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해방촌, 도시재생으로 다시 태어난다

내 손안에 서울

발행일 2015.12.01. 15:19

수정일 2015.12.29. 13:06

조회 10,165

해방촌ⓒShutterBug

이태원에서 남산으로 향하다 보면 묘한 분위기의 동네를 만날 수 있습니다. 40년이 넘은 구식 간판이 걸린 재래시장, 수제 맥주를 파는 유럽식 선술집이 아무렇지도 않게 섞여 있는 모습은 해방촌에서만 볼 수 있는 이색적인 풍경입니다. 남산 자락 아래에 위치한 해방촌은 광복 이후 실향민과 해외 동포의 임시 거주지로 형성돼 ‘해방촌’이라는 이름이 붙게 됐는데요. 최근엔 젊은 예술인들과 외국인들이 많이 유입되면서 오늘날의 해방촌 특유의 분위기를 띠게 됐습니다. 그 매력에 이끌려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 됐지만, 노후한 주택과 도로 시설로 주민들의 불편이 계속해서 제기된 곳이기도 합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3월 해방촌을 마을의 고유한 특색도 살리고, 지역주민 삶의 질도 높일 수 있는 서울형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선정한 바 있습니다. 오늘 〈내 손안에 서울〉에선 이 사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마중물 사업을 소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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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방촌 주민 주도 '도시재생 마중물 사업' 확정
 - ‘신흥시장 활성화’, ‘공방‧니트산업 특성화 지원’ 등 해방촌만의 특화 사업 위주
 - 거주민‧상인 등 398명 주민협의체와 공공의 ‘협력적 거버넌스’가 주축
 - 오는 3일 ‘도시재생 활성화계획안’ 주민설명회… 법정절차 거쳐 2018년 완료

도시재생활성화지역 13곳 중 하나인 해방촌이 지역주민 주도로 재생사업 활성화의 물꼬를 틉니다.

서울시는 도시재생의 마중물 사업을 골자로 하는 ‘해방촌 도시재생 활성화계획’을 기반으로 주민과 공공의 협력적 거버넌스를 구축해 해방촌만의 특성화된 도시재생을 추진한다고 1일 밝혔습니다.

■ 도시재생활성화지역
서울시가 지난 3월에 발표한 서울도시재생 종합플랜을 통해 지정된 27개 추진 지역 가운데 재생이 시급하지만 자생적 변화가능성이 낮아 공공의 통합지원이 필요한 곳으로 선정한 지역이다. 서울시는 이 지역에 향후 4~5년간 최대 100억 원 이상 규모의 지역역량강화사업, 앵커시설(종합지원센터) 확충 등 마중물 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사업 계획안은 운영위원회가 주민협의체의 의견을 수렴해 각 분과별 회의에서 해당 전문가와 공무원이 검토한 후, 그 결과물을 주민협의체와의 토론과 조정을 거쳐 도출한 방안입니다.

주민협의체는 거주민을 비롯해 해방촌에서 생활하는 상인, 피고용인, 학생 등 398명으로 구성됐고, 이 중 52명이 운영위원회(공동체·주거·경제 3개 분과)를 조직해, 마중물 사업 마련에 주도적으로 참여했습니다.

마중물 사업의 주요 내용은 ①신흥시장 활성화 ②공방·니트산업 특성화 지원 ③해방촌 테마가로 조성 ④안전한 생활환경 조성 ⑤녹색마을 만들기 지원 ⑥주민역량 강화 지원 ⑦마을공동체 규약 마련 ⑧주민공동이용시설 조성 등으로 나눠집니다.

마중물 사업

① 신흥시장 활성화

경기악화로 오랜 기간 침체된 신흥시장. 시장 활성화를 위해 낡은 슬레이트 지붕을 공중개방형으로 바꾸는 등 쾌적하고 개방된 시장으로 바꿔나갈 계획입니다.

② 공방·니트산업 특성화 지원

해방촌의 대표산업이었지만 현재 소수업체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니트(편직)산업을 다시 되살리고, 최근 청년들을 중심으로 신규 유입이 늘고 있는 예술공방을 지원합니다. 예술과 젊음, 고객이 함께하는 ‘해방 아트마켓’을 조성하는 등 해방촌만의 특화 산업으로 육성해 일자리 창출을 유도할 계획입니다.

