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들판을 감상할 수 있는 ‘둘레길’

시민기자 최용수

발행일 2015.10.27. 14:07

수정일 2015.10.2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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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산둘레길이 시작되는 곳의 가을 풍경

개화산둘레길이 시작되는 곳의 가을 풍경

지하철 5호선 방화역 3번 출구에서 방화근린공원 방향으로 10여분 걸어가면 강서둘레길 제1구간(이하 ‘개화산 둘레길’)을 만난다. 전체 길이 3.35km, 쉬엄쉬엄 걸어도 3시간이면 한 바퀴를 돌 수 있다. 서울의 여러 둘레길을 트레킹 해 보았지만 유난히 이곳 개화산 둘레길에 최근 흠뻑 빠진 이유가 있다. 하늘길과 뱃길, 황금빛 가을 들판, 빌딩 숲 서울 도심 그리고 한강과 남산, 북한산 등 다른 곳에서 만날 수 없는 볼거리로 가득 찬 알토란같은 둘레길이기 때문이다.

하늘길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김포공항

하늘길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김포공항

방화근린공원 서쪽 끝자락에 둘레길 안내 입간판이 있다. 이곳이 바로 ‘강서둘레길 1코스(개화산둘레길)’의 시작점이다. 인공이 가미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숲속 둘레길이다. 탐방객들을 위해 일정한 거리마다 ‘강서둘레길’이라는 이름표가 붙어 있다. 울긋불긋 물든 단풍은 완연한 가을을 느끼게 한다. 가을 냄새를 따라 30여분 걸어가면 제1 조망 포인트인 ‘하늘길전망대’가 나타난다. 저만치에 김포공항이 내려다보인다. 만남과 이별의 사연을 가득 싣고 하늘로 땅으로 연신 뜨고 내린다. 창공으로 치솟는 비행기를 보노라니 어린 시절 상상의 나래를 폈던 기억이 새롭다.

하늘길 전망대에서 풍광을 감상하는 탐방객 모습

하늘길 전망대에서 풍광을 감상하는 탐방객 모습

‘하늘길전망대’부터는 나무데크로 꾸며진 오솔길이다. 야외 조각품 같은 나무데크를 따라 10여분 걸어가면 ‘아라뱃길전망대’를 만난다. 멀리 아라뱃길의 경관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한강과 맞닿은 곳에 아래뱃길 갑문이 우뚝 서 있고, 그 앞쪽으로는 자전거 라이딩족들이 무리를 지어 달린다. 이 물길을 따라 서쪽으로 내달리면 ‘정서진(正西津)’에 도착한다. 아라뱃길 자전거 도로는 이미 라이더들에게 입소문이 난 최고의 라이딩 코스이다. 유유자작하게 부두에 정박해 있는 흰 요트들,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도 힐링이 된다.

아라뱃길전망대를 찾은 탐방객 모습

아라뱃길전망대를 찾은 탐방객 모습

‘하늘길전망대’에서 ‘아라뱃길전망대’로 가다보면 ‘신선바위’와 ‘숲속의 쉼터’를 만난다. 신선들이 노닐었다는 전설이 서린 바위 군락이다. 이 구간을 걷다가 잠시 멈추고 고개를 들면 광활한 김포평야가 한 가슴 안겨온다. 농촌의 가을 풍광을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조망 포인트이다. 한창 수확중인 김포평야, 농부들이 일구어낸 ‘황금빛 들판’은 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장관 그 자체이다. 감히 서울의 어느 둘레길이 이런 풍광을 지니고 있을까. 풍요로운 농촌 풍경은 탐방객들의 마음을 넉넉하게 만든다.

아라뱃길전망대에서 바라본 아라뱃길 김포갑문

개화산전망대에서 바라본 방화대교와 북한산 모습

‘아라뱃길전망대’를 뒤로 하고 잰걸음으로 이동하면 펄럭이는 태극기 국기봉과 기상관측시설이 나온다. 국기봉 아래 ‘봉화정(烽火亭)’은 임진왜란 때 왜구의 침입을 알리던 ‘봉수대’와 마주하고 있다. 봉화정 주변의 널찍한 공터는 탐방객들의 좋은 쉼터가 된다. 잠시 쉬었다가 3번째 전망대인 ‘개화산전망대’로 올라간다. 비단을 펼쳐 놓은 듯 한강이 흘러간다. 방화대교, 행주산성, 마곡철교가 보이고,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에 등장하는 난지도, 목면산(남산) 그리고 멀리 북한산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매년 새해 첫날, 해맞이 장소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인기 짱 전망대이다. 그래서인가, 서울시에서 선정한 우수 조망명소의 하나이다.

개화산전망대에서의 새해맞이 모습

개화산전망대에서의 새해맞이 모습

이제 하산길은 ‘자락길’이 좋다. 약사사 뒤편에서 시작하여 지하철 개화산역으로 이어지는 길이 2.1km의 무장애 숲길이다. 노약자와 장애인들도 아무런 불편 없이 개화산 근린공원을 즐길 수 있도록 특별히 설계된 길(☞휠체어, 유모차도 거뜬히 오를 수 있어요)이라 한다. 대부분 나무데크로 이어진 자락길에는 손잡이용 막대와 휠체어 교행용 공간도 설치되어있다. 이 자락길에는 야외독서실 겸 쉼터인 북카페 2곳(소나무, 참나무)이 있다. 카페에서 책을 읽으며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가을의 전령사 같다. 카페에서 만난 김사엽(가명, 가양동)씨는 “북 카페에 앉아 떨어지는 낙엽을 맞으며 책을 읽으니 색다른 맛이 느껴진다”며 연신 책장을 넘긴다.

자락길 중간에 마련된 북카페 모습

자락길 중간에 마련된 북카페 모습

이 밖에도 ‘개화산둘레길’에는 6.25 전쟁 시 조국을 위해 장렬히 산화한 1,100명의 국군용사의 넋을 기리는 충혼비(☞조국의 군복입고 개화산에서 유쾌히 쉬노라), 천년고찰 ‘약사사’와 ‘미타사’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여러 둘레길 다녀봤지만 여기만큼 볼거리가 다양한 곳은 없는 것 같아요”라며 이미형(방화동, 경로당코디네이터)씨 일행은 ”단풍이 지기 전에 가족들과 다시 오고 싶다“며 만족해했다. 벌써 가을의 끝자락이 보이기 시작했다. 서울을 떠나 멀리 가지 않고도 울긋불긋 가을의 정취와 다양한 볼거리를 만끽할 수 있는 ‘개화산둘레길’, 가을 나들이 코스로 ‘강추’하고 싶다.

■ 강서둘레길 제 1구간

 ○ 지하철 5호선 방화역 3번 출구, 개화산역 2번 출구

 ○ 문의 : 02-2600-4200 강서구청 공원녹지과

 

#둘레길 #강서둘레길 #개화산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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