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한 청년들의 실험터, ‘명랑시장’

시민기자 이현정

발행일 2015.10.20. 15:34

수정일 2016.10.11. 15:23

조회 1,771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자리 잡은 협동조합부터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자활기업에 이르기까지 공익성을 가진 사회적 경제 활동을 소개하고 생활정보를 함께 공유하는 ‘함께서울 착한 경제’가 격주 화요일마다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그녀가 정리한 알짜 정보를 통해 ‘이익’보다는 ‘사람’이 우선이 되는 대안 경제의 미래를 내 손안에 서울에서 만나보세요.

함께서울 착한경제 (34) 함께 꿈을 키우는 명랑시장

창업도, 폐업도, 자영업자들의 대출규모도 늘고 있다. 창업 3년 내에 10곳 중 6~7곳이 문을 닫는다 하니, 창업은 쪽박이란 얘기에 수긍이 간다. 창업에 앞서 세심한 준비와 점검이 필요하겠다. 그렇다면 서울 곳곳에서 열리는 프리마켓(Free market, 자유롭게 물건을 사고 파는 시장)이나 플리마켓(Flea market, 벼룩시장)부터 참가해 보는 건 어떨까? 목돈이 없어도 자유롭게 참가할 수 있는 문턱 낮은 시장이라 큰 부담 없이 다양한 실험을 해볼 수 있다. 또한, 소비자들과 직접 만나 반응도 살피고 실전 경험을 쌓으며 스스로를 점검할 수 있을 것이다.

명동의 낭만, 명동 예술야시장 ‘명랑시장’

명동 야시장 명랑시장

명동 야시장 명랑시장

매주 금요일, 노을빛으로 서서히 물들어가는 명동 삼각공원(KEB 하나은행 본점 광장)엔 새로운 활기가 넘친다. 바로 명랑시장이 열리는 곳이다. 공원 여기저기 테이블과 의자가 놓이고, 저마다 개성 있게 장식된 테이블 위로 각자가 준비한 다양한 물건들을 선보인다. 액세서리나 패션 및 인테리어 소품, 각종 먹거리인데, 작가 특유의 개성이 물씬 느껴진다.

`보보는 뭘해도 귀여워` 작가 조보령 씨의 작품들

`보보는 뭘해도 귀여워` 작가 조보령 씨의 작품들

“취미로 손뜨개를 시작해서 옷도 만들고 익숙해지면서 작은 소품들이 금방금방 완성되는 게 재밌더라고요. 알록달록한 색감을 좋아해 여러 가지로 만들다 보니 많이들 좋아해 주시고 해서 꾸준히 참여하고 있어요. 단골손님도 계신데, 새 제품이 나오면 평가도 해주시고 늘 감사하죠.”

‘보보는 뭘해도 귀여워’ 작가 조보령 씨는 이곳 명랑시장의 인기 셀러(Seller, 판매자)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여러모로 정이 들어, 이곳 명랑시장에만 첫해부터 4년째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이곳 시장에서 신랑도 만나게 되었다 하니, 명랑시장은 좋은 인연이 이어지는 장인 것 같다.

명랑시장 한쪽에는 모모스테이지 무대가 마련되어 있다

명랑시장 한쪽에는 모모스테이지 무대가 마련되어 있다

어둠이 내리면, 은은한 조명 아래 야시장이 빛을 발한다. 한쪽 작은 무대에선 인디 음악가들의 잔잔한 연주가 금요일 밤의 낭만을 더한다.

“캐리커처인데, 크라프트지에 펜 라인을 따고 그 위에다 색연필로 색칠하는 일러스트 개념이에요. 프리랜서 쪽으로 고민 중인데, 홍보 개념으로 겸사겸사 프리마켓에 나오고 있어요.”

하루하루 꿈을 그리는 작가 홍지혜 씨는 ‘아란’이란 이름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명랑시장은 여느 마켓처럼 수공예품이나 공정무역 제품, 각종 먹거리도 전시 판매되고 있지만, 이처럼 신진 작가들의 생활예술창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홍대 앞 예술시장 프리마켓을 기획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일상예술창작센터’ 주최하는 시장이다 보니 나름의 특징이라 생각된다.

하루하루 꿈을 그리는 작가 홍지혜 씨

하루하루 꿈을 그리는 작가 홍지혜 씨

“명동을 돌아다니다가 보니, 여러 가지 뭐가 있다고 해서 궁금해서 왔어요. 마침 헤나가 있어서 해봤는데 맘에 드네요.”

김윤진 씨 서초구 주민이라는데, 명동에 왔다 우연히 명랑시장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명랑시장은 여러 사람이 찾지만, 명동이라는 장소 특성상 인근 직장인이나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김윤진 씨는 명동에 왔다 우연히 명랑시장까지 와서 헤나 문신을 했다

김윤진 씨는 명동에 왔다 우연히 명랑시장까지 와서 헤나 문신을 했다

이처럼 서울 곳곳에서 열리는 다양한 프리마켓들은 열리는 장소나 개최 기관에 따라 분위기도 다르고, 찾는 사람도, 많이 팔리는 물품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프리마켓 뿐 아니라 사회적경제 장터, 시민시장, 농부의 시장, 마을시장 등 종류도 다양한데, 자신의 아이템에 맞는 장을 찾아 참가해보는 것이 좋겠다. 실제 이들 프리마켓에서는 창업을 염두에 두고 참여하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상품을 진열하는 요령에서부터 장소에 따른 상품 선정 및 판매 전략 등을 직접 몸으로 배울 수 있고, 바로바로 소비자들의 반응을 읽을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한다.

