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작은 기업에서 시작하려 해도…”

시민기자 이현정 시민기자 이현정

Visit384 Date2015.11.03 11:26

지난 10월 30일 한국외대 오바마홀에서 열린 `서울시장과 신나는 잡담`

지난 10월 30일 한국외대 오바마홀에서 열린 `서울시장과 신나는 잡담`

함께서울 착한경제 (35) 신나는 일자리 Job담

심각하지만, 절실하지만 좀처럼 풀기 힘든 문제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일자리 문제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저성장의 시대를 넘어 제로 성장·마이너스 성장을 얘기하는 시대에 실업 문제는 좀처럼 답이 보이지 않는다.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그 어떤 해결책도 미봉책에 지나지 않을 듯싶다. 그렇다고 손 놓고 지켜볼 수만은 없는 노릇. 이에 서울시민과 서울시가 팔 걷고 나섰다. 시민들이 함께 대안을 찾고 아이디어를 모아 일자리 정책으로 만들어내고자 하는 것, ‘서울 일자리 아이디어톤 : 서울시장과 신나는 잡담’ 현장에서 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현장에서 찾은 일자리 해법

“서울에는 이미 취약계층 청년을 위한 서울시 기술교육원 4개가 있는데요. 현장에 투입되어도 바로 일할 수 있도록 실사구시로 모든 시스템을 바꾸고, 청년들이 좋아하는 직업군으로 개혁하려 하고 있고요. 청년들이 바로 일자리를 못 얻는 상황에서 취업준비만 할 수 없을 텐데요. 이런 시간에 일정 정도의 급여를 드려서 최소한의 삶을 유지하면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구도 하고 있습니다.”

방송인 김제동 씨의 사회로 진행된 일자리 토크쇼에 대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방송인 김제동 씨의 사회로 진행된 일자리 토크쇼에 대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30일 한국외국어대 오바마홀에서는 ‘서울 일자리 아이디어톤 : 서울시장과 신나는 잡담’이 열렸다. 무박 2일 일정으로 진행된 행사는 ’서울시장과 신나는 잡담 토크콘서트‘로 문을 열었다. 방송인 김제동 씨의 사회로 진행된 토크콘서트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철수 새정치 민주연합 공동대표가 함께했는데, 일자리에 대한 고민을 담아 보내온 시민들의 손편지를 읽고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서울여대 김나영 씨(좌), 일자리 고민을 담은 대학생의 편지(우)

서울여대 김나영 씨(좌), 일자리 고민을 담은 대학생의 편지(우)

“저는 홍보 마케팅 직무에서 전문가 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직무의 특성상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다 생각하는데, 막상 작은 기업에서 시작하려 해도 주변 시선이나 현실적 조건들, 보수, 복지 이런 부분들 때문에 주저하게 됩니다.”

서울여대 김나영 씨의 손편지 사연에서는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실질적인 고민을 읽을 수 있었다.

“김나영 씨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참 많을 것 같아요. 제가 이번에 일자리 대장정 하면서 돌아보니 중소기업에도 생각보다 좋은 일자리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서울시가 이 사이를 제대로 연결하는 역할을 해야겠다 생각했고요. 형식적인 외형적인 소개가 아닌, 그런 회사들을 좀 더 깊이 있게 스토리텔링도 하고, 우리가 일종의 인증하는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훨씬 더 선택하기 쉽겠죠?” 박원순 서울시장의 얘기를 들으니, 현장에 답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행복한 잡담, 착한 잡담, 궁금잡담 : 청년들의 다양한 일자리 고민과 생각을 나누다

​이날 토크쇼는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참석자 중 대다수가 청년들이었다. 손편지 사연이나 즉석 질문을 하는 이들도 모두 청년들이었는데, 사회적 경제 부분 일자리, 미래 유망 직종 등 청년들의 일자리 고민이 생각보다 깊고 다양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저도 안철수 연구소 시작할 때 주위에서 전부 말렸어요. 어떤 일을 잘할 수 있는지는 한번 도전해보고 해봐야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시간이 성공하면 좋고, 나와 안 맞는 것을 확인하는 시간도 굉장히 값진 겁니다. 그런 게 다 쌓여 다음 인생의 선택을 할 때 굉장히 중요한 영향을 주거든요.”

