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은 위대합니다” 정책박람회 마지막 날

시민기자 박분

발행일 2015.09.15. 13:39

수정일 2015.09.15. 15:40

조회 650

2012년부터 시작된 정책박람회가 올해로 4회째를 맞았습니다. 올해 열리는 `2015 함께서울 정책박람회`는 9월 10일부터 12일까지 서울광장 등 시청 일대 등에서 진행됐습니다. 이번 정책박람회 주제, ‘천만 시민의 이유 있는 수다’처럼 서울시민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는 행사가 많이 준비됐습니다. 시 정책에 대해 쉽게 배울 수 있고, 또 자유롭게 정책을 제안할 수 있는 정책 파티에 함께 참여해보세요. 그 현장, 내 손안에 서울 시민기자가 찾아 취재해보았습니다.

천만시민의 이유 있는 수다 – 2015 함께서울 정책박람회 셋째 날

정책박람회 마지막 날, 서울광장에 설치된 다양한 부스에는 시민들의 참여가 이어졌다

정책박람회 마지막 날, 서울광장에 설치된 다양한 부스에는 시민들의 참여가 이어졌다

지난 9월 12일에 찾아간 ‘2015 함께서울 정책박람회’가 열리는 서울광장 잔디밭은 푸르름으로 가득했다. 오전 10시 30분, 주말 아침인데도 행사를 준비하는 여러 기관 봉사자들과 참가한 시민들의 발길로 부산했고 ‘정책박람회’가 진행되는 메인텐트 역시 시민들의 활기로 넘쳐났다. 붐비는 틈새로 노타이의 편안한 차림을 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모습도 보였다. 전날에 이어 이 날 역시 광장 메인텐트에 시장실을 열고 있었다. ’2015 함께서울 정책박람회’ 마지막 날인 이날은 3일간의 축제를 갈무리하는 날이기도 하다.

오전 11시, 정말대학생(정책을 말하는 대학생)들의 정책토론대회가 열리는 시민청 입구로 향했다. 대학생 스스로 준비하고 운영하는 정책토론대회장이다. 고급택시 도입, 서울형 뉴딜일자리, 서울역고가 등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서울시의 정책에 대해 대학생들이 토론자가 되어 뜨거운 찬반토론을 펼치는 자리이다.

정책박람회 마지막날인 12일, 정책토론대회가 시민청 입구에서 열렸다

정책박람회 마지막날인 12일, 정책토론대회가 시민청 입구에서 열렸다

대학생 세 명이 한 팀을 꾸려 ‘서울시 고가 공원화 계획 시행되어야 한다’에 대한 찬반토론을 시작했다. 이 정책은 지난 해 9월 박원순 서울 시장이 안전 D등급 판정을 받아 철거해야 하는 서울역 고가도로를 고가공원으로 탄생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서울시민들의 이목을 집중케 했던 사안이다.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를 벤치마킹해 서울역 고가의 새로운 공간적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청사진을 보여주고 있지만 반면 교통이나 상권에 타격이 갈 수도 있다는 시민들의 우려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 찬반을 나누어 날카로운 토론들이 전개됐다.

“지상교차로가 뚫린 상황에서 교통체증이 늘어갈 전망이고 이 경우 퇴계로가 막히면 남대문 시장상인들이 곧 바로 타격을 입게 됩니다. 노점상 대책 마련 없이 시장상인 4만 명의 생계를 위협하는 고가 공원화는 멈춰야 합니다.” (반대 측)

“고가 공원화가 과연 남대문 상권에 악영향을 끼칠까요? 시장 활성화는 사람 유입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차보다 사람 즉 찻길을 사람에게 돌려준다는 도시재생적인 철학에도 가치를 두고 생각해봐야 합니다.” (찬성 측)

치열한 공방전은 계속됐다. 듣다보면 양측 주장 모두가 옳다. 더군다나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팀들인 만큼 철저한 자료조사와 주장의 타당성에 대해 충분한 숙의를 했을 터, 서로 토론을 벌이면서 시민들에게 합리적 찬반 의견들을 제시해 어렵고 무겁게만 생각했던 정책을 재밌게 풀이하니 미덥기 그지 없었다.

