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만 믿지 말고 적절한 자산배분 필요

명순영(매경이코노미 재테크팀장)

발행일 2015.08.31. 17:20

수정일 2015.11.17. 19:17

조회 744

지구본

경제전문기자 명순영의 재테크톡 114

9월이 왔다. 날씨도 제법 선선해졌다. 그러나 우리 주머니 사정은 별로 나아질 조짐이 없다. 경제를 불안하게 만드는 뉴스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최근 주요 언론 1면을 장식하는 단어 중 하나가 중국이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 상하이 증시가 폭락세를 보이며 전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그러면서 심심찮게 나오는 얘기가 9월 세계경제 위기설이다.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경제위기 상황이 닥친다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위기가 현실화된다면 재테크 전략 역시 수정해야 한다.

9월 위기설의 근원지는 물론 중국이다. 중국 경제는 예전 같지 않고 중국과의 교역에 의존하는 국가가 많다보니 중국경제가 조금만 세게 흔들리기라도 하면 글로벌 경제가 위태롭다는 논리다. 중국이 글로벌 경제를 이끄는 ‘기린아’가 아니라 종잡을 수 없는 ‘문제아’로 전락했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과장됐다는 의견 다수...외국인 매도세 꺾일 때가 주식시장 바닥 신호

결론부터 말하면 위기라고 부를 정도의 심각한 경제상황은 오지 않으리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외환위기 때보다 신흥국의 기초 체력이 강해졌고 통화가치 하락폭이 미미해 외환위기가 재발할 우려는 크지 않다는 견해다.

외환위기가 20년이 지난 지금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은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를 낸다. 또 자국 통화절하의 충격을 막아줄 외화보유액이 충분하다. 1993년부터 1997년 사이 신흥국의 외화보유액은 수입액의 5~6개월분을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으나 2009년 중반 이후에는 15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이 밖에 달러채 비중이 작아졌고, 변동환율제는 더 안정적인 환율 움직임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도 위기설을 잠재우는 논리다.

또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위기에서 대형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촉발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지금의 상황은 크게 다르다.

매튜 서덜랜드 피델리티 주식투자부문 아시아 지역 총괄은 “중국의 경기가 둔화되고 있지만 붕괴되지는 않는다고 본다”며 “최근 위안화 절하는 극도의 위기감에서 나온 정책이 아니라 중국의 금융개혁이 일부일 뿐”이라고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섣부르게 바닥 예단하지 말고, ‘잃지 않는’ 전략 쓸 때

오히려 9월이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금리인상 여부가 좀더 명쾌해진다는 논리에서다. 9월에 금리를 올리느냐 마느냐 의견이 분분하다. 9월 인상이 대세처럼 굳었다가 최근 연기설이 나오고 있는데 어쨌든 9월 들어서면 더욱 분명해진다. 금융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불확실성’이라고 한다. 9월 금리 인상 여부가 보다 명확해지면 투자의 방향도 뚜렷해질 수 있다.

주식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 필자에게 언제 주식을 사면 좋겠느냐고 물어온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1800선, 코스닥 600선이면 바닥이라고 한다. 실제로 많은 개미 투자자들이 바닥이라고 생각하고 주식을 사기 시작했다. 지금 다소 반등에 성공하긴 했지만, 필자의 판단으로는 4조원 이상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는 외국인들이 다시 한국 주식을 사들일 때 투자에 나서는 게 안전하다고 본다.

필자는 저금리 시대, 금리 상품만으로는 재테크에 성공할 수 없다고 수차례 강조해왔다. 그렇다고 위험한 자산에 '몰빵'하라는 얘기도 아니다. 은행만 믿지 말고 적절한 자산배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투자이든 큰 돈을 버는 것보다 내 돈을 잃지 않도록 조심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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