안철수 대표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청년들의 질문에 답변을 이어갔다.

“20년 전에 V3를 일반인에게는 무료로 보급하면서 대신에 기업에는 정당한 대가를 받고 지속 가능해야겠다 싶었거든요. 그렇게 되면 정부 보조 없이도 스스로 지속가능한 기업이 될 수 있지 않겠냐 그 생각을 가지고 안랩을 창업해서 성공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하니까 그게 사회적기업·소셜벤처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깨달았던 것이 가장 중요한 게 사업 모델을 얼마나 정교하게 잘 짜느냐가 지속가능한 사회적기업을 만드는데 핵심이 된다는 것입니다.”

멘토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일자리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는 시간도 가졌다

멘토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일자리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는 시간도 가졌다

또한, 안철수 의원은 사회적 기업에 관심이 있다면 지속가능성에도 관심을 가지면 좋을 것이란 조언도 덧붙였다. 이날 토크 콘서트는 방송인 김제동 씨의 탁월한 진행 솜씨와 일자리 문제에 대한 혜안이 빛났던 자리였는데, 청년들의 열정을 반영하듯 진지하면서도 때때로 웃음을 자아내며 정해진 시간을 훨씬 넘겨서야 끝났다.

“일자리·진로에 대해서는 항상 고민하고 있는데, 친구들 아니면 수업 시간 내에 하는 정도였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저와 공통점이 없는 또 다른 분야의 새로운 분들 하고 그런 얘기를 나눌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날 토크콘서트 행사장에는 400여 명의 시민이 자리했는데, 참가자들 대부분은 박현경 씨의 얘기처럼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다는 평이었다.

왼쪽이 최정아 씨,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이희원 씨

왼쪽이 최정아 씨,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이희원 씨

“김재동 씨가 자유롭게 말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잡아 다양한 의견이 나온 것 같아 좋았습니다. 특히 질문하신 분들 얘기가 구체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 인상적이었는데요. 여러 답변을 들으며 좀 더 생각의 여지를 넓히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이희원 씨의 평처럼 토크콘서트는 많은 참가자에게 또 다른 생각 거리를 던져주는 자리가 되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토크콘서트 후 참가자들은 5~8명 단위로 팀을 이뤄 일자리 문제를 찾고, 그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구체화 시키는 작업을 이어갔다.

“저는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고 싶었어요. 많은 의견 중에서 이렇게 모아서 하나의 대안을 내는 게 지식인의 의무라고 생각도 들고, 그래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최정아 씨는 취업 준비에 짓눌려 꿈조차 갖기 힘든 청년들의 문제에서 출발해 팀원들과 의견을 모아 아이디어를 도출해낼 생각이라고 한다. 청년들의 일자리 고민에서 시작해 여러 시민의 아이디어를 모아 일자리해법을 찾고자 하는 ‘서울 일자리 아이디어톤 : 서울시장과 신나는 잡담’. 그 포문을 연 토크콘서트는 이를 통해 어떤 상상이 더해지며 아이디어 결과물이 만들어질지 사뭇 기대하게 만드는 자리였다.

이현정 시민기자이현정 시민기자는 ‘협동조합에서 협동조합을 배우다’라는 기사를 묶어 <지금 여기 협동조합>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협동조합이 서민들의 작은 경제를 지속가능하게 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그녀는 끊임없이 협동조합을 찾아다니며 기사를 써왔다. 올해부터는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자리 잡은 협동조합부터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자활기업에 이르기까지 공익성을 가진 단체들의 사회적 경제 활동을 소개하고 이들에게서 배운 유용한 생활정보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그녀가 정리한 알짜 정보를 통해 ‘이익’보다는 ‘사람’이 우선이 되는 대안 경제의 모습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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