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 우리가 1등!

서울사랑

발행일 2015.09.11. 11:30

수정일 2015.09.11. 17:40

조회 607

그린디자인팀

천만 시민이 살아가는 대도시 서울. 복잡다단한 삶의 모습과 생활이 있는 도심에는 그냥 무심히 지나치게 되는 잊힌 공간이 적지 않다. 그렇게 방치되어 있는 공간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가 올해 서울 도심의 다리 하부 공간을 대상으로 펼쳐졌다. 양재천 대치교 하부 공간에 양재천의 자연환경을 표현해 최우수상을 받은 그린디자인팀의 남다른 이야기를 들어보자.

버들붕어가 노니는 무대가 된 양재천 대치교

양재천의 맑은 물과 싱그러운 숲을 따라 느긋하게 걷다가 찾아든 대치교 밑, 기분 좋은 시원한 바람과 더불어 샛노란 파이프가 눈에 쏙 들어온다. 물고기 꼬리처럼 만들어진 불쑥 솟은 부분에는 깜찍한 그네가 매여 있고, 기둥을 감싸 안았다가 솟으며 아기자기하게 노란 파이프의 흐름이 이어진다.

살짝 기대어 쉴 만한 높이의 파이프를 눈으로 따라가다 보니, 불쑥 물고기 머리 모양과 깜찍한 그네가 튀어나온다. 그 뒤로 개천 건너편 경사면에 앉아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이 겹쳐진다. 갑자기 관객을 앞에 두고 잘 꾸며진 무대에 선 배우가 된 것만 같다. 어둑한 다리 밑 풍경이 갑자기 한 편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멋진 무대로 변신하는 순간이다.

“이 물고기는 ‘버들붕어’라고 해요. 2008년에 양재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면서 방류한 토종 물고기 종류 중 하나라고 하더라고요. 다시 살아난 양재천의 생태계를 상징하는 것이죠. 처음에는 막연히 ‘작업을 한다면 여기 양재천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자료조사를 시작했는데, 저 ‘버들붕어’라는 이름을 본 순간 모든 게 하나로 다 맞아떨어지는 기분이었어요. 더 고민할 것도 없이 작품의 주요 모티브로 결정했죠”

서울시 곳곳의 자투리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는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는 그린디자인팀에게 완전히 새로운 도전이었다. 혼자서 작업실에서 할 수 있는 순수미술작품이 아니라 장소의 특수성과 현장성, 거기에 공공성까지 담겨야 하는 복합적인 공간 재창조 작업이었던 것.

올해 프로젝트의 주제는 서울 도심 내 한강, 안양천, 내부순환도로 등 7개 주요 다리 밑의 어두운 공간을 밝고 유쾌한 공간으로 변신시키는 것이었다. 이성일 팀장을 비롯한 9명의 대진대학교 조소과 선후배, 지인으로 구성된 그린디자인팀은 양재천 대치교 하부 공간에 신선한 아이디어를 덧입히기 시작했다.

그린디자인팀의 작품 `버들붕어와 반딧불이가 돌아왔다.`

진정성과 순수한 열정으로 받은 칭찬

그린디자인팀의 작품 ‘버들붕어와 반딧불이가 돌아왔다’는 양재천의 생태계를 주제로 한 만큼 주변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최소화하는 것을 기본으로 했다. 양재천 고유의 느낌을 최대한 해치지 않기 위해 작품 자체도 선의 형태로 구상했다. 하지만 막상 설치에 들어가니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다. 72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 내에 설치해야 하니 시간이 부족할 것 같은 부분을 빼야 했던 것. 설치 전 준비를 위해 열흘 밤을 새우고, 현장에 설치하면서 사흘 밤을 꼬박 노숙을 할 정도로 몰두해도 시간은 여전히 부족했다.

게다가 공공장소에 해당하는 법규를 지키고 사후관리까지 고려해야 했다. 시야를 가리는 교각이 풍경에 녹아들도록 반딧불이를 그려 넣으려 했지만 사후관리가 어렵다는 시 공무원의 의견을 반영해 포기했다.

“프로젝트 기간만이라도 시트지를 붙여서 우리 작품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었어요. 하지만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임시로 붙이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더군요. 결국 시민을 위한 공간을 만든다는 프로젝트의 의의를 살리기 위해서 그 계획은 포기했어요. 대신 버들붕어의 완성도에 더 집중했죠”

이런 진정성이 고스란히 전달됐던 것일까? 그린디자인팀의 ‘버들붕어와 반딧불이가 돌아왔다’는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의 최고상인 최우수상을 받는 쾌거를 이룩했다. 그리고 팀원 한 명 한 명에게는 돈을 주고도 배울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을 남겼다. 팀원 대부분이 대학원생, 학부생이었기 때문에 작업실에서 알지 못했던 현장을 직접 몸으로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는 것.

또 같은 분야에 있는 선후배간에 멋진 인연을 맺게 된 것도 최우수상 못지않은 의미 있는 선물이라고 말한다. 더불어 그들은 “이번 경험을 발판으로 삼아 선후배가 같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 2012년부터 서울시와 한화가 함께 진행해온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는 서울 도심의 방치되어 있는 공간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자투리 공간을 재생한다. 남산골 한옥마을, 동작구 상도동 자투리땅 등이 프로젝트를 통해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거듭났다. 올해는 `불꽃 아이디어로 유쾌한 그늘을!` 이라는 미션으로 서울시내 한강, 안양천, 중랑천 등 다리 하부 공간을 재창조해 관심도와 공공성을 제고하는 데 목적을 뒀다. 시민공모에서 선발된 7개 시민 팀과 2개 초청작가 팀이 참여해 7월 9일 오전 10시부터 12일 낮 12시까지 72시간 동안 각 장소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최우수상은 양재천 대치교 교량 하부에 토종 물고기인 버들붕어를 형상화한 조형물을 설치해 벤치와 그네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그린디자인팀이 수상했다.

출처_서울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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