하철에 여러 민간회사가 있는 경우는 많지만, 공기업이 두 개나 있는 경우는 세계에서 서울이 유일하다고 한다.

1974년 서울지하철 1호선 개통 이후 4호선까지는 현재의 서울메트로가 맡아 운영하고 있다. 그러다가 1995년에 5호선이 개통하면서 새로운 노선들을 기존 회사에게 맡길지, 새로운 회사를 만들어서 맡길지에 대해 논의했다. 당시에는 회사 간 경쟁구도를 조성해 서비스를 개선하고, 새로운 회사가 새로운 경영기법을 도입하면 기존 회사에도 자극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여 새로운 회사를 만드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

물론 이 같은 결정에는 지하철 파업이 잦았던 시대에 서울지하철 모든 노선이 일시에 멈추는 것을 막기 위한 이유도 있었다. 어쨌든 그렇게 해서 새로 생긴 회사가 현재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다.

서울도시철도공사 5호선 전동차

서울도시철도공사 5호선 전동차

하지만 이렇게 공기업을 두 개로 만드는 체제에는 문제도 있었다. 우선 관리 인력이 늘어나게 되었고, 상대적으로 현장인원은 부족해졌다. 또한 지하철의 역사(歷史)가 길어지면서 각종 장비, 설비 등의 비용이 늘어나고 있는데, 회사가 따로 있다 보니 하나만 사도 될 장비를 2개 사야하는 문제가 생긴다. 회사의 규모가 작아 구매 시 협상력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특히 고객을 위해 상호간의 서비스경쟁을 하기 위해 회사를 분리해두었더니, 오히려 직원들이 상대방 회사를 보면서 ‘우리도 저만큼 대접해달라’는 식의 ‘임금과 후생복지 경쟁’이 일어나서 성과는 없는데 보상만 늘어나는 문제가 생기기도 하였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경제성장이 느려지고 고령화까지 진행되는 현 상황에서 더 이상 기존 체제를 유지할 수는 없다는 판단 하에 서울지하철 혁신을 위한 양 공사를 통합 계획을 작년 12월에 발표했다.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의 환승역인 잠실역은 환승거리가 매우 길다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의 환승역인 잠실역은 환승거리가 매우 길다

현재 서울시는 도시교통본부 산하에 지하철혁신추진반을 두고 통합추진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양공사에서도 통합지원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중립성을 위해 외부전문가가 위원장을 맡은 ‘지하철 혁신 추진위원회’와 노사정이 함께하는 ‘지하철 노사정협의회’를 운영하는 등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통합이 아니라 이해관계자와 전문가가 모두 참여하는 통합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서울지하철이 외국인들에게 찬사를 받고 객관적인 지표로도 세계 수준에 이른 것은 사실이지만, 과연 이것이 지속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많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시설이 계속 노후해지고 있으며, 내진설계나 스크린도어 같은 안전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노령화로 인해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같은 승강편의시설도 계속 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서울시의 인구는 줄고 있고, 우리나라 전체의 인구증가율도 감소중이다. 쉽게 말해 ‘돈 들어갈 일은 계속 늘어나는데, 돈 나올 곳은 별로 없다’는 뜻이다. 뭔가 새로운 혁신이 없으면 지금의 서비스를 더 이상 유지하기가 어렵다. 서울지하철이 외국처럼 지저분하고 불편하며 더러운 지하철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서울시에서는 ‘글로벌 경쟁력’, ‘참여형 노사관계’, ‘안전’, ‘서비스’ 4개 분야에서 혁신을 하기 위해 양공사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서울시가 좋은 성과를 내기를 기대한다. 이 같은 서울시의 양공사 통합이 성공한다면 우리나라의 주요 과제인 공기업 개혁의 성공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통합된 지하철공사는 당초 목표를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 우선 현장인력의 비율을 늘릴 필요가 있다. 핵심적인 안전 분야는 외주(아웃소싱)를 줄일 필요도 있다. 그러면서도 비용이 늘어나지 않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한 지혜를 찾기 위해 통합을 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서비스 개선도 중요하다. 서비스 개선에 꼭 대규모 비용이 드는 것은 아니다. 발달된 IT기술을 이용하여 얼마든지 개선이 가능하다. 서울지하철이 갖고 있는 대규모의 빅데이터를 이용하는 게 핵심이다. 우리나라에 하루 고객이 680만 명(양 공사 1일 승객수)인 기업은 흔하지 않다.

다만 지하철 양공사 통합 추진 시 중요한 것은 안전성과 공공성의 유지이다. 통합과정에서 조직이 흔들려 지하철의 안전성을 위협하는 일은 절대 안 된다. 또한 세금으로 만들어진 기업답게 공공의 이익에도 기여해야 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통합공사가 먼저 효율화되어야 가능하다. 비효율적인 조직으로는 안전성과 공공성 어느 것도 잡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양공사 통합 혁신을 계기로 노인무임승차제도 개선이 본격화되기를 기대한다. 지하철 회사가 요구하는 무임승차비용의 정부지원이나, 무임승차 연령기준의 상향 등 어떤 식으로든 논의의 물꼬를 트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점에 대해서는 통합공사의 발언권이 더 커지기를 바란다.

지난 11월 24일에 열린 서울지하철 통합혁신을 위한 시민공청회

지난 11월 24일에 열린 서울지하철 통합혁신을 위한 시민공청회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하철 공사 통합선언을 한 지 이제 1년이 되었고 시민들은 그동안 서울시가 준비한 성과를 궁금해 하고 있다. 양 공사 통합비용 때문에 요금이 인상되는 것은 아닌지, 독점화로 인해 서비스 질은 오히려 하락하는 것은 아닌지, 파업 때문에 서울지하철이 한꺼번에 멈추어 버리는 게 아닌지도 걱정하고 있다.

서울지하철의 주인은 서울시민이다. 서울시와 서울지하철 경영진, 노동조합은 이를 명심하고, 시민을 위한 서울지하철의 발전과 혁신을 위해 어떻게 노력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행해주기를 바란다. 시민들은 서비스뿐만 아니라, 그 운영체계와 조직으로도 세계 최고인 서울지하철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우진 시민기자어린 시절부터 철도를 좋아했다는 한우진 시민기자. 자연스럽게 공공교통 전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시민의 발이 되는 공공교통이야말로 나라 발전의 핵심 요소임을 깨달았다. 굵직한 이슈부터 깨알 같은 정보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입장에서 교통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하고 있는 그는 교통 ‘업계’에서는 이미 꽤나 알려진 ‘교통평론가’로 통한다. 그동안 몰라서 이용하지 못한, 알면서도 어려웠던 교통정보가 있다면 그의 칼럼을 통해 편안하게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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