‘서울시 뉴딜 일자리 사업’에 관한 대학생들의 정책토론 결선 무대에는 연세대학교 토론 동아리 미생팀(찬성)과 숭실대학교(반대)토론 동아리 ‘해치’팀이 올라가 접전에 접전을 거듭했다. 찬성측 주장은 시민복지편의 제공과 참여자에겐 업무경험을 쌓아 민간일자리로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공 일자리 사업’이라고 전제한 뒤 취약계층의 ‘생계보호’라는 한시적 공공 일자리를 개선해 서비스 영역을 발굴하고 있어 미생의 장그래 같은 이시대의 청년들에게 일자리 환경을 만들어 주기에 꼭 필요 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숭실대학교 토론동아리 ‘해치’팀은 최저 임금에도 미치지 못하고 비용대비 효율성이 현저히 낮은 만큼 더 지속돼서는 안 된다고 반대의 주장을 폈다. 에너지 설계사 보육반장 등의 성공사례를 들면서 사회적 취약계층을 받쳐주는 복지적 성격을 재차 강조했다. “바둑에서 돌이 필요한데 서울시 뉴딜 일자리 사업이 바로 그 돌이라 생각한다”는 미생팀의 마무리 발언은 뭉클한 울림으로 전달돼 참석한 시민들의 많은 박수를 받으며 대학생 정책토론대회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연세대학교 토론 동아리 `미생`이 정책토론회 대상을 차지했다

연세대학교 토론 동아리 `미생`이 정책토론회 대상을 차지했다

오후 4시가 넘어 서울광장의 메인텐트를 다시 찾았다. 지난 9월10일~12일까지 서울광장과 시청 일대에서 진행된 ‘2015 함께 서울 정책박람회’ 대미를 장식하는 클로징 행사가 시작되고 있었다. 이번 정책박람회 주제, ‘천만 시민의 이유 있는 수다’에 맞게 좀 더 자유롭게 정책을 제안할 수 있도록 원탁에 둘러앉은 시민들의 모습에서 열기가 느껴졌다. 서울 시민들의 정책제안은 어떤 것일까? 그동안 서울시민들이 발굴해 낸 정책 아이디어 중 가장 많은 시민 공감을 얻은 아이디어 10개를 뽑는 시간이 되자 서울시장과 정책을 제안한 시민 150명이 함께 모여 투표를 시작했다.

가장 공감되는 정책에는 초록색 카드를 들어 투표하는 시간도 가졌다

가장 공감되는 정책에는 초록색 카드를 들어 투표하는 시간도 가졌다

원탁에는 빨강(공감이 갈까를 고민 중), 노랑(공감), 초록(매우 공감)의 색 카드가 놓였다. 시민들이 제시한 정책제안 공감도에 따라 카드를 들면 된다. 누군가는 결손가정에 음악기부를 하자고 했고 65세 이상 여성 시니어 일자리 창출 방안으로 ‘줌마가 간다 지하철택배’ 제안을 한 60대 여성은 부디 이 바람이 정책으로 이어져 활력이 넘치는 당당한 시니어로 살고 싶다고 했다.

다양한 외침들 중 참석자들이 가장 공감하는 정책제안 1위는 ‘서울시 청소년 문화행사 포인트제도’였다. 이 제도는 감수성 많은 청소년들의 문화프로그램 저변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벌써부터 기대치가 크다. 정말대학생으로 정책토론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끈 한국대학생토론연합회는 박원순 서울시장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 이 회 회원인 서사랑(22 연세대 신문방송학)씨는 “불통의 시대에 올바른 토론 문화를 이끄는 풍토 조성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올바른 토론문화에 대한 제안을 하고 있는 대학생 서사랑씨

올바른 토론문화에 대한 제안을 하고 있는 대학생 서사랑씨

정책공모박람회장에서 바라본 시민들의 표정은 밝고 씩씩했다. 서울시민으로 같은 시대에 똑 같은 고민들을 하고 살아간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서로 위로와 격려의 악수를 건네는 모습들에서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3일 동안 정책박람회에 시민들이 제안한 안건은 총 201개 안이다. 이 제안들이 숙의과정을 거쳐 꼭 정책에 반영되길 바란다.

“정책 아이디어들은 하나같이 놓칠게 없었기에 저희 실무자들이 연일 아침부터 나와 경청했습니다. 시민 여러분의 좋은 제안에 힘이 납니다. 잘 반영하겠습니다. 시민 여러분은 위대합니다.” 3일간 치른 정책박람회의 대미를 장식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마지막 인사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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