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가로수길, ‘방배 사잇길’을 아시나요?

시민기자 이현정

발행일 2015.09.10. 13:32

수정일 2016.10.11. 15:28

조회 3,841

함께 서울 착한 경제 (30) 방배 사잇길 ‘사이데이마켓’

최근 제2의 가로수길이라 불리우는 방배로42길에 위치한 `방배동 사잇길`

최근 제2의 가로수길이라 불리우는 방배로42길에 위치한 `방배동 사잇길`

골목 여행이 인기를 끌자, 서울의 유명 골목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호젓함 대신 인파로 붐비고, 독특한 상점들 자리엔 프랜차이즈 매장이 들어서며 골목 여행이란 의미조차 무색해졌다. 그래설까? 상업화되어 가는 옛 골목을 대신할 새로운 골목도 등장하고 있다. 제2의 가로수길로 불리는 방배 사잇길이 그중 한 곳. 매달 둘째 주 토요일에는 프리마켓도 열린다 하여 찾아가 보았다.

방배동 사잇길을 더 가까이 ‘사이데이마켓’

방배 사잇길을 제2의 가로수길이라지만, 가로수길과는 좀 다른 느낌이다. 500여 미터 안팎의 이면도로라 골목길 느낌이 나면서도 한적한 여유로움이 있다. 무엇보다 큰 특징은 갤러리와 작은 공방들이 많아 아기자기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도자, 바느질, 가죽, 향수, 베이킹 등 다양한 공방들과 인테리어 소품가게, 꽃집, 카페 등이 골목 안쪽 구석구석 자리하고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곳의 공방들은 체험도 가능해 소소한 즐거움이 넘친다. 방배동 사잇길은 법적 도로명인 ‘방배로42길’에서 따온 이름이라는데, 정감어린 이 길의 분위기를 잘 담고 있는 듯싶다.

매달 둘째 주 토요일, 방배동 사잇길은 풍성한 생활문화예술시장이 된다. 이곳에 자리한 40여 개의 매장들과 외부 셀러(Seller)들이 참여하는 사이데이마켓이 열리기 때문이다. 이날만큼은 사잇길 가게들도 구경 오는 이들과 더 가까이서 만나기 위해 노력한다.

인테리어 소품들을 판매하는 달앤스타일

인테리어 소품들을 판매하는 달앤스타일

“저흰 달앤스타일이라고 인테리어 회사예요. 안쪽은 사무실 겸 쇼룸인데요. 저희가 자체 제작한 패브릭이나 국내 디자이너들이 디자인한 인테리어 소품들이 함께 전시되어 있습니다. 사이데이마켓 기간엔 고객과 좀 가깝게 만나기 위해 페브릭이나 간단한 소품을 가지고 나왔는데요. 옆에 있는 신발과 액세서리는 저희 협력사에서 준비한 것들이에요. 사이데이 행사 날이라, 축제 분위기도 즐길 겸 함께 하고 있습니다.”

달앤스타일 박지현 실장의 설명이다. 자연이 주는 편안함과 세련된 감각이 어우러진 쇼룸의 분위기도 그렇고 어딘지 낯익은 인상이다 싶었는데, 잡지나 방송에 종종 등장하는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였다. 이처럼 사잇길에는 감각 있는 가게들과 공방들이 자리하고 있는데, 사이데이마켓은 이들 매장에서 준비한 상품을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갤러리 겸 레스토랑 `켈리`의 정경화씨가 판매대 앞에 앉아 손님을 맞고 있다

갤러리 겸 레스토랑 `켈리`의 정경화씨가 판매대 앞에 앉아 손님을 맞고 있다

“저희는 주로 홈메이드 피자랑 파스타를 파는데요. 가정 주부가 하는 음식점이기 때문에 떡볶이, 햄볶음밥, 김치복음밥, 리조또도 있고요. 그냥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만들어서 팔아요. 백프로 유기농 재료는 아니지만, 좋은 재료를 사용합니다. 제가 계속 여기서 먹고 있어서 나쁜 재료를 쓸 수가 없어요. 오늘은 평소 파는 메뉴인데 조금씩 맛보실 수 있을 정도로만 담아 맥주랑 같이 세트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갤러리 겸 레스토랑 ‘켈리’를 운영하는 정경화 씨도 사이데이마켓이라 가게 앞쪽에 판매대를 꾸며 나왔다. 다양한 메뉴를 골고루 부담 없이 맛볼 수 있는 방식이라 처음 찾은 손님 입장에서도, 마켓 구경꾼 입장에서도 무척 만족스러웠다. 홍보 차원으로도 꽤 괜찮은 아이디어란 생각이 든다.

간단한 음료와 간식을 판매하는 `에숍`

간단한 음료와 간식을 판매하는 `에숍`

“에숍이 불어로 구멍가게란 뜻이거든요. 구멍가게는 먹을 것도 팔고 거기서 소비도 이루어지고 모든 가능성이 열린 곳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가게 이름을 정했어요. 간단히 드실 수 있는 스프나 조그만 케이크나 과자도 팔고, 그 자리에서 바로 먹을 수도 있고, 청 같은 것은 사갈 수도 있고, 뭔가 먹을 것에 관련된 영역에서 많은 가능성이 열려있는 그런 곳이에요. 오늘은 오렌지치킨, 홈메이드스프, 라자니아, 글라쉬, 각종 잼이나 과일청과 샹그리아를 준비했는데요. ‘우리 음식맛이 요 정도는 됩니다’라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저렴하게 팔고 있습니다.”

