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보험금을 연금처럼 쓰는 신종신보험

명순영(매경이코노미 재테크팀장)

발행일 2015.09.21. 11:51

수정일 2015.11.18. 14:52

조회 1,628

노부부

경제전문기자 명순영의 재테크톡 117

올 상반기 잇따라 출시된 사망보장에 연금기능이 가미된 신(新)종신보험이 주목받는다. 기존 종신보험은 가입자가 사망해야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상품이다. 하지만 신종신보험은 사망 시 유가족 등이 받을 혜택을 유지하면서도 가입기간 중 가입자가 보험금을 연금처럼 미리 쓸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고령화에 따라 노후소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현실을 반영했다.

사망담보를 미리 쓸 수 있어 죽어야 혜택 본다는 선입견 깨

지난 4월 처음 출시된 신한생명의 ‘신한연금미리받는종신보험’은 7월 말까지 총 3만 3,000여건이 판매됐다. 같은 달부터 판매된 교보생명의 ‘나를 담은 가족사랑 (무)교보 뉴(New)종신보험’은 8월 말까지 2만 8,000건 가량의 신계약이 이뤄졌다. NH농협생명의 ‘(무배당) 내맘같이NH유니버셜종신보험’도 4월 출시 후 8월 말까지 총 2만 3,373건(44억 원)이 판매됐다.

통상 월 1만건 안팎이 판매됐을 때 히트상품으로 보던 관행에 비춰보면 신종신보험은 확실히 성공한 셈이다. 특히 보험사들은 저축성보험과 달리 세제 혜택도 없음에도 이 같은 판매실적을 올린 것에 대해 고무됐다.

신종신보험의 가장 큰 특징은 사망보험금 일부를 생전에 미리 받아 쓸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기존 종신보험에도 연금전환 특약이 있어 이를 추가하면 비슷한 효과를 누린다. 그러나 그동안 부은 불입액을 연금으로 받으려면 기존 종신보험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 반면 신종신보험은 사망 담보를 유지하면서 사망보험금의 최대 80%까지 받아쓸 수 있다. 사망 담보를 당겨쓰더라도 사망보험금이 살아있고, 가입자 스스로 형편에 맞춰 사망보험금 배분을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보험사 마케팅 전략이 먹혀들었다.

정통 연금펀드보다 연금액수 적어...연금으로도 종신상품으로도 불만족

그러나 신종신보험은 자칫 연금도, 종신도 아닌 어정쩡한 상품으로 전락할 수 있다. 보험사들은 신종신보험의 연금 성격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켜 마케팅했지만, 사업비는 종신보험에 준하는 수준이로 많이 떼기 때문에 연금수령액은 일반 연금보험보다 적다.

교보생명의 '나를 담은 가족사랑 교보 뉴 종신보험'을 예로 들면 이렇다. 이 상품에 40세 남성이 매월 30만원 상당을 20년간 불입했다고 치자. 이 경우 60세 연금개시 후 매년 340만 원(투자수익률 6.5% 가정) 가량을 연금으로 받게 된다. 반면 같은 조건으로 일반 연금보험인 ‘교보시니어플랜연금보험’에 들었을 경우 연금 수령액은 연간 400만 원(공시이율 3.02% 적용 기준) 정도다. 60세 시점에 사업비 등을 뗀 적립금이 ‘가족사랑 종신보험’ 7,400만 원, ‘시니어플랜연금보험’ 9,000만 원으로 1,600만 원 가량 차이가 난데서 빚어진 결과다.

결론적으로 보험은 목적에 맞게 가입해야한다. 노후자금은 연금보험, 사망 후 가족 생활보장은 종신보험이 맞다. 정말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다면 연금액 감소를 감안하고 신종신보험에 가입해야한다. 사업비, 중도 해약 시 환급금 등을 꼼꼼히 비교해봐야 한다는 점은 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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