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찾아가 본 ‘서울빛초롱축제’

시민기자 김영옥

발행일 2015.11.11. 13:04

수정일 2015.11.11. 16:33

조회 1,532

서울빛초롱 축제가 11월 6일부터 22일까지 청계천 일대에서 열리고 있다

서울빛초롱 축제가 11월 6일부터 22일까지 청계천 일대에서 열리고 있다

“서울에 36년 동안 살면서 청계천에서 열리는 축제에 참가하긴 처음이네.”, “그랬었나?”

서울빛초롱축제가 열리는 첫날, 오랜만에 시내에서의 데이트를 신청하자 남편의 첫마디는 이랬다. 서울에선 참으로 많은 축제들이 열리고 있고, 맘만 먹으면 축제에 참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닌데도 직장생활 하느라 혹은 가정사 챙기는 주부다 보니 서로 시간내기가 쉽진 않았었나 보다. 금요일 저녁, 가을비까지 살짝 내리고 있었다.

서울빛초롱축제 점등식

서울빛초롱축제 점등식

종각역 4번 출구로 나와 종로통 먹자골목을 조금 지나자 어둠 내려앉은 청계천이 나타났다. 위쪽으로 조금 올라가자 이미 청계광장에선 점등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서울시장의 축제 축하 메시지에 이어 청계광장에 모인 많은 시민들이 일제히 카운트다운을 시작했고, “와!” 하는 함성소리와 함께 청계천에 놓인 각양각색의 등(燈)에 일제히 불이 들어왔다. 형형색색의 레이저 불빛이 청계천의 하늘을 수놓으며 `2015 서울빛초롱축제`가 시작됐다.

11월 22일까지 열리는 서울빛초롱축제, 시민들에게 추억을 선물

`2015 서울빛초롱축제`는 11월 6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다. 청계광장을 시작으로 모전교, 광통교, 광교, 장통교, 삼일교, 수표교까지 약 1.2km 구간을 따라 ‘빛으로 보는 서울관광’ 이란 테마로 서울의 관광명소와 조선시대 유물, 다양한 캐릭터 등(燈)이 전시된다. 지난해부터 ‘서울빛초롱축제’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전통등 전시 이외에도 현대적인 LED 조명등도 전시 구간에 추가되어 다채로움을 더 했다.

아이들의 대통령, 뽀로로

아이들의 대통령, 뽀로로

가을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지만 많은 시민들이 청계천으로 모여 들었다. 혼잡을 피하기 위해 청계광장 입구 쪽에서만 청계천으로 입장할 수 있도록 해, 긴 일방통행길이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불만을 표하는 시민들은 없었다. 중간 중간 나가는 출구는 있어도 입구는 한 곳으로 집중돼 있어 자칫 혼잡할 수 있는 보행로를 질서 정연하게 만들었다. 가족들끼리, 연인끼리 청계천을 방문한 시민들은 다양한 등(燈)을 감상하며 추억을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느라 빗속에서도 여념이 없었다. 우산을 쓴 긴 행렬은 이채로운 모습을 연출했다.

모전교 무지개 터널

모전교 무지개 터널

청계광장 입구를 통해 청계천으로 내려가자 첫 작품으로 조선왕조의 상징인 ‘일월도’에 디지털 LED 기술을 더해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작품이 설치돼 있었고, 모전교를 지나자 조선왕조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전통등이 전시돼 있었다.

돈의문(좌), 중화전(우)

돈의문(좌), 중화전(우)

덕수궁 안에 있는 정전인 ‘중화전’ 과 선대 왕조의 신위를 모신 ‘종묘’, 한양에 살던 백성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돈의문 순성놀이’ 등 문화유적들을 한지로 제작한 대형 전통등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내 멋스러움을 자랑했다.

전통 한지 등(燈)과 현대적인 LED 조명등(照明燈)의 조화로 축제 풍성

아이들의 모습과 전통한옥마을을 표현한 각종 작품

아이들의 모습과 전통한옥마을을 표현한 각종 작품

청계천변 보행로를 따라 우산을 들고 등(燈)을 감상하며 시민들과 섞여 발길을 옮기는 것도 제법 운치가 있었다. ‘오늘, 서울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남산골한옥마을, 북촌한옥마을, 광장시장 등 많은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서울의 관광 명소들이 개성 넘치는 등(燈) 작품으로 친근함을 더했다. 연을 날리고 썰매를 타고 팽이를 치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겹게 펼쳐졌고, 특히 광장시장의 모습을 형상화한 구간에서는 ‘모녀김밥’, ‘기철이네 왕순대’ 등 실존 인물과 가게를 등(燈)으로 표현해 생동감 넘치는 풍경을 제공하기도 했다. LED조명으로 색이 변하는 빛의 다리(세월교)와 은은한 물안개가 조명과 함께 피어오르는 ‘물안개빛초롱’ 구간은 인상적이었다.

시민들이 청계천에 띄운 소망등

시민들이 청계천에 띄운 소망등

광교 밑에 더 많은 시민들이 모여 있었다. 광교 천정엔 수많은 소원이 적힌 소원등이 걸려 있었고, 한 쪽에선 시민들이 직접 소망을 적어 넣은 등에 불을 밝혀 청계천에 띄우는 ‘소망등 띄우기’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시민들의 소망을 담은 ‘소망등’ 은 밤하늘의 별처럼 빛을 발하며 청계천을 수놓았다.

천천히 걸어도 1시간 30분이면 충분한 구간은 산책삼아 걷기에도 제격이다. 매일 오후 5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축제가 진행된다고 하니,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이 가을밤에 시간 내서 청계천에 마실 나오는 것도 좋을 듯하다.

#등축제 #청계천 #서울빛초롱축제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내가 놓친 서울 소식이 있다면? - 뉴스레터 지난호 보러가기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