이밖에도 주민공모사업 등을 통해 예술과 니트산업을 연계한 다양한 산업아이디어를 활용하고 공동작업장과 전시판매장을 조성하는 등 생산위주의 제조업에서 벗어나, 판매·전시·체험 위주의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③ 해방촌 테마가로 조성

지리적 특성을 활용해 ‘해방촌 테마가로’를 조성합니다. 총 3구간으로 1단계 ‘남산가는 골목길(용산공원, 이태원~해방촌~남산)’, 2단계 ‘역사문화 탐방로(108계단~모자원~신흥시장~남산)’, 3단계 ‘HBC먹자골목(경리단길~해방촌)’, ‘해방촌 생활가로(해방촌의 주도로인 신흥로)’로 꾸며집니다.

④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

해방촌 주민들이 가장 바랐던 생활환경 개선 사업을 시작합니다.

이 지역 주민들은 다가오는 겨울이 걱정입니다. 동네 특성상 도로가 좁고 경사가 가파르다보니 길이 얼면 속수무책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서울시는 20년 이상 된 노후주택과 파손된 도로, 남산자락 경사를 따라 조성된 계단과 옹벽으로 인해 안전사고가 잦은 지역을 정비해 노약자도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생활환경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특히, 소월로에서 오거리까지 이르는 급경사로에는 등나무 캐노피를 설치해 겨울철 길이 어는 것을 방지하고 바닥정비, 안전손잡이 설치, 범죄예방디자인 적용 등 안전시설을 확충할 계획입니다.

⑤ 녹색마을 만들기 지원

남산, 용산공원 등 대규모 공원과 근접해 있지만 생활녹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담장 허물기, 화단이나 작은 쉼터 조성 등 골목길 녹화정비를 통해 일상 속 녹지를 확대합니다.

주민들이 합의 후 사업을 신청하면 전문가와 함께 구체적 사업계획을 세우고 이를 심사해 시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해방촌만의 숨겨진 전망 명소에는 ‘옥상전망대’도 설치할 예정입니다.

⑥ 주민역량 강화 지원

도시재생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데 주민 역량 강화가 필수적인 만큼 해방촌 특성을 반영한 공모사업과 주민교육을 실시, 해방촌만의 공동체 생활문화를 만듭니다.

⑦ 마을공동체 규약 마련

주민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임대료, 쓰레기 배출, 생활소음, 주차 등의 내용을 포함해 해방촌 주민들의 공동체 활동과 비전, 가치를 담은 ‘마을공동체 규약’을 만듭니다.

이 지역은 최근 공방 개설 등으로 젊은 층의 유입이 늘고 외국인이 전체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등 기존 세대와 젊은 세대, 다문화 주민의 공존을 위한 생활방식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전문가 자문과 주민 의견을 반영해 지역현황 진단과 갈등내용을 구체화(2016년), 주민 각 주체별 해결방안 토론과 의견조정 과정 거쳐 합의안 도출(2017년), 지역 전체주민 동의(2018년)를 거쳐 규약을 제정할 계획입니다.

⑧ 주민공동이용시설 조성

도시재생의 안정적인 추진을 위한 베이스캠프이자 지역거점 역할을 할 주민공동이용시설 2개소를 마련합니다. 이 시설들은 주민협의체를 중심으로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게 됩니다.

8개의 사업 외에 골목길 주차장 확충, 전선 지중화, 소방도로 확보 등 장기간 준비가 필요한 사업은 ‘협력 사업’으로 분류해 중앙정부, 용산구와의 협의를 거쳐 활성화계획에 포함시킬 예정입니다.

서울시는 주민협의체에서 정리한 활성화계획안을 올해 말까지 보완하고, 공청회와 시의회 의견을 반영한 후, 도시재생위원회 심의 등 법정절차를 거쳐 본격적으로 마중물 사업을 추진해 2018년까지 완료할 계획입니다.

한편, 서울시는 이와 같은 내용을 주민들에게 설명하는 주민설명회를 오는 3일 용산2가동 주민센터에서 개최할 예정입니다.

김성보 서울시 주거사업기획관은 “자신의 마을을 보다 살기 좋게 만들기 위해 주민 스스로 계획수립부터 실행단계까지 참여하는 것이 도시재생의 본래 취지”라며 “서울시는 주민들이 만든 사업계획을 보완하고 구체화하는 과정을 돕고 사업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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