청년 스타트업과 함께하는 명랑시장

보랑펭귄 최보람 씨의 아트상품들

보랑펭귄 최보람 씨의 아트상품들

“학교에선 예술에 대한 것만 배웠지, 어떻게 보면 우물 안 개구리였던 것 같아요. 확실히 여기 나와서 많은 분을 알게 됐고, 이게 별것 아닌 것 같지만 하나하나 디피(Display, 전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세상 돌아가는 트렌드라든가 경영 같은 것들을 배운다는 생각에 처음엔 너무 벅차더라고요. 지금도 과정인 것 같고요.”

보랑펭귄 작가 최보람 씨는 동양화를 전공하고, 개인전 및 각종 초대전에 참여하며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해온 작가다. 대중과의 소통을 고민하던 차에 우연히 프리마켓에 참여하며 그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는데 캔들, 손자수, 타피스트리, 캘리그라피 등 다양한 소재와 기법을 활용해 직접 만든 아트상품들은 무척 인기가 있다.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그녀는 ‘명랑 청년 스타트업’ 1기로도 참여했다. 명랑 청년 스타트업은 명랑시장의 청년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세무·회계·저작권법 등에 대한 교육과 컨설팅, 사례 탐방과 같은 일반적인 창업 교육도 진행되지만, 명랑시장 셀러로 참가하고 함께 토론하며 새롭게 도약할 기회를 제공받는다는 특징이 있다.

반려동물 관련 일러스트 상품을 파는 권혜진 씨

반려동물 관련 일러스트 상품을 파는 권혜진 씨

“어떤 건지 궁금해서 신청하게 됐어요. 저도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만약 창업하신 분이 있다면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참가해보니, 마켓 외에도 할 수 있는 다른 활동들에 대한 정보도 많이 얻을 수 있었고, 다른 참가자들과 깊이 얘기하며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라 의미가 있었습니다.”

권혜진 씨는 반려동물 관련 일러스트 상품도 만들고 초상화도 그리는 작가다. 프리마켓에만 참가하다 청년 스타트업지원 프로그램에도 참가하게 되었다 한다. 스타트업 참가자들은 공방 탐방 등 실제 창업 사례를 알아보는 시간도 가졌는데, 소상공인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창업한 이인구 씨의 숍 ‘유연유목’을 찾아 보다 실질적인 창업 얘기를 들었다.

“저는 스타트업하면서 처음으로 시장을 나가게 됐어요. 그전에 한 번도 시장에 나가 본 적도 없고 제 것을 판매해본 적도 없었는데, 저한테는 좋은 기회였던 거 같아요. 당장 창업할 것은 아니지만, 시장 경험도 해보고 하면 나중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참여하게 되었는데, 오늘 정말 현실적인 얘기를 들은 것 같아 긴장도 많이 해야 할 것 같고 그렇네요.”

이인구 씨 매장에서 명랑청년스타트업 참가자들

이인구 씨 매장에서 명랑청년스타트업 참가자들

손자수 작업을 하는 최단비 씨는 이인구 씨의 창업 사례를 통해 현실적인 얘기를 접할 수 있어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이렇듯 ‘명랑 청년스타트업’은 문화예술을 통한 소규모 창업을 하려는 청년들을 위한 차별화된 창업지원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생활 문화예술 공방을 창업하고자 한다면, 참가해 보는 것이 좋다. 창업 분야가 다르다면, 그에 맞는 창업 지원기관을 찾아보도록 하자. 서울에는 정부나 공공기관, 민간기관, 기업 등에서 준비한 다양한 창업교육이나 창업지원프로그램이 있다. 창업 아이디어 공모에서부터 교육 및 육성 프로그램, 공간이나 각종 자재지원, 혹은 사업자금지원, 멘토링, 컨설팅, 분야별 맞춤 지원 등 찾아보면 많은 지원 프로그램이 있으니, 참고하도록 하자.

이들 명랑청년스타트업의 그간 활동과 작품이 궁금하다면, 오는 23일 열리는 명랑시장을 찾아가 보자. 명랑청년스타트업 기획전시 ‘청년 JUMP’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23일은 2015년 마지막 명랑시장이라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되어 있다. 2012년부터 시작한 명랑시장의 활동들을 인포그래픽과 영상으로 만날 수 있는 명랑시장 ‘흘러흘러전’과, 공동작업 위빙 `2015 명랑시장 사회를 잇다 행복을 나누다` 그리고 명동을 음악으로 물들이는 `모모스테이지`도 즐길 수 있다. 명랑시장 풍경을 SNS에 실시간으로 올려 ‘좋아요’를 가장 많으면 선물을 받을 수 있는 ‘명랑사진 콘테스트’도 연다 하니 참가해봐도 좋겠다. 더 자세한 내용은 명랑시장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 시장 개요

 ○ 일시: 2015년 10월 23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 5시부터 9시

 ○ 장소: KEB 하나은행 본점 광장 (구 외환은행 본점 삼각공원)

 ○ 내용: 창작품 전시-판매, 먹거리, 공연, 생활창작워크숍, 캠페인 등등

 ○ 주최: 사회적기업 일상예술창작센터

 ○ 후원: KEB 하나은행

이현정 시민기자이현정 시민기자는 '협동조합에서 협동조합을 배우다'라는 기사를 묶어 <지금 여기 협동조합>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협동조합이 서민들의 작은 경제를 지속가능하게 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그녀는 끊임없이 협동조합을 찾아다니며 기사를 써왔다. 올해부터는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자리 잡은 협동조합부터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자활기업에 이르기까지 공익성을 가진 단체들의 사회적 경제 활동을 소개하고 이들에게서 배운 유용한 생활정보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그녀가 정리한 알짜 정보를 통해 '이익'보다는 '사람'이 우선이 되는 대안 경제의 모습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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