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싶은 길’로 변신하는 송정 제방길

시민기자 이상국

발행일 2015.11.18. 15:00

수정일 2015.12.01. 11:08

조회 3,746

송정제방길이 보행자 중심의 `걷고 싶은 길`로 새롭게 조성됐다

송정제방길이 보행자 중심의 `걷고 싶은 길`로 새롭게 조성됐다

서울에서 ‘물을 따라 걷는 단풍길’로 잘 알려진 중랑천 송정 제방길. 이 길은 기자가 과거에 성수동에서 송정동까지 자전거로 출퇴근했던 길이기도 했다. 중랑천을 따라 5.6km로 이어지는 송정 제방길은 왕법나무와 느티나무, 은행나무 단풍 등이 어우러진 수림으로도 유명하다.

자전거를 타고 오랜만에 다시 찾은 송정 제방길은 ‘걷고 싶은 길’로 거듭나 있었다. 중랑천변 살곶이다리부터 송정체육공원 구간(길이 1.8km, 폭 4.9m)을 연결하는 자전거 길이 보행자 길로 정비 공사를 마친 것이다. 원래 이 구간은 성동교부터 새말 빗물펌프장까지 자전거와 보행로 겸용 도로였다.

이번에 바뀐 송정제방길을 체험하고자 초입에서 자전거를 끌고, 은행나무 단풍이 울창한 길을 걸어보았다. 가을 끝자락에서 단풍을 즐기며, 지역 주민들과 변화된 송정 제방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송정 제방길 초입에서 만난 성수동 거주 주민 오씨는 걷고 싶은 길 조성을 매우 반기고 있었다. “걷고 싶은 길로 변경된 것이 더 좋습니다. 예전에는 좁은 길을 반으로 나눈 후, 오고 가는 사람들이 좌우로 통행했기에 자전거는 자전거대로 불편했어요. 길이 넓어져서 좋은데, 걷고 싶은 길로 제도화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반면에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걷고 싶은 길에서 자전거를 끌고 이동하던 성수동 거주 김씨는 “송정 제방길에 운동기구가 있어 오고 가는데, 갑자기 변경된 것에 적응이 어렵다”며 “다리가 아픈 주민, 학생, 직장인들이 오고 가는 자전거 길을 폐쇄하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자전거 진입금지 표지판. 그러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전거 진입금지 표지판. 그러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어 ‘신축 구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는 질문에 김씨는 “자전거를 전문적으로 타는 사람들은 중랑천 좌안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겠지만, 운동을 긴 코스로 하지 않는 사람들은 송정 제방길을 이용한다”며 “자전거를 타고 운동기구를 이용하러 오는 사람들은 이 길을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것 같은데 그분들이 조금 힘들지 않을까 싶다”고 의견을 나타냈다.

기자가 이동했던 송정 제방길 구간에는 걷고 싶은 길 조성을 알리는 현수막이 총 4곳에 붙어 있었다. 또한, 송정 제방길 길목 곳곳에는 자전거 탑승 금지를 알리는 표지판이 부착되어 있었다. 하지만 실효성이 크게 나타나지 못했다. 아직 자전거로 이동하는 시민이 많았던 점이 이를 반증한다.

실제로 이날 기자는 송정제방길에서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들을 여럿 봤다. 여가생활을 즐기는 주민, 학교에서 하교하는 학생, 퇴근 하는 직장인 등 그 종류도 다양했다. 뿐만 아니라, 곳곳에 설치된 운동기구에서 운동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시는 어르신들도 종종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점을 비추어 생각했을 때, 앞서 지역 주민들이 언급한 것처럼 송정 제방길이 걷고 싶은 길로 정착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또한, 지속적인 홍보와 시민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서 송정 제방길이 자전거 없이 걷고 싶은 길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노란 단풍이 물들어 있는 아름다운 송정 제방길

노란 단풍이 물들어 있는 아름다운 송정 제방길

한편, 성동구청 치수과 김현심 주무관은 전화통화에서 “2014년 11월 중랑천 좌안 자전거도로가 개통되면서 기존에 이용하던 송정 제방길 구간이 중복됐다”며 “앞으로 송정 제방길 자전거 이용객은 송정 체육공원 진출입로를 통하여 중랑천 좌안 자전거도로를 이용하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보행자길과 자전거길의 겸용으로 불편과 사고위험이 내재해 있었던 송정 제방길. 이번 보행자 길 개통으로 성동구 주민들이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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