이영선 씨도 에숍의 요리들을 간단히 맛볼 수 있게 준비해왔는데, 음식 하나하나 예사롭지 않은 솜씨였다.

지역 주민들과 소소한 정을 나누는 사이길, 축제는 덤

친환경 석고로 만든 석고방향제를 판매하고 있다

친환경 석고로 만든 석고방향제를 판매하고 있다

“석고방향제고요. 시중에는 프탈레이트(대표적인 내분비계교란물질, 환경호르몬)가 첨가되어 있거나, 두통이나 재채기, 아토피 등을 일으키는 프레그런스 오일 종류가 많거든요. 그런 유해성분이 들어있지 않은 오일을 사용해 향을 내고 있어요. 석고 자체도 도자용 석고 등 종류가 되게 많은데, 저는 치과 의료용으로 사용하는 친환경 석고로만 만들고 있어요.”

월스타일 매장 앞에 자리한 셀러 신지안 씨는 동네주민이다. 이와 같은 프리마켓에는 처음 참가하는 것이라는데, 월스타일 매장 단골로 이용하다 이렇게 사이데이마켓에도 참여하게 되었다 한다. 이웃 주민이 단골이 되고, 단골손님이 마켓 셀러로 함께하는 돈독한 사잇길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방배동 주민 송정원씨가 이날 사이데이마켓에 방문했다

방배동 주민 송정원씨가 이날 사이데이마켓에 방문했다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네요. 여기 유명한 빵집도 있고, 근처 살아서 빵도 살 겸해서 종종 들르는데, 동네에 이런 행사가 열리니 너무 좋네요.”

방배동 주민 송정원 씨의 얘기처럼 사이데이마켓은 인근 주민들에겐 일상 속 활력의 공간이 되고 있다. 8월에 열린 사이데이마켓은 폭서기에 비까지 오락가락해 여느 때보다 한산한 분위기였는데, 산책 삼아 나온 주민들이 적지 않아 보였다. 사이데이마켓을 개최하는 방배사잇길예술거리 조성위원회에서는 사잇길 축제도 여는데, 일 년에 봄·가을 두 차례 열리는 사잇길 축제 때면 입소문을 타고 꽤 많은 이들이 찾는다고 한다.

9월 사이데이마켓, 12일부터 시작!

9월 사이데이마켓은 12일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열린다. 무료 페이스 페인팅과 스탬프투어 이벤트도 열린다 하니 참고하자. 9월에는 둘째 주 토요일 뿐 아니라, 18일 금요일에도 사이데이마켓이 열린다. 서초구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축제 ‘제1회 서리풀페스티벌’ 한 꼭지로 마켓을 개최하는 것이다.

9월 사이데이 마켓 일정을 참조해, `방배동 사잇길`을 방문해보자

9월 사이데이 마켓 일정을 참조해, `방배동 사잇길`을 방문해보자

18일에는 서초역 사랑의교회 광장, 성모병원 로비, 예술의 전당 분수광장 등에서 오케스트라 공연 등 작은 음악회가 열리고, 한국예술종합학교 크누아홀에서는 무용 공연이,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는 국악 공연이 선보인다고 하니, 사이데이마켓 나들잇길에 찾아가 봐도 좋을 듯싶다.

아울러 15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서리풀페스티벌도 눈여겨 볼만하다. 서초구 주민들이 준비한 서초구 축제라지만, 예술의전당, 국립국악원, 국립중앙도서관,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예술기관이 함께 하고 있어 수준 높은 문화예술을 만날 수 있다. 또, 19일 토요일 서래마을 몽마르뜨공원에서 열리는 반포서래한불음악회도 눈여겨 볼만하다.

특히 행사 마지막 날인 20일 오후 4시부터 세빛섬에서 예술의 전당까지 반포대로 4km 10차선 전 구간에서 선보일 ‘서초강산퍼레이드’는 박칼린 감독이 총감독을 맡아 관심이 모이고 있다. 35개 팀 천여 명이 만들어내는 퍼레이드 행렬은 1km에 이르는 장관을 연출하게 될 것이라는데,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서리풀페스티벌에 대한 자세한 안내는 서리풀페스티벌 공식블로그(blog.naver.com/sccf150508)를 참고하면 된다.

9월에는 서초구에 준비하는 사이데이마켓과 함께 서리풀페스티벌을 즐겨보면 어떨까? 다양한 행사가 서초구 일대에서 진행되는 만큼, 행사 장소와 시간 등을 꼼꼼하게 확인한 후 동선을 짜서 즐기는 것이 좋겠다.

이현정 시민기자이현정 시민기자는 '협동조합에서 협동조합을 배우다'라는 기사를 묶어 <지금 여기 협동조합>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협동조합이 서민들의 작은 경제를 지속가능하게 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그녀는 끊임없이 협동조합을 찾아다니며 기사를 써왔다. 올해부터는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자리 잡은 협동조합부터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자활기업에 이르기까지 공익성을 가진 단체들의 사회적 경제 활동을 소개하고 이들에게서 배운 유용한 생활정보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그녀가 정리한 알짜 정보를 통해 '이익'보다는 '사람'이 우선이 되는 대안 경제의 모습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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